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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트윈타워’ 이종현-이승현…고려대 골밑 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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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왼쪽)은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고려대의 높이 농구를 이끌고 있다.ⓒ 연합뉴스


‘안암골 호랑이’ 고려대는 중앙대-연세대와 더불어 대학농구를 대표하는 3대 명문이다.

투지 넘치는 팀 컬러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정상권을 유지해왔으며 수없이 많은 한국농구의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해왔다. 역사상 최고의 슈터로 꼽히는 ‘슛도사’ 이충희를 필두로 38연승의 주역 고(故) 김인진, 49연승 신화의 수호신 임정명, 혼혈 테크니션가드 김동광 등은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농구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들이다.

농구 붐이 한창이던 90년대 초중반 벌어졌던 연세대와의 라이벌전은 농구역사의 백미로 꼽힌다. 당시 연세대는 이상민-김훈-문경은-우지원-서장훈 등을 앞세워 대학팀 최초 농구대잔치 우승을 거두는 등 최전성기를 달렸다. 고려대는 신기성-김병철-양희승-현주엽-전희철 등을 주축으로 한 연세대의 유일한 맞수로 농구열기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자면 연세대에 비해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연고전에서는 팽팽하게 선전을 거듭했지만 정작 큰 경기에서는 아쉬운 패배를 거듭했으며 기아자동차 등 실업 강호와의 승부에서도 연세대만큼의 업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당시 고려대의 전력은 엄청났다. 박재헌, 박규헌, 박훈근 등 타 대학팀에 가면 얼마든지 주전을 꿰찰 수 있던 선수들이 식스맨으로 뛰었다. 오히려 선수층에서는 연세대를 앞선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고려대에는 걸출한 빅맨이 없었다. 중앙대의 김유택, 한기범, 김주성, 함지훈, 오세근, 연세대의 서장훈, 하승진 등 경쟁대학들에 있는 걸출한 포스트플레이어의 부재는 너무나도 컸다.

타 포지션은 주전급 선수들이 넘쳐날 정도였지만 골밑에서 위력을 발휘해줄 뛰어난 빅맨이 없다는 것은 큰 경기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현주엽-전희철은 어지간한 타팀 센터들을 제압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의 소유자였지만 결정적으로 전통적인 빅맨과는 거리가 멀었다.

현주엽은 ‘포인트 포워드’로 불릴 만큼 돌파-골밑플레이-패싱게임 등에 두루 능했지만 신장(195cm)이 너무 작았다. 어지간한 선수들은 힘으로 제압한다 해도 라이벌 연세대의 수호신 서장훈의 높이(207cm)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다.

 

전희철같은 경우는 2m에 가까운 좋은 신장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나치게 3점슛에 재미를 붙여 몸싸움을 피하고 슛만 난사하는 플레이로 지켜보는 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그러나 이제 고려대에는 그런 아픔이 사라졌다. 한국 농구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되는 ‘제2의 서장훈’ 이종현(19·206cm)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종현은 좋은 신체조건(양팔을 벌린 길이 223cm)을 바탕으로 고려대의 높이 농구를 이끌고 있다.

이종현은 묵직한 센터이면서도 속공에 가담할 수 있을 정도의 스피드를 갖췄고, 농구 센스역시 뛰어나 기술 습득능력도 빠르다는 평가다. 다양한 골밑플레이는 물론 슈팅력까지 상당한 수준이다. 부상 없이 꾸준히 성장한다면 서장훈-김주성 등의 뒤를 이을 대형 빅맨이 될 것이 확실하다.

이종현 하나로도 높이걱정은 끝났다고 할 수 있지만 고려대에는 뛰어난 빅맨이 또 있다. 바로 전천후 플레이어로 불리는 이승현(21·197cm)이다. 둘의 존재로 인해 고려대는 ‘트윈타워’의 결성이 가능해졌다.

이승현은 빅맨 치고 신장이 큰 편은 아니지만 현주엽-함지훈 등과 비교될 만큼 테크닉이 매우 뛰어나다. 유연한 스텝으로 골밑 득점은 물론 외곽슛과 패싱센스까지 갖췄다. 버티는 힘이 좋아 자신보다 신장이 좋은 상대들을 맞아 쉽게 밀리지 않는다. 이종현이 합류하기 전 고려대 골밑을 홀로 맡으며 상대팀 센터들을 상대했지만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이에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은 이종현-이승현을 서장훈-현주엽을 보는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과거 치열한 라이벌전을 벌였던 서장훈(연세대)-현주엽(고려대)이 만약 한 팀이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즐거움 섞인 상상을 이종현-이승현을 통해 실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이들 콤비는 얼마 전 막을 내린 2013 KB국민카드 농구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고려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프로(실업)-대학팀이 함께 참가하는 대회에서 대학팀이 우승한 건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 이후 처음이다. 이종현-이승현 라인을 확보한 고려대가 향후 어떤 신화를 써내려갈지, 안암골에 울려 퍼지고 있는 ‘트윈타워’포효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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