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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환생자와 8명의 아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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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나무램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5
최근연재일 :
2022.11.01 20:3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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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3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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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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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7)

DUMMY

***


그 후로 지크는 자연스럽게 정해진 일정표를 따라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냈다.


새벽에 일어나 디아나와 대련을 한 다음 아침을 먹고, 오전 내내 엘렌과 루나를 따라 순찰을 돌다가 귀가해서 점심을 먹었다.


오후엔 이리스와 카밀라에게 창작의 재료가 될 이야기를 해주면서 그녀들의 춤과 노래를 감상하고, 공방에 가서 타냐와 라네즈의 작업을 도왔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서재에 가서 레이나에게 제대로 된 군주가 되기 위한 조언을 구했다.


“냐앙~ 냥냥~ 냥냐라라냐라냥~”


발키리 자매들의 별장에 머문 지 열흘 째 되는 날, 지크가 사자 시계의 경쾌한 노랫소리를 듣고 기상했다.

원래는 사자처럼 멋진 울음소리였지만, 얼빵한 생김새랑 너무 안 어울려서 타냐랑 라네즈에게 고양이로 바꿔달라고 했다.


지크가 침대에서 내려오자 사자 시계가 이불을 말끔히 정리했다. 시계 주제에 청소, 세탁은 물론이고 구두닦이와 칼갈이, 그 밖에 온갖 자잘한 심부름을 할 수 있는 신통방통한 녀석이었다.


지크가 검을 챙겨서 뒷마당으로 나가자, 디아나가 상큼한 미소로 그를 반겼다.


“어서 와요. 오늘도 좋은 아침이죠?”


“안녕, 디아나.”


디이나가 지크를 향해 검을 척 뻗고 호기롭게 선언했다.


“오늘은 반드시 첫 승을 따낼 거예요.”


그녀가 패배하기 전에 늘 하는 말이었다.


“으으읏···!”


잠시 후, 지크와 검을 맞대고 무리하게 힘겨루기를 하던 디아나가 그대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괜찮아?”


디아나가 지크가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난 다음 엉덩이를 툭툭 털었다.


“괜찮아요. 남자와 여자는 무게중심이 다르다는 걸 간과했네요. 그런데···”


디아나가 살짝 뚱한 눈빛으로 지크를 쳐다봤다. 실전 같은 대련을 추구하는 그녀는 그가 자신을 어린애랑 놀아주듯 살살 상대하는 게 불만스러웠다.


“왜 갈수록 맥아리가 없어져요? 처음에 날 무자비하게 찍어 눌렀던 그 기세는 어디 갔어요?”


“그땐 내가 잠깐 이성을 잃었던 거고. 우리 그냥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거에 의의를 두면 안 될까?”


“안 돼요. 똑같은 패배여도 진지하지 않은 상대에게 당한 패배가 훨씬 굴욕적이라고요. 명예로운 기사이자 군주인 당신이, 긍지 높은 발키리인 나 디아나를 장난감 취급하며 갖고 놀 셈인가요?”


“그··· 나한테 의욕을 불어넣고 싶은 의도는 알겠는데, 어휘 선택을 좀 바꾸는 게 어때?”


묘하게 무안한 기색인 지크를 보며 디아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요? 내가 뭐 이상한 단어라도 썼어요?”


“이상한 단어는 안 썼지만··· 이상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고 해야 하나? 남들이 들으면 오해할 것 같아.”


“뭐야, 그럼 내 잘못이 아니라 당신 잘못이네요. 여긴 우리 밖에 없는데 왜 남을 신경 써요? 당신 멋대로 이상한 상상을 해놓고 내 탓하지 마요.”


“음···”


지크가 그녀의 말을 반박할 논리를 찾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그러네.”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한 판 해요. 이번에도 미적지근하게 하면, 밤에 당신 방으로 찾아가서 더 해달라고 조를 거니까 각오하라고요.”


