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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벼랑 끝 탈출 KCC' 기사회생의 주역은 역시 젊은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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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밋 '비켜봐' 2일 오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전주 KCC와 서울 SK 경기. KCC 안드레 에밋이 드리블하고 있다. 2018.4.2
ⓒ 연합뉴스


'2017-2018 정관장 KBL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벼랑 끝에 몰린 전주 KCC가 기사회생했다. 전주 KCC는 지난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홈 경기에서 90-79로 승리를 거뒀다. 2연패 이후 챙긴 첫 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여전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면 기적적으로 챔피언 결정전 진출도 가능하다.

더 이상 물러날 데 없는 KCC는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경기에 임했다. 오랜만에 안드레 에밋(32득점 5리바운드 2스틸), 찰스 로드(15득점 10리바운드) 두 외국인 선수가 동시에 활약한 가운데 이정현(12득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 송창용(12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이 든든히 뒤를 받쳐주었다.

2차전 패배를 직감하고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며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하승진(9점 17리바운드) 또한 궂은일에 헌신적으로 임했다. 기록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선수 전원이 함께 활약해줬다. KCC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SK는 제임스 메이스(17점 13리바운드), 테리코 화이트(14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김선형(14득점 2리바운드 7어시스트), 안영준(13점 4리바운드 3스틸) 등이 꾸준한 활약을 해주었으나 이날만큼은 필사의 의지로 나온 KCC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초반부터 가속엔진 끌어올린 이지스함

상대의 속공을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야투 성공률을 높이고 공격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상대가 속공을 펼칠 기회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인 것일 뿐 실제로는 매우 어렵다. 항상 슛이 성공할 수는 없고 리바운드 쟁탈전시에는 아무래도 수비하는 쪽이 좀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전반 KCC는 에밋을 중심으로 성공률 높은 공격을 선보였고 하승진, 로드 역시 제공권을 장악하며 포스트에서의 우위를 지켜나갔다. 외국인 선수 2명이 출전하는 2, 3쿼터에서는 빠른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짠 채 SK 기동력에 대항했다.

SK 공격 시에는 끊임없는 도움수비로 어렵게 했다. 각자가 자기 마크맨은 물론 옆 선수까지도 신경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른바 팀플레이에 최선을 다했다. KCC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 할 수 있다.

물론 SK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김선형을 중심으로 가드 수비가 가능한 장신 최준용, 슛과 허슬이 좋은 안영준, 몸싸움과 외곽슛에 능한 김민수에 화이트, 메이스라는 전천후 용병으로 구성된 라인업은 높이와 기동력의 최적화된 조합을 보여주었다. SK는 전 선수가 함께 뛰고 리바운드에 참여하고 외곽 찬스가 나면 과감하게 슛을 던졌다.

특히 루키 안영준의 플레이는 선수 시절 추승균을 연상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리바운드싸움에 적극가담하면서 세컷샷을 넣는가하면 풍부한 활동량을 앞세워 전태풍의 속공패스를 가로채는 등 에스케이 포워드진의 에너지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궂은일에 신경 쓰면서도 팀 공격이 막혔을 때 알토란같은 득점 가담이 돋보였다. 안영준의 이같은 플레이로 인해 SK는 한때 20점 넘게 차이 나던 점수차를 전반 종료된 시점에서 9점까지 줄일 수 있었다.

방전될 뻔한 KCC, 흐름을 바꾼 백업가드 김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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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구 '재빠르게 슛'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경기. 1쿼터 KCC 김민구가 전자랜드 수비진의 빈틈으로 파고들어 슛하고 있다. 2018.3.22
ⓒ 연합뉴스


이날 KCC는 분명 독한 마음을 먹고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의 눈빛과 표정 자체가 이를 말해줬다. KCC는 주전 대부분이 노장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다. 의욕이 과다하면 오버페이스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 실제로 주전들의 체력은 3쿼터 초반부터 급격하게 고갈된 듯 보였다. 반면 젊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로테이션을 돌리며 뛰고 또 뛰는 속공 농구는 SK 입장에서 새삼스럽지 않았다.

실제로 KCC는 3쿼터 초반 이정현이 파울 트러블에 걸리는 등 평소와 다른 적극적 플레이의 부작용이 드러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3점슛 또한 전 선수가 쏠 수 있는 SK와 달리 KCC는 송창용, 이정현 등 시도하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SK 입장에서 외곽 예측 수비가 가능한 부분이었다.

KCC로서는 김지후(26·187cm) 같은 3점슛 스페셜리스트를 시즌 중에 준비시켜 놓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난 KGC 전성현(27·189cm)의 미친 듯한 퍼포먼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빼어난 3점 슈터는 큰 경기에서 엄청난 변수가 되기도 한다. 김지후는 고려대 재학 시절 대학 최고의 클러치슈터로 명성을 떨친 바 있다.

자칫 오버페이스로 인해 경기를 내줄 뻔한 KCC를 살려준 것은 백업가드 김민구(3득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였다. 그는 3쿼터 막판 SK에게 턱밑까지 쫓긴 상황에서 특유의 패싱센스를 통해 여러 개의 속공 플레이를 완성시켰다.

달리는 농구에 특화된 송교창과의 호흡은 매우 좋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좋았던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만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KCC에게 김민구가 딱 그런 존재가 되어주었다. 김민구가 공격을 풀어주자 송교창(5득점 5리바운드), 정희재 등 젊은 포워드진도 부쩍 힘을 냈고 수비와 허슬로 답해주었다. 방전될 뻔한 KCC에 다시금 에너지가 붙는 상황이었다.

김민구는 종료 1분여를 앞둔 시점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까지 성공시키며 이날 경기 반란의 주인공이 됐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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