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소굴

검룡번세(劍龍飜世)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요개
작품등록일 :
2013.02.06 22:14
최근연재일 :
2015.01.19 22:52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49,510
추천수 :
354
글자수 :
95,124

작성
15.01.19 22:52
조회
397
추천
9
글자
16쪽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10)

DUMMY

석일과 소헌의 거래를 막은 건 다름 아닌 도향이었다. 도향은 민망한 듯 웃으며 소헌을 멀찍이 데리고 간 다음 대뜸 핀잔을 주기 시작했다.


“사형! 비무를 하는데 무슨 돈을 받아요? 이제 그렇게 돈 안벌어도 된다니까요!”


“그렇다고 목숨을 받을 수는 있겠느냐? 아직 마도천하를 획책하는 계획이 탄로 나서는 안 되니, 안타깝지만 정파 나부랭이들을 살려 둘 수밖에.”


절로 골치가 썩는다. 비무는 고사하고 진작에 목을 날렸을 태도였다. 그리고 소헌이라면 설령 화산파 문하의 고수라 해도 목을 날릴 수 있을 것만 같아, 도향은 크나큰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자신은 무림공적이 되어 어린 나이에 비참하게 쫓겨 다닐 것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으으..... 어흠, 마졸 건소헌은 들으라.”


“하명하십시오.”


짐짓 위세를 떠니 소헌이 정말로 공손하게 부복하며 대답했다. 도향은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에 안도하며 어설프게 교주 행세를 이어갔다.


“저들은 이미 내가 이지를 제압해 세작으로 만들어 두었다. 그걸 통해 화산의 무공을 훔쳐내려 했거늘 너는 어째서 섣불리 손을 대어 대계를 그르치려 하는 거냐!”


만약 도향이 최소한 사내이기만 했어도 그녀는 정말로 훌륭한 마교주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자신보다 윗선에 있는 고수를 껄끄러워하는 소녀는, 결코 교주 따위로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때문에 소헌이 역심이나 품지 않으면 다행일 수준이었다. 당연하게도 그런 일은 없었지만.


“크윽! 그럴 수가.... 이 건소헌. 교주님의 심계에 또 탄복하고 탄복하였나이다. 부디 저를 죽여 노여움을 푸시옵소서.”


연신 머리를 땅에 박으며 죽기를 청하지만, 땅이 울릴 정도로 세게 머리를 들이박는데도 죽기는커녕 땅이 점점 깊게 파이고 있었다. 도향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를 일으켜 세우고는 다시 안색을 달리하며 말했다.


“조, 좋다. 이번만은 용서하마. 그러나 다음부터는 섣불리 움직이지 말도록 하라.”


마치 어린아이가 어른 행세를 하는 듯한 말투였지만 소헌은 귀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것을 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잠시 후 돌아온 두 사람을 보며, 혜연이 천연덕스럽게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 있었나요?”


“아, 아뇨. 그보다 양 소협. 사형이 비무를 해 줄 거예요.”


“그게 정말입니까?‘


석일이 다시 눈을 빛내며 소헌을 바라본다. 시선을 받는 사람이 다 송구할 지경이었지만 소헌은 그런 시선을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며 도향의 눈치를 살폈다. 도향은 소헌의 시선에 흠칫 놀랐지만 대수롭지 않은 척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소헌은 대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석일에게 말했다.


“좋소. 이곳은 자리가 협소하니 장소를 옮깁시다.”


소헌이 비무장으로 선택한 곳은 바로 마교의 본산이자 두 사람의 거주지였다. 즉, 허름한 마당에서 비무를 치르기로 한 것이다. 석일과 혜연이 신기하다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한편, 도향은 기겁해서 다시 소헌의 등을 두드렸다.


“사형! 왜 여기로 왔어요?”


“무슨 문제가 있느냐?”


“그걸 몰라서 물어요? 화산파가 우리 본산의 위치를 알면.....


