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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키다리 파이터' 최홍만, 복귀전에서 1라운드 49초 KO패

(1) 최홍만 다비드.jpg
 다비드 미하일로프(사진 왼쪽)와 최홍만
AFC


 
'키다리 아저씨' 최홍만(39)이 또다시 무기력한 모습으로 무너졌다. 최홍만은 10일 서울 KBS아레나에서 열린 AFC 12 '히어로의 벨트(Hero of the Belt)' 입식 무제한급 스페셜 경기에서 다비드 미하일로프(24·헝가리)와 맞붙었다. 인터뷰 등에서 투지를 불태우던 최홍만이었던지라 기대하는 반응도 있었으나 결과는 1라운드 49초 만에 허무한 KO패로 끝나고 말았다.

미하일로프는 당초부터 만만치 않은 상대로 꼽혔다. 195cm·110kg의 체격을 바탕으로 K-1 헝가리 챔피언에 오른 인물이다. WKN 헝가리 챔피언 벨트까지 보유 중이다. 9번의 KO승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기를 끝낼 수 있는 한방 파워도 갖추고 있다.

물론 한창때 모습만 놓고 보면 최홍만은 미하일로프보다 위에 있는 파이터이기는 하다. 씨름 선수에서 K-1으로 막 전향했을 때의 최홍만은 '괴수 캐릭터'로 불렸다. 경험도 일천하고 기술적인 면 역시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려웠으나 무시무시한 신체 조건(218cm·160kg)에서 뿜어져 나오는 완력과 체격에 걸맞는 맷집이 무기였다.

세미 슐트, 레미 본야스키, 제롬 르 밴너, 바다 하리, 레이 세포 등 아시아권 파이터 입장에서는 넘보기 힘들었던 세계적 헤비급 거물들과 줄줄이 일합을 겨뤘다. 슐트(212cm)와의 '거인 매치'에서는 승리까지 거둔 바 있다. 한참 아래 체급 선수인 미노와 맨에게 하체관절기로 패하는 등 MMA에서의 성적은 초라했지만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미르코 크로캅 등 레전드급 파이터와 격돌하는 등 수많은 빅매치를 치러냈다.

일본 스모판에서 괴물로 통하던 아케보노(203cm·220kg)는 운동 능력에서 최홍만에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근육질 흑인 괴수로 악명을 떨치던 전성기 밥 샙(196cm·170kg)과의 난타전에서는 오히려 우위를 점하며 동양권 팬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국내에 격투 붐이 일어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당시 최홍만의 엄청난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최홍만에게서는 과거의 괴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말단 비대증과 뇌종양 수술을 받은 후 위력이 떨어졌고, 예전 같으면 어렵지 않게 잡아낼 것 같은 상대들에게 연신 패하며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근육질의 신체 역시 다소 마른 체형으로 바뀐 지 오래이다. 힘이 떨어지다 보니 투지도 줄어, 타격을 몇 대 허용하게 되면 허무하게 쓰러지거나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곤 했다.

이날 미하일로프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공이 울리기 무섭게 적극적으로 나서며 혹시나했던 기대도 잠시, 미하일로프는 곧바로 반격에 들어가며 연이은 정타를 최홍만의 안면에 꽂았다. 뒷걸음질 치던 최홍만은 묵직한 훅 연타를 허용하고 주저 앉았다. 심판이 카운터를 세는 가운데 충격을 받은 최홍만은 더 이상 일어서지 못하고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최홍만은 하락세는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무대서 자신보다 신장이 40이상 작은 이룽(32·중국)에게 뒷차기를 맞고 주저앉아 닥터 스톱 KO 패배했다. 이를 비롯해 지난달 있었던 일본 '간류지마 세계무술왕결정전 2019 서막'에서는 종합격투기 파이터 가와무라 료(37·일본)에게 판정패 당했다.

기량 하락 자체를 떠나 본인 몸조차 제대로 가누기 힘들어 보여 누구와 싸워도 전처럼 기대되지 않는 분위기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힘과 맷집도 더 이상 장점으로 봐주기 힘들다. '거대한 샌드백이 됐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맞는 스포츠는 위험하다'는 등의 혹평이 심상치 않게 들리는 이유다.