그건 정말 여러모로 위험할 것 같아서, 그는 그녀가 만족할 때까지 격렬하게 대련을 해주었다.


***


디아나와의 대련이 끝나고, 손과 얼굴을 말끔히 씻은 지크가 부엌으로 향했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엘렌을 돕기 위해서였다.


의외로 그는 요리를 잘 하는 편이었다.


10살 때까진 숲속에서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대충 굽기만 한 짐승의 고기나 나무열매가 식사의 전부였다. 그래서 형제들과 바깥세상으로 나온 뒤엔 온갖 다양한 먹거리를 탐구하는데 푹 빠졌다.


그러면서 저절로 요리에 취미가 붙었고, 용병생활을 하는 동안 식사당번을 전담하며 여러 지역의 다양한 요리를 어깨너머로 배웠다.


언젠가 네메아의 전통음식들을 다른 나라 놈들이 쓰레기라고 욕할 수 없는 훌륭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게 그의 오랜 꿈이었다.


그리고 엘렌은 요리를 그냥 잘 하는 수준이 아니라 웬만한 궁정요리사를 월등히 능가하는 달인이었다.


엘렌의 솜씨를 옆에서 구경만 하는 걸로도 배우는 게 많아서, 그녀와 함께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은 매번 즐겁고 보람이 넘쳤다.


그런데 막상 부엌 앞에 가니 엘렌은 식탁에서 한가롭게 차를 마시고 있고, 의외의 인물이 엘렌 대신 앞치마를 두르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 지크! 잘 잤어?”


“루나?”


루나가 히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루나야! 오늘은 내가 엘렌 대신 지크랑 아침을 만들기로 했어.”


엘렌이 루나를 곱게 흘겨보면서 한마디 툭 던졌다.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주제에 말이지.”


“뭐 어때. 요리가 별 거야? 식재료를 먹기 좋게 자르고 가열하면 그게 요리잖아. 지크가 조금만 도와주면 나도 할 수 있어.”


요 며칠, 지크는 순찰을 돌면서 자주 엘렌과 요리 얘기를 하곤 했다. 그때 두 사람 사이에 감도는 다정한 분위기를 줄곧 부러워하던 루나는, 이번 기회에 자신도 지크와 함께 요리하는 추억을 만들 생각이었다.


지크가 루나에게 물었다.


“뭘 만들 건지는 정했어?”


“아니~ 그것도 당신이랑 얘기하고 결정하려고 아직 안 정했어. 나 요리는 처음이니까 최대한 간단한 걸로 해보고 싶어.”


“그런 거면 스튜가 최곤데··· 지금부터 만들긴 좀 늦었을라나?”


“스튜도 괜찮아요. 어제 다 같이 늦게까지 놀다가 자서 저랑 루나, 디아나 언니 빼곤 평소보다 늦게 일어날 거예요.”


그렇게 아침의 주요리가 정해졌다.


지크가 소고기를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했다. 이어서 냄비를 불에 올리고 기름을 두른 다음, 준비한 고기를 넣었다.


“이렇게 볶으면 돼.”


그가 시범을 한 번 보여주고 루나를 냄비 앞에 세웠다.


“응, 나한테 맡겨!”


루나가 고기를 볶는 동안, 그는 감자, 양파, 당근을 고기와 비슷한 크기로 썰었다. 그리고 고기가 적당히 익었을 때, 그것들도 냄비에 넣고 루나한테 계속 볶으라고 시켰다.


그 과정이 끝난 다음엔 루나가 물을 붓고, 지크가 으깬 토마토를 넣었다. 엘렌의 조언에 따라 몇 가지 향신료도 조금씩 넣었다.


지크가 물을 끓기 시작하는 걸 보고 루나에게 말했다.


“이제 불을 줄이고 가끔씩 저어주면서 30분 정도 푹 끓이면 끝이야.”


“와아~ 진짜 간단하네. 마음에 쏙 들어.”


