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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중국 격투스타'로 커 가는 송야동

'UFC Fight Night 141' 대회가 지난 24일(한국시각) 중국 베이징 캐딜락 아레나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의 주 콘셉트는 헤비급이었다. 이를 입증하듯 메인이벤트, 코메인이벤트에서 모두 헤비급 매치가 치러졌다.

메인이벤트로 치러진 '프레데터' 프란시스 은가누(31·프랑스)와 '면도날' 커티스 블레이즈(27·미국)의 '괴수 맞대결'에서는 은가누가 또다시 승리했다. 두 선수는 2016년 한 차례 격돌했는데 당시에도 은가누가 경기를 가져간 바 있다.

최근 2경기에서 은가누는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밸런스가 좋은 스티페 미오치치(36·미국)와의 챔피언 타이틀전 판정패는 그렇다 치더라도, 데릭 루이스(33·미국) 전 졸전은 많은 이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반면 블레이즈는 은가누와의 1차전 패배 이후 무패(5승 1무효) 행진을 벌이며 분위기가 좋았으나 이번에는 경기 시작 25초 만에 TKO로 무너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연패에 빠져 허덕이던 '데몰리션맨' 알리스타 오브레임(38·네덜란드) 역시 세르게이 파블로비치(26·러시아)를 잡고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아무리 이름값이 있다고 해도 연패에 빠진 노장에게 UFC는 너그럽지 않다. 때문에 오브레임에게 파블로비치 전은 '외나무다리 승부'나 다름없었다. 12전 전승을 달리던 젊고 파워 넘치는 무패 신성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으나 오브레임의 노련미와 경기 운영이 빛났다는 평가다.

중국 대회에서는 해당 경기 이외에도 명승부가 많았다. '더 리치(The Leech)' 리 징량(30·중국)은 '사가트(Sagat)' 데이빗 자와다(26·독일)를 상대로도 여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언제나 그렇듯 초반 위험한 유효타를 연신 얻어맞으며 밀리는 듯 싶었으나 괴물 같은 맷집과 회복력을 앞세워 중반 이후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리 징량은 그러더니 이후 3라운드에서 파워풀한 옆차기를 터트리며 역전승을 거뒀다.

여성부 '뮬란' 우 야난(22·중국)과 '매그넘(Magnum)' 장 웨일리(29·중국)는 암바를 앞세워 각각 '프린세스 타이거' 로렌 뮐러(27·미국), '재그(Jag)' 제시카 아귈라(36·미국)에게 서브미션 승리를 따냈다.
 

2 케빈 홀랜드.jpg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 케빈 홀랜드
ⓒ UFC


 
홀랜드가 보여준 '1+1 전략'
 
미들급에서 활동 중인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 케빈 홀랜드(26·미국)는 옥타곤 데뷔전이었던 직전 경기에서 판정패 당했다. 다크매치로 치러진 '레킹 머신' 존 필립스(33·웨일즈)와의 경기마저 내준다면 체급 내 생존 여부까지 흔들릴 수 있었다. 물론 이는 필립스 또한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1승이 절실한 외나무다리 매치업에서 양 선수가 충돌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홀랜드 측의 다양한 전략이 돋보였다. 홀랜드(190.5cm)는 1라운드에서 신장과 리치의 이점을 살려 타격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필립스(180.34cm)는 뚝심 있게 펀치를 휘두르며 들어갔으나 홀랜드는 자신이 유리한 원거리를 유지하며 스탠딩 싸움에서의 흐름을 가져갔다. 치고 빠지는 아웃파이팅에 압박까지 번갈아가며 펼치는 홀랜도의 공세에 필립스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자신보다 길고 빠르고 운동 능력까지 좋은 선수가 옵션까지 많은 지라 필립스의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이 가득했다. 비슷한 타이밍에서 같이 펀치를 휘둘러도 필립스의 펀치는 연신 허공을 갈랐고 홀랜드의 타격은 꾸준히 들어갔다.

