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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약물파동이 삼킨 오브레임 포스…재기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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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파동은 파워의 급감은 물론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악영향을 끼쳤다. ⓒ UFC


'더치 사이클론’ 알리스타 오브레임(34·네덜란드)에게 올 한 해는 유달리 춥다.

거칠 것 없는 무적행진으로 이름값을 드높이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치른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위상이 급추락했다. 높은 몸값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아 이제는 퇴출 걱정도 해야 하는 입장이다. 믿기지 않는 위상 변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브레임은 헤비급 세계 최강자 중 하나로 꼽혔다. 스트라이크포스는 물론 입식단체 K-1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따라서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케인 벨라스케즈 양강 구도를 깰 유일한 비 UFC권 파이터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기대는 UFC 데뷔전에서 브록 레스너를 강력한 미들 킥으로 때려눕힐 때까지만 해도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다. 비록 레스너가 한창 때에 비해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는 하지만, 강력한 레슬러의 테이크다운을 두려워하지 않고 압박을 가하며 가공할 화력을 뿜은 오브레임의 경기력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그런 오브레임이 최근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이전부터 금지약물 복용 의혹에 휩싸였던 오브레임은 결국 약물파동을 겪으면서 약 13개월을 쉬었다. 복귀해 맞이한 ‘빅풋’ 안토니오 실바전. 잘나가던 오브레임 입장에서는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승리가 절실했다. 약물 없이도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이후 행보를 순탄하게 끌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2라운드 까지만 해도 오브레임은 무난하게 실바를 잡는 듯했다. 오브레임은 빠른 스텝을 이용한 원거리 타격전으로 실바를 공략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과 달리 클린치 플레이로 차곡차곡 포인트를 따냈다. 실바 역시 2라운드까지는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했다. 적어도 오브레임 입장에서는 3라운드만 그럭저럭 흘려보내도 무난한 승리를 예상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맞이한 3라운드에서 실바는 난타전을 걸어왔다. 어차피 3라운드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쳐도 포인트에서 뒤져 모험을 감행한 것. 이런 상황에서 오브레임은 상대와 맞불을 놓지 않고 멀찌감치 떨어져 원거리 타격전을 펼치든지, 계속 해왔던 것처럼 끈질기게 클린치 싸움을 고수했어야 했다. 하지만 자신감이 너무 넘쳤는지 실바와 근거리에서 타격을 섞었고, 결국 허약한 내구성을 노출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악수 중 악수였다.

브라운전에서는 불필요한 파운딩이 문제였다. 오브레임은 브라운을 상대로 효과적인 선제공격을 성공시킨 후 무차별적인 파운딩을 가했다. 문제는 브라운은 가드를 견고하게 한 상태였고, 오브레임은 그 위에 의미 없는 파운딩만 난사했다는 점이다.

결국, 오브레임은 헛심을 쏟았다. 급격히 체력이 고갈된 오브레임은 이후의 스탠딩 공방전에서 눈에 띄게 집중력이 떨어졌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회복시간을 가져야 했음에도 계속해서 앞으로 들어갔고, 결국 브라운에게 타이밍을 간파 당했다. 브라운은 프런트 킥을 수차례 날리며 거리를 쟀고 결정적인 공격을 성공시키며 오브레임을 눕혔다.

오브레임은 라이트헤비급 시절에도 기술과 배짱은 나쁘지 않은 선수로 평가됐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자신감 있게 경기를 치르고, 초반 공방전에서는 쉽게 밀리지 않았다. 문제는 내구력과 체력이었는데 이는 본인이 전략적으로 커버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팬들과 관계자들은 약물파동을 겪은 오브레임이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해 화끈한 경기를 펼쳐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내놓고 있다. 판정까지 간다는 전략으로 무리수 던지지 않았다면 두 경기 모두 무난히 잡을 수 있었지만 넉아웃을 염두에 두고 운영하다보니 오히려 불명예스러운 역전패를 당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약물파동은 파워의 급감은 물론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악영향을 끼쳤다. 오브레임 입장에서는 단 한경기를 통해 예전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욕심보다는 눈앞의 1승부터 챙기려는 영리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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