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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눈물이 핑’ BJ펜, 짐승 같은 천재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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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비제이 펜(34·미국)의 노쇠화가 심각하다.

펜 입장에서 지난 9일 미국 워싱턴 키 아레나서 열린 'UFC on FOX 5'는 굴욕 그 자체였다. 예전의 기량을 완전히 상실한 채 하락세가 두드려져 은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상대는 '아레스' 로리 맥도날드(23·캐나다). 큰 체격에 파워와 레슬링으로 무장한 신성이다.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을 갖춘 ‘차세대 GSP'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하락세의 노장과 상승세를 타는 젊은 강자의 대결이라고는 하지만, 내용은 예상보다 더 처참했다.

펜은 체력에서의 약점을 안고 있지만 빼어난 테크닉과 노련함으로 초반에 맥도날드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더욱이 테이크다운 디펜스에도 일가견이 있어 레슬러 타입의 맥도날드에겐 껄끄러운 상대라는 평가도 많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깨졌다. 맥도날드는 무리하게 테이크다운을 시도하지 않고 체격의 우위를 앞세워 초반부터 타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펜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한 듯, 원거리에서의 묵직한 잽과 로우킥으로 차근차근 포인트를 쌓았다. 가깝게 붙었을 때는 펜스 쪽으로 밀어붙이며 니킥과 팔꿈치 공격을 적극 구사했고, 간간이 미들-하이킥도 위협적이었다. 그동안의 투박한 타격 스타일과는 사뭇 달랐다.

반면 펜은 어떤 대비책을 세웠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시종일관 무기력했다. 존 피치전에서 선보인 깜짝 테이크다운을 초반 잠시 시도했건 것 외에는 늘 해오던 대로 움직였다. 물론 펜은 이런 프리스타일로 MMA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위대한 선수다. 특히, 타격 센스에서는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천부적인 감각을 과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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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본격적으로 주짓수를 수련한 펜의 습득 능력을 그야말로 ‘괴물’에 가까웠다. 화이트벨트로 블루벨트 대회에 참가해 우승까지 거머쥔 것은 물론 평균 10년 정도 걸린다는 블랙벨트를 단 4년 만에 따는 등 선천적인 재능으로 상식을 깼다.

그러나 펜이 관중들에게 어필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최정상급 주짓수 테크닉이 아닌 화끈한 타격. 타격을 집중 연마한 것이 아님에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핸드 스피드와 천부적인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전문 타격가를 압도했다.

때문에 정교한 맛은 다소 떨어지지만, 단순히 막고 피하고 때리는 수준에서는 가히 전문 스트라이커를 방불케 했다. 가라데-복싱-킥복싱 등을 두루 섭렵한 '노력형 기계' 조르주 생 피에르와의 1차전에서는 하위체급에서 올라온 핸디캡을 딛고 피투성이로 만들어버렸다. 당시 타격에 물이 올랐던 생 피에르는 펜과의 타격전을 포기, 레슬링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짐승 같은 타격센스를 갖춘 펜도 이젠 너무 노쇠했다. 맥도날드와의 타격전에서 밀린 것은 상대가 대처를 잘한 부분도 있지만, 펜의 기량이 급격히 하락한 탓이 더 크다. 예전 같은 순발력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에서 펀치 스피드도 떨어졌다. 체력도 약해 젊은 강자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펜의 최근 성적은 참담할 정도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치른 6경기에서 단 1승(1무4패)에 그쳤다. 프랭크 에드가와 닉 디아즈에게는 체력전에서 밀렸고 존 피치와의 승부 역시 초반 우세를 지키지 못했다. 그나마 거둔 1승은 은퇴를 목전에 뒀던 맷 휴즈를 상대로 거둔 것이라 큰 의미가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펜은 기량은 녹슬지 않았지만 체력에서 밀려 내준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웰터급으로 올라와서는 체격 조건에서부터 열세라 이 같은 약점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맥도날드 앞에서는 자신의 장점조차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는 ‘죽음의 체급’에서의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이제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천재를 바라보는 팬들은 안타깝기만 하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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