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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뉴질랜드에 분패한 농구대표팀, 과제는 앞선 수비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의 과제는 늘 골밑이었다. 출중한 가드, 스윙맨들이 항상 존재했음에도 강팀과의 격전시 골밑에서 밀리며 고배를 마시기 일쑤였다. 때문에 대표팀은 골밑 강화에 골머리를 썩었고 그 결과 현재는 다수의 우수한 빅맨을 보유하게 됐다.

이종현(24·203cm), 이승현(26·197cm)이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오세근(31·200cm), 김종규(27·207cm), 최부경(29·200cm) 라인이 버티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더욱이 최근 국내프로농구 최고 외국인 빅맨 중 한명인 리카르도 라틀리프(29·199.2cm)가 귀화선수로 합류한지라 포스트에서만큼은 양과 질적으로 아시아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는 평가다.

대표팀은 현재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을 치르고 있다. 23일 있었던 약체 홍콩전에서는 강력한 골밑의 위력이 제대로 드러났다.

홍콩은 이스턴 롱 라이온스 소속의 리 키(31·180cm)와 CBA(중국프로농구) 저장 골든 불스 소속 귀화선수 던컨 리드(28·204cm)가 내외곽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대표팀에 역부족을 드러냈다. 전력의 차이도 있었지만 골밑싸움에서 일방적으로 밀려버린 것이 컸다. 양국 귀화선수 대결에서도 라틀리프는 리드를 압도했다.

대표팀은 홍콩전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는 84-93으로 패했다. 뉴질랜드는 이전 경기에서 중국을 격파했을 정도로 상승세가 돋보이기는 했으나 대표팀은 라틀리프가 가세한 상황이었던지라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강력한 수비와 탄탄한 조직력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여전했던 라틀리프와 명불허전 이정현·두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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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소속팀에서 활약했던 모습을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재현했다.
ⓒ 서울 삼성


29득점, 11리바운드, 4블록슛이라는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라틀리프는 뉴질랜드전에서도 충분히 제몫을 해냈다. 두경민의 미들슛이 실패하자 날렵하게 달려들어 수비진을 뚫고 세컨슛을 성공시킨 것을 비롯 수비 리바운드 후 단독 드리블로 프런트코트까지 몰고나간 후 전준범의 오픈찬스를 봐준 후 3점슛을 만들어냈다. 높이와 파워, 스피드를 겸비한 빅맨이 경기에 끼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달리는 와중에도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수비가 몰린 사이 외곽의 슈터를 봐주는 플레이는 소속팀 삼성에서는 물론 홍콩전에서도 나왔을 정도로 트레이드마크가 되어가고 있다. 라틀리프가 공을 몰고 뛰어 들어올 때 수비진에서 더욱 대처가 어렵게 된 이유다.

수비시에도 자신의 마크맨을 꽁꽁 묶는 것을 비롯 포스트에서 도움수비도 적절하게 잘해줬다. 무엇보다 개인플레이보다 팀원들을 살리며 함께 움직이는 농구를 펼치는 스타일인지라 공수양면에서 큰 도움을 줬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트래쉬토크를 주고받으며 적절한 신경전을 펼치는가하면 박수를 치며 동료들의 파이팅을 독려하는 등 승리를 향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대표팀에 합류한지는 이제 겨우 2경기지만 듬직함에서는 어지간한 베테랑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라틀리프가 골밑을 확실히 지켜주자 김종규, 두경민 등 잘 달리는 선수들이 활동반경을 넓게 가져가는 시너지 효과까지 발휘됐다.

