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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환생자와 8명의 아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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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나무램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5
최근연재일 :
2022.11.01 20:3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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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3
추천수 :
280
글자수 :
732,747

작성
22.10.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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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가족 나들이

DUMMY

***


7년이 지났다. 막연히 바깥세상을 동경해서 집을 나섰던 시골 청년은 이제 서른이 되었고, 또 아버지가 되었다.


“어서 오세요~”


“다녀왔어. 애들은 자?”


자정까지 한 시간도 남지 않은 시각, 집으로 돌아온 아벨이 현관에서 아내들과 인사를 나누고 바로 아이들 방으로 향했다.


조용히 방문을 열자 곳곳에 장난감이 널브러져 있는 넓은 실내 한쪽에 8개의 침대가 나란히 늘어서 있는 게 보였다.


그가 발소리를 바짝 죽인 채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뒤, 한 명씩 얼굴을 살폈다.


라네즈의 딸 힐다와 타냐의 아들 히스는 올해 3살, 카밀라의 딸 카렌과 이리스의 아들 카일은 4살, 루나의 아들 레빈과 엘렌의 딸 루치아는 5살, 그리고 디아나의 아들 애런과 레이나의 딸 아나이스는 6살이었다.


쌔근쌔근 자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방금까지 아벨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피로의 무게감이 사라졌다.


늘 동생들을 챙기느라 고생하는 의젓한 장남 애런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고, 아벨이 마지막으로 아나이스의 침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자신을 째려보는 귀여운 눈동자 한 쌍을 발견하게 되었다.


“······”


“······”


아벨이 뜨끔한 표정으로 한 손을 어색하게 들었다.


“안녕, 앤?”


“거짓말쟁이···”


가족들에겐 본명보다 앤이라고 더 자주 불리는 레버넌트 가문의 장녀 아나이스가, 침대 옆에 있는 마법 램프의 불을 켰다. 한껏 부루퉁하게 부풀어있는 딸의 볼을 보고, 아벨이 삐질삐질 식은땀을 흘렸다.


“일찍 와서 우리랑 놀기로 약속했잖아. 근데 왜 이제 와?”


“미안해. 아빠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아빤 맨날 똑같은 소리만 해! 지겨우니까 안 들을 거야! 니들 뭐해! 빨리 일어나!”


앤의 외침이 잠들어있는 아이들을 모조리 깨웠다. 다들 미리 연습이라도 했는지,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도 일사분란하게 베개를 집어 들었다.


“공겨억-!”


“으야야아아-!!!”


장녀의 지휘를 따라 여덟 남매가 아빠한테 우르르 덤벼들었다.


“에잇!”


앤이 제일 먼저 이단옆차기를 날려 제국 최강의 기사를 단박에 쓰러트리는 쾌거를 이루었다.


“크어어억···!”


과장된 비명을 지르며 엎어진 아벨 위로 아이들이 던진 베개가 쏟아졌다. 이어서 앤이 그 위에 올라서서 폴짝폴짝 뛰었다.


“밟아! 밟아! 거짓말쟁이 아빠가 바닥에 붙어버릴 때까지 밟아!”


“와아아-!!!”


아이들이 신나게 소리를 지르며 앤을 따라했다. 다만 애런만은 옆에 가만히 서서 힐다와 히스가 넘어지지 않게 손을 잡아주고, 장난이 너무 과열되는 걸 막으려고 애썼다.


“저기 앤··· 이제 그만하자. 엄마들이 보시면 혼날 거야.”


“시끄러 이 겁쟁아! 난 혼나는 거 하나도 안 무섭거든!”


그때, 소란을 감지한 8명의 엄마들이 아이들 방으로 들어왔다. 그 선두에서 매섭게 눈을 뜨고 있는 레이나를 보고, 앤이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히익!”


그러곤 잽싸게 베개를 치우고 아빠의 등에 찰싹 달라붙었다.


“아빠 살려줘!”