지크와 루나가 냄비를 은은한 불 위에 방치해놓고 식탁으로 갔다. 엘렌이 그들에게 차를 한 잔씩 내줬다.


“고마워, 엘렌. 스튜처럼 간단한 요리도 혼자서 8인분을 만드는 건 만만치 않겠더라. 천상에 있을 때도 우리에게 자주 식사와 간식을 차려준 네가 존경스러워졌어.”


엘렌이 후후 웃었다.


“요리 한 번 해봤다고 우리 루나가 갑자기 철들었네? 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어. 한날한시에 태어난 소중한 자매들을 위해 하는 일인걸, 하나도 안 힘들고 즐겁기만 해.”


그 말이 문득 지크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날한시에 태어났는데, 누가 언니가 되고 누가 동생이 될지는 어떻게 정했어?”


인간들의 경우 엄마 뱃속에서 나온 순서대로 손위 형제를 정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크가 알기로 발키리는 그런 식으로 탄생하지 않았다. 그들은 연회신의 정수와 투신의 불꽃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존재였다.


“한날한시에 태어났어도 성장 속도는 제각각이거든요.”


엘렌이 지크의 물음에 답했다.


“먼저 어른이 된 발키리가 언니가 돼요. 다만 그 시점이 본인보다 1년 이상 빠른 게 아니면 그냥 동갑내기로 지내요.”


루나가 배시시 웃는 얼굴로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거 알아? 원래는 엘렌이 둘째 언니가 될 예정이었어.”


그녀들이 태어나기 전까지, 한 세대에 태어나는 발키리의 수는 많아야 4명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두 배나 되는 8명의 딸이 생기는 바람에, 아나히타가 급격한 기력 소모를 겪고 한동안 요양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로 인해 그녀들은 인간으로 치면 유년기에 해당하는 시기를 어머니의 부재 속에서 보내야했다.


아버지와 윗세대 발키리들이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그녀들을 돌봐주었지만, 아무래도 어머니의 역할을 완전히 대신할 순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큰언니가 쑤욱 자라났어!”


루나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했다.


원래부터 엘렌과 함께 자매들 중 성장이 빨랐던 레이나는, 동생들을 돌봐야한다는 책임감으로 태어난 지 몇 달 만에 10세 남짓한 소녀의 모습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어머니처럼 아낌없는 애정으로 동생들을 보살펴 아나히타의 근심을 덜어냈다.


“그걸 본 디아나 언니가 고생하고 있는 큰언니를 돕겠다는 일념으로 본인도 성장 속도를 높였고, 그대로 엘렌을 추월해서 둘째가 된 거야.”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네.”


지크가 시선을 엘렌 쪽으로 옮겼다.


“그대 입장에선 둘째 자리를 놓쳐서 좀 아쉽겠어.”


엘렌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다만 후회되긴 해요. 그때의 전 어리고 철이 없어서 큰언니의 보살핌을 당연히 여길 뿐, 그게 얼마나 큰 희생인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애들은 철없는 게 당연하지. 레이나나 디아나가 너무 대단했던 거야.”


“지크 님 말씀이 맞아요. 두 언니 모두 너무 대단하죠.”


엘렌이 그러면서 은근슬쩍 레이나가 인품만 고결할 뿐만 아니라, 신들에게조차 극찬을 받는 총명함을 지닌 재녀이자 수습 기간 없이 바로 중임을 맡은 유일한 주시의 발키리라는 사실을 자랑했다.


“그리고 그런 큰언니가 동생들 중 유일하게 자신의 버팀목으로 삼고 의지하는 존재가 디아나 언니에요. 전 언젠가 제2의 디아나가 언니가 되고 싶어요.”


“그대는 정말 레이나를 좋아하는 것 같네.”


루나가 작게 키득거리며 지크의 말을 정정했다.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야. 엘렌이 큰언니에 품은 감정은 거의 신앙 수준이라고. 만약 쟤가 지상에서 태어났으면 큰언니를 섬기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되었을 걸?”


