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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아쉬운 퇴장' 추승균 감독, 지도자로서 2막을 기대해

프로농구 전주 KCC의 추승균(44) 감독이 현장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2년 KCC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추 감독은 2014-2015 시즌 도중 KCC 감독대행에 올랐고 이후 정식감독으로서 얼마 전까지 KCC를 이끌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을 반대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으나 구단은 다시 한 번 그에게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결국 성적부진으로 중도하차하게 됐다.

추 감독은 구단을 통해 "일단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 좀 더 공부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차기 감독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며 스테이시 오그먼 코치가 당분간 감독 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재료는 잘 준비했지만,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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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전 지시하는 추승균 감독 2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전주 KCC 대 서울 SK 경기. 추승균 KCC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18.3.29
ⓒ 연합뉴스


 
추감독은 현역 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명성이 높았다. 공수 밸런스, 팀 플레이 등 여러 면에서 공헌도가 컸던 선수였다. 초창기에는 자신보다 선배였던 이상민, 조성원을 도와 팀의 에너지를 북돋았고, 이후에는 살림꾼 스타일로 롱런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그러한 능력을 인정 받아 원클럽맨으로 프로 커리어를 마쳤고 코치, 감독대행을 거쳐 정식감독까지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감독 추승균은 선수 시절의 좋았던 행보를 이어가지 못했고 지도자 생활의 1막을 아쉽게 접고 말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추승균 감독은 지도자로 부임한 첫 해였던 2015-2016 시즌 팀을 정규 리그 1위로 이끌며 돌풍을 일으켰다. 2016-2017 시즌에는 10위를 기록하며 저조했지만 다시 2017-2018 시즌 3위로 껑충 뛰어오르기도 했다.

신인 드래프트와 트레이드 등을 통해 포지션별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낸 점은 추승균 감독의 성과로 손꼽힌다. 이제는 팀의 간판이 된 고졸 특급 송교창(22·201cm)을 비롯해 미래의 주역 유현준(21·180cm), 김국찬(23·190.1cm), 김진용(24·200cm) 박세진(25·201.5cm) 등은 추승균 감독의 눈썰미 덕분에 KCC 이지스의 일원이 됐다.

그러나 팬들은 추감독이 이러한 젊은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김태술(34·180cm), 이현민(35·173cm), 송창용(31·192㎝) 등 베테랑 위주의 기용은 팀 에너지 저하, 체력적인 부담 등 여러 문제를 가져왔다. 또한 첫 시즌 달콤한 결과물을 안겨 줬으나 이후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던 안드레 에밋(36·191cm)을 3년 동안 밀고 나간 부분 등도 부임 내내 비판받는 요소였다. 당장 성적을 내야 된다는 조급함에 차근차근 큰 그림을 그려나가지 못한 부분이 안타깝다.

2015-2016 시즌 정규 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고양 오리온에 패했던 것, 2017-2018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서울 SK나이츠를 넘어서지 못한 것을 두고 팬들은 추승균 감독의 베테랑 사랑을 지적하기도 했다.
 
레전드의 농구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선우, 허재 등 빼어난 지도자들과 함께 왕조를 경험했던 KCC 팬들인 만큼 눈높이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추감독은 선수 시절 큰 사랑을 받은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기에 그에 대한 팬들의 애정은 매우 깊었다. 구단 역시 성실한 이미지의 추감독에게 믿음을 보냈다. 그러나 노장 선수들 위주의 기용, 아쉬운 전략 전술, 위기극복 능력 등 여러 한계점을 보인 추감독의 경기 운영 스타일은 매 시즌 반복됐다. 끝내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퇴진한 추승균 감독이 더욱 아쉬운 이유다.

추감독의 첫 번째 감독 생활은 아쉽게도 실패로 끝났지만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타팀 사령탑 중에서도 이전의 실패를 거울삼아 도약에 성공한 경우가 다수 있다. 여전히 지도자로서 젊은 나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 시기를 다시 돌아보며 찬찬히 공부한다면 추감독 역시 성공 케이스를 따라가지 말란 법도 없다.

현역 시절 추감독의 최대 장점은 '성실함'이었다. 타고난 자질도 빼어났겠지만 워낙 성실하고 자기 관리가 좋았기에 오랜 시간동안 꾸준하게 성적을 올리며 멋지게 은퇴할 수 있었다. 어쩌면 너무 이른 시간에 감독 자리에 올라 준비가 덜 되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현재의 상황에 낙담하기보다 선수시절에 그랬듯 묵묵하고 끈기 있게 재도약을 준비한다면 지금의 아픔은 추억이 될 날도 올 것이다. 과거를 자양분삼아 발전하는 지도자 추승균을 기대해본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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