***


아빠의 적극적인 변호 덕분에, 여덟 남매가 엄마들한테 혼나는 일은 없었다.


애런과 동생들은 각자의 엄마를 따라 얌전히 침대로 돌아갔지만, 앤은 레이나의 손을 거부하고 아벨의 등에 매달렸다.


결국 레이나가 엄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딸에게 한소리 했다.


“아나이스 레버넌트, 대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니? 아빠가 지금 많이 피곤하니까 응석은 내일 부려.”


“싫어!”


앤이 아빠의 목에 휘감은 팔에 더욱 힘을 주며 도리질을 했다.


“내일이 되면 또 없어져 있을 거잖아···”


딸의 시무룩한 목소리가 아벨의 마음을 짠하게 울렸다. 그가 잠든 아이들을 깨우지 않게 딸을 업고 복도로 나온 다음 입을 열었다.


“걱정 마, 앤.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아빠는 일하러 안 가고 너희랑 있을 거야.”


그러자 앤의 눈망울이 한층 더 똘망똘망해졌다.


“진짜? 왜? 아빠 짤렸어? 이제 백수야?”


‘벌써부터 백수라는 단어를 알다니, 혹시 우리 딸은 천재가 아닐까?’같은 생각을 하면서, 아벨이 대답했다.


“그건 아니고, 휴가를 냈어.”


오늘 그의 귀가가 늦어진 것도 급하게 업무의 인수인계를 처리해야했기 때문이다.


“원랜 내일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했는데, 너한테만 먼저 알려줄게. 내일 우리 가족 모두 여행을 떠날 거야.”


“여행? 어디로?”


앤이 고개를 갸웃하며 자신에게 익숙한 여행지들을 나열했다.


“아머리? 네메아? 사우스쇼어? 세이지힐? 아님 팔리아스?”


“그보다 훨씬 먼 곳.”


금방 인내심이 바닥난 앤이 아빠의 어깨를 투닥투닥 때리며 보챘다.


“그게 어딘데~ 궁금하니까 빨리 말해!”


아벨이 씨익 웃으며 답을 공개했다.


“아르카디아.”


***


엘프의 나라 아르카디아.


아벨이 제국의 동쪽 대양 너머에 있는 그 머나먼 곳을 여행지를 정한 이유는 이랬다.


그날 아침, 알카인이 아벨을 만나러 동쪽 날개궁의 추밀원사 집무실을 찾아왔다.


“평안하셨습니까, 폐하. 아르카디아에서 보낸 답신을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오오, 드디어··· 그래도 10년은 안 넘겨서 다행이군.”


젤리두스가 소개해준 엘리시움의 내밀한 사정을 잘 아는 자,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아르카디아에서 은둔 중이었다.


엘프 쪽과 끈이 있는 알카인이 젤리두스가 써준 소개장을 아르카디아로 보내 아벨과 그의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했고, 아르카디아 의회는 아벨의 방문 허가를 놓고 논의를 시작했다.


뭐든 꼼꼼하게 따지길 좋아하는 엘프들답게 논의의 진행은 무척 더뎠고, 7년이 넘은 지금에야 겨우 답신이 왔던 것이다.


다행히 그 답신에는 기다렸던 보람이 있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아벨이 미사여구를 거르고 핵심적인 문장 2개에 집중했다.


‘아르카디아 의회는 아벨 레버넌트 님의 본국 방문을 정식으로 허가하며 언제든 환영하겠습니다. 또한 방문 시 가족분들을 동반하셔도 좋습니다.’


그의 본래 목적은 첫 번째 문장이었지만, 더 마음에 드는 건 두 번째 문장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아이들과 자주 못 놀아줘서 미안하던 참이었다. 또 이번 달에 자신이 직접 처리해야하는 일은 다 끝냈으니, 당장 보름 정도 휴가를 내도 아무 문제없었다.


‘가족여행 가기 딱 좋은 시기로군.’


