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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각일기


[노총각일기] ‘리얼논쟁’ 송가연… 난 20살 때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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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FC 여성파이터 송가연
ⓒ 로드FC

 


요새 여성격투가 송가연(20)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비단 각종 언론과 온라인 뿐 아니라 주변 지인들의 대화 내용 속에서까지 등장할 정도니 그야말로 전국적 화제인물인 것만은 확실한듯 보인다. MMA가 무엇인지, 로드FC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송가연 이름 석자는 아는 사람들이 많다.

'미녀 파이터'라는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송가연 선수는 일단 예쁜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의 외모에 대해서는 각자의 취향이 다른지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 봤을때 송가연 선수 정도면 누가봐도 괜찮은 정도는 되지 않나 싶다. 섹시까지는 모르겠지만 귀엽고 보기 좋은 모습인 것만은 인정한다. 거기에 격투기라는 거친 운동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보기드문 여성격투가의 탄생이 아닐까싶다.

송가연은 역대 어떤 여성격투가도 받지 못한 수준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각종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도전 1000곡'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JTBC 'SNL 코리아' XTM '옴므 6.0'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활약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말이 격투가지 송가연은 제대로 된 프로활동도 하지 않았다. 이제야 종합격투기 공식 데뷔전 일정이 잡혀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오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로드FC 17'이 그 무대로 상대는 에미 야마모토(33·일본), 29세라는 늦은 나이에 격투기를 시작한 늦깎이 파이터로 아마추어 리그에서 4년 정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변에서 쏟아지는 관심은 챔피언 급 혹은 오랜시간 동안 출중한 전적을 쌓은 베테랑급 파이터 이상이다. 비단 격투기뿐 아니라 여성스포츠계 어디에서도 이제 갓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에게 이정도의 시선이 모으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평가받고 있다. 골프 박세리, 피겨 김연아, 역도 장미란도 성적으로 보여준 후 제대로 알려졌지 경기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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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FC 여성파이터 송가연이 17일 데뷔전을 가진다.
ⓒ 로드FC

 


20살의 도전… 나의 당시와 비교된다.

그래서일까, 송가연을 바라보는 상당수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골수 격투 팬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없다. 음지에서 열심히 고생하고 있는 선수들도 많은데 아직까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인물이 여성 격투계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하고있는 것은 자칫 위화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어떻게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어쩌면 송가연 선수에 대한 관심의 상당수는 파이터로서가 아닌 외모에 대한 메리트에서 나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과거 신혜인(은퇴)이 2004 여자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신세계에 지명됐을 때의 상황과 비교하는 의견도 있다. 높은 지명순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혜인은 분명 촉망받는 기대주였다. 하지만 그녀보다도 더 높은 순위에 선발됐던 선수가 3명이나 있었지만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오직 신혜인에게만 향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예뻤기 때문이다. 전체 1순위로 지명됐음에도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최대어 신인은 물론 나머지 선수들 입장에서는 심한 박탈감을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송가연에게 쏠리는 관심이 마냥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아직은 마이너스포츠인 격투계에서 누군가가 아이콘으로 등장해 일반 대중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더 키워야 되지 않을까싶다.

김연아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시장규모가 작은 대한민국에서 비인기 스포츠가 관심을 받기는 대단히 어렵다. 음지에서 묵묵히 노력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동안의 역사와 처해진 현실을 보면 결코 쉽지 않다. 오랜시간 동안 비인기 스포츠였던 종목이 어떻게 갑자기 주목을 받겠는가. 어떻게보면 송가연은 의도했든 의도치 안했든 간에 여성격투계 홍보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송가연으로 인해 여성격투기가 유명해지면 상대적으로 가려져있던 선수들까지도 충분히 이름을 알릴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

어찌보면 난 송가연이 참으로 대단하고 부럽다. 1994년생인 그녀는 이제 갓 만으로 20살이다. 12월 28일이 생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9살이라고해도 무리가 없다. 타고난 외모로 인해 가능성을 인정받아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는 하지만 그것 역시도 본인의 노력 없이 가능했을까, 보통의 여성분들은 예쁜 얼굴을 타고났으면 더 아름답게 꾸미려하지 격투기같이 험한 운동은 하지 않으려 하는게 보통이다.

송가연은 순수하게 격투기라는 운동에 접근했다. 일반적인 여성들이 배우기에 썩 적합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인기스포츠도 아니다. 송가연이 격투기를 시작했던 시점에서 자신의 미래를 알고 도전했을 리는 만무하다. 그녀는 단순히 격투기가 좋아 고등학교마저도 경호 고등학교로 진학했을 정도다.

솔직히 나의 지난 청소년기와 20살 때를 돌아보면 부끄러운 일 투성이다. 송가연은 격투기라는 운동에 빠져 고등학교까지 멀리 떨어져있는 특성화 학교로 진학했을 만큼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주관이 뚜렷했고 열정이 넘쳤다. 반면 나는 청소년기에 만화방과 오락실 등을 들락거렸고 특별한 꿈도 없었다. 뭔가 미래에 하고 싶은 것들은 몇 개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 꿈들을 이루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저 '지금은 어리니까… 나중에 더 크면 어떻게든 될거야.'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득했던 것 같다. 20살 때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나름대로 미래를 꿈꾸며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직접 학비를 벌기 여러 가지 알바도 해봤지만 무슨 변덕이 그리 많았는지 꾸준하지를 못했다. 결국 이것도 저것도 되지못한 상태에서 무의미한 시간만 흘러갔다. 그때역시 '아직 군대도 안간 나이니까… 군대갔다 와서 제대로 하면 되지.'하는 미루기성 생각만 가득했던 것 같다.

결국 핑계의 정점인 군대를 갔다 왔지만 그때는 이미 20대 초반을 훌쩍 넘어버린 나이였다. 좀 더 명확한 꿈을 위해 노력했던 또래들은 조금씩 결과를 가져갔지만 난 그제서야 도서관을 전전하며 백수 아닌 백수 노릇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의지가 강한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정말 왜 그랬을까싶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바로 내 인생 옆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청소년기부터 자신의 꿈을 위해 힘껏 매진했던 만큼 송가연은 또래들보다 의지나 생각 등에서 좀 더 성숙한 여성인 듯 하다. 그런 송가연이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의 수많은 시선을 느끼지 못할 리가 없다. 엄청난 스포트라이트에 뿌듯 할 수도 있겠지만 부담감 역시 엄청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녀는 특별한 변명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늘 그랬듯이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아는 듯 싶다. 어쩌면 송가연의 진짜 힘은 여성격투가로서의 육체적 능력과 두둑한 배짱이 아닌 강한 정신력과 자기 자신을 믿는 신념이 아닐까싶다.

특별한 20살을 보내고 있는 그녀를 응원해본다. 나이는 훨씬 많지만 아직도 배울게많은 이의 롤모델중 한명으로서.

 

-문피아 애독자 윈드윙-


댓글 2

  • 001. Lv.60 정주(丁柱)

    15.01.12 04:11

    아, 많은 남자들이 20세 근처에 뭐했냐 하면...
    대부분 한게 알바 아니면...
    군대네요...
    ㅠ..ㅠ

  • 002. Personacon 윈드윙

    15.01.12 05:26

    20대 전체로 따져봐도 그냥 인생을 허비한 경우가 많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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