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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아-피플] 봉춤에 빠진 그녀, 멍투성이지만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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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기둥춤, 봉춤으로 불리는 '폴 댄스(Pole Dance)'는 춤과 체조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다. 유연성과 근력은 물론 고난도 기술까지 요구하는지라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곡예단이나 쇼 극장 등에서 주로 선보였다. 선정적인 이미지도 강했으나 이후 대중화되면서 많은 이들이 배우고 있는 분위기다. 예술적으로 재탄생해 공연이나 대회도 많이 열리고 있다.

대중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폴 댄스는 동작과 수 련과정이 여전히 쉽지 않다. 제대로 배우기만하면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멋지다라는 느낌마저 전해주지만 그러기까지 많은 인내심과 근성이 필요하다.

이렇게 어려운 폴 댄스지만 특유의 매력에 빠져서 어금니를 깨무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단순한 춤을 넘은 몽환적 매력은 물론 신체적으로도 아름답게 강해질 수 있어 어느 정도 숙달만 되면 외적인 부분은 물론 내적인 발전까지 바랄 수 있다.

모델과 화장품 관련 일을 겸하며 바쁘게 살고있는 조유림(33·서울)씨 또한 우연한 기회에 폴 댄스의 매력에 빠져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여성 중 한 명이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계속해야 되나 고민도 했었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조금 지나자 금세 열성적인 마니아가 되어 '폴댄스 찬양론(?)'을 펼치기에 바쁘다. 몸은 멍투성이가 되어가고 있지만 자랑스러운 훈장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폴2.jpg  봉과 열심히 씨름하다보면 팔다리는 어느새 멍투성이가 된다
ⓒ 조유림


몸은 멍투성이, 마음에는 훈장 가득

언제부터인가 조유림씨는 '도전'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직업은 모델, 화장품 관련 사업이지만 해외봉사 활동 등 이것저것 뜻 깊은 일을 함께하는 중이다. 많이 움직이는 만큼 체력적 소모도 심할 수밖에 없어 테니스, 웨이크보드(wake board), 격투기 등 각종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

최근까지 가장 많은 흥미를 가졌던 종목은 격투기였다. 여성이 무슨 격투기냐는 편견도 많았지만 체력과 정신력을 동시에 키우기에는 격투기만한 운동이 없어보였다. 20대 중반에 격투기를 접한 이후 복싱, 레스링, 유도, 주짓수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수련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하기도 했고 다른 일을 겸하느라 선수의 길은 가지 못했지만 많은 자신감과 더불어 성취감까지 느끼고 있어 후회는 없다. 아마추어 대회에 가끔씩 출전하며 도전의식을 다시금 고취시키기도 했다.

조유림씨는 운동을 무척 좋아하지만 주변에서는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단순히 여성스럽지 못하다는 편견 때문만은 아니다. 모델 일을 하는지라 의상에 따라 여러 곳을 노출해야 될 때가 많은데 운동에서 생긴 상처와 멍자국들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처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저도 여자인데 예쁘게 보이고 싶죠. 깔끔한 피부 상태가 중요하다는 것도 잘 알구요. 그런데 어쩔 수가 없네요. 한 번하면 적당히 하는 성격이 아니라 자꾸 흔적이 남게 되네요. 열심히 살고 있다는 훈장으로 봐주세요.(웃음)"

폴4.jpg  섹시한 폴댄스를 완성하기위해서는 혹독한 과정이 뒤따른다
ⓒ 조유림


폴5.jpg  안쓰는 근육을 쓰다보면 금새 자신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나온다
ⓒ 조유림


그녀의 이러한 멍투성이 행보는 최근에 시작한 폴댄스에서 더욱 피치를 올리고 있다. 격투기만큼 격렬하지는 않지만 몸에 멍이 드는 것은 외려 더하다. 여러 가지 어려운 동작을 취하려 봉을 잡고 한참을 씨름하다보면 삽시간에 팔다리에 멍 자국이 가득해진다.

조유림씨는 폴댄스를 어떤 운동보다도 여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종목이라고 설명한다. 섹시하면서도 여자가 하기에 어려운 고난이도 동작들을 성공시키는 데서 큰 매력을 느낀다. 아직도 갈길이 멀어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마다 눈앞이 먹먹해지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을 하늘을 나는 듯하다.

그녀가 폴댄스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워밍업이다. 폴을 잡기 위해서는 워밍업이 필수인데, 수업의 7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써야 할 근육을 제대로 단련시켜야 제대로 폴에 매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폴3.jpg  폴댄스에서 워밍업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 조유림


그래서일까, 상당수는 워밍업 과정에서 폴댄스를 포기한다. 근력과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혹독한 과정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꾸준히 하다보면 배에 복근이 생긴다. 조유림씨 같은 경우 식탐이 강한 편인데 먹고 싶은 것을 조절안하고 실컷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복근이 생겼다고 한다. 워밍업 과정을 충실히 따라갔던 것이 비결이다.

호기심이 생긴 필자가 "남자도 할 수 있는 운동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조씨는 "남자라고 못할 것은 없겠지만, 민망해서 스스로 견딜 수 있을까요"라며 장난기 섞인 표정으로 되물었다. 더불어 본인은 폴댄스를 배우지만 폴댄스를 배우는 남자는 애인감으로 썩 끌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아직도 철이 없는 자신을 자상하게 받아주고 여러 가지 면에서 바로 잡아줄 수 있는 듬직한 남자가 좋다고 한다.

그녀가 정의하는 폴댄스는 '도전의 고통과 성공의 기쁨'이다. 어렵사리 봉에 매달려 허우적(?)거릴 때는 정말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기술을 성공시켰을 때의 기쁨이 폴댄스를 배우는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지금 그녀에게 봉은 소중한 애인 같은 존재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껴안고 스킨쉽을 거듭하는 사랑스러운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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