더 따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아벨은 바로 황제한테 가서 휴가의 재가를 받아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포도넝쿨 지하에 설치된 공간이동진 위에 레버넌트 일가가 전부 모였다.


“할머니도 카렌이랑 같이 가면 안 돼여?”


유독 안나를 잘 따르는 카렌이 그녀의 치맛자락을 꼬옥 붙잡았다.


“미안해, 카렌. 할머니는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이번엔 같이 갈 수 없단다. 대신 카렌이 갔다 와서 아르카디아에서 본 신기한 것들을 전부 이야기해주렴.”


안나가 카렌을 잘 다독인 다음 카밀라의 품에 안겨줬다. 이어서 다른 손주들과 며느리들, 그리고 아들과 인사를 나누고 진 밖으로 나왔다.


“다들 조심해서 다녀와.”


17명의 대가족이 빛무리 휩싸여 사라질 때까지, 안나가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그렇게 아벨 가족이 당도한 곳은 아카드 제국의 동쪽 끝, 알카인이 미리 공간이동진을 설치해둔 장소였다. 거기서부턴 엘렌이 만든 구름 유람선을 타고 바다 위를 날았다.


“굉장해··· 진짜 넓다···!”


“물 색깔도 목욕탕이랑 달라.”


“바람 냄새도 이상해.”


“맛은 어떨까?”


“나 알아! 책에서 봤어. 바닷물은 소금 맛이 난대.”


한껏 들떠서 끝이 보이지 않는 수면을 구경하던 아이들은, 호기심 많은 힐다를 빼곤 30분도 안 되어서 흥미를 잃었다.


“재미없어. 루루 엄마한테 가서 간식 꺼내달라고 하자.”


“좋아!”


“아침에 라니 엄마가 쿠키 굽는 거 봤어!”


“난 아이스크림!”


다른 남매들이 전부 루나한테 몰려간 뒤에도, 힐다는 난간에 딱 붙어서 꼼짝을 안 했다.


아벨이 그걸 보고 힐다가 편하게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게 목마를 태워줬다. 그리고 잠시 후, 힐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아빠, 아빠. 저거 봐. 꼬물이랑 꿈틀이가 싸우고 이써.”


“와, 진짜네.”


힐다의 앙증맞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의 끝에서, 성 하나를 칭칭 휘감을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레비아탄이 자신과 덩치가 비슷한 크라켄을 잡아먹으려고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었다.


“------!”


“---!--!”


육지와 다르게 바다는 아직 저런 마물들이 득실거리기 때문에, 아직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래도 멀리서 보니까 꼬물이랑 꿈틀이라고 불러도 크게 위화감은 없었다.


“힐다는 누가 이겼으면 좋겠어?”


“꿈틀이!”


두 마물의 치열한 사투는 결국 크라켄이 다리 하나를 레비아탄에게 넘겨주고 도망치는 것으로 끝났다.


“잘해써 꿈틀아!”


힐다가 짝짝 박수를 치며 크라켄의 분투에 찬사를 보냈다.


그런 식으로 한가롭게 보낸 시간이 6시간쯤 되었을 때, 구름 유람선이 아름다운 비취색으로 빛나는 산호섬 위에 멈춰 섰다.


“모두 잠깐만 주목~”


유람선의 갑판 위에서, 루나가 낭랑한 목소리로 아이들의 시선을 모았다.


“지금부터 우리는 저 아래에 있는 어둠의 정령들한테 도움을 받아 아르카디아로 넘어갈 거야. 조금 무섭게 생기긴 했지만 착한 친구들이니까, 너무 놀라지 말고 반갑게 인사해줘. 알았지?”


“네~”


아이들의 또랑또랑한 대답에 맞춰, 엘렌이 구름 유람선을 커다란 물방울로 감싸고 천천히 하강시켰다.


이윽고 유람선이 산호섬 안쪽에 있는 초호(礁湖)에 침잠했다.


“물꼬기! 물꼬기!”


