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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의리택한 인민타자…애정지수 급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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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마친 '인민타자' 김원섭(34)에 대한 팬들의 애정 지수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김원섭은 지난 15일 3년간 총액 14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3억원)에 FA 계약을 마무리했다. FA계약 전부터 소속팀에 애착을 드러냈던 김원섭은 계약 후 "KIA를 떠나고 싶은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며 "타이거즈에 뼈를 묻게 돼 기쁘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실 김원섭의 계약조건은 그동안 활약을 감안할 때 상당히 저렴하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 3할 타율(0.303)을 쳐내며 리그 타격 10걸에 들어간 그는 출루율 5위(0.409), 볼넷 6위(69개), 타점 14위(61점), 최다안타 20위(117개) 등 타격 전 부문에서 고른 기량을 과시했다.

김원섭의 최대 장점은 어떤 역할을 맡겨도 잘 소화해낸다는 점이다. KIA는 최근 몇 년간 상위 타자들의 부상과 부진이 계속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는데 그때마다 먼저 구멍을 메운 게 바로 김원섭이다.

테이블세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톱타자 역할은 물론 이를 받쳐주는 2번 타자도 문제없이 수행했고, 중심 타선이 삐걱거릴 때는 클러치히터로서의 위력도 보여줬다. 어깨가 약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워낙 발이 빠르고 타구판단이 정확해 전천후 외야수로도 활용 가능하다.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적 타자' '가장 과소평가 된 외야수' '소리 없이 강한 남자' 등 세간의 평가가 딱 들어맞는다. 선동열 감독 역시 "지난 시즌 가장 공헌도가 큰 타자라고 생각된다"고 밝혔을 정도다.

KIA에는 유독 친정팀에서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 타이거즈에 와서 기량이 만개한 선수들이 많다. 과거 해태 시절 서정환(삼성)-한대화(OB)를 비롯해 이용규-김상현(이상 LG)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에 살짝 가리기는 했지만 김원섭 역시 마찬가지다. 1997년 2차 7라운드(전체 42순위)로 OB(현 두산)에 지명된 김원섭은 단국대 졸업 후 2001년 두산에 입단했다. 하지만 두꺼운 선수층에 밀려 제대로 출장기회를 갖지 못하는 등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003년 5월 이동수와 트레이드되며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된 김원섭은 2006년을 기점으로 기량이 만개 한다. 격년제로 3할 타율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장타-도루능력이 빛을 발했다. 선구안과 공을 맞추는 능력이 뛰어나고, 간결한 스윙에도 비거리가 잘나오는 알짜 스타일의 타자였다.

이렇듯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김원섭이 저평가를 받은 건 건강하지 못한 몸 상태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만성간염이라는 지병을 앓고 있다. 간염은 일반인들도 정상적인 생활을 힘들게 하는 질병으로 운동선수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특히, 체력적인 부분에서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를 입증하듯 더워지는 여름이면 김원섭은 체력 문제로 다른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고생한다.

때문에 매년 시즌 구상에서 푸대접을 받았다. 시즌 전력을 짜는 과정에서 주전에 포함되지 못하는 일은 다반사며 별다른 이상 없이 2군에서 머무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지난 시즌 역시 팀은 신종길을 주전 외야수로 낙점하고 팀 플랜을 짠 바 있다.

그러나 시즌이 돌아가다 보면 김원섭은 어느새 팀 내 주축전력으로 활약한다. 상하위타선 누가 빠져도 가장 채워 넣기 편하며 실력적인 면에서도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저것 따져봤을 때 김원섭의 간염은 큰 약점이라고 하기 애매하다. 워낙 성실하게 몸 관리를 하는데다 매년 100경기 정도는 뛰어 어떤 면에서는 편견이 많이 끼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건강하다고 평가받는 선수 중에도 부상이나 사생활 관리 미숙으로 많이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김원섭의 꾸준함은 오히려 칭찬 받아야 할 부분이다.

매년 많은 우려 속에서도 기복 없는 활약을 펼쳐나가자 KIA팬들 사이에서 김원섭은 '숨겨진 완소남'으로 불리고 있다. 여기에 올해처럼 FA시장이 과열된 상태에서 시장으로 나왔더라면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비교적 조용하게 팀에 잔류했다. KIA팬들에게 김원섭이 미안하고 고마운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음 시즌 김원섭은 또 하나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전력보강에 나선 KIA가 FA 김주찬(전 롯데)을 전격 영입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안정적으로 주전자리를 보장받는 듯했지만, 또 하나의 산이 등장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김원섭이 거액을 받은 후배 김주찬으로 인해 상실감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팀에 헌신해온 김원섭임을 감안하면 내년 역시 성실한 활약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게 대다수 팬들의 시각이다. 매년 과소 평가받았음에도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뼛속까지 타이거즈맨이길 원한 '인민타자' 김원섭, 그가 있어 KIA팬들은 다음 시즌도 든든하기만 하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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