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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불꽃남자 전대만’ 전정규…먹튀 오명 벗고 펄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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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슈터는 잊어라. 불꽃남자 전대만이 뜬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의 올 시즌 화두는 2번이다.

기존 김동욱(3번)-최진수(4번) 라인에 FA 전태풍(1번)을 영입해 탄탄한 국내선수진을 구성했지만 마지막 연결고리 역할을 할 2번이 부실한 게 약점이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완전한 해결책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오리온스 공격의 핵은 누가 뭐래도 전태풍이다. 강동희-이상민-김승현 등과 같이 창조적인 패스로 팀원들을 살리고 차분하게 경기를 조율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특급 가드들에 익숙해진 팬들 눈에 그의 패싱 센스는 미덥지 못한 게 사실이며 다혈질 성격으로 인해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전태풍을 지켜보는 팬들은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전태풍은 국내 최고의 1번 중 하나다. 정통 리딩형 가드는 아니지만 뛰어난 드리블 솜씨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공격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불타오르기 시작한 전태풍이 돌파와 슈팅에 가속이 붙으면 상대팀 수비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수시로 더블팀을 시도하지만, 오히려 전태풍의 팀 동료들은 빈 공간에서 편한 슛 찬스를 많이 맞게 된다.

이렇듯 전태풍은 쓰임새에 따라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이런 그를 잘 보좌할 수 있는 2번의 존재는 중요하다. KCC시절에는 임재현이 그 역할을 수행했다.

임재현은 뛰어난 슈팅력을 바탕으로 전태풍의 어시스트를 받아 마무리했고 보조리딩-수비 등에서도 전태풍의 훌륭한 조력자로 활약했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오리온스에는 이러한 역할을 할 2번이 없다. 임재현처럼 전방위로 활약해주지는 못한다 해도 전태풍에게 수비가 몰릴 때 빈 공간에서 정확한 슈팅이라도 터뜨릴 선수가 절실하다.

당초 오리온스에서 전태풍 파트너로 꼽히던 선수는 전정규(30·187cm)였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인 그는 신장대비 스피드-패싱능력 등에서 낙제점을 받고 있지만 정교한 슈팅력을 바탕으로 전태풍을 지원사격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폭발력까지 갖춘 전정규의 슛이 터질 경우 전태풍의 활동범위는 더욱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 전정규의 슛은 터지지 않았다. 별다른 장점이 없이 슛 하나만 특화된 선수가 그마저도 되지 않아 오리온스 팬들의 원성은 높아졌고 전태풍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단신가드 정재홍(178cm)이 반짝 활약했지만 오리온스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전정규가 잘해줘야 했다.

그런 전정규가 최근 터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영점을 잡기 시작한 그는 전태풍 패스를 받아 곧잘 외곽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수비수를 제치고 슛을 쏜다거나 스크린을 활용한 플레이는 여전히 미숙하지만 적어도 오픈찬스에선 믿음직하다.

최근 3점슛 성공률은 50%를 훌쩍 넘어간다. 야투와 자유투 성공률 역시 안정세에 들어갔다. 전정규의 플레이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던 오리온스 팬들은 현재 상태만으로도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전정규의 최근 활약에 고무된 팬들은 그에게 '불꽃남자 전대만'이라는 애칭까지 붙여줬다. 농구만화의 대명사 '슬램덩크'의 인기캐릭터인 정대만에 빗대어 만든 별명으로 전정규에 대한 팬들의 애증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만화 속에서의 정대만은 중학교 시절 엄청난 슈터 유망주였지만 고교에 올라와서 방황하다가 슛 감각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후 피나는 노력으로 재기에 성공하지만 아무래도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지 못해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엘리트슈터 출신답게 한번 터지면 못 말릴 정도로 굉장한 폭발력을 과시해 그에게 '불꽃슈터'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과연 전정규는 최근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나가며 오리온스의 붙박이 슈터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먹튀 슈터에서 '전대만'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그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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