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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램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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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환생자와 8명의 아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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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나무램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5
최근연재일 :
2022.11.01 20:3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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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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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3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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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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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4)

DUMMY

***


언어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을 아무리 채워 넣어도 시간의 양을 늘릴 순 없다.


그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아벨과 8명의 연인들이 달콤한 휴가의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마지막 날이라고 특별한 무언가를 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평소와 같은 일상을 충실히 보내면서, 내일 있을 이별에 대비해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기로 했다.


디아나와 호흡이 거칠어질 때까지 검을 부딪쳤고, 엘렌과 루나를 따라 순찰을 돌다가 셋이서 함께 만든 도시락을 먹었고, 이리스와 카밀라의 진혼곡과 위령무를 감상했고, 타냐와 라네즈를 도와 모형도시를 완성했다.


그리고 지금은, 서재에서 레이나와 함께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점검하는 중이었다.


“아버님과 어머님을 설득하고, 우리가 맡고 있던 업무의 인수인계를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릴지도 몰라. 최악의 경우 20년 가까이 걸릴 수도 있어···”


자신들에게 20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지만 지크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기에, 연인을 바라보는 레이나의 눈빛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우릴 기다려 줄 거지?”


“당연한 걸 일일이 묻다니, 그대답지 않네.”


씨익 웃은 그가 옆에 앉아 있는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20년이든 30년이든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난 인간치곤 수명도 널널한 편이잖아. 설마 내가 다른 여자한테 한눈 팔까봐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니지?”


“그건 걱정 안 해. 당신이 바람피울 기미가 보이면 저주를 내려 고자로 만들 거니까.”


무덤덤하게 무서운 소리를 하는 그녀 때문에 그는 등골이 살짝 써늘해졌다. 그녀가 자기 어깨에 올라온 손에서 미세한 떨림을 느끼고 살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그거 알아? 그런 저주는 시전자의 순결을 앗아간 대상에게 사용했을 때 위력이 배로 올라가. 아무리 당신이라도 8발이나 맞으면 아래쪽에 감각이 완전히 없어질 걸?”


“몰라도 되는 정보네. 난 평생 그대들만 바라보며 살 거니까.”


확실한 각오가 스며있는 그 말에, 그녀가 소리 없이 쿡쿡거리다가 연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당신을 못 미더워하는 건 아냐. 그냥··· 당신의 삶에서 우리가 없는 시간의 비중이 늘어나는 게 싫어. 당신이 우리가 없는 일상에 익숙해져서, 우리를 그리워하지 않을까봐 무서워.”


“······”


지크가 잠시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매만지다가 입을 열었다.


“투신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불멸의 서품을 받으려고 해.”


“?!”


깜짝 놀란 그녀가 그의 가슴팍을 손으로 짚고 얼굴을 바짝 붙였다.


“진심이야?”


이대로 그녀에게 키스해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으면서, 그가 겸연쩍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대랑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었거든.”


언젠가 자신이 죽어도, 불멸의 존재인 그녀들은 계속해서 살아갈 것이다. 그러다보면 자신과 함께했던 시간이 그녀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티끌보다 작아지는 날도 오겠지.


“그것만큼은 도저히 용납이 안 되더라고. 나, 의외로 집착이 심한 놈인가 봐.”


“다행이다···”


가슴 벅찬 기쁨을 미처 다 억누르지 못한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정말 다행이야···”


그녀가 그대로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그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고마워, 나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줘서.”


잠시 후, 차분함을 되찾은 레이나가 연인의 무릎 위에서 내려왔다. 본인답지 않게 감정적인 면모를 보인 게 부끄러웠는지 뺨이 발그레했다.


“흐흠.”


그녀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대화를 재개했다.


“잘 생각했어. 당신 같은 인재가 불멸의 서품을 안 받는다면 그건 이 세상 전체의 손해야. 당신을 담당하는 주시의 발키리로서 어떻게 설득을 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덕분에 수고를 덜었네.”


쓸데없이 새침한 그녀의 말투에 그가 킥킥 웃었다. 그러다 조금 가라앉은 시선으로 천장을 보면서, 혼잣말하듯 물음을 띄웠다.


“그대에게 배운 대로 열심히 노력하면, 나도 괜찮은 황제가 될 수 있겠지?”


완벽한 이상 국가까진 불가능하더라도, 싸움을 원치 않는 이들에게 창칼이 필요 없는 평화를 보장해줄 수 있는 나라를 세우고 싶다.


그리고 형제와 동포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도 사랑하는 연인들과 함께 단란한 행복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지크의 물음에 담긴 그 간절한 소원을, 레이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슴 한구석이 멍든 것처럼 욱신거렸다.