소헌을 추궁하던 말이 점점 멎어갔다. 그렇다. 소헌은 저들을 철저히 세작으로 알고 있다. 더군다나 자신이 심령술로 저들을 제압한 줄 아니, 별생각 없이 무공을 펼칠만한 곳으로 온 것이리라. 즉, 이것은 도향 자신이 자초한 일이었다.


“하아.... 그래요. 살인멸구만 하지 말자고요.”


“여부가 있겠느냐. 하하하!”


소헌은 퍽이나 호탕하게 웃으며 만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석일에게 다가갔다. 몇 걸음 다가간 것뿐인데 석일은 뻣뻣하게 굳어서 매섭게 검을 뽑아들었다. 소헌은 슥 석일을 바라본 다음 물었다.


“시작하시겠소?”


석일은 가까스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나치게 투기가 없어서 좀처럼 틈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소헌의 실력을 보지 못했지만 그를 무공도 모르는 범부로 여겼을 정도였다. 그것을 실감한 것은 그야말로 눈 깜빡할 순간이었다. 한차례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석일이 저 멀리 나가떨어졌다.


“꺄악!”


혜연이 비명을 지르며 석일에게 달려갔다. 겉으로 순진한 소저를 연기하고 있었지만 지금 지른 비명은 어느 정도 진심이 담긴 절규였다. 석일이 한방에 나가떨어졌다는 것에 대한 분노. 그리고 그게 가능한 소헌을 향한 경악이 섞여 있는 목소리였다.


“끝났소.”


소헌이 가볍게 손을 털고는 주저 없이 몸을 돌렸다. 그 덕에 마찬가지로 경악에 빠져 있던 도향은 표정을 관리하기 위해 내공까지 끌어올려야 했다.


“아직입니다!”


그러나 그때 석일이 일어섰다. 혈랑대의 파상공세를 견디며 사저를 지키려 했던 그 뚝심이 힘을 발휘한 순간이다.

양석일이라는 인간은 그야말로 뭇 후기지수의 모범이 되는 성품을 가지고 있었다. 강한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질시하는 대신 그 위치에 서기 위해 노력을 쉬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굳이 어렵사리 화산 문하에 든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석일은 그 이유를 바라보며 온몸을 마비시킬 것 같은 통증을 잊어갔다.


“다시 부탁합니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불굴의 영웅처럼, 석일이 덜덜 떨리는 팔을 들어 포권을 취해 간청했다. 소헌은 그 태도에 감복한 듯 고개를 끄덕인 다음 말했다.


“좋소. 이번에는 나도 손대중을 할 테니 최선을 다하시오.”


이에 석일이 고통에 몸서리치는 와중에서 환하게 웃으며 절정고수와의 비무를 반겼다. 한편 소헌이 선선히 비무를 받아들이며 자신을 힐끗 바라본 순간, 도향은 소름이 끼쳐서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을뻔했다. 정말로 석일이 터득한 모든 것을 밑바닥까지 박박 긁어낼 생각일까? 실수였다. 소헌이라면 죽을 때까지 괴롭혀서 구결까지 빼낼 위인이었다.


“크헉!”


손대중을 한다고는 했지만 그래봐야 석일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잠깐에 불과했다.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비무가 길어지고 비무를 지켜보는 이들의 속을 까맣게 타들어 갔다. 도중에 혜연이 석일 앞에 서서 소헌을 가로막기는 했지만, 소헌은 귀신같은 그녀를 지나친 다음 석일을 저 멀리로 던져버리는 식으로 비무를 이어갔다.

그렇게 석일이 점점 힘을 잃어가며 얻어맞던 중, 소헌이 고개를 갸웃하며 피범벅이 된 손을 털며 중얼거렸다.


“좀 더 힘을 낮추겠소. 또 오시오.”


“크으....”


부러지지 않은 곳이 없었고 내상 때문에 속이 울렁거린다. 이쯤 되니 강철같은 뚝심의 소유자인 석일도 그만 질려버리고 말았다. 도저히 상대가 안 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죽거나 기절하지도 않아서 석일은 극심한 갈등에 시달렸다.


