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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역대 프로농구 팀별 외국인선수 돌아보기③] 원주 동부(하)

자밀 왓킨스(동부).JPEG

출처 / 원주동부

 

 

김주성 등장 전 / 화끈하고 투지넘쳤던 안드레 페리의 '쇼타임'

2001~2002 시즌 용병 '쇼타임' 안드레 페리(44·197cm) 역시 동부 외국인선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중 하나다. 비록 암흑기 동부에서 딱 한 시즌 뛴 것이 전부지만 팀에서 활약하는 기간 동안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며 동부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워낙 쇼맨십이 뛰어났던지라 타팀 팬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3.5번 혹은 4번이 잘 어울림에도 팀 사정상 빅맨 역할까지 감당해야 했던 페리에 대해 당시 동부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제이슨 윌리포드를 능가하는 팀 역대 최고(당시까지)의 용병으로 손색이 없다는 극찬이 쏟아지는가 하면 전체 2순위치고는 아쉽다는 혹평도 적지 않았다. 물론 여기에는 약한 전력으로 인한 당시 동부의 부진한 성적표도 큰 영향을 끼쳤음은 분명하다.

비록 전성기가 지난 시점에서 한국 땅을 밟았지만 4번으로서 페리는 안정감 있는 기량의 소유자였다. 특히 수비부분에 있어서는 상대의 스타일을 가리지 않고 잘 막아냈다. 호리호리한 몸에도 불구하고 우람한 체구를 자랑하는 딜론 터너(모비스)를 비롯 리바운드 1위에 빛나는 센터 라이언 페리맨(오리온스)을 상대로도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근성을 보여줬고 반대로 날렵한 선수들에게는 그에 못지않은 스피드로 대항했다.

페리의 주특기 중 하나는 블록슛이었다. 당시 리그에서 블록슛으로 유명한 선수들로는 마르커스 힉스(오리온스), 에릭 마틴(SK), 재키 존스(KCC) 등이 있었다. 타이틀은 힉스가 가져갔지만 다시 한번 자웅을 겨룬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박빙이었는데 페리 역시 여기에서 충분히 경쟁할 만했다.

페리의 블록슛은 굉장히 다이나믹했다. 특히 슛을 시도하는 상대의 등 뒤로 빠르게 날아가 삽시간에 쳐내버리는 슛 블로킹은 압권이었다. 동부가 명승부를 벌였던 경기에서 바로 이 러한 클러치 블록슛 몇 방으로 승부의 키를 바꿔버린 경우가 종종 있었다.

페리는 수비가 먼저 돋보였지만 공격력 역시 만만치 않았다. 특히 전자랜드(당시 신세기)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리그 최고의 '덩치 듀오' 조니 맥도웰-얼 아이크를 상대로 보였던 기량은 왜 그가 2순위였는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탱크' 맥도웰을 상대로는 테크닉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쉬운 공격을 계속해서 성공시켰으며 '석상' 아이크를 맞아서는 특유의 유연한 몸놀림과 순간 스피드가 빛을 발했다. 힘은 물론이거니와 신장과 덩치까지 커다란 아이크에게 처음에 밀리는 듯했던 페리는 이내 화려한 발놀림을 바탕으로 경기가 진행될수록 공수에서 자신의 리듬을 찾아가며 완승을 거뒀다.

페리가 공통적으로 지적받았던 단점은 공격옵션의 단순함이었다. 뛰어난 운동신경과 테크닉으로 펼치는 포스트 플레이는 나무랄 데 없었으나 미들슛을 비롯한 외곽 슈팅력이 약했다. 완전히 오픈된 상태에서는 정확성을 자랑했지만 빠른 템포나 만들어서 쏘는 슈팅까지는 갖추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페리는 한국형 용병으로 활약하기에 2% 부족함을 노출했다. 골밑플레이를 잘한다지만 신장이 아쉬워 센터자원으로 보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3번으로 가기에는 슈팅이 아쉬웠다. 딱 4번에 박아놓고 플레이할 수밖에 없는 유형으로 토종 빅맨이 있을 경우 자연스럽게 시너지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스타일이었다는 후문이다.

