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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전천후' 이정현, 농구월드컵서 중국 상대로 활약 펼쳤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이 강호 중국을 물리쳤다. 대표팀은 28일 중국 선전시 유니버시아드 센터서 있었던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A조 1라운드 경기에서 중국을 82-74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컸다.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 26일 중국(81-92)에 패했던 아쉬움까지 깔끔하게 씻어냈다. 허 감독은 경기 전 공언한데로 경기 내내 강력한 압박수비를 펼쳤고 이는 중국대표팀의 페이스를 크게 흔들어버렸다. 경기가 거듭되고 손발이 맞아갈수록 허 감독 특유의 농구색깔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팀 승리의 비결은 내 외곽의 원활한 밸런스였다. 특히 골밑에서 대등 혹은 우위를 점한 부분은 경기 내내 흐름을 가져간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대표팀이 중국에게 늘 고전했던 가장 큰 이유는 높이 싸움에서의 열세였다. 일단 포스트에서 밀리다보니 원활한 경기운영이 되지 않았고 외곽 위주의 패턴 등 변칙 작전으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안팎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이종현(24·203cm), 오세근(31·200cm), 김종규(27·207cm) 등 국내를 대표하는 빅맨 자원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리카르도 라틀리프(29·199.2cm)가 있었다.

국내 프로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도 활약 중인 라틀리프는 대표팀의 골밑을 든든히 지켜주며 25득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기둥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최고의 골밑 살림꾼으로 평가받는 이승현(26·197cm) 또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10득점 8리바운드로 뒤를 받혔다. 평균 신장이 2m도 되지 못하는 그들이었으나 중국의 장신 군단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단신 트윈타워'가 선전한 가운데 외곽에서는 이정현(31·191cm), 허웅(25·186cm)이 공격을 이끌었다. 이정현(10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허웅(16득점 2리바운드)은 골밑 공략이 빡빡해질 때마다 돌파와 외곽슛으로 중국 수비진을 흔들며 전천후 슈터다운 위용을 뽐냈다.

(1) 중국전(FIBA 공식홈페이지).jpg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합류한 대표팀 골밑은 중국 장신군단에 전혀 밀리지않았다.
ⓒ FIBA 공식 홈페이지 캡쳐


라틀리프-이승현, 만리장성 무너뜨린 '단신 트윈타워'

라틀리프는 신장에서는 열세였으나 거대한 중국 빅맨들에게 밀리지 않았다. 탄력이 좋고 발이 빠르고 몸놀림이 좋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중국 선수 한명의 수비 정도는 어렵지 않게 벗겨냈고, 심지어 더블팀을 뚫고 바스켓 굿까지 얻어냈다.

자신보다 월등히 큰 왕저린(24·214cm)과 몸싸움을 펼치면서도 불안정한 자세에서 슛을 성공시켰고, 활발한 컷인 공격을 통해 상대의 느린 발을 적극 공략했다. 유창동(26·206cm) 은 스탭은 어느 정도 라틀리프를 따라갔으나 힘에서 부족함을 드러내며 공수에서 밀렸다. 외곽에서부터 드리블을 치며 대놓고 일대일 돌파를 시도하는 플레이에 유창동은 번번이 농락당했다.

라틀리프가 공을 잡았을 때는 다른 선수들이 볼 없는 움직임을 잘 가져가야 한다. 아무래도 전력의 핵 라틀리프에게 상대 수비가 집중될 수 밖에 없는지라 활발하게 뛰며 컷인이나 받아먹는 슛이 필요하다. 이날 경기에서는 박찬희, 이대성 등이 열심히 뛰어주며 중국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이는 수비시에도 마찬가지다. 라틀리프가 앞에서 버티고 있으면 공격하는 상대는 매우 부담스럽다. 그때 살짝만 도움 수비를 들어와도 좋은 효과가 발휘된다. 박찬희, 이대성은 수비시에도 적극성을 뛰며 앞 선에 에너지를 실어줬다.