“이제 그만....”


참혹한 비무에서 눈을 돌리고 몸을 떨고 있는 사저, 혜연을 본 석일은 미지의 근원에서 힘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혈랑대의 공세를 버텨낼 때 느꼈던 그 감각이다. 그렇다. 자신을 강해져야 한다. 언젠가 혜연이 진정으로 자신을 보아 줄 때까지. 그렇게 다짐하며 석일은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일으켰다. 혈을 짚어 통증까지 차단하고 생사를 건 사투에 임했다.


“크아앗!”


석일은 온 힘을 짜내서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소헌은 그 각오를 비웃기라도 하듯 가뿐하게 앞으로 달려오는 석일의 검을 피했다. 그리고는 검을 쥔 팔을 잡아채서 그대로 분질렀다. 소름 끼치는 소리 가운데 석일이 비명을 지른다. 혜연은 분노로 덜덜 떨리는 몸을 억제하며 최선을 다해 살의를 억눌렀다.


‘개자식. 피도 눈물도 없는 새끼! 니가 무슨 검룡이야? 나가 죽어라 쓰레기 같은 놈!’


속으로 갖은 욕설을 퍼부으며 혜연은 금방이라도 앞으로 쏘아져 나갈 것 같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소헌을 통해 석일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리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낙관이었다. 검룡이라는 위명을 믿은 자신이 어리석었다. 소헌은 그 어떤 마두보다도 처참하게 명백히 하수인 석일을 농락하고 있었다.


“크어억!”


석일은 사정없이 두들겨 맞는 와중에도 검을 놓치지 않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소헌은 멱살을 잡아채고 연신 석일의 얼굴을 후려갈겼다. 코피가 터져 사방에 선혈이 낭자했다. 소헌은 피투성이가 되어가면서 짐짓 감탄한 듯 말했다.


“훌륭하오. 과연 화산의 무공은 탄탄하구려.”


“훌륭하긴 개뿔이! 그만 좀 해요!”


급기야 겁에 질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도향이 버럭 소리를 질러 소헌의 무자비한 구타를 멈추었다. 소헌이 석일을 살포시 내려놓고 부복한 다음 말했다.


“존명.”


“존명이고 자시고 비켜요! 아니, 의원한테 데려가요! 빨리요!”


그렇게 파란만장한 비무가 끝났다. 에전에 석일을 치료한 적 있던 의원은 혀를 차며 값비싼 진료비를 청구했고, 그 비용을 낸 건 다름아닌 도향이었다.


“왜 우리가 비용을 내느냐?”


“사람을 저 지경으로 만들고 그런 소리가 나와요? 다행히도 저 의원님의 실력이 출중해서 망정이지....”


본래 피부가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붕대를 감고 있는 석일의 모습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모습만 놓고 보자면 전쟁터 한복판에 떨어졌다가 살아 돌아온 수준이었다. 소헌의 말이 여간 기가 찼는지 의원이 한마디 거들었다.


“내 일찍이 정사대전도 겪어 보았지만 이렇게 참혹하게 당한 사람은 처음일세. 끌끌끌.... 사람 귀한 줄을 알아야지!”


“흠, 그렇습니까? 정사대전도 별것 아니었군요.”


소헌이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고, 의원은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미친놈이라는 말과 함께 의방에서 나갔다. 한편 석일 옆에서 눈물을 그렁그렁하게 흘리고 있는 혜연이 두 사람을 불렀다. 도향은 더없이 차가워진 혜연의 목소리에 잔뜩 긴장해서 쭈뼛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어, 언니. 죄송해요....”


혜연의 표정은 정말로 무표정해서 충격으로 기억을 찾은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만약 정말로 그랬다면 도향과 소헌이 무림공적이 될 가능성은 십할 이상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혜연은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니에요. 사제가 자초한 일인걸요. 아직.... 부족한 탓이지요. 그보다 걱정이 되네요.”