최홍만은 과거의 인지도와 캐릭터를 앞세워 기량이 떨어졌음에도 국내외 단체를 오가며 경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 한 경기도 시원하게 펼쳐보지 못하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파이터로서의 경쟁력은 사실상 사라졌다. 헤비급을 호령하던 '거대 맹수'의 추락을 지켜보는 격투 팬들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2) 샤샤 손성원.jpg
 사샤 팔라트니코브(사진 왼쪽)와 손성원
AFC


 
팔라트니코브, 5라운드 접전 끝에 미들급 초대 챔피언 등극
 
AFC 미들급 초대 타이틀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였던 챔피언 결정전에서 사샤 팔라트니코브(30·홍콩)가 웃었다. 191cm의 장신파이터 '코리안 스나이퍼' 손성원(31·팀매드)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고 5라운드 접전을 마무리 지었다.

홍콩에서 헤비급 복싱 챔피언, 킥복싱 챔피언을 지낸 바 있는 그는 2017 4월 종합격투기로 전장을 옮겨 이전까지 3 1패를 기록 중이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MMA 무대서 챔피언타이틀을 얻게 됐다.

종합 전적 자체에서는 손성원이 앞섰다. 2006년 일본 격투기 단체 '마즈(MARS)'를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스피릿 MC' 등 국내대회서 활약하며 전적을 쌓았고 2017 7월 일본 무대 '히트(HEAT)'에 출전해 웰터급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압도적이었지만 부상으로 인한 2년여의 공백, 웰터급이 아닌 미들급으로의 증량 등이 변수로 꼽혔다.

공이 울리기 무섭게 손성원은 압박 스텝을 밟았다. 보통 신장에서 월등한 선수들이 거리 싸움을 펼치는 것과는 조금 달라보였다. 팔라트니코브가 파고들자 손성원은 뺨클린치 후 니킥을 노렸으나 다리를 잡히며 테이크다운을 허용하고 말았다. 팔라트니코브는 장신인 손성원과 타격전을 벌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손성원은 바로 일어나지는 못했지만 업킥을 차주며 팔라트니코브의 파운딩 공격을 어렵게 하고 차분하게 하위에서 움직임을 방해하면서 잘 대응했다. 그 과정에서 손성원의 반칙성 업킥이 나오며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팔라트니코브의 콧잔등에 출혈이 있어났고 손성원에게 옐로카드가 주어졌다. 닥터 체크 후 돌아온 팔라트니코브는 더욱 난폭해졌다. 손성원의 안면과 몸통에 짧은 파운딩을 연신 쳐주며 상위 압박에 힘을 가했다.

2라운드에서도 경기 양상은 비슷했다. 손성원은 거리를 둔 타격전을 원했고 팔라트니코브는 파고들 기회를 엿봤다. 손성원이 펀치와 니킥을 차며 들어가자 팔라트니코브는 날렵한 움직임으로 돌아 나오며 다리를 낚아채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이번에는 손성원이 케이지를 이용해 금세 일어났다. 그리고는 클린치 싸움에서 허리반동을 이용해 팔라트니코브를 넘어뜨렸다. 손성원은 상위와 백을 오가며 팔라트니코브를 압박했다.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시도하고 파운딩을 쳐줬다.

하지만 노련한 팔라트니코브는 손성원의 다리에 자신의 다리를 건 상태로 반격의 기회를 노리더니 이내 롤링으로 포지션을 뒤집어버렸다. 팔라트니코브는 뒤돌려차기와 롱훅 등을 시도하며 스탠딩 상황에서도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었다. 신체조건 자체는 손성원이 좋았지만 기동력에서 팔라트니코브가 더 좋은 움직임을 가져가는 흐름이었다.

3라운드 또한 치열하게 흘러갔다. 팔라트니코브가 파고드는 순간 손성원은 카운터 니킥을 시도했다. 그러나 팔라트니코브는 이를 흘려내고 여유있게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손성원은 불리한 포지션을 빠져나가려 애를 썼으나 팔라트니코브는 적절하게 잘 눌러주며 자세의 우위를 가져갔다.

