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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불혹 넘긴 노장들의 격돌... 램페이지, 도끼살인마를 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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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튼 '램페이지' 잭슨
ⓒ UFC


퀸튼 '램페이지' 잭슨(40·미국)과 '도끼 살인마' 반더레이 실바(42·브라질)가 격돌했다. 둘은 지난달 30일(한국 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 센터서 열린 '벨라토르 206'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잭슨의 2라운드 4분 32초 레퍼리 스톱 TKO승, 실바는 '더 싸울 수 있었다'며 불만을 드러냈으나 심판은 고개를 내저으며 판정을 마무리했다.

불혹을 넘긴 노장끼리의 격돌이었음에도 둘의 경기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워낙 이름이 많이 알려진 파이터들이었기 때문으로, 클래식 매치이자 레전드 매치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둘간 맞대결은 잭슨, 실바 모두에게 중요했다. 두 선수는 이전까지 프라이드(2번), UFC(1번)에서 3차례 격돌한 바 있다. 프라이드 시절 실바가 두 번 연속 승리하며 압도적 우세를 잡는 듯했으나 또 다른 무대 UFC에서 잭슨이 리벤지에 성공했다.

마지막 맞대결이 될 공산이 큰 4차전마저 잡아낸다면 실바는 상대전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반면 잭슨 입장에서는 완전한 설욕에 성공하며 '실바에게 약하다'는 이미지를 완전히 떨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래저래 두 선수 입장에서도 의미가 깊은 한판이었다.

운명의 괴수대전 4차전, 잭슨이 웃었다!

잭슨에게 프라이드 시절은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당시 UFC 라이트헤비급 최강자 '아이스맨' 척 리델을 압도적으로 박살내는 등 프라이드 소속 파이터로서 남다른 포스를 뽐냈으나 실바, 마우리시오 쇼군 등 슈트복세 아카데미 소속 강자들에게 중요한 순간마다 발목을 잡히며 '불운의 2인자'로 남아야했다.

특히 실바와의 맞대결에서 두 번 모두 패한 사실은 잭슨의 괴수 이미지에 치명적이었다. 잭슨은 파워, 운동능력 등에서 실바에게 밀릴 게 없어 보였다.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맞대결에서도 충분히 잘 싸웠다.

하지만 뒷심에서 밀리며 실바의 '도끼살인마' 명성에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잭슨을 링 코너에 가둬둔 채 니킥 연타를 날리며 웃고 있는 실바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후 UFC에서 펼쳐진 3차전서 잭슨은 펀치 파워를 앞세워 실바를 때려눕히며 어느 정도 체면 치례는 했다. 결국 4차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양선수의 오랜 라이벌 관계도 최종적인 평가가 나온다 할 수 있었다.

주 체급인 라이트헤비급이 아닌 헤비급으로 치러진 이날 4차전에서는 잭슨이 압박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체중이 적게 나가는 실바가 카운터를 노렸다. 힘에서 자신이 있는 잭슨은 가까이 붙으려 했고, 실바는 거리를 두고 싸우려는 모습이었다.

실바의 펀치와 킥이 빗나가거나 스칠 때마다 잭슨이 클린치 싸움을 시도했다. 붙었다 떨어졌다 싶은 순간 서로간 날카롭게 공격이 오갔고 비록 결정적인 장면은 없었지만 그때마다 관중들의 함성이 터졌다. 팽팽한 긴장감이 양선수를 중심으로 관중석을 휘감았다.

2라운드 초반 케이지 구석에서 잭슨의 무거운 펀치가 유효타로 들어갔다. 위험하다싶은 순간이었지만 실바 역시 터프한 선수답게 맞받아치며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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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끼살인마' 반더레이 실바
ⓒ UFC


하지만 양 선수의 체중차를 감안했을 때 서로 받아치면 불리한 쪽은 실바였다. 탄탄한 가드를 바탕으로한 잭슨의 공수 밸런스는 매우 좋아보였다. 잭슨은 근접전에서 니킥까지 적극적으로 시도했고, 결국 왼손, 오른손 연타가 연달아 실바의 안면에 꽂히며 승부가 결정 났다. 충격을 받은 실바는 다리가 풀리며 바닥에 쓰러졌고 잭슨의 파운딩 연타가 쏟아지자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3번째 대결! 더욱 높아진 리마의 벽!

잭슨과 실바만큼은 아니지만 벨라토르 내에서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이루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웰터급 강자들인 더글라스 리마(30·브라질)와 안드레이 코레시코프(28·러시아)가 그렇다. 이전 맞대결에서 2번의 승패를 주고받은지라 이날 3차전이야말로 서로의 우열을 가를 진검승부라 할 수 있었다.

1라운드 초반 코레시코프의 뒤돌려차기가 리마의 몸통 쪽으로 들어갔다. 리마는 케이지 쪽으로 쭉 밀려났다. 안드레이는 기세 좋게 밀어붙이며 연신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노련한 리마는 겨드랑이 싸움을 통해 잘 방어해냈다.

코레시코프는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듯 꽉 달라붙은 채 시종일관 밀어붙였으나, 별다르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루한 경기 양상에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2라운드에서는 거리를 둔 채 잔 펀치와 킥을 주고받는 상황이 펼쳐졌다. 중간중간 코레시코프가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으나 리마를 흔들지 못했다. 1라운드와는 다르게 거리를 둔 스탠딩 타격전 양상으로 경기가 주로 흘러갔으나, 이 역시 화끈함과는 거리가 멀었던지라, 또다시 관중석에서 야유가 흘러나왔다. 막판 코레시코프의 스피닝 킥이 리마 얼굴 쪽으로 날아왔으나 어림없이 빗나갔다.

3라운드 초반 리마가 순간적으로 미끄러져 넘어지며 중심을 잃었고 그 틈에 코레시코프가 달라붙었다. 다시 케이지 구석에서 엉겨 붙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됐다. 중반쯤 되자 리마도 조금씩 공격 게이지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위협적으로 카운터펀치를 노렸고, 아웃사이드 레그 킥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근거리에서 빈틈이 보였다싶으면 예리한 니킥을 날렸다.

3라운드부터 달궈진 리마의 공격 리듬은 4라운드에서도 이어졌다. 전진스탭을 밟으며 코레시코프를 압박했고 몸통과 얼굴 쪽으로 펀치 공격을 시도했다. 직전 맞대결에서 펀치로 승리한 바 있는지라 타격 전에서 자신감이 있는 듯했다. 코레시코프의 훅을 흘려내고 위협적인 어퍼컷을 날리는 등 집중력 있게 카운터를 날렸다. 연타로 이어지지는 못했으나 묵직한 스트레이트성 훅이 코레시코프의 안면에 정확하게 들어가기도 했다.

클린치 상황에서도 방어에 집중하던 이전 라운드와 달리 자신이 코레시코프를 끌어내리려 했다. 중반을 넘어가자 분위기가 리마 쪽으로 가는 흐름이었다.

5라운드에서도 경기를 리드해 가는 쪽은 리마였다. 코레시코프는 수세에 몰렸고 결국 그라운드에서 백 포지션을 내어준 채 파운딩 연타에 이은 리어네이키드 초크에 경기를 내어주고 말았다. 둘 사이 팽팽하게 이어지던 라이벌 관계의 균형추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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