타냐를 닮아서 생선요리라면 사족을 못 쓰는 히스가 유람선 쪽으로 몰려드는 물고기 떼를 보고 제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물꼬기 이리와!”


그러다 그 물고기들의 생김새가 자기가 알던 거랑 많이 다르다는 걸 깨닫고 얼른 아빠의 다리 뒤에 숨었다.


“아, 아냐··· 안 와두 대···”


어둠으로 빚어진 새까만 몸체에 송곳처럼 날카로운 이빨이 촘촘하고, 아기주먹만한 붉은 외눈이 달린 물고기들이 유람선 주위를 맴돌면서 레버넌트 일가의 모습을 면밀히 확인했다.


그러다 잠시 후, 군집의 형태를 바꾸어 짤막한 문장을 표현했다.


[신원 확인 완료. 입국을 허락합니다.]


물고기의 모습을 한 어둠의 하급 정령들이 하나로 뭉쳐져 거대한 고래가 되었다. 전체적인 형태는 꽤 멋있었지만, 머리와 등에 박혀 있는 무수한 붉은 눈 때문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몇몇 어른들까지 순간 흠칫했다.


쩌억


어둠의 고래가 입을 크게 벌리자, 엘렌이 그 안으로 배를 몰았다. 고래가 그대로 유람선을 집어삼키고 입을 닫았다.


그와 동시에 그곳으로부터 1만km 가까이 떨어져 있는 아르카디의 수도, 에이도스의 어느 호수 밑바닥에서 또 다른 어둠의 고래가 레버넌트 일가의 유람선을 뱉어냈다.


촤아아악-


유람선이 수면 위로 치솟았다. 산호섬과 달리 에이도스는 이미 해가 저문 뒤여서 하늘에 별이 총총했다.


상공에서 대기하고 있던 수십 척의 구름 조각배들이 그쪽으로 접근했다. 빛의 정령이 만든 조그만 빛의 구슬들이 등불처럼 그들 주위를 밝혔다.


이윽고 선두에서 그들을 이끌던, 하이엘프 특유의 화사한 금발을 곱게 틀어 올린 여성이 유람선의 갑판으로 내려왔다.


그녀의 이름은 루레인 샤이니트리. 아르카디아 의회의 현 의장이자 엘렌의 고모로, 7년 전 아벨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한 엘프 중 하나이기도 했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루레인이 밝은 미소로 레버넌트 일가를 맞이했다.


“아르카디아 의회를 대표하여, 여러분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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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꿈의 종막(2) -完- 22.11.01 97 2 16쪽
116 꿈의 종막 22.10.31 44 1 12쪽
115 북쪽의 환란(4) 22.10.28 43 0 19쪽
114 북쪽의 환란(3) 22.10.27 46 0 14쪽
113 북쪽의 환란(2) 22.10.25 49 0 12쪽
112 북쪽의 환란 22.10.24 44 0 16쪽
111 어둠 속의 은둔자(2) 22.10.21 44 2 17쪽
110 어둠 속의 은둔자 22.10.20 58 0 14쪽
109 가족 나들이(2) 22.10.18 52 0 15쪽
» 가족 나들이 22.10.17 57 0 12쪽
10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4) 22.10.14 46 0 12쪽
10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3) 22.10.13 42 0 13쪽
10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2) 22.10.11 45 0 13쪽
10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1) 22.10.10 43 0 14쪽
103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0) 22.10.07 58 0 16쪽
102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9) 22.10.06 40 0 13쪽
101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8) 22.10.04 44 0 12쪽
100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7) 22.10.03 53 0 12쪽
99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6) 22.09.30 53 0 12쪽
98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5) 22.09.29 55 0 14쪽
9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4) 22.09.27 51 0 12쪽
9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3) 22.09.26 57 0 13쪽
9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2) 22.09.23 58 0 13쪽
9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 22.09.22 64 1 15쪽
93 특별 공연(2) 22.09.20 82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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