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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장기전의 명수' 퍼거슨, 하빕 누르고 '왕좌' 차지할까

UFC 라이트급에서 활약중인 '엘쿠쿠이(El Cucuy)' 토니 퍼거슨(34·미국)에 대한 격투 팬들의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퍼거슨은 현 챔피언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와 더불어 실질적 체급내 '2강'으로 꼽히고있는 강자다.

이변을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평가받던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가 누르마고메도프의 파워 그래플링을 견디지 못하고 4라운드 2분 3초 만에 무너진 상황에서 그나마 챔피언을 위협할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다.

도전자야 상위랭킹에 있는 누구나 자격이 있겠지만 그래도 반란을 일으키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상대는 퍼거슨 외에는 그려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체급 내 '넘버2' 레슬러로 불리는 케빈 리(26·미국)는 젊은 나이와 가능성에서 충분히 대항마로 성장할 가능성을 가지고있으나 노련미, 경기 운영 등에서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맥그리거는 여전히 UFC를 대표하는 흥행카드다. 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와의 맞대결에서는 역부족을 드러냈다. 케이지를 붙잡고 발가락을 거는 등 온갖 반칙성 플레이를 남발하고 관중석에서는 트레이닝 파트너가 종교, 가족을 모욕하는 독설을 쉬지않고 날렸음에도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완패했다. 재대결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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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니 퍼거슨은 누구와 싸워도 재미가 보장되는 화끈한 파이터다.
ⓒ UFC


피를 부르는 남자, 시간은 그의 편!

퍼거슨의 최대 매력 중 하나는 매경기 매우 재미있는 승부를 펼친다는 점이다. 어지간한 잔매는 신경쓰지않고 스탠딩, 그라운드에서 정신없이 치고받고 구르는 스타일인지라 치열한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 그러다보니 본인은 물론 상대선수 또한 출혈이 자주 일어나서 혈전 양상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이른바 '피를 부르는 남자'라 할 수 있다.

그라운드 중심의 누르마고메도프, 타격의 맥그리거와 달리 퍼거슨의 경기는 어떤 영역에서 진행될지 예상하기 힘들다. 전략적 패턴보다는 상대의 반응에 맞춰 본능적으로 맞불을 놓는 느낌인지라 의외성이 짙은 유형이다. 많은 이들이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의 맞대결을 기대하는 배경에도 그러한 이유가 크다.

퍼거슨은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최강인 부분은 없다. 타격 결정력은 맥그리거에 미치지 못하며 레슬링 역시 누르마고메도프는 물론 리보다도 강하지 못하다. 하지만 퍼거슨은 다재다능하다. 타격, 주짓수, 레슬링 등 모든 부분에 있어 평균 이상이다. 때문에 상황에 맞춰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는 장기전의 명수로 악명 높다. 초반 밀리는 듯하다가도 경기시간이 길어질수록 서서히 페이스를 빼앗아오다가 결국에는 상대를 잡아 먹어버린다. 사냥 방식도 독특하다.

다소 지루하더라도 전략적으로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노리는 상당수 파이터와 달리 화끈하게 들이대면서 상대를 질리게 하고 숨통을 끊어버리는 유형이다. 본능에 충실한 '좀비형' 같으면서도 영리한 사냥꾼 같다.

그런 이유로 퍼거슨의 경기는 늘 흥미롭다. 타격이 강한 상대에게 타격으로 맞불을 놓는가하면 그래플러와 그라운드 진검승부도 피하지 않는다.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경기 초반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하기 십상인데 경기가 진행될수록 페이스가 꼬이고 그 순간 퍼거슨은 악마의 이빨을 드러낸다. 초반에는 다소 밀리는 듯 하다가도 경기가 진행될수록 시간은 퍼거슨의 편이다.

