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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각일기


[노총각일기] 혼자 사는 총각이 집밥 고집하는 이유

한때 결혼까지 갈 뻔했던 연인이 있었다. 결국 인연이 아니었기에 같이 예식장은 들어가지 못했지만 지난날을 돌아보면 웃음 지어지는 순간도 많다. 그 친구는 키가 상당히 컸다. 당시 160대 초중반 여성들만 주로 봤던 나는 그 친구를 처음 본 순간 매우 놀랐다.

모델학과 출신답게 얼굴도 예뻤지만 무엇보다 170대 중반 키의 여성을 직접 실물로 보자 시선이 멈춰버렸다. 비슷한 키라도 여성일 경우 느껴지는 차이가 크다. 더욱이 다리까지 길었던지라 마치 배구 선수를 보는 느낌이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커피숍에 앉아 얘기를 나누다보니 예쁜 얼굴과 밝은 표정이 눈에 들어와 마음을 빼앗겼지만 처음에 길거리를 걸어 다닐 때는 '우와! 크다' 그 생각만 들었다.

나중에 더 놀랐던 것은 그 친구의 집에 가서였다. 그 친구의 키로 짐작해 봤을 때 식구들이 다 클 것이라 생각했다. 결론은 아니었다. 그 친구 부모님은 평균 혹은 평균에 못 미치는 키였고 언니 역시 아담한 사이즈였다. 오빠가 그 친구와 키가 비슷했지만 남자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의외였다. 난 오빠의 키가 180은 가볍게 넘을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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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그 친구 집안은 전체적으로 키가 크지 않은 편이었다. 그 친구만 유독 혼자 컸다. 비결은 노력이었다. 그 친구는 집안 사람들의 키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은 키가 컸으면 하는 바람이 강했다고 한다.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끊임없이 스트레칭을 하고 매일 우유를 최소 900ml 이상씩 마셨다고 했다.

대신 탄산음료나 커피 등은 일절 입에 대지 않았다. 그 친구가 마시는 수분은 오직 물 아니면 우유뿐이었다. 거기에 되도록 잠을 충분히 자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십년 이상을 꾸준히 해왔고 결국 집안에서 혼자만(?) 키가 커지는데 성공한다. 본인도 후천적 노력으로 키가 그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고 나중에 말했다. 그 친구를 바꾼 우유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음식이 신체 변화에 주는 영향력에 새삼 놀랐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음식을 통해 신체를 지켜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미처 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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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의 소중함을 느끼게된 후에는 번거롭더라도 되도록 집밥을 해먹으려 노력중이다. 물론 총각이 할수있는 범위는 한정되어있지만 예전보다는 한결 나아졌다.
ⓒ 윈드윙



대충 때우는 총각의 삶, 예전과 같아서는 버티기 힘들다!

대다수 남자들은 자신의 먹거리를 스스로 잘 챙기지 못한다. 내 주변은 대부분이 그렇다. 물론 결혼 전에는 부모님이 챙겨주고 결혼을 한 이후에는 아내가 있는지라 스스로 챙겨야 될 필요성이 느끼지 못하는 남자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독립을 한 상태에서 결혼을 늦게 하거나 하지 않는 경우는 살이 쭉 빠지거나 반대로 체중이 확 불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살이 빠졌다는 것은 챙겨줄 사람이 없다보니 제대로 먹지 못한 이유가 크다. 체중이 느는 이들은 잘 먹어서라기보다 편의점 음식 등 영양에 비해 열량만 높은 식품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다.

이러다보니 건강상태가 흔들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집 떠나면 고생이다'는 말도 이런 상황의 남자들에게는 딱 들어맞는다.

난 20대 초반부터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다. 당연히(?) 무엇인가를 제대로 챙겨먹는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글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난 햄을 좋아한다. 서너끼를 먹으면 그중 한끼에는 꼭 햄이 들어가 있을 정도다. 그간 얼마나 많은 햄을 먹었을지 짐작이 안 간다.

여기에는 내가 햄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혼자 사는 총각이 그나마 속성으로 뭔가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간편한 재료였던 이유도 크다.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그릇에 햄과 밥 그리고 고추장, 참기름, 김치만 있으면 혼자 쓱쓱 비벼서 잘 먹는다. 다행히 그렇게 자주 먹었음에도 지금까지 물리지는 않았지만 영양상태적인 측면에서 썩 좋을 리는 없다.