손성원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스탠딩 싸움서 짧고 간결한 라이트훅에 니킥까지 꽂아 넣으며 팔라트니코브를 움찔거리게 했다. 문제는 체력이었다. 자신이 테이크다운을 노리다 역으로 불리한 포지션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내 공방전 중 백포지션을 빼앗으며 초크 그립을 잡아갔다. 하지만 기술이 들어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4라운드에서 손성원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켜 탑 포지션을 점령했다. 벗어나려는 팔라트니코브의 빈틈을 노려 백 포지션을 잡았다. 다리 그립이 제대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리어네이키드초크 시도가 계속 있었으나 팔라트니코브는 끈질기게 잘 버티어냈다. 결국 1 30여 초를 남겨두고 포지션이 역전됐고 팔라트니코브는 거친 파운딩을 연신 날려댔다. 지쳤다 할 만한 상황에서 그런 체력이 어디서 나오나 싶을 정도였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5라운드까지 갔다. 2라운드에서 지친 모습을 보였던 것에 비춰봤을 때 양 선수 모두 놀라운 정신력이었다. 팔라트니코브가 펀치를 내자 손성원은 니킥으로 반격했다. 이어진 다음 공격에서 팔라트니코브는 빠르게 파고들어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손성원이 케이지 쪽으로 가려고 하자 팔과 어깨를 잡아당기며 방해하기도 했다.

손성원은 어렵사리 케이지에 등을 기대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팔라트니코브는 다시 끌어내리며 그래플링 공방전을 자신의 주도하에 이끌어나갔다. 몸을 튕기고 일어나기에는 너무 지친 손성원이었다. 팔라트니코브는 백포지션까지 완벽하게 잡아내며 라운드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그라운드 싸움서 우위를 가져간 팔라트니코브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3) 코제브 오재성.jpg
 조비던 코제브(사진 왼쪽)와 오재성
AFC


 
돌아온 오재성, 경기는 잘했지만 계체 실패 아쉬웠다
 
3년 만에 목 부상을 극복하고 케이지로 돌아온 오재성(28·레드훅MMA)이 복귀전에서 판정패 당했다. 상대인 조비던 코제브(20·타지키스탄)는 총 전적 1 1패의 젊은 신인이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유도, 주짓수를 수련한 선수답게 기본기가 탄탄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오랜 공백 기간도 우려되는 부분이었지만 사실 가장 큰 변수는 따로 있었다. 오재성은 전날 있었던 계체에서 1.75kg를 넘어 계체량에 실패한 상태였다. 라운드당 4점 감점과 85kg 이하 체중 제한을 페널티로 받고 말았다. 사실상 판정으로 가면 크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무조건 넉아웃 혹은 서브미션으로 승리를 가져가야 했다.

공이 울리기 무섭게 오재성은 펀치를 휘두르면서 코제브를 압박해 케이지 구석에 몰았다. 그리고는 클린치 싸움을 벌이면서 테이크다운을 노렸다. 일단 테이크다운에 성공하자 오재성은 끈질기게 코제브를 괴롭혔다. 코제브는 오재성을 떨구고 타격전을 벌이고 싶어했다.

오재성은 집요하게 백포지션을 유지하며 코제브를 괴롭혔다. 확실하게 포지션을 잡아낸 것은 아니었지만 백을 벗어나지 않고 코제브를 압박 또 압박했다. 빈틈이 보일 때마다 리어네이키드초크, 리버스암바 등 서브미션 공격을 계속적으로 노렸다. 막판 10여 초를 남기고 백포지션을 넘겨주었으나, 코제브가 무엇인가를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2라운드에서도 오재성은 클린치 싸움을 시도했다. 코제브가 버티어 보려 했다. 그러나 구석에서 번쩍 뽑아들어 중앙까지 들고 나와 메치기식으로 들어가는 오재성의 테이크다운을 막아내기는 버거워 보였다. 오재성은 상위 포지션을 잡고 파운딩을 날렸고 서로 마주보고 앉은 자세에서 하체관절기를 시도했다.

코제브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1 30여 초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스탠딩 싸움이 벌어졌고 코제브의 깔끔한 펀치가 오재성의 안면으로 들어갔다. 코제브는 백포지션까지 잡아내며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노렸다. 하지만 상황을 역전시키기에는 2라운드 역시 시간이 부족했다. 경기 내용 자체만 보면 포지션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간 오재성의 판정승이 유력했으나 그는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계체 실패로 인해 크게 감점 당한 상태였다. 결국 이같은 점이 감안되어 코제브의 손이 올라갔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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