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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박경상·김효범·강병현’ 되살아난 가드왕국 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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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된 밸런스, 가드왕국 부활하나?'

프로농구 전주 KCC의 후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1라운드 1승도 쉽지 않았던 시즌 초중반과 달리 후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 그동안 쌓인 성적이 워낙 나빠 탈꼴찌는 어려워 보이지만, 이기는 경기가 늘어나자 팬들의 함성도 다시금 커지고 있다.

KCC는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의 홈경기에서 73-67로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11승(31패)째를 거둔 KCC는 9위 동부(16승26패)에 5경기 차로 뒤져 있지만, 시즌 초 1승 10패로 동네북 신세였던 처지를 감안하면 두 자릿수 승리에 큰 성취감을 느낄 만하다.

최근 KCC 경기에서 돋보이는 것은 가드진의 맹활약이다.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팀 내 최고약점으로 꼽히던 자리였지만 이제는 어느덧 상위권 팀에게도 꿀리지 않는 포지션으로 입지가 바뀐 상태다. 팬들 역시 가드진의 선전에 고무돼 다음 시즌 전망을 밝게 바라보고 있다.

사실 KCC는 전통적으로 가드가 강했다. '컴퓨터 가드' 이상민과 '혼혈 최고 1번' 전태풍 등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1차 왕조를 이끌었던 이상민은 이제 추억의 이름이 됐으며 2차 왕조의 중심이었던 전태풍 역시 혼혈 3년 규정에 묶여 팀을 떠났다.

올 시즌에는 임재현-신명호 등 백업가드들이 팀을 이끌어야 하는 어려움에 부딪쳤다.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허재 감독이 4순위로 뽑았던 루키 박경상(23)은 뜻하지 않은 부상과 그로 인한 늦은 프로 적응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만에 상황은 급변했다. 허재 감독은 박경상에게 꾸준한 기회를 부여하며 성장을 독력했고 시즌 중 SK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했던 김효범(30)을 트레이드를 통해 과감하게 데려왔다.

둘 모두 공격력 하나만큼은 정평이 나 있어 자신감을 강조하는 허재 감독과 궁합이 맞아 보였다. 허재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박경상-김효범은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실 박경상은 바뀐 신인 드래프트제도가 아니었다면 다음 시즌부터나 뛸 선수다. 한 시즌 일찍 프로 맛을 보고 있다는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시래-장재석 등 대어급 신인들의 활약이 부진한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박경상은 선천적으로 강심장을 타고났다. 어지간한 선배들을 상대로는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친다. 좀처럼 들어가지 않던 외곽슛은 점점 영점이 잡히면서 대학 시절의 정교함을 되찾기 시작했고 돌파와 어시스트 등에서도 센스 넘치는 플레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재까지의 활약만 놓고 볼 때 신인최고 가드로 기대를 모았던 김시래보다 낫다고 할 수 있다.

김효범 역시 KCC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그는 컨디션에 따라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다. 자신감이 넘칠 때는 내외곽을 휘저으며 에이스급 공격력을 뽐내지만 부진할 땐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그런 김효범의 특성을 잘 알고 있던 허재 감독은 최대한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하도록 배려했다.

박경상-김효범 쌍포의 위력은 변변한 득점원이 없던 KCC에서 무서운 효과를 발휘했다. 구태여 둘이 동시에 터지지 않더라도 동반 부진하는 경우는 드물어 꽉 막혔던 화력이 조금씩 살아났다.

화룡점정을 찍은 건 상무에서 돌아온 전천후 슈팅가드 강병현(28)의 복귀다. 박경상-김효범은 공격력은 나무랄 데 없지만 수비와 패스에서는 단점을 드러낸다. 이 때문에 경기력에 기복이 심했던 KCC지만 강병현의 복귀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리그 최고의 2번으로 꼽히는 강병현은 강력한 수비력과 걸출한 보조리딩 능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다. 슈팅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이는 슈터인 박경상-김효범이 얼마든지 메워줄 수 있는 요소였다. 공교롭게도 강병현과 박경상-김효범은 각각의 장단점을 서로 채워줄 수 있는 스타일들이었다.

강병현 효과는 당장 성적에서 드러나고 있다. 강병현 복귀 이후 KCC는 6경기에서 4승을 거뒀다. 강병현은 박경상-김효범 등과 함께 내외곽에서 신바람 나는 공격력을 뽐내는 것은 물론, 패싱게임-수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중심에 서며 에이스로서의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수비만큼은 최고 수준인 신명호와의 호흡도 잘 맞아 백업가드진의 비상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허재 감독이 대놓고 "이제 더 이상 가드는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KCC팬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신인드래프트 최고 가드자원으로 꼽히는 김민구-두경민 등을 욕심냈지만, 이제는 가드진의 과포화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과연 KCC의 가드진은 다음 시즌 어떤 위력으로 프로농구의 판도를 흔들지, 가드왕국의 부활에 팬들이 흥분하고 있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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