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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누가 이을 수 있을까

타이거즈는 자타공인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구단이다. 한국시리즈 최다우승(11회)도 및 11번 진출, 11번 우승은 세계 프로스포츠 역사를 통틀어서도 보기 드문 것이 사실이다. 삼성(8회 우승, 10회 준우승), 두산(6회 우승, 7회 준우승), SK(4회 우승, 4회 준우승) 등 또 다른 강호들과 비교해 봐도 차이가 뚜렷하다.

아무리 해당 시즌의 기세가 좋았다 해도 한국시리즈에서 타이거즈를 만난다는 것은 상대팀 입장에서 큰 부담이었다.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전통을 아는 팀들은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반면 타이거즈 선수들은 한국시리즈에서 더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펄펄 날며 불패신화를 이어나갔다.

타이거즈의 역사는 해태와 KIA 시절로 나눠진다. 광주 연고지, 호랑이 마스코트 등은 바뀌지 않았지만 모기업이 달라졌다. 해태 시절은 부족한 지원으로 인해 헝그리 이미지가 강했다. 짠물 연봉협상은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선물로 과자세트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타 팀과 비교해 지원적인 면에서 많이 아쉬웠다.

리그의 독재자 시설

반면 KIA로 바뀐 이후에는 싹 달라졌다. 자유계약시장서 종종 큰손 역할을 할 만큼 자금력이 풍부한 KIA인지라 해태 시절의 헝그리 역사는 옛말이 된지 오래다.

아이러니하게도 경기력은 해태 시절이 더 좋았다. 구단 지원도 변변치 않았고, 선수층도 얇은 편이었지만 선수단 전체가 투지로 똘똘 뭉쳐 기세 싸움에서부터 상대를 압도했다는 분석이다. 11회 우승 중 9회가 이때 만들어졌다. 그야말로 리그의 독재자로 불리던 시절이었다. 삼성, 한화 등 쟁쟁한 강호들이 해태로 인해 수차례 준우승의 아픔을 곱씹어야했다.

반면 KIA로 바뀐 후에는 2번의 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물론 비슷한 시기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2회 진출 2회 우승은 결코 나쁘지 않지만 명가 타이거즈 입장에서는 충분히 아쉬울 수도 있다. 이전에 해놓은 것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검정색 바지와 빨강색 상의로 대표되던 해태가 명실상부한 최강의 왕조였다면, 들쭉날쭉한 성적을 기록하다가 잘나가던 SK, 두산을 잡고 우승을 차지한 KIA는 왕조브레이커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대다수 타이거즈 팬들은 KIA가 해태의 포스를 이어나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1) 최희섭(스윙).jpg
 김상현과 함께 쌍포를 이루며 우승을 이끌기도했던 최희섭(사진)은 전성기가 너무 짧았다.
ⓒ KIA 타이거즈


 
타이거즈를 빛낸 최고의 야수들
 
해태 왕조 초창기 시절, 타이거즈는 호화 타선을 자랑했다. 콧수염 홈런왕으로 높은 인기를 누렸던 김봉연, 원조 이도류를 통해 천재성을 뽐냈던 오리궁둥이 타법의 김성한, 대도의 대명사 김일권을 필두로 김종모, 김준환 등으로 이어지던 '김씨 타선'은 상대팀들에게 공포를 안겨줬다. 여러 가지 조합을 더해도 김씨 일색인 것은 여전했던지라 이른바 'KKK 타선'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에는 이순철, 이종범, 홍현우 등 빠른 발과 장타력을 겸비한 천재형 타자들이 타선을 이끌어갔다. 삼성 등처럼 양적으로는 풍부하지 않았으나 일당백 스타가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촘촘한 팀타선의 조화가 좋았다는 평가다.

특히 유격수 시절의 이종범은 한국야구역사상 최고의 야수로 불릴 만큼 독보적인 위상을 뽐냈다. 모든 야수포지션 소화가 가능한가운데 4할, 200안타, 30홈런, 100도루를 동시에 노려볼 수 있는 괴물 중의 괴물이었다. 별명 역시 '야구 천재'였다. '투수는 선동렬,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말이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다.

아쉽게도 KIA로 팀명이 바뀐 이후에는 김성한, 이순철, 이종범 등처럼 리그를 흔들만한 대형 스타는 없었다. 장성호, 이용규는 꾸준하기는 했으나 이종범처럼 팀을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었다. 최희섭, 김상현의 색깔 다른 거포로 구성된 일명 'CK포'는 한차례 우승을 이끄는 등 임팩트는 강했지만 전성기가 너무 짧았다.

그런 점에서 나지완이 만개하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아쉽다. 커리어 초창기 시절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을 쳐내며 스타탄생을 알렸던 그는 프랜차이즈 야수가 부족한 KIA에서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육성형 거포였다.