두경민(27·183cm)은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특유의 자신감이 빛났다. 넓은 활동량을 보이며 쉼없이 뛰어다니다가 찬스가 왔다싶으면 지체 없이 슛을 쐈다. 3점슛과 더불어 미들레인지슛에 속공돌파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표팀의 공격루트를 넓혀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사실상 슈팅가드에 가까운 성향상 안정적 볼간수나 패싱게임 등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정현(31·191cm)은 최근 대표팀의 확실한 전천후 병기로 거듭났다. 이정현의 최대 장점은 돌파, 외곽슛을 고르게 갖춘 전천후슈터이면서 게임조립 능력까지 겸비했다는 점이다. 전문슈터로 받아먹는 플레이를 하다가도, 상황에 따라 2대 2플레이로 의표를 찌를줄 안다. 픽앤롤, 픽앤팝이 모두 가능하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자유투를 얻어내는 능력도 발군이다. 부상선수가 많은 대표팀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압박수비와 외곽슛으로 대표팀 무너뜨린 뉴질랜드

이전 경기에 대한 설욕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발로였을까. 뉴질랜드는 단단히 마음먹고 나온 듯했다. 수시로 올코트 프레스를 펼치며 압박을 거듭하는 등 공수에서 매우 적극적이었고 그 과정에서 대표팀은 많은 실책을 쏟아냈다. 뉴질랜드는 힘 좋은 장신선수들이 끊임없이 뛰고 또 뛰었다. 이전경기에서 중국 정예멤버를 꺾은 이른바 진흙탕 스타일이었다.

두경민같은 경우 개인 공격은 좋았으나 상대가 강하게 압박하면 볼을 가지고 공격 코트로 넘어오거나 첫패스를 제대로 뿌려주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과거 이상민, 김승현같이 드리블이나 유연한 패스로 상대 압박수비를 벗겨낼 빼어난 1번의 부재가 뼈아팠다.

수비시에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던 코리 웹스터(29·188cm)에 대한 대응이 아쉬웠다. 뉴질랜드는 요소요소에서 3점슛이 잘 터졌는데, 특히 웹스터의 3점 감각은 최상이었다. 거리 불문하고 마구 터졌다. 거기에 미들라인에서 편하게 던지는 플루터도 위력적이었다. NBA(미프로농구) 강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를 연상케 했다.

웹스터는 30득점 6어시스트로 뉴질랜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고 아이작 포투(18득점 11리바운드)가 골밑에서 뒤를 받쳤다. 웹스터를 중심으로한 3점 폭격은 아이작 포투(203cm), 로버트 로(211cm), 알렉스 프레저(215cm) 등 뉴질랜드 빅맨들의 행동반경까지도 편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대표팀은 앞선 이전 홍콩전에서도 상대 1번에게 무더기 3점을 허용하며 고전했는데 이번에도 그러한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 3점을 자꾸 맞다보면 수비조직력에 문제가 생겨 포스트가 헐거워질 수밖에 없으며 속공허용 개수도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는 부상으로 빠진 주전가드 김선형(30·187cm)의 공백이 컸다. 박찬희(31·190cm)같은 경우 수비는 좋지만 슈팅력이 약해 장시간 쓰기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양희종(34·194cm)을 도와줄 수비 좋은 3번 발굴도 과제로 떠올랐다. 양희종은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국가대표팀 포워드진 수비의 주축이었다. 양희종 없는 국가대표 포워드진은 상상하기 힘들었을 정도로 존재감이 컸다. 하지만 현재는 한창 좋았을 때에 비해 운동능력이나 신체상태가 좋지 않으며 크고 작은 부상도 많다. 송교창(22·201cm), 양홍석(21·195㎝) 등 가능성 있는 젊은 피를 키워야 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뉴질랜드전 패배로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짓지 못한 대표팀은 오는 6월 28일 중국, 7월 1일 홍콩 원정길에 오르게 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댓글 2

  • 001. Personacon 二月

    18.02.27 23:54

    예전엔 중국도 잡고 올림픽 금메달 땄었는데...
    이젠 뉴질랜드에게도 지다니...ㅠㅠ

  • 002. Personacon 윈드윙

    18.03.01 01:38

    뉴질랜드 겁나 강해요. 풀전력이면 우리가 절대 못이겨요. 다행히 미국프로농구에서 뛰는 선수가 아시아대회에는 나오기 힘들어서 그렇죠. 예전에는 골밑이 문제였는데, 골밑이 강해지니 가드가 골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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