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윈드윙 님의 서재입니다.

스포츠 쓴것


[스포츠 쓴것] ‘박주영↓ 손흥민↑’ 한국축구 골잡이 판도변화

손흥민.jpg
손흥민의 최고 장점은 빠른 판단력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결정력이다. ⓒ 연합뉴스

2014 브라질월드컵은 한국축구 입장에서는 실패한 대회로 남게 됐다.

목표로 했던 16강은 물론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은 지켜보던 국민들을 낙담케 했다. 무엇보다 공수 전반에 걸쳐 내용이 좋지 않은 데다 많은 논란거리를 남긴 점은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축구는 뭐니 뭐니 해도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다. 때문에 골잡이는 때론 영웅이 되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역적으로 몰리며 마음고생을 하기도 한다. 이는 모든 골잡이들의 숙명이다.

최전방 공격수를 맡은 박주영(29)은 영웅보다는 원망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원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 등 중요한 대회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실패를 거울삼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격수 자리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부동의 국가대표 골잡이가 없다. 박주영은 월드컵을 통해 경기 감각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또 팬들의 원성이 워낙 커 멘탈 면에서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는 신예 공격수 손흥민(22·레버쿠젠)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한 모양새다.

일찌감치 독일 분데스리가로 방향을 튼 손흥민은 탁월한 재능을 바탕으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리그에서 손꼽히는 젊은 유망주로 자리 잡았다. 2010년 10월 30일 그는 18세 3개월 22일의 나이에 쾰른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39년 동안 이어져 온 함부르크(당시 소속팀)의 팀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에도 거침없이 그라운드를 내달렸고 레버쿠젠의 러브콜에 좋은 조건으로 둥지를 옮겼다. 2012-13, 2013-14시즌에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는 기염까지 토했다. 어린나이에도 빅 무대에서 펄펄 날았고 그러한 상승세를 입증하듯 이번 월드컵에서도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손흥민의 최고 장점은 빠른 판단력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결정력이다.

그동안의 대부분 국내 스트라이커들은 골대근처에서 기회가 와도 스스로 당황하거나 우물쭈물하다 평소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수비수가 붙으면 급격히 시야가 좁아졌고 상대 골키퍼가 각을 좁히고 달려들 경우 허겁지겁 땅볼을 굴리거나 힘이 잔뜩 들어가 엉뚱한 곳으로 공이 날아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다르다. 일단 공을 잡으면 거침없이 골문 쪽으로 돌진하면서 중거리슛을 때릴지 아니면 안으로 파고들지 빠르게 판단한다. 그리고 판단이 서면 침착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특히 빠른 발로 측면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페널티박스 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순간적인 폭발력은 분데스리가 수비수들조차 두려워할 정도다.

그러나 향후 어떤 선수가 어떤 활약상을 보이느냐에 따라 공격수의 밑그림이 크게 바뀔 여지는 있다.

최근 스타일을 구기기는 했지만 박주영도 부활만 한다면 여전히 무서운 공격수다.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 능하지는 않지만 공간침투를 통해 순식간에 상대 골문을 공략하는 킬러스타일이다. 이런 유형의 선수는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다가 결정적인 순간 빛이 난다.

때문에 골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않는다면 크게 빛을 보지 못한다는 단점도 항상 안고 있다. 박주영으로서는 한창 때 보여줬던 해결사 본능을 되찾아야만 실추된 명예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196cm의 장신포워드 김신욱(26·울산)은 전략적으로 쓸 수 있는 좋은 카드다. 유럽선수들 이상 가는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는 만큼 구태여 골을 넣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상대수비진들에게 부담감을 줄 수 있다. 높이를 바탕으로 제공권에서 강점이 있어 수비진들을 끌어 모을 수 있고, 이렇게 해서 생긴 빈 공간으로 동료들이 침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신욱은 단순히 키만 클 뿐 아니라 폭넓은 움직임, 키핑 능력, 연계플레이 등에 두루 능하다. 그라운드의 관제탑처럼 자신의 플레이를 하면서도 나머지 동료들까지 살릴 수 있어 효용도가 매우 높은 유형의 공격수다.

이밖에 이근호(29·상주 상무)는 빠른 발, 지동원(23·도르트문트)은 중거리 슛이라는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를 갖추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이근호는 좌우측면을 빠르게 오가며 상대 수비진을 어지럽혔다. 특히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후반 10분 박주영을 대신해 교체멤버로 들어와 후반 23분에 중거리 슈팅으로 골 맛까지 봤다.