이승현은 아쉬운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의 4번으로 꼽힌다. 힘이 좋아 자신보다 큰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승현은 라틀리프의 조력자 역할을 잘해주었다. 중국 선수 3명 사이에서 전투적으로 리바운드 쟁탈전을 펼치는 등 투지가 끓어 넘쳤다. 턱밑까지 쫓긴 4쿼터 막판에는 드리블로 중국 장대 숲을 찢고 들어가 슛을 성공시키며 특유의 주먹으로 바닥을 치는 듯한 세례머니까지 펼쳐 보였다.

중국의 무서운 점은 신장이 큰 선수들이 슛까지 좋다는 점이다. 때문에 국내 선수들이 활동량을 바탕으로 더블팀을 들어가면 패스 플레이를 통해 외곽에서 류창동, 자오지웨이(23·185cm), 팡슈오(28·188cm)등 이 외곽을 터트리며 한국 수비를 흔들었다.

장신 포워드 정효근(23·201cm)은 높이가 낮은 대표팀에서 쏠쏠한 식스맨 역할을 해줬다. 좋은 타이밍에서 라틀리프에게 굿 패스를 넘겨주는가하면 돌파 후 바스켓 굿까지 얻어냈다. 다만 국내 리그에서도 지적되었던 아쉬운 슛 적중률은 개선해야 될 점으로 꼽혔다.

대표팀 이정현(크블매니아).jpg
 국내 프로리그 최고의 2번으로 평가받는 이정현은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중)
ⓒ 케이비리포트 제공


전천후 이정현, 내외곽 공습에 패싱 플레이까지

힘, 테크닉, 센스를 두루 겸비한 전주 KCC 전천후 가드 이정현은 국내 최고 2번에서 국가대표 에이스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정현은 빼어난 공격수이자 게임 조립 기술자다. 한번 폭발하면 거침없이 들어가는 외곽슛도 무시무시하지만 슛감이 좋지 않을 때도 제몫을 잘해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짧은 돌파 후 미들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점프슛을 시도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훼이크 동작으로 연거푸 파울을 얻어냈다. 이정현이 골밑으로 드라이브인을 들어올 줄 알았던 중국 수비진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플레이였다.

이정현은 패싱 센스도 일품이다. 투맨 게임 마스터답게, 수비를 자신 쪽으로 몰아놓고 빼주는 패스가 좋았다. 보통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가 일대일을 시도하면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무디어지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까지 KCC에서 활약했던 안드레 에밋이 대표적 경우다.

그러나 이정현은 다르다. 이정현이 공격시에는 자연스럽게 다른 선수들이 함께 움직인다. 언제 외곽 어시스트와 컷인 패스가 나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함께하는 전천후 공격수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높다. 라틀리프, 이승현과의 호흡도 좋았다.

이정현은 외곽슈터로서의 역할도 톡톡해 해냈다. 3쿼터 3분여를 남긴 시점에서는 안쪽에서 나온 패스를 받아 연속해서 3점슛을 적중시키며 7점차를 삽시간에 13점차 리드 상황으로 만들었다. 경기 종료 약 30초를 남기고서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터프 3점슛을 꽂아 넣으며 허 감독을 함박 웃음 짓게 했다. 수비시에도 빠른 손을 연신 내뻗으며 쳐내는 수비와 스틸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허 감독의 두 아들 허웅, 허훈의 플레이도 좋았다. 허웅의 최대 장점은 자신감이다. 기술적으로는 아직 여러모로 발전이 필요하지만, 특유의 배짱(?) 하나 만큼은 국제대회에서도 여전했다. 중국 수비진의 압박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찬스다 싶으면 망설이지 않고 미들슛, 3점슛을 던졌다.

3쿼터 중반 쫓기던 상황에서 수비수를 달고 스탭백 3점슛을 성공시켰고 그 과정에서 반칙까지 얻어낸 장면은 허웅 극장의 하이라이트였다. 동생 허훈 또한 악착같은 수비와 센스 있는 패싱, 돌파 플레이 등으로 힘을 보탰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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