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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아-피플] 더욱 강해진 김소율, 나날이 성장하는 폭주 불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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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율의 묵직한 펀치가 오경민에게 제대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김소율은 예전보다 한층 발전한 펀치적중률을 보여줬다.ⓒ 맥스 FC 제공


'불도저' 김소율(22·평택엠파이터짐)이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연승사냥에 성공했다. 김소율은 9일 서울 KBS아레나홀서 열린 맥스 FC10 '매드맥스' 대회 여성부 밴텀급(-52kg) 매치에서 난적 오경민(26·수원타이혼)을 판정으로 물리쳤다. 비록 넉 아웃은 나오지 않았으나 3라운드 내내 화끈하게 몰아붙이며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지난해 데뷔한 김소율은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6연승의 상승세를 타다가 박성희(22·목포스타)에게 아쉽게 패하며 주춤하는 듯 했으나 지난 4월 윤현빈(16·대구더파이터클럽)을 제압한데 이어 오경민까지 잡아내며 8승(1패)의 호성적을 기록중이다.

탱크형 인파이터로 유명한 김소율은 오경민과의 경기에서 한층 발전한 기량을 선보였다. 저돌적인 파이팅 스타일은 여전했으나 정교함과 공격옵션의 다변화에서 더 나아졌다는 평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펀치의 정확성이다. 그동안 김소율은 정교함보다는 잦은 공격횟수로 승부를 보는 타입이었다.

반면 오경민을 상대로는 첫타부터 정타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은 단순한 직진 일변도였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사이드 스탭을 섞어주며 횡으로 움직이는 동작을 통해 오경민을 혼란스럽게 했다. 첫타가 잘 들어가자 자연스럽게 연타로 이어졌고 포인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클린치 활용도 좋았다. 공격을 성공시킨 후 오경민이 반격하려는 타이밍에서 클린치를 통해 리듬을 끊어버렸다. 부둥켜안은 상태에서 상대를 거칠게 흔드는 것을 비롯 니킥도 섞어주며 클린치 싸움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오경민 입장에서는 흐름을 뒤집을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초반 펀치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던 김소율은 중반 이후에는 킥도 적극적으로 섞어주며 패턴에 변화를 줬다. 경기를 앞두고  전략적 준비를 잘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맥스 FC 여성부 밴텀급 최고의 인파이터는 단연 챔피언 김효선(38·인천정우관)이다. 김소율 역시 "열심히 노력해서 효선언니만큼 노련하게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승리를 통해 우상인 김효선에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간 듯한 김소율이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꽂히면 제대로 한다

"껌 좀 씹었냐구요? 전혀요.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냥 있는둥없는둥 지냈어요."

이날 경기 직전 김소율에게 학창시절 얘기를 묻자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대답했다. 다만 약간의 성깔(?)은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를 먼저 건드리는 성격은 아니지만 시비를 걸어오면 피하지는 않았다.

"집안 어른들에게 들어보면 어린 시절에도 억울하거나 화가 나면 막 울면서도 덤벼들었다고 하더라구요."

대한민국 모든 청소년들이 그렇듯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김소율은 진로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이것저것 조금씩은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느 쪽에 재능이 있는지 영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지금도 종종 자신을 '잉여인생'이라고 장난스럽게 표현하는 이유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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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 이후 김소율은 적극적으로 킥을 섞어주며 전략적으로도 잘 준비된듯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매 경기 발전한다는 점에서 미래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맥스 FC 제공


김소율은 당차다. 평범한 가정에서 외동딸로 자랐던지라 꼭 아르바이트가 절실하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용돈은 스스로 벌어서 썼다. 중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돌잔치, 웨딩홀업체, 백화점 물류센터는 물론 콘서트 현장요원까지 다양한 직종을 경험했다. 일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편인지라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등 보통의 여학생들이 잘 하지 않는 아르바이트도 가리지 않았다.

여기에 대해 김소율은 "제가 살짝 엉뚱해요. 남들이 잘 안하는 것을 한다는 것에서 칭찬을 해주시는 분도 많지만 의외로 남들이 잘하는 것은 못하는 경우도 상당해요. 그냥 꽂히면 하고 꽂히지 않으면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한다.

그나마 적성에 맞는다고 느낀 것은 호텔일이었다. 아무래도 제대로 하려면 대학졸업증이 필요했다. 호텔 측에서도 소개서도 써주고, 학교 졸업 후까지 기다려준다고 말했다. 적성도 맞고 어느 정도 인정도 받았다.

킥복싱 체육관은 공부를 하면서 부족한 체력을 기르고자 다녔다. 어린 시절부터 태권도, 합기도 도장 등을 다닌 경험이 있는지라 체육관에 대한 낯설음은 없었다. 물론 꾸준히 배운 것은 아니었다. 일반회원처럼 품세를 따라하는 정도였고 그마저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빠지는 날이 더 많았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기에도 체육관에서 불량회원이 되고 말았다. 공부하고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하면서 시간적으로 많이 부족했고 역시 체육관을 나가는 날보다 안 나가는 날이 많아졌다. 심지어 한달에 두 번 정도 밖에 안 나가던 달도 있던지라 돈이 아까워서 그만 다닐까하는 생각도 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김소율의 의지에 불을 붙인 것은 체육관 사범의 칭찬 한마디였다.

"소율아, 내가 볼 때 너는 재능이 아주 뛰어나다. 3개월만 정말 열심히 하면 체육관에 있는 일반 관원들은 모두 이길 수 있을 걸."

물론 자신의 기를 살려주려고 한 말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동기부여가 생긴 김소율은 정말 3개월 동안 열심히 했다. 실력은 쑥쑥 늘었고 자신감이 생긴 것은 물론 재미까지 붙어버렸다. 예전과 달리 아무리 피곤해도 스스로가 즐거워서 체육관에 나가게 됐다. 결국 선수로 데뷔까지 하게 되었고 1년 남짓한 사이에 정상을 욕심내는 위치에 오르게 된 상황이다.

거침없는 김소율은 과연 어디까지 치고 나갈 수 있을까. 꽂히면 하는 당찬 그녀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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