‘미안해, 지크···’


동생들과 달리 지상의 정세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그녀는, 다가올 미래가 지크의 소원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지크가 구상하고 있는 건 네메아 왕국과 호루스 왕국, 그리고 그 주변 소국들만 합쳐 세운 제국이다.


그 정도 규모의 국가에 자신의 힘이 더해지면 충분히 대산맥 동쪽의 패권을 쥐고, 굳이 무력을 안 써도 외교로 평화로운 질서를 구축할 수 있다.


그는 그렇게 믿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제국의 건국은 진정한 난세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 시대는 지크를 제외하고도 신들의 주목을 받는 인재들이 넘쳐나는 영웅의 시대, 각지에 웅거한 패자들은 그중에서도 특출하게 강대하고 야심이 넘치는 자들이다.


그들은 새로운 제국의 질서에 순순히 굴복할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새로운 제국에 도전하기 위해 이 순간에도 치열하게 힘을 기르고 있다.


지크가 대산맥 동쪽의 모든 나라를 정복할 때까지, 제국은 완성되지 않고 전쟁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새로운 위협의 부상을 억누르려는 마도제국과 피비린내 나는 사투를 벌이게 될 것이다.


지크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러한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순 없다.


그 중심에서 지크는 태양처럼 눈부신 영광을 얻겠지만, 동시에 영광보다 소중한 것을 많이 잃을 것이다.


‘정말 미안해···’


그녀는 차마 지크에게 이 사실을 말해줄 수가 없었다. 미래에 실망한 그가 영웅의 길을 완전히 포기해버리기라도 하면, 투신은 그에게 불멸의 서품을 주지 않을 테니까.


겨우 얻게 된, 그와 함께 영원히 살아갈 기회를 잃을까봐 두려워 도저히 입을 움직일 수 없었다.


‘당신이 잃은 것들을 대신하고도 남을 만큼, 우리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게.’


연인이 들을 수 없는 맹세로 죄책감을 억누른 레이나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물론이지. 당신은 모두에게 칭송받는, 위대한 황제가 될 거야.”


***


다음날 아침, 지크가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연인들과 식사를 함께했다.


그런데 화기애애한 웃음꽃이 끊임없이 피어나던 평소와 달리, 지금은 민망한 침묵 속에서 식기들만 분주히 움직였다.


이런 분위기랑 영 친하지 못한 이리스가 계속 입술을 달싹이다가, 멋쩍게 웃으며 한마디 했다.


“아하하, 설마 침대가 부서질 줄은 몰랐어. 다음엔 좀 더 튼튼한 걸 장만해야겠다. 그치?”


그러자 다들 얼굴에 열기가 확 몰렸다.


사건의 발단은 어젯밤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최대한 많은 추억으로 채색하기 위해, 다 같이 레이나의 방에 모였다.


처음엔 그저 밤새도록 두런두런 이야기만 나누려고 했다.


그런데 지크가 불멸의 서품을 받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껏 기분이 고조된 그녀들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그에게 몸을 밀착해왔고, 자연스럽게 그도 말로만 하는 대화에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살색이 난무하는 광란의 연회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리스, 아침부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디아나가 점잖게 동생을 나무라자, 이리스가 키득거리면서 둘째 언니를 바라봤다.


“뭐야, 언니. 어제랑 사람이 너무 다르잖아. 우리 중 누구보다도 침대를 박살내고 싶은 것처럼 보였던 그 짐승은 어디 갔어?”


“뭐?! 거짓말하지 마! 내가 그랬을 리가···”


다른 자매들의 동조를 얻기 위해 고개를 돌리던 디아나가, 그녀들이 슬그머니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걸 보고 눈을 크게 떴다.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지크에게 물었다.


“내, 내가··· 지, 진짜로 그랬어요?”


지크가 어젯밤 그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끝내 다리가 부러진 침대 위에서, 다른 자매들이 전부 탈진한 와중에도 자신에게 매달리며 끝없는 사랑을 갈구했던 그녀의 사납고도 우아한 몸짓은, 분명 한 마리의 아름다운 맹수를 닮았다.


그가 그 사실을 그녀가 최대한 충격을 덜 받게 하는 방향으로 전달해보려고 노력했다.


“음··· 내가 그래서 더 그대를 사랑한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어.”


별로 효과는 없었다.


“으아아아···! 아으아아아···!”


디아나는 그 후로 한참동안 부끄러움으로 몸서리를 치며 절규했다.