한국축구는 예전부터 이상윤, 서정원 등 날렵하고 재치 넘치는 선수들이 큰 경기에서 좋은 역할을 해줬다. 일부에서는 이근호가 그들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팀의 측면 스피드를 책임져 줄 것으로 기대한다.

지동원은 장거리 슈팅에 능하다. 거리불문 빈공간만 보이면 여지없이 골문 쪽으로 강력한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선수로 돌파력이 좋은 플레이어와 같이 뛸 경우 서로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는 유형이다. 패스플레이에도 능하다. 하지만 예전부터 지적을 들었던 체력, 돌파, 그리고 수비가담 등에서 약점을 보이는 만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과연 차기 국가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는 누가 될 것인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골게터 전쟁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댓글 4

  • 001. Personacon 二月

    14.07.05 20:00

    역대감독 역사상 A매치 최저승률!
    98년 월드컵 이후 최악의 성적!
    클럽명단제외 선수 여럿 뽑아가며, 대표팀 명단에 K-리그 상위권팀 소속선수 전무!
    골키퍼 빼고 K-리그 필드 플레이어는 단 3명!
    유일한 하나밖에 없는 선발 공격수가... 0슈팅 기록 등 전무무후한 기록을 남겼죠.
    4-2-3-1 전술만 고집 안하면... 우리나라 공격수들도 숨통이 좀 트일거 같네요. ^^

  • 002. Personacon 윈드윙

    14.07.06 04:01

    아쿠 ㅠㅠ 날카로운 분석이세요. 축구에 관심이 많으신듯

  • 003. Personacon 二月

    14.07.06 17:30

    워낙 기사가 많으니까요. 솔직히 우리나라 경기를 봐도 무슨 전술을 썼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ㅎㅎ

  • 004. Personacon 윈드윙

    14.07.06 20:50

    겸손하신 이월님^^;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157 스포츠 쓴것 | '이대형 제외' KIA 김기태 감독, 족쇄냐 신의 한 수냐 14-12-01
156 스포츠 쓴것 | ‘심스 악명’ KCC 제스퍼 카드 필요하다 14-11-06
155 스포츠 쓴것 | 넥센 서건창·강정호, KS에서도 이종범 포스? 14-11-04
154 스포츠 쓴것 | ‘색깔 없는’ KCC… 무색무취 어디까지? 14-11-02
153 스포츠 쓴것 | LG 정성훈, 미친 존재감…가을의 전설 쓰나 14-10-27
152 스포츠 쓴것 | 오세근 전역 KGC, 태풍의 눈으로 바뀔까? 14-10-24
151 스포츠 쓴것 | KGC 박찬희, 준비 덜 됐나 ‘김태술 공백 실감’ 14-10-23
150 스포츠 쓴것 | 들개 임재현, 오리온스 ‘신의 한 수’ 14-10-21
149 스포츠 쓴것 | '잠자는 복병' KGC 인삼공사... 반격을 시작하나 14-10-19
148 스포츠 쓴것 | ‘유리창 라인업’ KCC… 실속파 없고 계륵만 가득? 14-10-17
147 스포츠 쓴것 | '최종병기' KCC 김지후, 소문 그대로 저격수 14-10-16
146 스포츠 쓴것 | 서건창 197안타 신화, 야구명가 광주일고 '잔치 잔치' 14-10-14
145 스포츠 쓴것 | ‘하승진 효과?’ KCC 윌커슨-심스…양날의 잭팟 터질까 14-10-14
144 스포츠 쓴것 | 정민수-김태홍, KCC 3번라인 마당쇠 조합? 14-10-13
143 스포츠 쓴것 | '성숙해진' 하승진... KCC 수호신 될까? 14-10-12
142 스포츠 쓴것 | '개막전 패배' KCC... 아쉬운 김민구의 빈자리 14-10-12
141 스포츠 쓴것 | 레이 알렌의 쇼타임, 캐나다 공룡을 침몰시키다 14-10-10
140 스포츠 쓴것 | ‘인간지우개’ KCC 신명호, 해법은 3점포! 14-10-08
139 스포츠 쓴것 | ‘선의 한 수?’ KIA 선동열 감독의 공은? 14-10-07
138 스포츠 쓴것 | '허슬 야생마' 양희종... 소리 없이 강했다 14-10-05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