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윈드윙 님의 서재입니다.

격투기 쓴것


[격투기 쓴것] '킬러vs사이코패스' 무자비한 암흑혈전 2탄

콘딧-맥도날드.jpg


'킬러의 결정력이냐, 사이코패스의 복수 의지냐'

'내츄럴 본 킬러' 카를로스 콘딧(28·미국)과 '사이코패스' 로리 맥도날드(23·캐나다)의 재대결이 격투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4월 열리는 'UFC 158'이 그 무대로 UFC 웰터급 대표적 터프가이들의 재격돌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둘의 2차전은 승패를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콘딧이 당시의 승리를 탄력으로 치고 나가 챔피언 타이틀전까지 치렀다면, 패자였던 맥도날드 역시 이후 연승 행진을 달리며 아픈 기억을 완전히 털어냈다. 모두 상승곡선을 타며 죽음의 체급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맥도날드의 최근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콘딧전 뼈아픈 패배 충격도 잠시. 바로 다음 경기에서 좀비복싱으로 유명한 네이트 디아즈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레전드' 비제이 펜까지 정리했다. 최근 4연승의 기세를 타고 있는 그는 자신감만 놓고 본다면 누구와 붙어도 위축되지 않을 기세다.

펜과의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맥도날드는 제일 먼저 콘딧부터 찾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콘딧에 패한 후 내 스스로 많이 부끄러웠다. 많이 성장한 만큼 그때의 패배를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맥도날드는 MMA 데뷔 이후 단 1패만을 당했다. 콘딧을 상대로 리벤지에 성공한다면 전적의 흠을 깔끔하게 지우게 된다.

콘딧과 맥도날드의 1차전은 최근까지도 회자될 만큼 명승부였다. 당시 경기에서 콘딧은 186cm의 장신을 적극 활용한 타격을 바탕으로 맥도날드를 스탠딩에서 적극적으로 몰아붙였다. 긴 팔다리의 이점을 살린 펀치-킥의 콤비네이션은 물론 순간적으로 파고들어 목이나 어깨를 잡고 찔러 넣는 무릎공격은 수시로 맥도날드를 움찔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굉장히 다부지고 강했다. 콘딧의 타격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전진 스텝을 밟으며 오히려 압박을 강행했다. 전체적인 타격의 스피드와 기술은 콘딧에 미치지 못했지만 완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단단한 돌주먹을 휘두르며 끊임없이 앞으로 치고 나갔다. 이러한 맥도날드의 기세에 콘딧은 밀리기 시작했다.

맥도날드는 타격으로 압박을 멈추지 않았고 레슬링에 약한 콘딧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조금 거리가 벌어지면 여지없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콘딧을 힘들게 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순간적인 빈틈을 결코 놓치지 않는 '타이밍 태클'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맥도날드는 노련했다. 단순히 힘으로만 레슬링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콘딧의 빠른 타격을 부지런히 흘려가면서 아주 작은 허점이라도 발견됐다 싶은 순간 벼락같이 태클을 성공시켰다. 그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현 챔피언 GSP(조르주 생 피에르)가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이러한 레슬링의 우위로 인해 그래플링 공방전에서 주로 탑 포지션을 차지하는 쪽은 맥도날드였다. 하지만 팬들은 맥도날드의 테이크다운 못지않게 콘딧의 하위포지션 움직임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콘딧 맥도날드2.jpg


콘딧은 아래로 깔렸을 때 펼치는 저항수준이 전 체급 통틀어 손꼽힐 정도로 굉장히 부지런하다. 단순히 탈출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 압박강도를 낮추는 한편 잦은 서브미션 시도를 통해 오히려 위에서 누르고 있는 상대를 긴장시키기 일쑤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무시무시한 체력이다. 보통 선수가 콘딧처럼 미친 듯이 움직인다면 체력이 방전돼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다. 그러나 콘딧은 그렇게 스탠딩-그라운드 가릴 것 없이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면서도 좀처럼 지치지 않았다. 바로 이점 때문에 맞붙는 상대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결코 안심할 수가 없다.

문제는 테이크다운은 당하면 당할수록 계속해서 점수를 잃는다는 점이다. 포지션을 뺏긴 상태에서도 별다른 데미지를 입지 않은 콘딧이었지만 계속해서 테이크다운을 허용하게 되면 결국 점수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를 의식해서일까. 2라운드 후반에 들어서자 콘딧은 더욱 맹공격에 나서며 잃어버린 점수를 만회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2라운드 종료 직전 콘딧이 펄쩍뛰어 발차기로 맥도날드의 안면을 가격하고, 거의 동시에 맥도날드의 프런트 킥이 콘딧을 밀어내는 장면에서는 팬들의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두 마리 맹수가 으르렁거리며 필사적으로 상대의 목을 물어뜯으려는 모습에 공이 울리기 무섭게 심판이 달려 나와 둘을 떼어놓았다.

가드 포지션에서는 답이 없다는 것을 느낀 콘딧은 3라운드 들어 적극적으로 상위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레슬링 능력에서 맥도날드를 압도하지 못해 정상적으로 테이크다운 시키기는 어려웠지만 클린치 상태에서 팔을 노리고 관절그립을 잡은 다음 자연스럽게 그라운드로 전환하는데 성공한다.

탑을 점령한 콘딧의 화력은 무시무시했다. 한방에 충격을 주기보다는 유리한 자세를 유지하는데 우선적으로 심혈을 기울였고, 파운딩 등을 통해 차근차근 맥도날드를 공략한다. 베테랑 특유의 노련미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당황한 맥도날드는 어떻게든 퇴로를 찾아 탈출하려했지만 목표물을 제대로 잡아놓은 콘딧의 킬러본능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목표물의 구석구석을 찔러대는 콘딧의 파운딩에 맥도날드의 반격의지는 조금씩 꺾이기 시작했고 결국 유혈이 낭자한 얼굴로 경기 종료 직전 TKO패를 당하고 만다.

일부에서는 어차피 다 끝난 경기에서 심판이 몇 초를 못 기다리고 말린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이미 당시 맥도날드는 의지를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으며 실제로 판정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맥도날드의 기량은 분명히 당시보다 많은 면에서 진화했다. 콘딧전까지만 해도 다소 힘으로 밀어붙이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차분함과 더불어 전술수행능력까지 일취월장한 모습이다. 특히 날카로운 잽과 묵직한 킥 등 타격 쪽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뤄 본인 역시 굉장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움푹 들어간 눈 주위가 유달리 검고 경기할 때의 표정이 다소 음울해 최근 국내 팬들은 그에게 '사이코패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어지간한 상대의 공격에는 꿈쩍도 안하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무자비하게 폭행을 거듭하는 모습이 잘 어울린다는 의견이 많다.

과연 통한의 복수를 꿈꾸는 맥도날드의 리벤지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킬러와 사이코패스가 펼칠 또 한 번의 암흑혈전에 격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윈드윙-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2 격투기 쓴것 | 막데시, 태권도 발차기로 UFC 단두대 탈출? 12-11-23
1 격투기 쓴것 | 불뿜는 콘딧 최종미션 ‘수면제 GSP' 제거 12-11-23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