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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낯선 혼란’ 실바 패퇴, 브라질-미국 구도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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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팬들 사이에서 실바는 ‘눈엣 가시’였다. ⓒ 수퍼액션


UFC 미들급이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미들급은 전 체급 통틀어 가장 밋밋한 전선으로 불렸다. ‘스파이더맨’ 앤더슨 실바(38·브라질)가 대항마의 씨를 말릴 정도로 장기 집권했기 때문이다. 실바는 이따금 상위체급 강자들과의 슈퍼 파이트를 치르면서도 무려 10차 방어에 성공했다.

실바의 거침없는 행보에 미국 팬들과 관계자들은 번번이 좌절과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 앞에 영원한 강자는 없었다. 불혹을 코앞에 둔 실바는 운동능력과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았다. 결국, 치고 올라오는 젊은 강자 앞에서 처참하게 고배를 들었다.

실바는 지난 7일(한국시각) ‘UFC 162’에서 열린 크리스 와이드먼(29·미국)과의 타이틀 매치에서 2라운드 초반 펀치에 이은 파운딩으로 TKO패 했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에 이어 또 전설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타 체급도 마찬가지지만 미들급은 브라질과 미국, 양대 세력이 지배하고 있다. UFC 본국답게 레슬링이 강한 미국 선수들과 타격과 주짓수에 능한 브라질 파이터들이 만만치 않은 기세로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 축을 보고 있는 미국 팬들 사이에서 실바는 ‘눈엣 가시’였다. 리치 프랭클린을 비롯해 포레스트 그리핀, 스테판 보너 등 ‘백인 히어로’들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바의 예상 밖 패배로 미들급은 다시 끓고 있다. 경기 직후 실바는 “와이드먼과 다시 붙을 생각이 없다. 벨트 걸고 싸우는 것에 지쳤고, 할 만큼 했다”며 재대결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번복했다. 타이틀 탈환을 떠나 자존심 회복이라는 의지가 강했다. 그리고 12월 재대결은 확정됐다.

그러나 표도르가 그랬듯 ‘절대 포스’가 무너진 늙은 황제는 더 이상 도전자들에게 이전과 같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긴 어렵다. 따라서 독주 체제 구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실바의 UFC 입성을 전후로 미들급은 리치 프랭클린(미국)-앤더슨 실바(브라질)-크리스 와이드먼(미국) 순으로 벨트가 오갔다. 미국팬들은 프랭클린에게 받은 상처를 와이드먼을 통해 치유하길 원하고, 브라질 선수들은 실바가 빼앗긴 벨트를 되찾고 싶어 한다. 본격적인 ‘브라질 vs. 미국’ 대립구도를 예상하는 이유다.

실바를 제외한 브라질 선수 중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단연 ‘머신건’ 비토 벨포트(35·브라질)다. 젊은 시절부터 천재로 불렸던 그는 폭발적인 펀치연타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최근엔 카운터펀치와 다양한 발차기까지 장착,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와이드먼전에서 실바가 패하기 전까지만 해도 일각에서는 실바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기도 했다.

비록 최근 경기에서 벨포트에 패하긴 했지만, 루크 락홀드(29․미국) 역시 향후 미국세를 이끌 출중한 파이터다. 스트라이크포스 마지막 미들급 챔피언 출신인 그는 좋은 신체조건(신장 191cm-리치 196cm)을 바탕으로 타격-레슬링-주짓수 고루 능하다. 당장은 최상급으로 오르기 어려울지 몰라도 수년 내 와이드먼 못지않은 강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변수는 상위체급 선수들의 체급이동이다. 특히,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출신인 ‘드래곤’ 료토 마치다(35·브라질)와 ‘슈가’ 라샤드 에반스(34·미국)는 미들급 전선에 뛰어들기만 한다면, 언제든 판도를 출렁이게 할 대어급 강자들로 분류된다. 크지 않은 체격 때문에 미들급 전향 권유를 받아왔다. 실바가 무너져 혼란스럽게 된 지금이 적기라는 평가다.

과연 혼란의 시대를 종식하고 최후에 정상에 서는 세력은 어느 쪽이 될까. 브라질과 미국인 벌인 새로운 전쟁의 서막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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