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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옥타곤 토르’ 헨더슨…방전된 천둥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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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를 호령했던 댄 헨더슨이 급격한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 UFC.com

 

'폭탄 레슬러' 댄 헨더슨(43·미국)이 위기에 봉착했다.

강자들과의 연전 속에서 3연패에 빠진 헨더슨은 종합격투기 데뷔 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KO로 무너졌다. 최근 전적은 물론 고령임을 감안했을 때, 퇴출 혹은 푸대접을 받고 타 단체 이적 가능성도 높다.

헨더슨 입장에서 지난 10일 브라질서 열린 ‘UFN 32’는 굉장히 중요한 일전이었다. 상대가 ‘머신건’ 비토 벨포트(36·브라질)라는 난적이지만 외나무다리 승부였기에 1승이 절실했다. 헨더슨은 연이은 강자들과의 맞대결로 전례 없는 강행군을 펼쳐왔다. 최근 5경기만 살펴보더라도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마우리시오 '쇼군' 후아-료토 마치다-라샤드 에반스-비토 벨포트 등 하나 같이 MMA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묵직한 상대들이다.

불혹을 훌쩍 넘긴 고령의 몸으로 이런 상대들과 싸웠다는 자체가 대단하다. 3연패는 아쉽지만 이전 표도르-쇼군을 이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갈채를 받아 마땅하다.

레슬라이커(레슬러+스트라이커) 헨더슨의 최고무기는 단연 ‘H-Bomb(수소폭탄)'이라 불리는 강력한 라이트훅이다. 체중을 실어 '오버핸드' 스타일로 날리는 그의 펀치는 전가의 보도다. 그만큼 상대도 철저하게 대비하지만, 타이밍과 파워가 워낙 뛰어나 적중률이 높다. 수많은 강자들이 이러한 헨더슨의 무시무시한 폭탄펀치의 제물이 됐다.

무섭게 상대를 압박하며 한 순간에 벼락처럼 때려눕히는 장면은 흡사 거대한 망치 ‘묠니르'를 휘두르는 ’천둥의 신‘ 토르를 연상케 한다. 묠니르를 토르만 쓸 수 있듯, 40대 중반 파이터로서 폭탄펀치가 가능한 것은 헨더슨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헨더슨과 벨포트의 대결은 물이 오른 선수들답게 누가 먼저 자신이 보유한 무기를 터뜨리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헨더슨은 타이밍을 빼앗겼다. 헨더슨은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자세를 낮추고 특유의 라이트훅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늘 그랬듯 맞으면 좋고 아니면 연타로 들어가거나 클린치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이날따라 한 번 멈칫하고 다시 들어갔다. 벨포트 같은 타이밍 귀신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벨포트는 같은 패턴으로 펀치를 날리려는 헨더슨에게 어퍼컷 카운터를 날렸다. 큰 충격을 받고 쓰러진 헨더슨에게 벨포트의 정확한 파운딩이 쏟아졌다. 그 와중에도 헨더슨은 놀라운 맷집을 바탕으로 몸을 일으켰지만 이어진 하이킥까지는 견딜 수 없었다. 불과 1라운드 1분 17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

반면 연이어 강자들을 때려눕힌 타짓떼로(타격가+주짓떼로) 벨포트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일약 미들급 최고의 도전자 위치까지 우뚝 섰다. 7년 전 헨더슨에게 당한 판정패 설욕은 물론 올해만 옥타곤에서 3연승을 내달렸다.

최근 벨포트는 타격에 물이 올랐다. 본래 빠른 핸드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연타로 유명했던 선수다. 머신건, 광속권, 북두신권, 플래쉬 펀치, 살인 기관총 등 다양한 수식어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초창기 반더레이 실바를 44초 만에 무너뜨린 경기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눈 깜짝할 사이 끝나버린 당시 경기가 실바에게는 치욕, 벨포트에게는 훈장처럼 따라다녔다.

이후 벨포트는 가정사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천재 파이터’라는 명성을 뒤로한 채 슬럼프에 빠졌다. 그러나 2007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7년 이후 12경기에서 벨포트는 10승(2패)을 따냈다. 앤더슨 실바-존 존스라는 ‘절대 강자’들에게만 졌다.

맷 린들랜드-리치 프랭클린-마이클 비스핑 등 쟁쟁한 선수들이 그의 타격에 먹잇감이 됐으며 헨더슨과의 레전드 화력매치에서도 승리, 전성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떨치고 있다.

과거의 벨포트 타격이 놀라운 연타가 돋보였다면, 최근에는 결정력이 인상적이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정확하게 상대의 급소를 가격해 단숨에 끝내버리거나 주도권을 잡기 일쑤다. 펀치 일변도였던 스타일도 다양한 킥 공격의 장착과 함께 더욱 까다로워졌다.

어쩌면 헨더슨 입장에서 벨포트전은 은퇴시기를 앞당긴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벨포트를 잡아내기만 했다면 타이틀 전선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는 위상이 곤두박질쳐졌다. 향후 UFC 주최 측과의 계약에서 유리한 조건을 내걸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최악의 경우 UFC를 떠나야 하는 상황도 그려진다.

-문피아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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