거기에 비빔밥은 평소보다 밥을 많이 먹게 하는 마력이 있어 아무래도 그냥 밥과 반찬을 먹을 때보다 훨씬 높은 칼로리를 꾸준히 섭취했을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예전에 비해 체중도 많이 늘었다. 특히 늦은 밤에 먹는 햄 비빔밥은 그야말로 체중 증가의 주적이다.

문득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수록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 상태에서 저영양, 고열량은 자제해야 될 필요가 있었다. 음식 양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뭘 먹느냐도 무척 중요해질 시기가 온 듯하다. 건강 하나만큼은 타고났다고 자신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명히 과거보다는 떨어져간다는 느낌이 온다.

편의점 NO! 인스턴트식품보다는 집밥위주로

사실 지나친 인스턴트식품 위주 식사는 적지 않은 폐해로 다가오기도 했다. 난 다른 이들의 문병 및 간병은 많이 했지만 나 자신이 크게 직접 아파본 적은 거의 없다. 입원도 태어나서 딱 한 번 그것도 하루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하루가 녹록지 않았다. 너무나 아프고 고통스러워 말 그대로 죽을 것 같아 입원했기 때문이다.

몇 년전 여름, 갑작스레 등과 옆구리, 복부 등이 아파 몇 번이나 까무러칠뻔 했다. 처음에는 복통이 심하게 왔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단순한 복통으로 치부하기에는 고통의 강도가 달랐다. 화장실에서 잠깐씩 정신을 잃기도 하고 그렇게 더위를 많이 타던 내가 뙤약볕아래서 한기를 느끼기도 했다. 결국 참다참다 못 견디고 병원에 갔더니 그 유명한(?) 요로결석이라는 말을 들었다. 후에 주변의 말을 들어보고 인터넷 검색도 해보니 요로결석 통증이 참 대단하기는 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요로결석에 걸렸던 이유는 내 자신이 너무 잘 알았다. 평소 짜게 먹는 습관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총각인 관계로 지나친 인스턴트 식품 위주 식사를 했는데, 그게 문제였다. 툭하면 중화요리, 치킨에 편의점을 내 집 냉장고 열 듯 자주 갔다. 아무래도 간단하게 사먹는 음식들은 쉽게 맛을 내기위해 여러 가지 첨가물들이 많이 넣을 터. 적당히 먹는 것이야 얼마나 문제가 있겠냐마는 주식으로 삼았으니 탈이 난 것이다.

그때부터 번거로워도 집밥을 애용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물론 요리 솜씨도 변변치 않은 총각이 얼마나 잘해먹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편의점 음식보다는 나았다. 간단한 반찬에 밥을 먹어도 집에서 먹는 것이 더 깔끔하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 쓸데없이 돈을 안 써서 식비도 확 줄어들고 무엇보다 쓸데없이 쪘던 살도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나같은 경우 음식을 남기는 것을 아까워하는 습관이 있다. 한공기가 있으면 한공기를 먹고 두공기가 있으면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꾸역꾸역 남은 음식을 다 먹고 만다. 특히 돈 주고 사먹는 음식은 아까워서라도 깨끗이 비웠다. 이런 습성을 알기에 집밥을 먹을 때는 처음부터 적당히 놓고 먹을 수 있어 본의 아니게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됐다.

음식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자 잘 챙기지는 못해도 예전보다는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하루에 대 여섯개씩 먹던 캔 콜라도 이제는 거의 마시지 않고 있으며 대신 작두콩, 결명자 등을 우려낸 생수를 많이 마시는 편이다.

동네 마트 등을 가더라도 즉석 음식보다는 야채코너를 먼저 들른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거니와 혼자 사는 노총각은 의도적으로라도 야채를 먹을 필요가 있다. 돌아다니다보면 고기는 어떻게든 먹게 되지만 야채는 따로 챙기지 않으면 못 먹는 경우도 잦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음식은 양도 중요하지만 질과 밸런스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절절하게 느끼고 있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댓글 2

  • 001. Personacon 二月

    16.09.17 14:58

    '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됐다.'
    '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됐다.'
    '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됐다.'

    정말요? 그럼 저도......^~^

  • 002. Personacon 윈드윙

    16.09.22 11:43

    가, 강추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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