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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드래곤의 발톱' 마치다, 커투어전의 명장면 재현하다

'드래곤' 료토 마치다(40·브라질)는 최고의 발차기 장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대표적 킥 마스터다. 어린 시절부터 부친에게 쇼토칸 가라데를 전수받아 수련해온 만큼 다양한 발차기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 이를 입증하듯 UFC 라이트헤비급, 미들급에서 활약하면서 수없이 많은 강자들을 발차기로 제압해왔다.

전체적 밸런스가 좋은 마치다지만 그의 플레이의 근본은 단연 발차기다. 견제성으로 점수를 빼앗거나 데미지를 누적시키는 전략형 발차기부터 대놓고 충격을 주는 강력한 한방까지, 상황에 맞는 다양한 발차기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간다. 마치다를 상대로 거리를 빼앗기 힘든 배경에는 그의 유연한 스탭과 회피능력도 있지만 쉼없이 타이밍을 끊어주는 발차기의 영향이 크다.

그간 마치다가 보여준 수많은 발차기 퍼포먼스 중 최고로 평가받는 명장면은 단연 UFC 129 'St-Pierre vs. Shields' 대회서 나왔던 앞차기다. 당시 라이트헤비급에서 뛰었던 마치다는 '미국의 영웅' 랜디 커투어(55·미국)를 맞아 기가 막힌 앞차기를 터트리며 삽시간에 경기를 끝내버렸다.

당시 일방적으로 흐름을 리드해가던 마치다는 2라운드에서 기습적으로 앞차기를 시도했고 훼이크 동작과 함께 들어간 공격에 커투어는 대비할 틈도 없이 정통으로 턱을 가격 당했다. '퍽´하는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무너져 가는 커투어의 모습은 마치 만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3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예우네세 아레나에서 펼쳐진 UFC 224 '누네스 vs. 페닝턴' 대회서 비슷한 장면이 또다시 나왔다. 

벨포트 은퇴전에서 또다시 드러낸 드래곤의 발톱

(1) 마치다-비토.jpg
 료토 마치다(왼쪽)와 비토 벨포트(오른쪽)는 앞차기에 대한 각각 다른 기억을 가지게됐다.
ⓒ UFC


'머신건' 비토 벨포트(41·브라질)는 한창때 한 마리 야수를 연상케 하는 전투적인 파이터였다. 워낙 빠르고 정확하게 상대의 숨통을 물어뜯는지라 일단 제대로 걸리면 견디는 상대가 극히 드물었다. 벨포트가 야생동물 같았다면 마치다는 능숙한 조련사였다. 몸에 배인 능숙한 필승 패턴을 무기로 어떤 상대든 자신의 영역에서 요리했다.

이렇듯 한 시대를 풍미한 둘이었지만 어느덧 나이가 먹고 신체능력이 떨어짐에 따라 현재는 정상에서 경쟁하기 버거워진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13일 브라질 대회에서 있었던 둘의 맞대결에는 팬들의 많은 관심이 몰렸다.

과거의 강력함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노장이 되어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전설들의 격돌인지라 그들의 경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팬들은 기뻐했다. 더욱이 벨포트 같은 경우는 마치다와의 경기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태였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리고도 둘은 한참 동안 서로의 거리를 유지했다. 서로가 카운터를 노리며 섣불리 선제공격을 하지 않았다. 마치다는 가볍게 툭툭 건드리다 뒤로 빠졌고 벨포트는 신중하게 카운터 기회를 노렸다. 무협소설 속 고수들 간의 팽팽한 대치 상황을 보는듯했다.

