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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문경은과 '이조추 트리오' 아시나요? 차세대 3번 누가 될까

프로농구에서 가장 돋보이는 포지션은 가드와 빅맨이다. '가드는 팬들을 즐겁게 하고, 센터는 감독을 웃게 한다'는 농구 격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체 동료들을 이끌며 앞선을 지휘하는 센스 넘치는 가드와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빅맨은 항상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농구는 각 포지션별로 역할 분담이 중요한 스포츠다. 아무리 가드와 빅맨이 펄펄 날아도 중간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포워드진이 부실하면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내외곽에서 스윙맨이 함께 해주며 전체적 균형이 제대로 잡힐 때 해당팀은 비로소 완전체가 된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전주KCC 이지스, 원주 DB프로미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쟁쟁한 강팀들의 사례가 이를 입증해준다. 밸런스의 스포츠 농구에서 3번 포지션은 또 다른 중심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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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SK 문경은 감독은 현역시절 '람보슈터'로 명성이 높았다.
ⓒ 서울 SK


한 시대를 풍미한 문경은, 김영만, 추승균

스몰포워드 파워가 유독 돋보였던 시기는 프로농구 초창기였다. 문경은, 김영만, 추승균을 필두로 양경민, 우지원 등 쟁쟁한 3번들이 명성을 떨쳤다. 그중에서도 문경은(47·190cm)은 '람보슈터', '돌고래 슈터' 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한국농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슈퍼스타 재목으로 꼽혔다.

슈터로서 좋은 체격조건(당시 기준)에 리버스 백덩크가 가능할 정도로 탄력이 좋아 매 경기 관중들을 흥분케 했다. 신동파, 이충희, 김현준 계보를 잇는 대형슈터로 이름을 날렸다. 물론 정인교, 김상식, 조성원 등 만만치 않은 슈터 경쟁자들이 동시대에 존재했다. 그러나 사이즈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던지라 국가대표팀에서 중용된 것은 문경은이었다. 선수로서도 가장 롱런했다.

단기 임팩트로는 단연 '사마귀슈터' 김영만(46·193cm)이 첫손에 꼽힌다. 부상으로 전성기가 오래가지는 못했으나 부산 기아(현 현대모비스) 시절 공수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뽐내며 '스몰포워드의 교과서'로 불렸다.

빼어난 일대일 능력을 바탕으로 마크맨을 따돌리고 미들라인에서 다득점을 올리는데 능했으며 수비시에는 매치업 상대를 꽁꽁 묶어버리는 자물쇠 수비를 자랑했다. 문경은, 우지원 등 당시 날고기는 포워드들도 김영만과 매치업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활약도가 뚝 떨어지기 일쑤였다. 전성기만 놓고 봤을 때 최고의 가성비를 가진 3번이라고 할 수 있다.

추승균(44·190cm)의 선수 시절 별명은 '소리 없이 강한 남자'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선수생활은 이른바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리그 최고의 3점슈터 문경은, 완벽했던 5~6년의 김영만과 비교해 다소 덜 요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통산커리어를 놓고 봤을 때는 가장 화려한 현역을 보낸 선수가 바로 추승균이다.

자기 관리에 철저했던 추승균은 시간이 갈수록 진화했다. 이상민, 조성원과 '이조추'트리오로 명성을 누리던 시절의 그는 자신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주로 수비 등 궂은일에 전념하며 팀의 밸런스를 잡아줬다. 빼어난 3점슈터지만 신장문제로 수비에서 약점이 있던 조성원이 마음 놓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상민의 '바꿔 막기'와 더불어 추승균의 헌신적 수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추승균이 공격력이 떨어졌던 것은 아니다. 팀 공격이 잘 풀리지 않거나 수비가 이상민, 조성원에게 집중됐다싶으면 특유의 명품 미들슛을 앞세워 '또 다른 에이스'모드를 자랑했다.

이후 고참이 된 추승균은 포스트업은 물론 어시스트 능력까지 끌어올리며 후배들을 이끌고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팀에 큰 보탬이 되는 '전천후 살림꾼'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그로인해 3번은 물론 전 포지션을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통산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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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KCC 송교창은 리그를 대표하는 '뉴타입 3번'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 전주 KCC


차세대 대형 3번 후보들은 누구?

문경은, 김영만, 추승균 시대 이후에도 걸출한 3번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씩 아쉬움이 남았다. ´빅뱅´ 방성윤(36·195cm)은 '사이즈가 업그레이드된 문경은이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가대표팀 주포로 기대를 모았다. 아쉽게도 잦은 부상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좌절을 겪었고 조기 은퇴 후 불미스런 사건에까지 휘말리며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윤호영(34·195.6cm)은 정통 3번과는 조금 다른 4번에 가까운 유형이다. 팬들 사이에서 간혹 언급되는 3.5번 플레이를 펼친다. 기량 자체는 나무랄데 없으나 방성윤과 마찬가지로 잦은 부상에 울고 있다.

그나마 양희종(34·194cm) 정도가 꾸준히 롱런에 성공한 대형 포워드로 꼽힌다. 불같은 투지와 더불어 상대의 움직임을 읽는 능력이 빼어난 양희종은 오랜 시간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최고의 디펜더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아쉽게도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슈팅 능력으로 인해 '최고의 수비수'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물론 양희종은 수비 능력 하나만으로도 어지간한 올라운드 플레이어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선수인 것 만큼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농구 3번 계보를 이어갈 후보들로는 누가 있을까? 향후 어떤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거나 확 치고나올지는 모를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전주 KCC 송교창(22·201cm), 부산 KT 양홍석(21·195㎝), 서울 SK 안영준(23·196cm) 등이 꼽힌다. 각각 소속팀의 미래로 불리는 이들이 기대만큼 성장한다면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행을 택하며 화제를 모았던 송교창은 포지션 대비 신체조건이 매우 좋다. 거기에 장신자로서 아주 빠른 스피드와 출중한 운동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안팎의 기대가 크다. 아직 경험이 미숙한 관계로 플레이가 무르익지는 못했으나 일찌감치 프로생활을 시작한 선수답게 공수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신보다 작은 선수에게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는지라 수비 공헌도가 높으며 신장을 살린 리바운드, 블록슛 능력 등이 일품이다. 속공시에도 누구보다도 빨리 뛸 수 있다.

아직 슈팅 능력에서 덜 여문 모습을 노출하고 있으나 이 부분만 개선된다면 새로운 유형의 3번으로서 역대 스몰포워드 계보를 이어갈 재목이다는 평가다. 신인드래프트 당시 자신보다 먼저 뽑힌 문성곤(25·196cm), 한희원(25·195cm) 등보다 기대치가 더 크다.

안영준은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가장 큰 장점이다. 프로 무대에 데뷔할 때까지만 해도 송교창, 양홍석 정도의 평가는 받지 못했으나 두둑한 배짱을 바탕으로 좋은 포워드가 많은 SK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다. 첫 시즌 소속팀의 우승에 공헌하고 최근에는 국가대표팀에서 경험을 쌓는 등 커리어 초반 좋은 스타트를 끊고 있는 모습이다.

양홍석같은 경우 송교창, 안영준보다 보여준 것은 적지만 발전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소속팀 여건상 출장시간 등에서 모자람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지라 기회를 잘 살린다면 전천후 포워드로의 성장도 기대된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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