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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격투기 쓴것] 300kg 메인이벤트, 무겁게 시작해 가볍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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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훈은 아쉽게도 첫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됐다.
ⓒ 로드FC


로드FC에서 맹활약중인 '야쿠자 파이터' 김재훈(29·팀코리아 MMA)은 현재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는 최고의 흥행 파이터로 꼽히고 있다. 단순히 가볍게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엄청난 시선을 받을 정도다.

자신이 속해있는 로드FC는 물론 어지간한 UFC 스타들보다도 국내에서의 유명세는 더 높다. 단순한 관심도만 따진다면 한창때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최홍만, 미르코 크로캅 등과 비교해야 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 중 보여줬던 김재훈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팬들의 남다른 흥미를 끄는 모습이다. 너무도 잘 알려진 '궁극의 52연타', '샤샤샤 펀치'를 필두로 '허허실실 뒤돌려차기', '샤샤샤 암바', '샤샤샤 파운딩' 등 자신의 기술에 여러 가지 수식어가 계속해서 따라붙고 있다. 이는 경기 숫자와 함께 더불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김재훈에 대한 관심의 상당수는 인기와는 살짝 거리가 멀다. 그는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 이상으로 안티 팬도 많다. XTM 예능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3-영웅의 탄생>을 통해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을 때부터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촉망받던 검도 유망주 출신, 야쿠자 회장의 경호원 생활 등 파란만장한 과거와 더불어 이를 뒷받침해주는 온몸을 뒤덮은 문신 등 이래저래 본인만의 색깔이 강했다. "결국은 폭력배 출신이라는 것 아니냐"며 거부 반응을 보이는 팬들이 많았으나 이후 귀엽고(?) 순박한 반전매력을 어필해서인지 현재는 열성팬도 많다.

중요했던 리벤지 매치, 첫승은 언제쯤?

12일 북경 캐딜락 아레나서 있었던 XIAOMI 로드FC 047 '무제한급 그랑프리'는 김재훈 입장에서 매우 중요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각 국가별로 다양한 헤비급 파이터들이 출전한 가운데 한국 대표로 그랑프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많은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가운데 한국 헤비급 파이터의 명예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었다. 알렉산드루 룬구, 크리스 바넷, 길버트 아이블, 마이티 모 등 참가자들의 면면은 하나같이 만만치 않았지만 기세에서 밀리지 않으려 더욱 노력한 이유다. 거기에 8강에서 자신과 격돌할 선수는 과거 악연이 있는 '쿵푸팬더' 아오르꺼러(23·중국)였다.

김재훈은 짧은 전적에 비해 빠르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케이스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지간한 파이터는 평생가도 얻기 힘든 수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어느 정도 운도 따랐겠으나 김재훈이라는 캐릭터가 팬들에게 제대로 어필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었다는 분석이다.

옥에 티라면 성적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리 없이 3패만 기록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팬들 사이에서 높았다. 때문에 아오르꺼러전에 나서는 김재훈의 속내는 사뭇 비장했다. 어떻게든 첫 승을 신고해야 되는 가운데 상대는 자신을 한 차례 넉아웃 시킨 바 있는 아오르꺼러였던지라 이래저래 사면초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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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푸팬더' 아오르꺼러는 167.1kg의 엄청난 몸무게를 자랑한다.
ⓒ 로드FC


김재훈은 2015년 12월 당시 중국 상하이에서 있었던 '로드FC 27 인 차이나' 대회에서 아오르꺼러와 첫 대결을 했는데 1라운드 24초 만에 TKO로 무너지고 말았다. 자신보다 크고 무거운 아오르꺼러와 초반부터 정면 화력전을 펼친 것이 패배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래서일까. 이날 경기에서 김재훈은 철저하게 아웃파이팅(?)으로 경기에 나섰다. 시종일관 거리를 둔 채 자신보다 30kg정도 무거운 167.1kg의 거구 아오르꺼러와 정면에서 충돌하는 상황을 최대한 피했다. 경쾌하게 스탭을 밟으며 아오르꺼러의 주변을 맴돌다가 가까워지는 듯 싶으면 황급히 뒤로 물러나며 다시금 거리를 벌렸다.