“무, 무슨 일인데요? 저희가 도울게요. 뭐든지요.”


화산파로 압송해서 죄를 물자는 말만 아니라면 도향은 어떻게든 혜연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정확히는 이 사태를 초래한 소헌에게 그 일을 시킬 생각이었다.


“다른 건 아니에요. 양 사제가 또 이렇게 되었으니 한동안 또 여기에 머물 수밖에 없어요. 그럼 두 분이 또 혈랑대의 위협에 시달릴 거예요.”


“거, 걱정하지 마세요.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사형이 그놈들을 물리칠 테니까요!”


도향이 반신반의하며 겉으로는 확신에 들어찬 모습을 보였다. 너무 쉽게 혈랑대를 물리쳐서인지 오히려 그 두 사람이 대체 얼마나 강한지 종잡을 수 없어서였다. 만약 그 두 사람이 하찮은 졸개라면 과연 소헌은 얼마나 더 감당할 수 있을까?


“그래 주신다면 고맙겠지만 그렇게 단순한 대처만으로는 안 돼요. 저들도 궁지에 몰린 이상 무언가 대책을 강구하겠지요. 가령......”


“가령?”


혜연은 일부러 말문을 끊었고, 도향은 조바심이 일어 혜연의 대답을 채근했다. 혜연은 적절한 시점에 다시 말을 이었다.


“파천혈랑 육무기가 나설 수도 있어요.”


“육무기....”


사실 도향은 강호 정세를 잘 알지 못한다. 나름대로 악명을 떨치는 패도혈랑을 동네 하오배 수준으로 여기는 것도 그렇고, 옥명혈랑을 한 대 칠 생각을 한 것도 그러했다. 그렇기에 육무기라는 이름을 듣고도 별다른 감흥이 일지는 않았다. 다만 혜연의 말에 맞장구를 치기 위해 얼어붙은 척했을 뿐이다.


“그자가 그렇게 대단하오?”


도향의 민망한 호기심을 충족해 준 사람은 바로 소헌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도향은 소헌의 행동이 정말로 예뻐 보였다. 훗날 큰 실수 하나를 넘겨 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말이다.


“당연히요. 화산검선께서도 구일 밤낮을 싸운 다음에 간신히 쓰러트렸던 고수인걸요.”


“그렇소이까?”


소헌이 이상할 정도로 쉽게 납득하고는 돌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원체 미소를 짓지 않는 사람이라 그런지 그 웃음은 무언가 흉계를 꾸미는 악적 같아서, 혜연은 그만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나서 소헌을 노려보고 말았다.


“어, 언니!”


도향이 화들짝 놀라서 그녀를 말리려 하는 차에, 혜연은 간신히 이성을 되찾고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부탁이 있어요. 아니, 동생에게는 미안하지만 양 사제가 저렇게 된 이상 사제를 대신해서 해줄 일이 있어요.”


“그게 뭡니까?”


소헌의 두 눈에서 안광이 번쩍였다. 아니,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혜연은 그 순간 소헌에게서 거대한 압박을 느꼈다. 섣불리 꾀를 부린다면 죽는다. 혜연은 그런 위기감을 견뎌내며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저희 일을.... 도와주세요.”


“마교가 정파의 일을? 가당치도 않소. 아무리 세상이 혼란스럽다 하나, 정과 마는 절대 섞이지 않는다는....”


“얼마든지요. 사형! 좀 조용히 해봐요. 언니 말씀하시잖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요?”


소헌의 실력이 강호에서 어느 정도 되는지 모르는 탓일까? 도향은 소헌보다는 화산파가 더 두려웠고 그래서 혜연 편을 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녀는 애초에 소헌 편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혈랑대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올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양 사제도 저도 싸울 수 없어요. 그래서 마교와 결탁하는 게 안 되는걸 알지만, 동생의 힘을 빌리고 싶어요. 어렵다면 우리 때문에 죄 없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마을이라도 보호해 주세요.”


