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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마이클 조던의 신화 이을 자, 스테판 커리? 르브론 제임스?

NBA(미 프로농구)는 세계 최고 농구 괴물들의 집합소다. 사이즈, 신체 능력, 테크닉은 물론 체력까지 겸비한 선수들이 매 시즌 자웅을 겨룬다. 각팀에서 벤치멤버로 뛰는 후보급이 타리그에 가면 에이스급으로 돌변할 정도로 그 수준이 높다. 그런 NBA에서도 각 시대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들이 존재했고 그들은 지금까지도 당시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설의 아이콘'이 됐다.

LA 레이커스 매직 존슨과 보스턴 셀틱스 래리 버드는 1980년대 엄청난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NBA 중흥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이전까지도 인기 높은 스포츠이기는 했으나 두 슈퍼스타의 경쟁 속에서 세계적 스포츠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어지간한 빅맨급 사이즈(206cm)에 일급 포인트 가드의 테크닉까지 두루 겸비한 매직은 제임스 워시, 카림 압둘 자바 등과 함께 '쇼타임' 레이커스를 이끌었다. 버드같은 경우 백인 포워드임에도 '흑인들의 세상' NBA에서 최고 3번으로 도약하며 강력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케빈 맥헤일, 로버트 패리쉬와 더불어 보스턴 왕조를 이끌던 캡틴 버드는 보스턴 팬들의 자부심 그 자체였다.

1990년대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시대다. 동시대에 4대 센터(패트릭 유잉, 하킴 올라주원, 데이비드 로빈슨, 샤킬 오닐)를 비롯 찰스 바클리, 칼 말론, 존 스탁턴, 레지 밀러 등 쟁쟁한 레전드가 함께했으나 누구도 조던의 아성을 깨트릴 수는 없었다. 조던의 존재로 인해 소속팀 시카고 불스는 1990년대 NBA 지배자로 이름을 남겼다.

그렇다면 현시대 NBA를 이끌어가는 상징적 아이콘은 누구일까? 최근 한창 뜨거운 제임스 하든을 필두로 러셀 웨스트브룩, 케빈 듀란트, 앤써니 데이비스, 카와이 레너드, 야니스 아테토쿤보, 루카 돈치치 등 기량과 개성을 겸비한 후보군이 즐비하다.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업적, 상품성, 인지도, 임팩트 등을 두루 감안했을 때 첫손에 꼽히는 선수는 단연 스테판 커리(31·190.5cm)와 르브론 제임스(35·203cm)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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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A 올스타전, 팀 르브론 역전승…제임스 MVP 등극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2017-2018 미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가 이끄는 '팀 르브론'이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의 '팀 스테픈'에 148-14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사진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9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며 통산 3번째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제임스가 MVP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EPA

   
올라운드 플레이어, 진행형 괴수 르브론
 
조던 시대 이후 차기 황제 후보로 거론된 테크니션은 적지 않았다. 선두주자는 단연 앤퍼니 '페니' 하더웨이(47·201cm)와 '코트의 신사' 그랜트 힐(46·203cm)이었다. 각각 올랜도 매직과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의 미래로 불리던 그들은 NBA에 입성하기 무섭게 돌풍을 일으키며 나란히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다.

하더웨이는 불운한 천재였다. '공룡센터' 샤킬 오닐(46·216cm)과 함께 신인 때부터 올랜도 돌풍의 주역이었던 그는 1, 2번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테크니션이었다. 장신 1번으로서 패싱게임에 신경 쓰다가도 득점이 필요할 때는 내 외곽에서 전천후로 상대 수비를 폭격했다.

팬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조던을 뛰어넘는 선수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안겨준 선수다. 조던과 영혼의 파트너였던 스카티 피펜은 하더웨이가 신인이던 시절 "나는 페니의 나이대에 저 정도로 잘하지 못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유한 가정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진 힐은 모범생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드보이즈' 느낌이 강한 팀 디트로이트에서 반듯한 흑인 캐릭터로 주목을 받은 것은 물론 조던을 제치고 올스타전 최다 득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명품으로 평가받는 스핀무브, 크로스오버를 무기로 쉽게 쉽게 득점을 올리는 스타일이었으며 패싱 능력까지 좋은지라 수비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올라운드 포워드였다.

이렇듯 하더웨이와 힐은 잘생긴 외모에 기량까지 빼어난지라 많은 이들은 향후 그들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둘은 부상으로 인해 몇 시즌 제대로 날아보지도 못하고 날개가 꺾이고 말았다.

그 외 코비 브라이언트(40·198cm)는 긴 시간 꾸준히 잘하기는 했으나 리그의 지배자로 불리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플레이 스타일에서 조던을 많이 따라 하기는 했으나 다운그레이드 버전에 가까웠다. 트레이시 맥그레이디(39·203cm)는 전성기가 너무 짧았으며 NBA 역대 최단신 신인왕, 득점왕으로 명성을 떨쳤던 앨런 아이버슨(43·183cm)은 신체조건에서 오는 한계가 확연했다.