화려함보다는 토종과의 조화가 중요했던 김주성 등장 후

골밑에서 용병수비가 가능하고 3~5번 자리까지 두루 커버가 가능한 토탈 디펜더 김주성의 존재는 동부의 외국인 선발시스템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당시 대부분의 팀에서는 2명의 용병에게 골밑을 모두 맡기는 경향이 많았는데, 동부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신장은 작지만 공격력이 출중한 단신 외국인선수를 뽑을 여유가 생겼고 이는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동부 첫 우승의 주역인 데이비드 잭슨(36·191cm)은 타팀 같으면 뽑기 어려운 유형의 용병이었다. 체격조건도 그렇지만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외곽슛 하나에 특화된 외국인선수였기 때문이다. 아도니스 조던-버나드 블런트 같이 득점-패싱능력을 고루 갖춘 전천후 테크니션도 신장에서 맞지 않으면 뽑히기 어려운 분위기였던 점에 비춰봤을 때 용병슈터를 선택한 동부의 행보는 어떤 면에서는 모험이었다.

잭슨은 말 그대로 슛 하나밖에 없었다. 단신 외국인선수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폭발적인 유연성과 돌파력도, 그렇다고 놀라운 센스로 경기흐름을 바꾸는 선수도 아니었다. 하지만 슛만큼은 토종 특급스타들 이상의 정확성을 자랑했으며, 빠른 슛탬포와 순간적으로 상대를 제치고 슛을 쏘는 개인기까지 갖추고 있던지라 슈팅 하나로 동부 왕국의 첫장을 찍어줬다. 잭슨은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 1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 2003년 올스타전에서 외국인선수로는 첫 3점슛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동부는 김주성과 호흡을 맞춰 '트윈타워'를 이룰 센터 파트너에 총력을 기울였다. 처음 동부에서 선택한 김주성의 짝은 과거 한 차례 같이한 바 있는 데릭 존슨(43·205.4cm)이었다. 탄탄한 육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일품인 존슨이라면 김주성을 골밑에서 보호하며 살려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존슨은 꾸준히 활약하며 김주성과 나쁘지않은 호흡을 보였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존슨이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동부는 대체용병을 모색해야 됐는데 그렇게 부랴부랴 데려온 선수가 국내리그 경력자 리온 데릭스(44·205cm)였다. 데릭스는 존슨처럼 파워풀하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기동성에서 앞섰고 무엇보다 센스가 좋아 팀플레이를 잘해줬다. 결국 김주성과 더 잘맞는 것은 데릭스였고 이들 콤비는 잭슨과 함께 팀 첫 우승을 일군다.

데릭스 학습효과가 가져온 탓일까, 이후 동부는 김주성의 파트너를 선택함에 있어 기동성-센스를 갖춘 블루워커형 센터를 선호하는 모습이었다. 레지 오코사(34·208cm), 자밀 왓킨스(37·211cm), 로드 벤슨(30·208cm) 등이 대표적인데 모두 성공작으로 꼽히는 외국인선수들이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덧붙이는 글 | <원주 동부 역대 외국인선수들>
칼레이 해리스, 제이슨 윌리포드, 윌리엄 헤이즈, 데릭 존슨, 토니 해리스, 워렌 로즈그린, 제런 콥, 브라이언 리스, 레지 타운젠드, 아미누 팀버레이크, 모리스 조던, 존 와센버그, 디온 브라운, 안드레 페리, 해리 리브즈, 조나단 비어봄, 찰스 맨트, 해리 리브즈 대체, 패트릭 은공바, 데이비드 잭슨, 리온 데릭스, 얼 아이크, 앤트완 홀, 자밀 왓킨스, 처드니 그레이, 아비 스토리, 마크 데이비스, 로베르토 버거슨, 앨버트 화이트, 레지 오코사, 로저 워싱턴, 윌리 팔리, 더글러스 렌, 카를로스 딕슨, 크리스 다니엘스, 웬델 화이트, 앤서니 윌킨스, 저스틴 앨런, 마퀸 챈들러, 개리 윌킨슨, 조나단 존스, 로드 벤슨, 빅터 토마스, 브랜든 보우만, 줄리안 센슬리, 저마레오 데이비슨, 리처드 로비, 허버트 힐, 크리스 모스, 키스 렌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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