근성 좋은 필립스는 2라운드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거리가 벌어지면 답이 없다고 느낀 그는 끊임없이 전진 스텝을 밟으며 압박 전략을 펼쳤다. 이에 홀랜드는 1라운드 때처럼 원활하게 타격전을 펼치지 못했다. 백스텝을 밟다 케이지 구석에 몰리는 상황이 많아졌다. 이에 홀랜드는 팔꿈치 공격이나 플라잉니킥 등으로 카운터를 노렸다.

케이지 구석에 갇힌 상태에서 필립스의 묵직한 펀치 연타를 어깨와 팔로 연거푸 방어해내는 디펜스 능력도 돋보였다. 프로복싱의 '숄더 롤(Shoulder roll)'을 보는 듯했다. 동체 시력과 유연성이 매우 좋은 파이터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승부는 3라운드에서 갈렸다. 홀랜드는 기습적으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전장을 그라운드로 바꿨다. 포지션을 잡아가면서 부지런히 파운딩을 날렸고, 빈틈이 보인다싶으면 서브미션을 노렸다. 필립스 입장에서는 완전히 허를 찔렸다. 거듭된 홀랜드의 그라운드 압박에 필립스는 지쳐갔고 결국 백 포지션을 빼앗긴 상태에서 리어네이키드 초크에 탭을 쳐야만 했다.

이전 라운드까지 타격전을 펼치다 3라운드에서 그래플링 옵션을 들고 나온 홀랜드의 전략은 사전에 준비된 듯보였다. 빼어난 타격 능력에 만만치 않은 그래플링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향후 체급 내 복병으로 떠오를 공산이 높아졌다.
 

1 송야동.jpg
 '쿵푸 몽키' 송야동은 중국 격투기 최고의 기대주다
ⓒ UFC


 
'쿵푸 몽키' 송야동, 어디까지 성장할까?
 
이날 대회에 출전한 중국 선수 중 가장 마지막 매치업에 배정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쿵푸 몽키' 송야동(20·중국)에 대한 주최 측의 기대는 매우 컸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출중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성장 가능성도 매우 높은지라 중국 격투계 간판스타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대륙좀비, 강시 등으로 통하는 리징량이 흡사 무협소설 속 '철포삼(鐵布衫)', '금강불괴(金鋼佛塊)'를 연상시키는 맷집을 자랑한다면 송야동은 나이 어린 기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기대치대로 꾸준히 성장한다면 중국 종합격투기 역사의 한획을 그을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송야동은 밸런스가 매우 좋다. 움직임이 빠르고 다이나믹 할 뿐만 아니라 기술적 완성도와 센스까지 겸비하고 있다. '벤데타(vendetta)' 빈스 모랄레스(28·미국)를 맞아서도 옥타곤 중앙을 차지한 채 특유의 압박을 펼쳐나갔다. 성큼성큼 압박을 펼치다가도 모랄레스가 치고 들어온다 싶으면 백스텝으로 거리를 벌렸다.

빠른 백스텝은 압박을 즐기는 파이터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 내내 압박만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지라 상대가 치고 나올 때 백스텝으로 피하거나 거리를 벌려야한다. 송야동은 능숙하게 치고 빠지고를 반복했으며 펀치나 킥 교환시에도 사이드스텝까지 활용해 상대는 때리거나 피하기 어렵고 자신은 공격을 펼치기 편한 각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갔다.

송야동은 다양한 공격 옵션을 자랑한다. 모랄레스와 잔타격을 주고받는 양상에서도 근소한 우위를 지켜나갔으며 복부나 안면 쪽을 노리고 들어가는 뒤돌려차기도 위협적이었다. 3라운드에는 타이밍 태클과 클린치 싸움을 통해 연거푸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점수를 빼앗아냈다.

앞손 활용도 좋았다. 앞손으로 거리를 재면서 날카롭게 뒷손을 찔러 넣었으며, 모랄레스가 치고 들어오려는 타이밍에서는 앞손으로 바로 카운터를 걸거나 더블잽 등으로 흐름을 끊어버렸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경기운영 및 작전수행 능력이 매우 좋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송야동은 20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 공식 전적 18전을 소화 중이다. 성적 또한 13승 3패 2무효로 출중하다. UFC에서는 지난해부터 활동하고 있는데 3전 3승으로 순항 중이다. 송야동이 써 내려갈 중국 격투기 역사가 기대되는 이유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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