반면 르브론은 사이즈, 기량의 완벽한 조화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동안 NBA 정상권에서 군림하며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킹'이라는 닉네임이 말해주듯 파워, 운동능력, 테크닉을 두루 갖춘 그는 흡사 컴퓨터가 장착된 탱크 같다. 득점은 물론 패싱게임에도 일가견이 있어 전 방위로 게임에 관여하는 대표적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올스타 14회, NBA 우승 3회, MVP 4회, 파이널 MVP 3회 등 실력 자체만 놓고 봤을 때 흠잡을 것 없어 보이지만 비교 대상을 조던으로 봤을 때 조금씩 아쉬운 것은 있다. 조던의 경우 시카고 불스에서 파이널 '6회 진출-6회 우승'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쌓았다.

반면 제임스는 팀을 옮겨 다니며 슈퍼팀 결성 눈총까지 받았음에도 파이널 9회 진출, 3회 우승, 6회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지만 시대의 지배자로 평가할 때는 다소 흠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어쨌든 르브론 개인의 기량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달기 힘들다. 득점머신, 야전사령관, 클러치 슈터 등 무엇을 시켜도 정상급 수준으로 해낼 수 있는 탑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안티 팬들 또한 그간 행보와 우승 횟수, 시너지 효과 등으로 평가절하는 해도 농구 실력에 관해서는 이의를 달지 않는다. 실력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기에는 그동안 보여준 게 너무 많다.

올 시즌 LA 레이커스로 둥지를 옮기며 우승권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진 상태지만 개인의 기량이 쇠퇴했다고 보기는 어려운지라 전력보강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파이널 무대를 다시 밟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시즌 종료 후 비시즌 행보가 가장 주목되는 팀 중 하나가 레이커스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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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6월 15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가드 스테판 커리가 래리 오브라이언 챕피언십 트로피를 들고 있다.
ⓒ 연합뉴스/EPA

현대 농구의 패러다임 바꾼 슈터, 스테판 커리
 
그간 NBA 역사에서 슈터는 조연 혹은 조력자의 성격이 강했다. 화려한 개인기로 수비진을 휘젓는 특급 스윙맨이나 공수에서 포스트를 지배하는 빅맨 만큼의 존재감은 없었다. 꼭 필요한 자원 중 하나이기는 했으나 1인자, 주인공 등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나마 레지 밀러, 레이 알렌 등이 스타급 슈터로 분류되지만 동시대 슈퍼스타들을 밀어낼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같은 인식이 바뀐 지 오래다. 슈터도 얼마든지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고 한시대의 흐름을 바꿀 능력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그렇다. 커리 때문이다.

커리가 어느 정도의 슈터인지는 NBA팬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다. 거리 불문 마구 터지는 비현실적인(?) 장거리 슈팅을 바탕으로 3점 슛에 대한 각종 기록을 대부분 갈아치웠다. 아직 현역임에도 이미 진작부터 'NBA 역대 최고의 3점 슈터'로 자리를 굳힌 지 오래다. 외곽슛에 대해서는 아예 비교 대상이 없는지라 특별한 부상만 없다면 3점 슛 각종 누적기록까지 차례로 깨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커리가 특별한 이유는 아무하고도 섞이지 않는 자신만의 색깔에 있다. 그동안 조던 이후의 에이스급 스타들은 잘하기는 했으나 따라가는 입장일 뿐이었다. 공수에서 조던보다 더 잘하면 모를까 비슷하게 그림자를 밟아가서는 황제의 위상을 뛰어넘을 수 없었다. 코비가 대표적 예다.

커리는 자신만의 플레이를 앞세워 소속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왕조의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본인 역시 최고의 인기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이는 국내에서의 상황만 봐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국내에서의 NBA 인기는 조던 시대에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 계속 하향세에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다시금 부쩍 높아졌는데 여기에는 커리의 지분이 매우 크다는 평가다. NBA에 별반 관심 없는 이들까지 커리는 알고 있을 정도다.

타 스포츠도 마찬가지겠지만 농구 역시 '확률의 스포츠'다. 슛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골대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발전을 거듭했다. 같은 값이면 빅맨의 가치가 높은 이유이고 돌파 능력이 좋은 에이스의 존재가치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슈터는 지원사격 혹은 골 밑으로 집중되는 수비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커리는 달랐다. 최대한 골 밑에서 가까운 곳을 추구하던 일반 농구의 상식을 깨고 먼 곳에서 외곽슛을 던져 게임을 풀어나갔다. 거리, 타이밍에 관계없이 빈틈만 보인다 싶으면 마구 던져댔는데 적중률 또한 무섭게 높았다. 커리가 공을 잡으면 상대 팀의 시선은 자연스레 외곽으로 향했고 그러한 가운데 다른 곳에 균열을 노출했다.

커리는 이를 이용해 외곽슛을 쏘는척하다가 돌파를 시도하는가 하면 동료들을 활용한 날카로운 패싱게임도 펼쳤다. 상대 팀의 수비 부담은 높아졌고 그로 인해 커리와 동료들은 공간을 넓게 쓰며 특유의 '스페이싱 농구'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이른바 슈터가 주인공이 되는 세상을 연 선수가 바로 커리였다.

올 시즌 워리어스는 압도적이었던 지난 몇 시즌과 비교해 다소 주춤한 편이다. 커리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자주 이탈하면서 풀 전력으로 시즌을 치른 경기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여전히 워리어스는 우승 후보 1순위다. 플레이오프 등 큰 경기에 워낙 강하기도 하거니와 복귀를 준비 중인 드마커스 커즌스(29·211cm) 등 추가 전력 보강요소가 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커리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이상 워리어스는 늘 챔피언 후보일 수밖에 없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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