나지완은 KIA가 지명해 KIA가 키운 선수다. '다른 팀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무조건 팀에 남겠다'고 했던 FA 당시의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팀에 대한 애정도 매우 깊다. 오랜시간 동안 주축으로 뛰었던 만큼 누적기록 역시 만만치 않다.

문제는 타팀의 대형 스타들처럼 기대치만큼 확 터지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나지완은 한국시리즈에서 대형 사건을 터트리며 타이거즈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긴 바있다. 2009년 당시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최강팀 SK를 상대로 때려낸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은 KIA 뿐 아니라 타팀 야구팬, 관계자들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타이거즈의 10년을 이끌어갈 거포의 탄생을 알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익히 알려진 데로 터질 듯 터질 듯 희망고문만 준채 이제는 적지 않은 나이가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남긴 성적만으로도 어느 정도 역할은 했다고 할 수 있겠으나 당초의 기대치, 거기에 수비가 약한 좌익수 혹은 지명타자로 주로 출전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쉽기 그지없다. 아직 커리어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나비는 활짝 날지 못했다.
 
 

 김선빈(사진 왼쪽)과 안치홍은 비시즌 타이거즈의 가장 큰 이슈메이커다.
ⓒ KIA 타이거즈


 
FA 김선빈·안치홍, KIA에서 커리어 이어갈까
 
김선빈, 안치홍으로 이어지는 키스톤 콤비는 KIA 야수 역사상 최고 히트작으로 꼽힌다. 1년 사이로 지명된 둘은 유격수, 2루수로 호흡을 맞추며 신인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KIA팬들 역시 '꼬꼬마 키스톤'이라는 애칭을 붙여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성장을 거듭하던 둘은 군 전역 후 드디어 기량이 만개하나 싶었다.

스타트는 '작은 거인' 김선빈이 끊었다. 파워를 보강한 김선빈은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며 유격수 타격왕을 차지했고 타이거즈의 11번째 우승에도 한몫 거들었다. 김선빈과 영혼의 파트너이자 선의의 경쟁관계에 있던 안치홍은 크게 자극받았다. 절치부심한 안치홍은 다음 시즌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 2루수를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는가 했다.

타이거즈 팬들 사이에서는 자유계약을 앞둔 둘을 어떻게 잡을 것 인가에 대한 행복한 비명이 들릴 정도였다. 때문에 2019 시즌에 들어서는 둘의 행보에 대한 안팎의 관심은 사뭇 컷다. 한번씩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둘이 동시에 터질 경우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둘은 동반하락 된 성적을 기록하며 타이거즈 부진의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설상가상으로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포지션 이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공수에서 좋았을 때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 한창 전성기에 접어들 나이, FA를 앞두고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아쉽기 그지없다.

KIA의 핵심 자원

일단 KIA에서는 FA를 맞은 내야의 핵심자원 둘을 모두 잡고 싶어한다. 박찬호 등 가능성 있는 젊은 자원이 지난 시즌 두각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검증된 주전 야수 둘을 놓친다는 것은 출혈이 크다. KIA에서 데뷔해 지금까지 성장한 원클럽맨이라는 점도 부담요소다. 행여나 이들이 타팀으로 갈 경우 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둘의 직전 시즌 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부분이다. 더불어 FA시장 자체가 얼어붙은지라 예전처럼 엄청난 금액이 오고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적정선을 맞춰야하는데, 선수와 구단간 입장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단은 현 흐름에 맞게 계약을 맺고 싶어하지만 선수는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이 계약했던 이전 사례를 참고로 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장기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한창 좋았을 때에 비해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둘의 직전 시즌 성적 역시 나쁘지는 않다. 김선빈은 2017년 커리어하이 당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타율 0.292(115안타, 40타점)를 기록하며 꾸준한 모습을 기록했다.

안치홍 또한 팀 내 가장 높은 타율(0.315)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방망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던 이전과 달리 올 시즌엔 5홈런에 그친 점은 FA를 앞둔 상황에서 치명적이었다. 반발계수가 낮아진 공인구의 영향이 컷다고는 하지만 장타력이 줄어도 너무 줄었다. '장타력을 갖춘 2루수'라는 메리트가 사라지고 말았다.

두 선수는 군 전역 후 한번씩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만약 커리어하이 이후 시즌에도 비슷한 성적을 기록했다면 지금 상황과는 다른 FA대박도 가능했을 것이다. 하필 FA직전 시즌 성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며 구단과의 온도 차이가 생기게 됐다.

물론 김선빈, 안치홍은 여전히 가치가 높은 선수들이다. 내야수비의 핵인 키스톤콤비이면서 나이도 각각 1989년생, 1990년생으로 여전히 젊다. 언제든지 다시금 커리어하이를 기록할 여지가 있다. 과연 KIA가 자랑하는 '꼬꼬마 키스톤'은 여전히 타이거즈에 남아 커리어를 이어 갈 수 있을지, 호랑이굴 비시즌 FA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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