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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왕조노리는' LG... 화룡점정의 끝은 김종규?

LG세이커스는 프로농구에서 가장 아쉬운 행보를 보여온 팀 중 하나다. 창단 첫해였던 지난 1997-98시즌, 정규리그 2위로 시작한 이래 매 시즌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플레이오프 단골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지만 단기전에서는 항상 약세를 드러내며 고배를 마셨다.

2000-01시즌 챔피언전에 올라 준우승에 그친 게 최고 성적이다. 때문에 LG에게는 '만년 2인자'라는 불명예스런 이미지가 붙어있다.  연고지 창원 팬들의 농구열기가 그 어느 도시보다도 뜨겁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쉬운 결과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김종규 500.jpg
김종규 / 사진출처 kbl 홈페이지
 
 
변화의 연속, LG는 다 해봤다

우승에 목마른 프로 스포츠팀들이 그렇듯 LG 역시 그간 무수한 변화를 시도해왔다. 선수 전원이 펼치는 팀 디펜스가 중심이 되는 수비농구에 다수의 슈터진을 앞세운 공격농구까지 극과 극의 팀컬러를 오가는가 하면, 대어급 선수들로 라인업을 짜 힘과 세기를 바탕으로 한 밸런스 농구를 펼치기도 했다. 강력한 토종빅맨의 부재로 '높이의 농구'는 구사해보지 못했지만 정해진 여건 속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전술은 모두 해봤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충희 초대감독은 압박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수비농구를 펼쳤다. 현역시절 슈터로 명성을 날리던 것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시 LG의 선수층을 생각했을 때는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었다는 평가다.

당시 LG는 '썬더볼' 양희승 정도를 제외하고는 토종선수로서 공격을 이끌 자원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양희승은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리며 풀타임을 소화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양희승을 제외하면 이름값 있는 선수들로는 박재헌, 박규현, 박훈근 등 '박 트리오'가 있었고 그 외 김태진, 윤호영 등이 뒤를 받치고 있었다.

이에 이충희 감독은 한발 더 뛰는 압박형 수비농구를 주문했고, LG 선수들은 충실하게 요구에 부응해갔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을 깬 정규리그 2위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원맨공격의 달인 버나드 블런트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의 존재가 컸지만, 팀 전체가 조직적으로 펼치는 강력한 '수비농구'의 힘이 그 중심축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LG는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 허재-강동희-김영만-클리프 리드 등으로 이어진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시리즈전적 1승3패로 패퇴했다.

수비농구에 이어 LG가 꺼내든 또 하나의 비장의 카드는 다름 아닌 공격농구였다. 이는 이충희 감독의 수비농구와는 상반된 패턴으로 이 같은 전술은 아마무대 명장출신 김태환 감독의 손에서 이뤄졌다.

김태환 감독은 조성원과 조우현의 '국가대표급 쌍포'에 에릭 이버츠라는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를 주축으로 외곽위주의 막강한 화력농구를 펼쳤고, 이러한 스타일은 시즌 내내 화제가 됐다.

특히 김태환 감독은 이들 간판급 스타들 외에도 이정래 등 뛰어난 슈터들을 속속 영입하며 외곽보강에 더욱 힘을 썼고,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듯 기존 선수들도 기회만 있으면 과감히 외곽슛을 던졌다.

선수들의 네임밸류를 비롯해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더욱 강력해진 LG는 단숨에 결승전까지 내달렸으나 아쉽게 삼성의 벽에 막혀 다시 한 번 우승에 실패했다. LG 입장에서는 이때가 여러 가지 면에서 가장 우승에 근접했던 때였다.

그 뒤에도 LG는 신선우 감독에 조상현, 현주엽 등 거물들을 속속 영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수비농구-공격농구-토탈농구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봤지만 마지막 끝점이 부족했다.

화룡점정의 끝은 김종규?

최근 몇 시즌 사이에도 LG는 꾸준한 전력보강을 시도했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김시래와 문태종은 팀컬러 자체를 바꿀 수 있게 만들 만큼 큰 플러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간 LG는 좋은 선수들은 꾸준히 많았지만 확실한 에이스급 선수들이 적었는데 원맨리딩이 가능한 정통포인트가드 김시래와 승부처에서 확실한 한방을 책임질 수 있는 노련한 슈터 문태종은 그러한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가 올시즌 우승에 도전하기에는 뭔가 좀 아쉽다. LG의 선수층이 한층 좋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상대적으로 경쟁팀들의 전력역시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특히 동부-모비스-SK-KGC 등 걸출한 토종빅맨을 보유한 팀들과의 싸움은 여전히 힘들어 보인다.

때문에 LG팬들은 특급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번 신인드래프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졸업반 최고 빅맨인 김종규(207cm)에대한 갈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동부(김주성)-KCC(하승진)-KGC(오세근) 등이 거물급 토종빅맨을 뽑기 무섭게 우승을 차지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LG역시 김종규 효과를 노려 정상에 서고픈 욕망이 크다.

김민구-두경민-박재현 등도 좋은 선수들이기는 하지만 포지션이 가드라는 점에서 큰 시너지효과는 없을 수 있다. 이미 LG에는 김시래를 비롯해 유병훈-양우섭-박래훈 등 젊고 재능있는 가드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김종규는 동부의 김주성과 비교되고 있다. 다소 마른 체형(90kg)임에도 불구하고 외려 이러한 이점을 살려 기동력에서 강점을 발휘하기 때문으로 흔히 빅맨들에게서 볼 수 있는 느린 백코트나 둔한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다.

김종규에 대해 대다수 팬들과 관계자들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완의 빅맨이라고 평가한다. 신장대비 빠른 스피드나 운동능력은 지켜보는 이들의 감탄을 살 정도로 대단하지만 골밑에서의 묵직한 무게감이나 다양한 테크닉 등에서는 미숙한 부분이 많다는 것, 아마무대에서야 이러한 약점을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수비가 강하고 외국인 선수까지 있는 프로에서는 자체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요소가 큰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에 와서 미들슛과 패싱감각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켰던 김주성이 그랬듯 김종규 역시 꾸준한 출장기회만 보장받는다면 이같은 약점은 차차 상쇄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워낙 신장과 기동성에서 강점을 갖고있어 수비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면서 공격에서는 골밑에서 받아먹는 득점이나 속공시 '트레일러(trailer)' 역할 정도에만 충실해도 충분히 팀 공헌도는 높을 것이다.

더욱이 혼자 골밑을 지키는 것이 아닌 외국인 빅맨과 함께 하는지라 서로간 호흡만 잘 맞을 경우 시너지효과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 LG는 이번 신인드래프트 로터리 픽(1~4순위)을 갖고 있다. 김종규를 뽑을 수 있는 높은 확률을 가지고 있지만 KCC, KT, 동부 등도 같은 입장이다.

과연 LG는 꿈에도 그리던 국가대표급 토종빅맨을 뽑아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킬 수 있을지, 첫 정상등극을 향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송골매 군단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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