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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꼴찌도 서러운데’ KCC 공공의 적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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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 받는 꼴찌, 앞으로 강해질 그들의 미래가 두렵다?'

전주 KCC는 자타공인 프로농구 최고의 명가다.

역대 최다우승을 일궈낸 KCC는 두 번의 왕조건설에 성공했고, 연고지를 넘어 전국적으로 두꺼운 팬층을 자랑하는 인기팀이다. 하지만 그러한 명성도 올 시즌만큼은 무색하다. 주전들이 대거 이탈한 데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이 잇따르면서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강병현(2번)-정민수(3번)-하승진(5번)이 상무-공익근무 등으로 빠져있고, 전태풍(1번)은 혼혈 3년 규정에 의해 팀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베스트5의 한 자리가 외국인선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주전멤버 전원이 팀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추승균까지 은퇴했다.

KCC구단과 허재 감독 역시 주전들이 복귀할 때까지 암흑기를 각오하고 있고 팬들 또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KCC는 5승27패(승률 0.156)로 꼴찌다.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탈꼴찌는 어려워 보인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꼴찌만 해도 서럽거늘 일부 몰지각한 팬들과 일부 언론의 '묻지마 비난'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KCC가 한국프로농구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표현까지 쓰며 이른바 '공공의 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샐러리캡 규정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박탈하거나 트레이드 권리를 제한하자는 의견부터 팀 전력 강화에 소홀했던 책임까지 들먹인다.

사실 이미지를 먹고사는 프로팀 입장에서 꼴찌를 하고 싶어 하는 팀은 하나도 없다. 성적이 안 좋을 경우 다음 시즌 신인선수 지명권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꼴찌를 한다고 무조건 1순위를 받는 것은 아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나머지 3개팀과 확률 싸움을 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 상위권 팀들에게 뜻밖의 행운이 돌아갈 수도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다음 시즌에는 거물급 '경희대 3인방'이 드래프트에 등장한다. 유력한 1순위 후보 김종규(207cm)는 물론 '구비 브라이언트' 김민구(191cm), '두동근' 두경민(183cm) 등은 당장 어떤 팀에 들어간다 해도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CC를 비난하는 이들은 바로 이것을 근거로 제시한다.

물론 이들 중 한 명이 KCC에 들어온다면 전력 향상에 상당한 플러스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인드래프트는 어느 정도 행운이 따라야만 한다. KCC가 꼴찌를 했다고 무조건 1순위를 잡는 것은 아니다. 7~9위까지 모두 적지 않은 확률을 가지고 KCC와 신인드래프트 싸움을 벌일 수 있다.

일부에서는 KCC를 샐러리캡 규정을 지키지 못했으면서도 리그에 참여하는 엽기팀으로까지 표현한다. 내부에 정통한 애정 어린 비판이 아닌 겉으로 보이는 일부의 모습과 다음 신인드래프트 상위 지명만을 보고 감정적으로 섣부른 판단을 거듭하고 있다.

KBL은 70%의 샐러리캡을 채우지 못한 구단에 규정을 이행할 수 있는 일정 기간을 제시한다. 이 기간 이를 지키지 못하면, 연맹 회의 및 총재의 재가를 거쳐야 시즌 참가가 가능하다. KCC는 강병현-하승진 등 돌아올 전력들의 몸값을 감안해 고액 FA 등을 영입하기 곤란했고 이를 KBL측이 받아들여 올 시즌을 뛰게 됐다.

실제로 2008-09시즌 모비스 역시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한 바 있다. 일부러 샐러리캡을 채우지 않는 것이 아닌 이후의 상황을 생각해 선수단 연봉을 조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

KCC가 예상보다도 더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데는 뜻하지 않은 변수들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KCC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 유병재-이중원이라는 준 주전급 자원들의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인해 퇴단하는 불운을 맞았다. KCC는 이들의 앞길을 위해 완전한 은퇴보다는 언제든지 복귀할 수 있게 임의탈퇴로 배려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포워드진에 새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 장민국(199cm)이 발등 골절로 시즌 아웃됐고, 전체 1순위 외국인선수인 코트니 심스 역시 시즌 초반 부상으로 복귀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무릎 수술로 오랜 공백을 가졌던 강은식 또한 재수술의 악재가 겹치며 결국 올 시즌 복귀가 불가능해졌다.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불이 난 격이다.

위기를 타개하고자 KCC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전자랜드로부터 장신슈터 이한권을 수혈한 것을 비롯해 심스를 SK에 내주고 김효범을 데려왔다. 공격력이 현격하게 부족한 상황에서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을 최대한 보강하려 애를 쓴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KCC의 악재는 연일 계속되고 있다. 가뜩이나 얇은 선수층으로 고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한권-김태홍이 부상으로 장기공백 상태에 들어갔다. 이는 타 선수들의 과부하로 이어져 전체적인 팀 전력 누수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경상 또한 시즌 초 부상으로 프로 데뷔가 늦어지는 바람에 노장 임재현이 고군분투하다 체력이 고갈됐다. 있는 전력들이 제대로 가동한다면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연이은 부상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과거 오리온스는 32연패라는 역대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 연패의 불명예 기록을 세운 바 있고, 지난해 챔피언 KGC 역시 리빌딩 기간 약체로 전락해 자존심을 구겼다. 올 시즌 KCC가 그런 것처럼 주축 선수들의 군입대가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성적때문에 타팀 팬들과 일부 언론으로부터 억울한 집중포화를 당하지는 않았다.

마녀사냥식 KCC 때리기는 결코 프로농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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