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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위기를 기회로 KGC, '인삼신기' 2기 탄생할까...

최근 프로농구에서 안양발 태풍경보가 뜨겁다. 안양 KGC인삼공사 때문이다. KGC는 최근 올 시즌 1강으로 꼽히던 서울 SK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이변이다는 평가다. KGC는 전력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선두를 다툴 정도는 아니다는 의견이 많았다.

국가대표 빅맨 김종규를 영입한 원주 DB, 정통의 강호 울산 현대모비스(트레이드전)가 SK와 함께 정상싸움을 하는 가운데 KGC는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KGC는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가장 높은 곳에서 순위를 이끌어가고 있다. 더욱이 팀 전력의 핵심이자 간판스타인 오세근(33·200cm)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사실 KGC의 부상악재는 계속해서 진행 중인 상태다. 오세근 외에도 가드진의 핵심 변준형(24·185cm)이 손목부상으로 빠져있으며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2순위로 야심 차게 선발했던 대형루키 김경원(23·198㎝)도 오른 무릎 내측 인대 파열로 사실상 시즌을 접게 됐다. 그 외 다른 선수들에게서도 크고 작은 부상이 계속해서 따르고 있다.

하지만 KGC는 흔들리기는커녕 더욱 탄탄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KGC를 이끌어가는 힘은 다름 아닌 '수비'다. 간판스타 오세근의 시즌 중 부상이탈로 위기를 맞았던 KGC는 젊고 패기 넘치는 선수들을 앞세워 새로운 빗장 수비팀으로 거듭났다.
 
 


(1) 맥컬러.jpg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는 크리스 맥컬러
ⓒ 안양 KGC인삼공사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인삼신기
 
KGC(전신 SBS스타즈)는 프로 원년부터 시즌에 참가해 경쟁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재근, 김상식, 김성철, 홍사붕, 윤영필, 주희정, 황진원, 김일두 등 기량과 개성을 갖춘 선수들이 꾸준히 활약한 것을 비롯 '단선생'으로 불리던 테크니션 용병 단테 존스를 앞세워 정규시즌 15연승의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승과는 인연이 없어 보였던 KGC가 확 바뀌게 된 것은 2009~2010시즌을 앞두고부터다. 간판스타로 활약하던 주희정을 서울 SK 김태술, 김종학과 트레이드를 단행하더니 주축 선수들을 대거 군입대 시키며 리빌딩에 들어갔다.

이후 본인들의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에 KT에서 받아온 지명권까지 더해 2010년 드래프트에서 KBL 사상 최초로 전체 1순위, 2순위 지명권을 받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당시 드래프트를 통해 들어온 선수가 경희대학교 박찬희(1순위)와 연세대학교 이정현(2순위)이다. 기존의 김태술과 더불어 단숨에 가드왕국으로 탈바꿈하게 된 신의 한 수다.

박찬희, 이정현, 양희종, 김태술, 김일두, 김성철, 은희석 등 젊은 피와 베테랑이 적절하게 조화된 KGC 라인업은 타팀의 경계를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우승에 도전하려면 2% 아쉬운 것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토종빅맨이었다. 그 고민은 얼마 가지 않았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은 KGC는 당시 대학 최고의 빅맨으로 불렸던 오세근을 지명하면서 그야말로 완전체가 되었다.

아직까지 우승을 못 해본 팀들 입장에서는 그저 부러울 수도 있겠으나 KGC의 우승 2회는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김태술, 박찬희, 이정현, 양희종, 오세근 등 이른바 '인삼신기'로 불리던 국가대표 군단을 거느린 것에 비하면 좀 더 우승횟수가 많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만큼 당시 KGC라인업은 농구계의 왕조를 구축해도 모자람이 없을 만큼 탄탄했다.

아쉽게도 현재 인삼신기 멤버들은 사실상 해체된 상태다. 김태술, 박찬희, 이정현이 트레이드, FA 등을 통해 차례로 팀을 떠나며 이제는 양희종, 오세근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진흙탕 수비+외인 득점머신
 
변준형, 박지훈(25·184cm), 박형철(33·193cm) 등 가드진이 돌아가면서 앞선에서 압박수비를 펼치고, 오랜 시간 국내 최고 수비형 포워드로 인정받는 양희종(36·194㎝)에, 대학 때부터 수비만큼은 인정받은 문성곤(27·196㎝)이 뒤를 받쳐준다. 특히 공을 가진 선수를 몰아놓고 순간적으로 여러 명이 둘러쌓아서 압박하는 트랩 디펜스와 끊임없는 압박으로 공을 가로채 뺏는 수비는 상대에게 두려움까지 느끼게 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KGC는 3위권을 멀리 떨어뜨려 놓은 채 대도군단 삼성과 함께 팀스틸 1위를 다투고 있다. 개인 스틸 10위 안에도 문성곤, 박지훈, 브랜든 브라운 등 KGC 소속 선수들이 3명이나 들어가 있다. 양희종(공동 11위)은 호시탐탐 1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활동량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엄청나게 뛰어다니는 KGC표 수비 농구는 상대 팀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KGC표 진흙탕 수비에 휘말려버리기 일쑤다. 변준형, 박지훈, 박형철 등은 활동량을 통해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는 물론 공격력 또한 갖추고 있어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거기에 공격형 가드 이재도의 가세로 가드진이 더욱 다양화되었으며 슈터 전성현까지 상무에서 복귀할 예정인지라 KGC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몸을 날리는 등 높은 수준의 체력소모를 요구하는 수비농구를 펼치고 있는지라 장기레이스에서의 부상과 체력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실제로 변준형이 오른 손목 골절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등 주축선수 상당수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국내 선수들이 엄청난 수비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득점 부분에서는 브랜든 브라운(35·194㎝), 크리스 맥컬러(25·208㎝)가 맹활약해주고 있다. KGC는 래리 데이비스, 데니스 에드워즈, 마퀸 챈들러, 단테 존스 등 전통적으로 강력한 외인 득점원이 많이 거쳐 갔다.

데이비스는 신장은 작았지만 단신 득점머신으로 맹위를 떨쳤으며 에드워즈는 탄탄한 근육질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골 밑 돌파가 일품이었다. 공을 잡자마자 상대 팀 골대를 향해 달려가는 단순한 패턴 위주였지만 워낙 골 결정력이 좋아 수비수들은 눈 뜨고 당하기 일쑤였다. '단선생'이라는 별칭이 붙었던 존스는 거리불문하고 터지는 페이드 어웨이 슛을 통해 상대수비를 붕괴시켰다.

내외곽을 두루 겸비한 브라운과 맥컬러는 닮은 듯 다른 득점원이다. 파워가 좋은 브라운은 골 밑에서 비비는 플레이는 물론 우격다짐으로 밀어 넣는 공격이 가능한지라 꾸준한 득점력을 자랑한다.

맥컬러같은 경우 다소 기복은 있지만 슛감이 좋은 날은 무시무시한 폭발력을 자랑한다. 둘 다 득점에는 일가견이 있는지라 당일 컨디션에 따라 출장시간만 조절해주면 충분히 제 몫을 다해준다.

젊은 피를 앞세워 첫 우승을 만들어냈던 KGC는 이후 오세근-데이비드 사이먼(38·204㎝)의 '트윈타워'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에는 진흙탕 수비농구를 앞세워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DB, SK 등 강력한 전력의 우승후보를 제치고 KGC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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