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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격투기 쓴것] '마지막 황제' 표도르, '맹수의 한방'은 여전했다

(1) 표도르 미어.jpg
 표도르와 미어의 한판 승부는 올드팬들에게 큰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 벨라토르


'이빨 빠진 늙은 맹수'였지만 한방은 남아있었다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2·러시아)가 2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로즈먼트 올스테이츠 아레나서 있었던 벨라토르198 대회 헤비급 그랑프리 8강전에서 '관절 킬러' 프랭크 미어(39·미국)를 넉아웃으로 무너뜨리고 4강에 진출했다.

미어는 약물 복용으로 2년간 출장금지에 들어갔다 복귀했음에도 몸 상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좋아 보였다. 계체량 당시 큰 체격에도 불구하고 선명한 복근을 자랑하며 지켜보고 있던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미어의 몸 상태를 본 팬들 역시 표도르가 "위험해 보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을 정도다.

미국에서 경기를 가졌음에도 미어에게는 야유가, 표도르에게는 환호가 쏟아지는 흔치 않은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미어가 특별히 미워서라기보다는 표도르의 인기가 식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을 듯했다. 전 세계가 사랑하는 남자 '위대한 60억분의 1' 표도르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2) 프랭크 미어.jpg
 프랭크 미어는 오랜만에 돌아왔음에도 선명한 복근을 자랑했다.
ⓒ 벨라토르


감각적인 카운터, 노쇠했어도 맹수는 맹수였다

초반 미어는 앞손 잽으로 거리를 재다가 인사이드 로우킥에 이은 펀치 공격을 맞추며 먼저 기선을 잡았다. 표도르는 충격을 받은 듯 순간적으로 다리가 풀렸다. 노쇠화로 인해 신체능력이 예전 같지 않은 표도르 입장에서는 아찔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직전 경기였던 '미트헤드(Meathead)' 맷 미트리온(40·미국)과의 승부가 되풀이되는가 싶었다. 당시 표도르는 미트리온과 한방을 주고 받았으나 내구력에서 밀리며 연이은 파운딩에 경기를 내준 바 있다. '탈헤비급' 스피드와 짐승 같은 반응 속도를 자랑하던 표도르가 주짓떼로 미어에게 타격을 허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신체능력이 떨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표도르는 클린치 상황에서 유도식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미어의 리듬을 일단 끊어냈고 자신 역시 충격을 회복해갔다.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은 여전했다.

타격전에서 자신감을 가진 미어는 과감하게 펀치를 휘두르며 전진 압박을 들어갔다. 어찌보면 기세에서 밀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표도르는 냉정했다. 치고 들어오는 미어의 펀치궤적을 지켜보면서 살짝 사이드로 빠졌고 훅으로 고개를 숙이게 한 후 왼손 어퍼컷을 카운터성으로 적중시켰다.

무방비 상태에서 제대로 맞은 미어는 큰 충격을 받고 바닥에 쓰러졌다. 표도르는 거침 없는 파운딩 연타로 확인 사살에 들어가며 경기를 끝냈다. 과거 안드레이 알롭스키와의 맞대결에서처럼 위기의 순간에서도 감각적 타격 본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전 UFC 헤비급 챔피언 출신 미어를 꺾은 표도르의 다음 상대는 '아메리칸 갱스터' 차엘 소넨(41·미국)이다. 소넨은 이보다 앞선 8강전에서 퀸튼 '람페이지' 잭슨(40·미국)을 누르고 4강에 먼저 올라가 있는 상태다.

소넨은 UFC 시절 미들급에서 활약하기는 했으나 체격적인 부분에서 그 이상의 우람함을 자랑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후 양복 차림으로 케이지에 올라와 표도르와 마주보고 눈싸움을 하는 과정에서도 사이즈에서 더 큰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신장 역시 소넨이 표도르보다 크다.

소넨은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잡아먹을 듯이 표도르를 노려봤다. 잠시 눈싸움을 하던 표도르는 그런 상황이 어색한 듯 쑥스럽게 웃으며 소넨을 툭 쳤다. 경기 때는 한 마리 맹수 같지만 평소에는 순박하기 그지 없는 남자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3) 주짓떼로.jpg
 표도르와 미어의 대결을 제외한 나머지 메인매치는 모두 서브미션으로 승부가 갈렸다.
ⓒ 벨라토르


'서브미션 데이' 무패 주짓떼로들 빛났다

이날 대회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연이은 서브미션 승부였다. 메인매치 5경기 중 표도르·미어 전을 제외한 4경기가 1라운드 서브미션으로 끝났다. 갈수록 파이터들간 그라운드 수준이 평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특히 서브미션 능력을 앞세워 7연승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네이먼 그레이시(30·미국)와 라파엘 로바토 주니어(34·미국)는 이날 경기에서도 빼어난 결정력을 선보이며 단체를 대표하는 주짓떼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네이먼은 작년 8월에 대회가 예정되어 있다가 부상으로 취소되었던 하비에르 토레스(33·멕시코)와 맞붙었다. 그는 헨조 그레이시의 제자 겸 조카로 유명한 그레이시 가문의 신병기다. 이를 입증하듯 관중석에 헨조, 호이스 그레이시 등 그레이시 가문의 유명한 인물들이 보였다.

네이먼은 미들킥을 차며 토레스를 슬금슬금 압박했다. 토레스도 만만치 않았다. 네이먼의 킥에 펀치 카운터로 맞서는가하면 원레그 태클을 허용해 그라운드로 끌려간 상황에서도 빠르게 일어났다.

하지만 한번 유리한 포지션을 잡은 네이먼은 끈질겼다. 철장 구석에서 끊임없이 클린치 싸움을 시도하다 방어를 하는 토레스의 무게 중심을 역으로 이용해 두 번째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그라운드로 간 다음에는 거듭해서 하체관절기를 시도하며 토레스를 당황시켰다.

2라운드에 들어서자 토레스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왔다. 펀치를 날카롭게 내며 전진스탭을 밟았다. 그러나 너무 긴장했던 탓일까. 미들킥을 차다 제풀에 넘어지는 실수를 범했고, 네이먼에게 근접거리를 허용하고 말았다. 네이먼은 어렵지 않게 상체 클린치 후 자신의 무게를 이용해 토레스를 바닥에 눕혔고 상위포지션을 잡은 후 집요한 시도 끝에 암트라이앵글 초크를 성공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역시 7연승을 달리고 있던 로바토 주니어는 파워풀한 경기력으로 주목을 끌고 있던 제랄드 헤리스(38·미국)를 손쉽게 잡아냈다. 초반 상위 포지션을 잡은 것은 해리스였다. 하지만 강력한 주짓떼로 로바토 주니어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로바토 주니어는 하위포지션에서 트라이앵글 초크를 시도하다 물 흐르는 듯한 크로스 암바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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