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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하승진-로드, '천방지축' 트윈타워의 우승도전기

프로농구 전주 KCC는 올시즌 우승 후보 가운데 한 팀이다. 원주 DB, 서울 SK, 울산 현대모비스 등 경쟁팀들과 비교해 사령탑에서 크게 밀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나 팀 내 노련한 베테랑들이 많아 충분히 우승 전선의 복병으로 사고를 칠 수 있다는 평가다. 거기에 많은 우승을 경험했던 명가 특유의 저력을 인정받고 있다.

비록 전성기는 지났지만 전태풍(38·178cm)은 여전히 승부처에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해결사 중 한명이며 스피드를 갖춘 장신포워드 송교창(22·201cm)을 필두로 군에서 전역한 정희재(27·195cm), 수비와 받아먹기에 능한 송창용(31·192㎝) 등으로 구성된 포워드진도 나쁘지 않다.

팀플레이를 깨는 골칫덩어리 안드레 에밋(36·191cm)과 추승균 감독의 여전히 미숙한 운영문제만 해결된다면 언제든지 확 달라질 수 있는 팀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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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과 찰스 로드가 함께 신나면 어떤팀도 막아내기 쉽지않다.ⓒ 전주 KCC


하승진-로드가 신나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KCC가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데는 하승진(33·221cm), 찰스 로드(33·200.1cm) 두 공갑내기 빅맨의 존재가 크다. 한창때에 비해 신체능력은 많이 떨어졌지만 둘이 합쳐 평균 210cm가 넘는 최고의 높이를 가지고 있는 리그 최고의 트윈타워다. 농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높다는 것'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타팀을 위협하고도 남는다.

하승진과 로드가 지키는 KCC 골밑은 높이와 파워는 리그 최강 수준이지만 안정감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승진은 신인 때부터 가지고 있던 약점이 지금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기름손'이라 불릴 정도로 볼을 잘 캐치하지 못하는 점은 하승진의 위력을 심하게 반감시키는 부분이다. 장신 센터의 특성상 기술적 부분이나 스피드, 자유투 등에 취약한 것은 어쩔 수 없이 안고갈 수밖에 없다. 대신 높이를 이용해 골 밑 근처에서 공을 잡으면 쉽게 쉽게 득점을 올려야 한다.

실제로 하승진이 포스트 인근에서 완벽하게 자세를 잡으면 장신외국인선수들도 막아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공을 제대로 못 잡던가 흘리는지라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에게 스틸은 물론 블록슛까지 당하기 일쑤다. 수비시에도 실컷 리바운드을 잡고 내려오면서 스스로 공을 흘리거나 제대로 캐치하지 못해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 볼캐치만 잘했어도 하승진의 위력은 지금보다도 훨씬 강력했을 것이 분명하다.

'양날의 검', '시한폭탄' 등으로 불리는 것에도 알 수 있듯이 로드는 다루기 힘든 선수로 유명했다. 운동능력과 탄력 위주의 선수인지라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당일 기분에 따라 컨디션이 왔다갔다 할 정도로 기복이 심하다.

악동과로 분류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다소 사춘기 반항아같은 성향이 강해 종종 사고를 치기도 했다. 전창진, 유재학 등 베테랑 감독들이 유달리 경기중 로드를 질책했던 이유다.

그럼에도 로드가 KT, 전자랜드, KGC, 현대모비스 등 여러 팀에서 활약하는 이른바 장수용병이 될 수 있었던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고는 아니지만 최고에 맞설 수 있는 가능성을 늘 보여왔기 때문이다. 높이와 기동성을 두루 갖춘 것을 비롯 스크린플레이, 속공 및 패싱게임 참여, 블록슛 등에 고루 능하며 일정 수준의 슈팅력까지 겸비했다. 토종센터와 호흡을 맞춰 원활한 트윈타워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원센터도 가능하다. 이른바 스트래치형 빅맨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이유로 하승진, 로드가 지키는 KCC의 골밑은 여러모로 불안하다. 둘다 강점 못지 않게 확연한 약점을 가지고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별반 고쳐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명정도는 기복 없는 원숙한 플레이어가 필요한데 둘 다 어디로 튈지 장담하기 어렵다. 상대팀에서는 KCC 트윈타워를 어떻게 상대해야 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반면 경쟁팀들의 트윈타워는 KCC보다 훨씬 높은 안정감을 자랑한다. 오세근(31·200cm), 데이비드 사이먼(36·204㎝)의 '트윈타워'는 밸런스적인 측면에서 탁월하다. 파워, 기동력은 물론 센스와 노련미 거기에 슛까지 갖추고 있다. 한쪽이 막히면 나머지 한쪽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너무 잘 알고 있는지라 수비하기가 매우 어렵다.

살림꾼 센터 최부경(29·200cm)과 ´BQ(바스켓 아이큐)´가 매우 뛰어난 장신 스윙맨 애런 헤인즈(37·199cm)의 SK 또한 매우 위협적이다. 헤인즈는 내외곽을 오가며 돌파와 미들슛을 통해 상대수비진을 유린한다. 독불장군 스타일도 아닌지라 자신에게 수비가 몰렸다 싶으면 빈곳의 동료들을 찾아 패스도 잘 넣어준다. 최부경 역시 센스가 좋은 빅맨인지라 헤인즈와 호흡이 잘 맞는다.

현대모비스는 함지훈(34·198cm), 이종현(24·203cm)이라는 서로 다른 색깔의 토종빅맨을 보유하고 있다. 함지훈의 유연한 테크닉은 빅맨 중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이종현은 좋은 신체조건(윙스팬 223cm)을 갖추고 꾸준히 국가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젊은 센터다. 여기에 외곽슛 능력이 탁월한 레이션 테리(33·199cm)와 단신 빅맨유형의 마커스 블레이클리(30·192cm)가 함께하는지라 어떤 팀과도 매치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김주성(39·205㎝)과 로드 벤슨(34·208cm)은 여러차례에 걸쳐 호흡을 맞춰왔다는 것이 강점이다. 서로 젊은 시절에는 빼어난 운동능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투쟁심으로 '트윈타워'를 이뤄왔으며 나이를 먹은 지금은 둘 다 노련미를 발휘하고 있다.

벤슨은 예전만큼 활동 폭이 크지는 않으나 특유의 수읽기를 통해 힘 좋은 장신용병들도 척척 막아내고 있으며 김주성은 외곽슛 비중을 크게 높인 끝에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장신 3점슈터가 됐다.

이러한 쟁쟁한 경쟁자들 속에서 하승진, 로드 조합은 수비시 고르게(?) 불안요소를 노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하승진은 느리고 로드는 기복이 심하다. 부조화까지는 아니지만 호흡이 썩 잘 맞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버논 맥클린(32·202cm), 리카르도 라틀리프(29·199.2cm)의 빠르고 다양한 포스트 공략과 헤인즈의 돌파와 미들슛, 테리의 외곽슛 등에 골고루 당하고 있다. 특히 슛좋은 장신포워드가 많은 팀과 붙을 시 속공, 외곽수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한 상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 트윈타워는 상대팀 입장에서도 어려운 상대다. 기분파적인 요소가 강한 만큼 하승진, 로드가 신나게 될 경우 KCC 전체가 살아난다. 로드의 덩크와 블록슛, 하승진의 바스켓굿 플레이 등이 연달아 펼쳐지면 어떤 팀도 기세를 꺾기 어렵다. KCC팬들은 플레이오프나 챔피언결정전에서 그러한 천방지축 트윈타워의 퍼포먼스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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