“아뇨, 할게요. 해요 우리. 어차피 혈랑대도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을 테니까요.”


도향은 소헌이 또 초를 치기 전에 선수를 치며 소헌을 바라보았다. 이에 소헌 역시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과연 그렇지. 위대한 마교를 우습게 보는 놈들을 내버려 두어서야 체면이 서지 않을 터. 서둘러야겠군.”


“설마 야시장 일을 하러 가는 건 아니죠?”


혹시 또 어처구니없는 짓을 할까 봐 도향이 물었다. 다행히도 소헌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나 차라리 고개를 끄덕이는 편이 두 사람의 정신건강에 더 유익했을 것이다. 소헌은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내 당장 그놈들의 모가지를 비틀어 버리마.”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안 그래도 칼을 갈고 있을 텐데 단신으로 혈랑대를 찾아가겠다니. 섶을 쥐고 불에 뛰어들어도 이보다는 살 가능성이 농후하리라. 도향이 그렇게 생각하며 소헌을 말리려는 순간, 혜연이 해맑게 웃으며 소헌을 격려했다.


“여기서 북동쪽으로 가면 숲이 하나 나오는데, 그 안에 혈랑대의 소굴이 있어요. 힘내세요.”


“흠, 고맙군. 그럼 금방 다녀오마.”


“그, 그래요. 힘내봐요.”


도향도 혜연의 눈치를 살피며 어설프게 소헌을 격려했다. 그것을 마치 무슨 영약을 받아먹은 것으로 착각하는지, 소헌은 기세등등하게 의방을 나서서 몸을 날렸다. 소헌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두 사람을 무심코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언니... 괜찮을까요?”


“물론이죠. 동생의 사형이라면 최소한 위험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미 한번 혈랑대를 물리쳤잖아요.”


“그렇겠죠?”


친언니 같은 혜연의 말에도 안심되지 않는 것은 어째서일까? 도향은 애써 불안한 마음을 지우며 소헌이 달려간 방향에서 눈을 돌렸다.


작가의말

오랜만에 씁니다. 다른 걸 쓰다가 지쳐서 잠시 눈을 돌렸는데 어느새 이만큼이나 썼네요. 혹시 다른 것을 보는 분이 계시다면 그저 머리를 숙여 봅니다.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검룡번세(劍龍飜世)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 작품은 내키면 업데이트 됩니다. +2 14.02.28 848 0 -
»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10) +2 15.01.19 398 9 16쪽
18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9) +7 14.02.28 1,189 13 10쪽
17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8) +4 13.07.01 2,660 19 9쪽
16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7) +3 13.06.20 1,911 16 9쪽
15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6) +2 13.05.27 2,689 14 8쪽
14 이 작품은 내키면 업데이트 됩니다. +1 13.05.27 1,612 2 1쪽
13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5) +2 13.05.03 3,067 16 10쪽
12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4) +4 13.04.03 2,708 21 8쪽
11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3) +2 13.03.08 2,844 15 9쪽
10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2) +2 13.03.05 2,273 16 11쪽
9 2. 기억 잃은 꽃을 지키는 방법 (1) +1 13.02.23 2,787 20 13쪽
8 1. 가짜 교주? 진짜 사형! (8) 13.02.21 2,940 19 15쪽
7 1. 가짜 교주? 진짜 사형! (7) 13.02.21 2,242 19 12쪽
6 1. 가짜 교주? 진짜 사형! (6) 13.02.21 2,472 26 27쪽
5 1. 가짜 교주? 진짜 사형! (5) +2 13.02.18 2,685 17 8쪽
4 1. 가짜 교주? 진짜 사형! (4) +1 13.02.15 3,273 17 9쪽
3 1. 가짜 교주? 진짜 사형! (3) +1 13.02.11 3,255 27 13쪽
2 1. 가짜 교주? 진짜 사형! (2) +2 13.02.06 3,043 27 13쪽
1 1. 가짜 교주? 진짜 사형! (1) +2 13.02.06 5,083 4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