그러자 엘렌의 눈썹이 살짝 휘었다.


“큰언니를 섬기는 종교가 왜 사이비야?”


그 반응에 루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봐봐, 중증이지?”


지크가 큭큭 웃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뭐, 레이나 정도면 여신으로 모셔질 만하지. 혹시라도 진짜 종교를 세우게 되면 나한테도 알려줘. 바로 개종할게.”


“지크 님···”


농담인 듯 농담 아닌 그의 본심을 읽고, 크게 감동한 엘렌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지크 님이라면 큰언니의 굉장함을 알아주실 줄 알았어요. 지크 님을 제 마음속 레이나교의 두 번째 신도로 임명할게요.”


“감사합니다, 교주님.”


자기만 빼고 화기애애한 두 사람을, 루나가 부루퉁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치사해, 엘렌. 내가 요리까지 배워서 겨우 따라잡았는데 왜 또 지크를 이상한 세계로 데려가?”


그러다 부엌 쪽에서 솔솔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가 스튜의 완성을 알렸다.


루나가 맛보기용으로 쓰는 작은 그릇에 스튜를 담아서 지크에게 내밀었다. 지크가 그걸 받고 입가에 댔다.


“어때 지크? 맛있어? 먹을 만해?”


“아주 맛있어. 어서 먹어봐.”


루나가 스튜를 맛보곤 행복한 미소를 얼굴에 그렸다.


“진짜 맛있다.”


엘렌도 자매의 요리에 호평을 내렸다.


“확실히 처음치곤 잘 했네.”


“그치? 나 스튜 만들기에 재능이 있나 봐. 고마워, 지크. 덕분에 내 새로운 재능을 찾았어.”


“재능은 무슨, 어려운 부분은 전부 지크 님이 해주셔서 그런 거잖아.”


엘렌의 핀잔에도 한껏 치솟은 루나의 자신감은 떨어질 줄 몰랐다. 그녀가 지크를 향해 방긋 웃으며 말했다.


“스튜가 먹고 싶으면 언제든 말만 해! 지크를 위해서라면 매일 스튜를 끓여줄 수도 있어.”


루나를 바라보는 지크의 입가에도 잔잔한 미소가 어렸다. 비록 스튜밖에 못 만들더라도, 매일 요리를 해줄 만큼 자신을 아끼는 존재가 있단 사실이 그의 마음 한구석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그거 좋네. 그대가 끓여주는 스튜라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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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꿈의 종막(2) -完- 22.11.01 97 2 16쪽
116 꿈의 종막 22.10.31 45 1 12쪽
115 북쪽의 환란(4) 22.10.28 44 0 19쪽
114 북쪽의 환란(3) 22.10.27 47 0 14쪽
113 북쪽의 환란(2) 22.10.25 49 0 12쪽
112 북쪽의 환란 22.10.24 45 0 16쪽
111 어둠 속의 은둔자(2) 22.10.21 45 2 17쪽
110 어둠 속의 은둔자 22.10.20 59 0 14쪽
109 가족 나들이(2) 22.10.18 53 0 15쪽
108 가족 나들이 22.10.17 57 0 12쪽
10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4) 22.10.14 46 0 12쪽
10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3) 22.10.13 42 0 13쪽
10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2) 22.10.11 46 0 13쪽
10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1) 22.10.10 44 0 14쪽
103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0) 22.10.07 58 0 16쪽
102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9) 22.10.06 40 0 13쪽
101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8) 22.10.04 44 0 12쪽
»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7) 22.10.03 54 0 12쪽
99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6) 22.09.30 53 0 12쪽
98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5) 22.09.29 55 0 14쪽
9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4) 22.09.27 51 0 12쪽
9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3) 22.09.26 58 0 13쪽
9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2) 22.09.23 58 0 13쪽
9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 22.09.22 64 1 15쪽
93 특별 공연(2) 22.09.20 82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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