여기에는 퍼거슨이 기술적으로 뛰어난 부분도 있겠지만 체급 최고 수준의 맷집과 체력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어지간한 맹공에도 견디고 앞으로 전진 할 수 있는 신체능력이 뒷받침되는 전천후 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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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패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 UFC


누르마고메도프? 맥그리거? 누구와 붙어도 명승부 예약

때문에 퍼거슨은 누르마고메도프, 맥그리거 누구와 붙어도 화끈한 경기를 만들어낼것으로 기대된다.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썩 뛰어난편은 아닌지라 누르마고메도프에게 태클을 허용해 압박을 허용할 공산이 크지만 주짓수를 기반으로한 하위움직임이 워낙 좋은지라 다른 선수들처럼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만약 어느 정도 그라운드 싸움이 된다면 승부는 알 수 없게 된다. 괴물체력을 자랑하는 퍼거슨임을 감안했을 때 진흙탕 싸움이 장기전 양상으로 진행될 경우 불리한쪽은 외려 누르마고메도프가 될 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동안 누르마고메도프와 있었던 잦은 경기취소다. 둘은 수차례에 걸쳐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매치업을 물거품으로 만든 바 있다. 누르마고메도프가 감량문제, 퍼거슨의 예기치못한 부상 등 이유도 여러 가지였다. 한두 번이 아니었던지라 데이나 화이트 대표 역시 "앞으로 둘의 경기는 없을 것이다"라며 실망스런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발언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화이트 대표가 뱉은 말을 번복하는 경우는 숱하게 있어 왔으며 무엇보다 당장 누르마고메도프와 맥그리거의 2차전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퍼거슨보다 더 나은 카드는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문제일뿐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은 한 번 정도는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맥그리거와 퍼거슨의 깜짝 대결 역시 예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그간 맥그리거는 챔피언에 등극한 후 방어전을 치르지 않고 외도를 거듭하며 주변의 빈축을 샀다. 그로 인해 체급구도는 엉망이 되어버렸고 끊임없이 편애논란에 휩싸여왔다. 그런 상황에서 다음경기를 또 다시 누르마고메도프와 치르게 된다면 형평성에서 분명 비난이 나올 수 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맥그리거가 2경기 정도를 치르고 이길 경우 다시금 타이틀매치 자격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모습을 봤을 때 그런 가능성은 적다. 그렇다면 임팩트 있는 한 경기가 필요하다. 만약 퍼거슨과 대결을 펼쳐 승리한다면 어느정도는 명분이 만들어질 수 있다.

물론 가만히 있어도 도전자 후보 0순위인 퍼거슨 입장에서는 구태여 치르지 않아도 될 경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대는 흥행제조기 맥그리거다. 그와 경기를 하는것만으로도 다른 시합과 격이 다른 돈이 오간다. 어떤 면에서는 챔피언 타이틀전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적지않은 나이로 인해 전성기가 오래 남지 않은 퍼거슨 입장에서는 충분히 받아들일만한 대진이다.

만약 경기가 치러진다면 퍼거슨 쪽에 무게가 좀더 실리는 것이 사실이다. 지나치게 들이대다가 경기초반 큰 것을 자주 얻어맞는 퍼거슨의 스타일상 맥그리거의 왼손 카운터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랜도 바나타(26·미국)에게도 1라운드에서 아찔한 순간이 여러번 있었는데 하물며 당시 상대가 맥그리거라면 더욱 위험한 그림이 연출됐을것이 분명하다.

물론 아무리 과감한 퍼거슨이라도 맥그리거와 붙는다면 바나타한테 했던 것처럼 경기 운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누르마고메도프 또한 맥그리거를 맞아서는 경기초반 왼손카운터에 많은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퍼거슨 역시 충분히 의식을 하고 경기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퍼거슨은 어디까지나 과감할뿐이지 막무가내 유형은 아니기 때문이다.

외려 시간이 지날수록 맥그리거는 누르마고메도프 때보다 더 심하게 당할 가능성도 크다. 맥그리거는 채드 멘데스, 조제 알도, 에디 알바레즈 등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은 카운터 요격으로 잘 잡아냈지만 비슷하거나 큰선수들과의 대결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잦았다. 네이트 디아즈(33·미국)가 대표적이다.

하물며 퍼거슨은 기술이나 공격 옵션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디아즈 업그레이드판이라고 보는게 맞다. 유혈이 낭자한 가운데 절망에 빠진 맥그리거의 모습을 보게될지도 모를일이다. 어쨌거나 이같은 그림은 실제로 경기가 치러져야 볼 수 있다. 누르마고메도프, 맥그리거의 행보 못지않게 퍼거슨에게도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문피아 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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