수비 위주의 소극적 파이팅을 펼쳤으나 빈틈이 보이면 이따금씩 먼저 공격을 내기도했다. 두세 차례 펀치가 빗나갈 경우에는 미련 없이 아오르꺼러를 꽉 부둥켜 안았다. 행여나 아오르꺼러의 카운터펀치가 들어오게 되면 큰일 나기 때문이었다. 케이지 구석에서 클린치공방전이 펼쳐지게 되면 수비적으로 끌어안은 채 머리싸움만 해줬다. 좀 더 안전함을 추구한 채 체력적인 부분까지 염두에 둔 플레이였다.

이같은 김재훈 측의 작전은 어느 정도 통하는 듯 싶었다. 별다른 유효타가 없었던 관계로 점수에서는 밀리는 모습이었으나 화력이 좋은 아오르꺼러를 맞아 2라운드까지 버티어냈다는 점도 김재훈 입장에서는 수확이었다. 아오르꺼러는 답답하다는 듯 연신 도발을 감행했으나 김재훈은 흔들리지 않았다.

장기전을 포석으로 들고 온 김재훈은 어느 정도 아오르꺼러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3라운드를 노렸다. 어차피 점수에서 뒤지고 있던 터인지라 승부를 봐야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상황은 아오르꺼러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김재훈의 공격이 시작되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 반격을 가했다. 경기 시작 후 제대로 된 첫 충돌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변변한 공방전도 없었지만 김재훈은 어느새 충격을 받고 바닥에 쓰러졌고 파운딩세례가 이어지며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 여기에 대해 김재훈은 "경기 중 오른팔을 다쳐 제대로 싸울 수가 없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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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쿠마가이 마리나(사진 왼쪽)와 중국의 징 잉차오
ⓒ 로드FC


일본 타격가 마리나, 중국 레슬러 잉차오에 와르르

이날 대회에서 나란히 데뷔전을 치른 징 잉차오(24·중국)와 쿠마가이 마리나(31·일본)의 -61.5kg 여성 밴텀급 매치는 잉차오의 손쉬운 판정승으로 끝났다.

킥복싱을 베이스로 하는 174cm의 장신 타격가 마리나는 입식 전적 4승 4패, 종합 전적 1승 1패의 무난한 성적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잉차오는 종합전적 3승 1패로 동 체급 내에서 유망주로 꼽히는 파이터였다. 마리나에 비해 신장은 10cm가량 작지만 레슬링을 베이스로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는 없어보였다. 무수히 증명됐다시피 레슬링에 능한 선수들은 어지간한 신장 차이는 가볍게 상쇄시켜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잉차오가 마리나를 제대로 테이크다운 시키지 못하고 스탠딩 싸움으로 경기가 진행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색깔이 완전히 다른 두선수간 승부의 키 포인트는 누가 자신의 영역에서 흐름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 분명했다.

마리나는 킥 공격을 무기로 자신의 거리에서 타격전을 펼치는 것을 즐긴다. 아쉽게도 잉차오는 그럴 기회 자체를 주지 않았다. 공이 울리기 무섭게 기선을 잡은 쪽은 잉차오였다. 마리나의 킥 타이밍에서 날렵하게 몸을 날려 태클을 성공시켰고 능숙하게 사이드포지션을 확보했다.

당황한 마리나는 불리한 상황에서 탈출하려 애를 썼으나 케이지 구석에 가둔 채 탑과 사이드를 오가며 거침없이 파운딩을 쏟아내는 잉차오의 압박에 속수무책이었다. 안되겠다 싶은 마리나는 잉차오를 부둥켜 안은 채 그대로 1라운드를 버티어내는 쪽으로 운영 방향을 전환했다.

둘의 그래플링 실력은 상당한 차이가 나는 듯 하위포지션에서의 마리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위력적인 정타는 들어가지 않았던지라 1라운드를 마친 마리나는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은 듯 보였다.

2라운드 경기였던 만큼 마리나 입장에서는 2라운드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가져가던가 넉아웃 승리를 거두지 않는 이상 답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2라운드에서도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잉차오는 마리나의 첫 킥 공격을 그대로 잡아내 테이크다운으로 연결시켰다. 마리나의 얼굴에 암울한 표정이 그려졌다.

경기 양상이 지루해지는 듯 하자 심판은 스탠딩 선언을 했다. 마리나로서는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일어나기 무섭게 잉차오는 또다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고 사실상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 마리나는 2라운드 내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라운드에서 일방적으로 눌린 채 아쉽게 데뷔전을 마치고 말았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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