***


작은 소동을 곁들인 아침 식사가 끝나고, 지크가 그간 정이 많이 든 별장의 앞뜰에서 연인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크가 연인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한 번 더 기억에 선명히 새기고 말했다.


“다들 잘 지내.”


발키리 자매들이 첫째부터 차례대로 그의 인사에 답했다.


“조금만 기다려. 최대한 빨리 이쪽 일을 마무리 짓고 갈게.”


“조심해서 가요.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을게요.”


“아무리 바쁘셔도 식사는 꼭 제때 챙기셔야 해요. 돌아가자마자 제대로 된 요리사를 뽑으시면 좋겠어요.”


“힘내, 지크! 항상 지켜보면서 응원할게!”


“힘들 땐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해. 게으름 부리는 당신도 멋있으니까.”


“좋은 아내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한층 더 성창한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지크 님.”


“다시 만날 땐 특별한 선물을 줄게요. 많이많이 기대해줘요.”


“그리고 지금부터 발키리의 축복을 내려줄게. 잠깐만 가만히 있어 봐.”


타냐와 라네즈가 지크 앞으로 바짝 다가와 그의 양손을 하나씩 잡았다. 그리고 그의 양쪽 검지를 각각 자신들의 입술에 올렸다.


“행운의 축복이에요.”


“이제부터 당신이 손대는 일은 뭐든지 성공하게 될 거야. 아마도!”


다음엔 이리스와 카밀라가 그의 목덜미에 진한 입술 자국을 남겼다.


“후후, 평소랑은 느낌이 좀 다르지? 수호의 축복이야.”


“그 어떤 위험도 지크 님께 해를 끼치지 못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


이어서 엘렌과 루나가 그의 두 뺨에 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췄다.


“저희 건 인연의 축복이에요.”


“당신 곁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도록 만들어줄 거야.”


이번엔 디아나가 지크의 고개를 살짝 숙이게 만들고, 발돋움을 해서 그의 이마에 키스했다.


“평온의 축복이에요. 당신이 지치고 힘들 때마다 평온이 함께하기를.”


마지막으로 레이나가 수줍은 기색으로 지크와 얼굴을 마주하고, 용기를 쥐어짜 그와 입술을 겹쳤다.


“···사랑의 축복이야. 우리의 사랑이 늘 당신과 함께 있다는 걸, 절대 잊지 마.”


그녀의 나지막한 속삭임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지크의 시야가 눈부신 빛으로 물들었다.


파아아아아-


이윽고 빛이 사그라졌을 때, 그는 아쿠아리우스 호수가 보이는 숲의 어귀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가 호수의 위로 비치는 맑은 하늘을 멍하니 구경하다가 피식 웃었다. 한바탕 꿈이라도 꾼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이 축복으로 남겨준 따스한 온기가 그로 하여금 그게 꿈이 아니란 사실을 확신시켰다.


동시에 그것은 그의 꿈이 되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손에 있었던 이상적인 행복을 되찾기 위해, 그녀들의 남편으로 어울리는 사내가 되기 위해,


‘어디 한번 어설픈 흉내가 아니라 진짜 영웅이 되어보자고.’


그렇게 결심을 세운 그가 자신 앞에 펼쳐진 길 위로 힘차게 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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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꿈의 종막(2) -完- 22.11.01 98 2 16쪽
116 꿈의 종막 22.10.31 45 1 12쪽
115 북쪽의 환란(4) 22.10.28 44 0 19쪽
114 북쪽의 환란(3) 22.10.27 47 0 14쪽
113 북쪽의 환란(2) 22.10.25 50 0 12쪽
112 북쪽의 환란 22.10.24 45 0 16쪽
111 어둠 속의 은둔자(2) 22.10.21 45 2 17쪽
110 어둠 속의 은둔자 22.10.20 59 0 14쪽
109 가족 나들이(2) 22.10.18 53 0 15쪽
108 가족 나들이 22.10.17 57 0 12쪽
»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4) 22.10.14 47 0 12쪽
10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3) 22.10.13 42 0 13쪽
10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2) 22.10.11 46 0 13쪽
10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1) 22.10.10 44 0 14쪽
103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0) 22.10.07 58 0 16쪽
102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9) 22.10.06 41 0 13쪽
101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8) 22.10.04 44 0 12쪽
100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7) 22.10.03 54 0 12쪽
99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6) 22.09.30 53 0 12쪽
98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5) 22.09.29 55 0 14쪽
9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4) 22.09.27 51 0 12쪽
9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3) 22.09.26 58 0 13쪽
9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2) 22.09.23 58 0 13쪽
9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 22.09.22 64 1 15쪽
93 특별 공연(2) 22.09.20 82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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