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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호불호 갈리는 기성용... 속공패스 장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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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기성용(25․스완지 시티)은 월드컵 대표 중에서도 가장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항상 자신감에 차있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스타일로 인해 대표팀의 든든한 에너지로 평가되면서도 여러 가지 돌출언행 때문에 밉상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열성팬도 많지만 안티팬도 많은 것이 기성용의 현주소다.

기성용은 비시즌간 행보가 유달리 뜨거운 캐릭터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동메달의 주역으로 맹활약하며 차세대 국가대표팀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잘생긴 외모와 호탕해보이는(?) 성격으로 말미암아 인기도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SNS에 최강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난하는 항명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킨데 이어 국기에 대한 경례를 왼손으로 하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일부 팬들은 기씨성과 쓰레기라는 단어가 합쳐진 '기레기'라는 험한 별명까지 붙이며 그에 대한 실망감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기성용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박주영-정성룡 등과 함께 팬들 사이에서 가장 비난받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월드컵 16강 탈락이 확정된 현재도 그에 대한 좋지 않은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원성을 듣고 있는 박주영-정성룡과 비교했을 때 그는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한 번 굳어진 좋지않은 이미지는 여전하지만 최악의 경기력으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던 박주영-정성룡과 비교해 적어도 활약도만큼은 기본 이상을 해줬기 때문. 그는 손흥민(22·레버쿠젠), 김승규(24·울산), 김신욱(26·울산) 등과 함께 그나마 경쟁력있는 기량을 보여준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기성용의 본래 별명은 '기라드'다. 대표팀은 물론 소속팀에서도 자로 잰 듯한 패스를 동료들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쭉 맡아왔기 때문으로, 잉글랜드의 영웅 '캡틴' 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해서 붙여졌다.

이번 월드컵에서 재 증명됐듯이 기성용의 최대 장점은 뛰어난 볼간수 능력이다. 볼을 안정적으로 잘 돌리고 쉽게 빼앗기지도 않는 등 대표팀 중원에서는 가장 든든한 볼공급원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대인마크에도 능한 편이다.

기성용은 예선 3경기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1차전 러시아전에서 0-0으로 맞서고 있던 후반 초반 상대 수비진이 뒤로 물러서는 것을 확인하기 무섭게 강력한 대포알슛을 날리며 수비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거기에 최후방 수비까지 가담, 몸을 날리는 태클로 상대 공격수들의 돌파까지 효과적으로 저지했다.

2차전인 알제리전에서도 한국이 1-3으로 뒤지던 후반 14분, 기습적인 빨래줄 장거리 슈팅을 날렸다. 아쉽게도 상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지만 답답했던 공격흐름에 청량제역할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슈팅감을 잡은 기성용은 3차전 러시아전에서도 적극적으로 장거리슛을 시도했다. 0-0으로 맞서던 전반 29분 골문 30m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알제리전과 마찬가지로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골로 기록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상대수비진들에게 장거리슛 옵션을 확실하게 어필한지라 상대적으로 다른 동료들이 공간침투를 펼치는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기성용의 출중한 킥력은 대표팀 동료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의 이른바 '소녀슛(?)'과 비교되어 더욱 호평을 받는 모습이다.

기성용은 이번 월드컵에서 높은 패스성공률을 보였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동료들에게 볼을 공급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부분에 대해서는 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단순히 볼을 돌리고 주는 역할은 잘해냈지만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에서는 2%부족했다는 혹평도 적지 않다.

기성용은 짧은 패스위주로 확실한 타이밍에서 동료들에게 볼을 건넸다. 안정적인 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겠지만 상대 선수들도 충분히 눈치챌 수 있는 평범한 패스만 돌렸다는 점에서 위협적인 요소는 극히 적었다.

때로는 과감하게 전진패스를 펼치고 예상치 못한 롱패스로 상대 수비진의 허를 찔러야 되는데 지나치게 안정감 위주로만 갔다. 중원사령관보다는 볼공급원 역할에만 충실했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패스 성공률은 좋을 수밖에 없고, 그 부작용으로 위협적인 속공플레이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패스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패스를 할 타이밍에서 드리블을 치는가하면 한템포 늦은 패스로 인해 상대 수비진이 뻔히 눈치채는 패스만 돌렸다. 뛰는 동료를 감안해서 박자빠르게 패스를 찔러줘야하는데 그러한 타이밍조절도 잘 되지 않았다.

물론 기성용은 자신이 속한 해외리그 팀에서는 창의적이고 과감한 패스플레이도 자주 선보였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멤버의 차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한다해도 중원사령관으로서의 파워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더불어 기성용이 더 높은 선수로 성장하기위해서는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덜 완성된 구성속에서도 질 좋은 패스를 뿌릴 줄 알아야 한다. 팬들이 기성용에게 바라는 것은 안정적인 볼공급원을 넘어 패스 한방으로 전체 경기의 흐름을 바꿔버리는 마스터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과연 기성용은 자신의 롤모델 제라드가 그렇듯 진정한 대표팀의 캡틴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기라드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 애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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