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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약물과의 전쟁 중인 UFC, 흥행 스타만 편애한다고?

2007년 UFC 73 'STACKED' 대회에서 있었던 '근육 상어' 션 셔크(46·미국)와 헤르메스 프랑카(45·브라질)의 라이트급 매치는 막 경기가 끝났을 당시만 해도 대단한 명승부라는 극찬 속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레슬링 베이스의 셔크와 주짓떼로 프랑카는 타격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루며 스탠딩, 그라운드를 오가며 그야말로 화끈하게 경기를 불태웠다.

특히 '머슬 샤크(Muscle shark)'로 불리던 셔크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경이로울 정도였다. 공이 울리기 무섭게 총알 같은 태클로 프랑카를 바닥에 눕힌 셔크는 엄청난 힘의 차이를 과시하며 경기 내내 그라운드에서의 압박을 멈추지 않으며 완승을 거두었다.

셔크의 패턴을 충분히 숙지하고 나온 프랑카는 태클이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춰 니킥 등을 적중시키는 등 만만치 않은 기량을 과시했으나 '알고도 당한다'는 셔크의 공식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셔크는 다른 선수들 같았으면 진작에 실신 넉 아웃으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카운터 니킥을 얻어맞고도 꿈쩍도 하지 않았으며, 외려 큰 흔들림 없이 태클을 성공시키는 괴력을 보여주며 지켜보는 이들을 질리게 했다.

틈만 나면 시도하는 태클과 성공 후에 이어지는 무지막지한 파운딩 세례, 이같은 '그라운드 앤 파운드(Ground & Pound)' 전법은 당시로서도 세련된 패턴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압도적 힘과 맷집 그리고 체력을 갖춘 셔크가 쓰게 되니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셔크는 약물 몬스터로 이미지가 완전히 추락하고 만다. 캘리포니아주 체육위원회는 "셔크와 프랑카가 타이틀전을 앞두고 각각 난드롤론(Nandrolone)과 드로스테놀론(Drostanolone)을 복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복용한 약물은 근육증강 및 식욕증진, 골격강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모두 '금지약물'에 해당되었다. 셔크의 작은 헐크같은 모습에 환호를 보냈던 팬들은 크게 실망했다.

셔크는 타이틀 박탈,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받고 돌아와 비제이 펜을 상대로 부활을 노렸다. 하지만 스탠딩, 그라운드에서 빈틈이 없었던 펜에게 셔크는 할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유일한 무기인 태클과 클린치가 통하지 않자 스탠딩 타격 위주로 경기가 흐를 수밖에 없었고 기가 막힌 타이밍에서 터진 플라잉니킥에 '상어의 시대'를 마감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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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레슬링, 종합격투기 양쪽에서 인기가 높은 브록 레스너는 당초 의심대로 약물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 UFC


 
약물 적발에 공든 탑이 와르르, 인정받지 못하는 명예
 
라이트급의 레전드가 될 뻔 했다가 한순간에 몰락해버린 셔크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약물에 적발되게 되면 일단 '명예'는 포기해야한다. 단 한번의 실수도 있을 수 있겠으나 일단 적발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팬들은 해당 파이터를 '상습범'으로 취급한다. 적발을 피해가는 여러 가지 수단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 한번만 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번도 안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한 사람은 없는 법이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할 수 있다. 물론 설령 진짜로 한번만 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일대일로 육체적 능력을 겨루는 격투스포츠에서 정당한 땀과 노력을 허무하게 만드는 약물은 어떤 이유에서건 용서받기 힘든 중죄다.

그런 점에서 약물로 얼룩진 UFC 프랜차이즈 스타 포레스트 그리핀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아쉽기 그지없는 부분이다. 최근에는 극강의 밴텀급 챔피언으로 명성을 쌓아가던 TJ 딜라쇼(33·미국)의 약물복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같은 약물과의 전쟁은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진행 중인 상태다. 하지만 처벌 수위나 징계방식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 역시 계속해서 일고 있다. 모두가 공감할만한 확실한 기준선 없이 처벌이 이루어지는지라 인기 파이터, 비인기파이터를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대표적 케이스가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본스' 존스(32·미국)와 전 헤비급 슈퍼스타 '더 넥스트 빅 띵(The Next Big Thing)' 브록 레스너(41·미국)다.

프로레슬링 시절부터 많은 약물의심을 샀던 레스너는 UFC에서도 의혹의 눈초리가 꾸준히 따라다녔다. 여기에 대해 레스너는 "근육이 크고 백인이면 다 약물이냐?"며 심한 불쾌감을 드러내고는 했다. 하지만 큰 소리를 쳤던 것과 달리 약물 양성반응에 걸리고 말았고 '약물+거짓말'로 인해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고 말았다.

존스는 UFC가 배출한 최강의 챔피언이자 최악의 악당으로 평가받는다. 경기장 내에서의 '써밍(눈 찌르기)' 논란은 물론 음주운전, 마약, 뺑소니, 금지약물 적발, 거짓말 등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도맡아 온 악당계 끝판왕 같은 존재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존스는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의 뻔뻔한 모습까지 보이며 팬들을 공분케 했다. 냉정히 말해서 더 이상 나빠질래야 나빠질 이미지도 없다. 그냥 본인만 인정하지 않는 리얼 악당캐릭터다.

아쉬운 것은 주최 측의 태도다. 적극적으로 약물사태를 막으려는 노력의 이면에는 레스너, 존스 등 이른바 흥행스타들에 대한 편애가 함께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 같았으면 중징계 혹은 영구퇴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탑급 인기파이터들에 한해서는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관용을 베풀기도 한다. 
  
호불호 갈리는 맥그리거, 약물만큼은 클린?
 
UFC 선수 건강 및 경기력 관리 담당 제프 노비츠키 부대표는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2015년 7월부터 도입된 미국반도핑기구 약물검사를 모두 통과한 파이터 중 가장 많은 검사를 받은 파이터 명단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1·아일랜드)다. 명단공개에서 1위를 차지한 맥그리거는 UFC 및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복싱 경기 전후를 모두 합쳐 총 49번의 약물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반응을 보였다. 적어도 약물 부분에 관해서는 큰소리 칠만한 입지를 굳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그리거는 빼어난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매치업 간섭과 상대 고르기를 통해 페더급·라이트급 타이틀 구도를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거기에 더해 현 UFC 라이트급 챔피언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러시아)에게 버스테러사건을 저지르는 등 악동중의 악동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맞대결에서 맥그리거를 완벽하게 무너뜨린 후 양측 세컨 간 물리적 충돌까지 일으키며 불편한 심정을 제대로 드러낸 바 있다. 둘은 지금까지도 SNS를 통해 수위 높은 상호비방을 주고받으며 으르렁거리는 모습이다. 사고뭉치 맥그리거는 최근 마이애미 폭행사건과 더블린 성폭행 사건에 연달아 연류 되면서 은퇴 의사까지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약물에 관해서만큼은 칭찬받을만하다. 조제 알도, 누르마고메도프 등 각체급 전설들과 승부를 겨루면서도 약물이라는 부정한 방법의 힘을 빌리지 않은 것이다. 워낙 약물기술이 발전해 100% 클린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적어도 현재시점까지는 큰소리칠 자격이 충분하다.

그 외 명단공개를 보면 맥그리거를 필두로 다니엘 코미어, 하파엘 도스 안요스, 홀리 홈, 스티페 미오치치, 로비 라울러, 조제 알도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하나같이 각체급 상위권에서 활약하는 명성 높은 선수들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대약물시대에 충분히 모범이 되는 사례로 평가받을만하다. 물론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을시 그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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