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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윙 님의 서재입니다.

노총각일기


[노총각일기] '햄 마니아' 총각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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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을 비비기 전에 삼겹살 몇점을 후라이팬에 잘 굽는다. 조금만 구우면 흘러나온 기름으로 후라이팬 전체가 코팅된다.
ⓒ 윈드윙


총각이 얼마나 햄을 좋아하는지는 지난 글들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몇 차례에 걸쳐 자칭 '햄 매니아'라고 밝혔고 노총각 일기 시리즈에서도 종종 거론했다. 잡담으로 쓰기도 했고 발암물질 이슈로 시끄러울 때도 의견을 낸 바 있다. 덕분에 <오마이뉴스>에서 진행하는 팟캐스트 '사이다'에서도 연락이 와서 신나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글을 보고 여러 매체에서 연락이 와서 재미있는 경험을 할 뻔도 했다. 유명 연예인들이 나와 사회를 보는 프로그램들에서 출연섭외가 왔을 때는 깜짝 놀랐다.

물론 총각은 거절했다. 총각은 크게 내성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특별한 일 없이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식당이나 술집에 들어가서도 구석 자리를 선호하는 편이다. 어지간해서는 가운데 테이블에 앉지 않는다. 그런 총각이었던지라 아무리 생각해도 방송 프로그램에까지 나와서 햄 매니아를 자청하는 것은 아닌 듯 싶었다.

더욱이 방송 컨셉은 일반인 햄고수를 다루는 성격이었는데 총각은 햄을 좋아하기만 하지 잘 알지는 못한다. 이래저래 맞지 않았다. 어쨌든 이런 작은 것이 이슈가 되어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한 것 만으로도 일상의 신선한 재미를 느낀 것은 사실이다. 햄과 총각은 분명 인연이 있기는 한가보다.

(2) 밥.jpg
 대접에 밥과 이것저것 남은 음식을 섞어서 후라이팬에 투척할 준비만 하면 된다.
ⓒ 윈드윙


(3) 볶음밥.jpg
 비빔밥을 넣고 삼겹살 기름에 잘 볶아주기만하면 맛있는 음식이 완성된다.
ⓒ 윈드윙


"햄도 좋지만 진짜 고기를 먹어" 너무 햄에만 빠져 살다보니 주변 지인들이 권유를 했다. 아 물론 총각은 고기도 잘 먹는다. 둘 중에 어떤게 좋냐고 하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다만 혼밥을 자주 먹는 총각임에도 외식보다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 것을 선호하다보니 조리가 간편한 햄을 자주 애용했을 뿐이다.

총각이 가장 햄을 많이 섭취하는 방법은 비빔밥 혹은 볶음밥이다. 신김치와 고추장, 참기름 등 상황에 맞는 재료를 넣고 햄을 잘라서 비비면 가장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식사가 된다. 햄을 안 넣고 비벼본 적도 있는데 너무나도 맛이 떨어졌다. 가끔 어묵, 맛살 등을 대신 사용해봤지만 아무래도 햄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문득 고기를 볶음밥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다. 물론 총각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아는 방법이다. 이제야 총각이 생각했을 뿐이다. 삼겹살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고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다.

그런 삼겹살의 하이라이트는 구워먹고 남은 기름에 밥을 볶아먹는 코스다. 실제로 총각 주변에도 바로 이것 때문에 삼겹살집을 애용하는 이도 적지 않다. 어느 가게가 잘 볶아주느냐를 따져가며 방문하는 친구도 있다. 총각 역시 그러한 장면이 신기해 삼겹살 집에서 밥을 볶아주는 장면을 수차례 동영상, 사진 등으로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집에서 해먹는 것도 어렵지 않을 텐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햄 볶음밥처럼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식용유 대신에 삼겹살을 살짝 볶아 거기에 비빔밥을 투척하면 되는 것이다. 즉시 실행에 옮겼다. 특별한 재료를 일부러 공수하지는 않았다. 진정한 볶음밥은 냉장고에 남은 음식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대접에 밥 한 공기를 붓고 옆집 아줌마가 준 깍두기와 신김치, 마늘 잘라놓은 것, 파다진 것 그리고 참기름을 섞었다. 삼겹살을 후라이팬에서 살짝 구운 후 잘게 잘랐다. 어느새 삼겹살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후라이팬은 잘 코팅이 되어있었다. 거기에 비벼놓은 밥을 붓고 잘 볶았다.

삼겹살 집에서 하던대로 중간에 날계란을 하나 깨서 넣었다. 지글지글 밥은 잘 볶아졌고 시식해본 결과는…맛있었다. 오늘도 총각은 여러 가지 음식을 연구(?)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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