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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위기의 KCC... 연패 탈출의 선봉장에 이정현이 있었다


윤대협은 국내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이노우에 다케히코 원작 농구만화 <슬램 덩크> 캐릭터 중 한 명이다. 비록 주인공의 라이벌 팀 능남 소속이지만 윤대협에 대한 팬들의 애정은 상당했다. 평소에는 성격 좋은 팀 내 선배였지만 코트에 들어서면 누구보다도 듬직한 에이스로 변했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팀원들의 윤대협에 대한 신뢰가 탄탄한 것은 당연했다.

프로농구 전주 KCC의 주전 슈팅가드 이정현(31·191cm) 역시 '윤대협' 같은 존재다. 최근 2019 FIBA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에서 대한민국 남자대표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레바논, 요르단 전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줬던 그는 소속팀에 복귀해서도 든든한 이름값을 하고 있다.

이정현은 12일 안양실내체육관서 있었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말 그대로 경기를 지배해 버렸다. 2차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을 111-109로 승리하게 만든 결승골을 만들어낸 것을 비롯 33득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연패 수렁에 빠져있던 팀 사정을 감안했을 때 그야말로 천금같은 활약이었다.

KGC인삼공사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자유투를 얻어내고 3점슛까지 덩달아 터지는 등 홈에서의 경기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레이션 테리(41득점, 15리바운드), 박지훈(23득점, 8어시스트), 기승호(14득점, 7리바운드) 등이 좋은 경기력을 펼쳤으나 마지막 순간 이정현을 막지 못해 분루를 삼키고 말았다.
 

(1) 이정현.jpg
 이정현은 위기 상황에서 동료들이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에이스다.
ⓒ 전주 KCC


 
전주 윤대협 이정현, KCC 지키는 에이스
 
단신 외국인 제도가 활성화되면서 팀별로 득점을 리드하는 국내 선수는 점점 눈에 띄게 줄어가고 있다. 힘과 기술을 겸비한 단신 외국인이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따라 각팀의 그날 승패가 갈릴 정도다. 그런 가운데 이정현은 외국인 선수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내며 토종 주포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정현의 최대 장점은 빼어난 득점원이면서 혼자 하는 농구를 펼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에이스급 선수들이 그렇듯 두둑한 뱃심을 바탕으로 많은 공격을 시도하지만 자신에게 수비가 집중된다 싶으면 무리는 하지 않는다. 빈곳에 있는 동료들에게 센스있는 패스를 건네주는 등 팀 플레이에 능하다. 수비수가 패스를 의식해 흔들린다 싶으면 다시 개인기로 공격을 성공시킨다. 이래저래 막아내기 힘든 유형이라 할 수 있다.

KCC가 잘 나갈 때는 언제나 강한 2번이 함께했다. 조성원(47·180cm)과 강병현(32·193㎝)이 대표적이다. 조성원은 신장은 작았지만 폭발적 외곽슛을 바탕으로 KCC 주포로 활약했다. 조성원이 공격형이라면 강병현은 수비나 패싱플레이에서 강점을 보였다.

 

(2) 이정현(크블매니아).jpg
 국내 프로리그 최고의 2번으로 평가받는 이정현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을 올리는 능력은 물론, 패스를 통해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까지 가능하다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중)
ⓒ 케이비리포트 제공


 
조성원, 강병현과 비교해 이정현은 스타일이 또 다르다. 내외곽을 고루 갖춘 전천후 공격수이면서 패싱플레이에도 일가견이 있고 수비 역시 자신의 매치업 상대를 묶을 수 있을 정도다.

이날 경기에서 이정현은 어려운 상대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펄펄 날았다. 단신 외국인선수 마퀴스 티그(25·185.4cm)가 쉬운 골밑슛을 연달아 미스하는 등 전체적으로 팀 공격이 원활하게 안 풀렸던 가운데 돌파와 슈팅은 물론 적절한 패싱게임까지 펼쳐 보이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공격 흐름이 꽉 막혀있을 때 장거리 3점슛을 꽂아 넣으며 분위기를 전환시키는가하면 속공시 유연한 드리블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밑으로 어시스트를 찔러 넣으며 브라운의 덩크 득점을 만들어줬다. 어디 그뿐인가, 수비 리바운드를 잡기 무섭게 자로 잰듯한 롱패스로 정희재의 쉬운 노마크 득점을 연결시켰다. 4쿼터 막판에는 외곽 라인에서 3점슛을 쏠 듯하면서 KGC인삼공사 수비진들을 통째로 속이고 골밑으로 들어가는 브라운에게 완벽한 패스를 선사했다.

이정현은 스크린을 잘 활용하는 선수다. 특히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온 후 예전의 플레이가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스크린 플레이를 고집하지 않고, 돌파를 통해 직접 득점을 올리거나 빈 공간으로 킥아웃 패스를 빼주기도 한다.

이정현은 2번으로서 신장이 크지도, 스피드가 탁월하지도 않지만 여러가지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프로 무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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