조금씩 공방전이 시작된 것은 1라운드 중반 이후다. 마치자는 스탠스를 바꿔가며 미들킥을 날렸고 로우킥, 프런트킥으로 발동을 걸어 나갔다. 벨포트는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가 날카롭게 펀치를 날리기는 했으나 더 이상 들어가지 않고 돌격 후에는 물러나기를 반복했다. 예전같은 부지런함은 없었으나 순간적인 돌격모드 만큼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2라운드 들어 마치다는 단발로 하이킥을 찼고 벨포트는 바디블로우를 섞어줬다. 고수들의 승부는 한순간에 끝나기도 한다. 이날 승부 역시 그랬다. 기회를 엿보던 마치다는 오른발로 슬쩍 페인트를 주는듯하더니 왼발 앞차기로 벨포트의 턱을 순간적으로 강타했다. 큰 충격을 받은 벨포트는 그대로 쓰러졌고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 7년전 마치다가 커투어를 상대로 선보였던 전율의 앞차기 퍼포먼스가 다시금 재연되는 순간이었다.

마치다와 벨포트는 앞차기에 관한 닮은 듯 다른 경험이 있다. 앞서 언급한데로 마치다는 과거 커투어를 앞차기로 넉 아웃시킨 적이 있으며 이날 벨포트까지 쓰러뜨렸다. 자신의 격투인생에서 화려하기 짝이 없는 경험의 연속이다.

반면 벨포트에게 앞차기는 아픈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그는 한때 미들급 최강의 파이터로 군림하던 '스파이더' 앤더슨 실바(43·브라질)에게 앞차기로 무너진 적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마치다에게마저 앞차기 패배를 당했다. 두 번다 자신과 같은 국적의 브라질 파이터에게 아주 중요한 순간 얻어맞았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마치다는 앞차기로 두번 웃었고, 벨포트는 앞차기에 두번 우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경기 후 은퇴식을 가진 벨포트는 후련한 표정으로 그동안의 길었던 파이터 인생을 마감하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겠다 밝혔다.

타격 장착한 주짓수 여신, 체중감량 실패로 빛바랜 연승

(2) 던-쿠퍼.jpg
 주짓수 여신 맥킨지 던(왼쪽)은 아만다 쿠퍼(오른쪽)를 상대로 멋진 승리를 거뒀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한 분위기다.
ⓒ UFC


올해 옥타곤에 입성한 맥킨지 던(25·미국)은 데뷔 당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주짓수 세계챔피언 출신으로 빼어난 경기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비롯 유명배우 앤 해서웨이를 닮은 미모로 눈길을 끌어왔다.

하지만 세계 최고 선수들이 즐비한 UFC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던은 지난 3월 있었던 애슐리 요데르와의 경기에서 비록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타격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많은 지적을 받았다. 아무리 주짓수가 뛰어나도 타격에서 발전이 없다면 상위권 경쟁이 어려울 것이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그래서였을까. 이날 아만다 쿠퍼(26·미국)와 맞붙은 던은 예전보다 훨씬 발전된 경기력을 자랑했다.

이날 경기에서 쿠퍼는 복싱을 살려 거리를 유지하며 던의 접근을 막으려했다. 던도 무리하지 않고 가드를 올린 채 펀치로 맞대응을 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쿠퍼는 자신있게 펀치를 내고 미들킥까지 찼다. 던의 타격은 지난 경기 때보다 훨씬 날카로워져있는 상태였다. 이를 입증하듯 기회를 엿보던 중 빈틈을 발견하고 라이트훅을 적중시켜 쿠퍼를 다운시켰다.

스치듯 맞았지만 워낙 큰 궤적으로 제대로 들어갔던지라 쿠퍼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나가떨어졌다. 쿠퍼는 정신을 수습하려했으나 던은 회복할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듯 백포지션을 잡은 채 순식간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작렬시켜 경기를 끝내버렸다.

이날 승리로 던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아졌다. 그라운드는 확실한 선수이니만큼 타격에서 지속적 발전이 이어질 경우 대권 도전도 사정권 안에 들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팬들 사이에서의 분위기는 던에 대한 질책의 목소리가 더 크다. 계체량에서 한계 체중을 무려 7.4파운드나 초과하면서 그녀를 응원하던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격투기에서 체중이 끼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다소 불공정한 상태에서 시합을 벌였다고 할 수 있다. 던이 UFC 여성부 스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실수가 더 이상 없어야 될 것이다는 지적이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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