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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램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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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환생자와 8명의 아내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완결

나무램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5
최근연재일 :
2022.11.01 20:3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14,171
추천수 :
280
글자수 :
732,747

작성
22.09.3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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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6)

DUMMY

***


세 사람은 작업에 열중하다가 저녁 시간에 맞춰 1층으로 올라갔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계속 옆자리에 앉은 지크 쪽을 흘끔거리던 라네즈가 그의 물잔이 비자 얼른 물병을 손에 쥐었다.


“지크! 내가 물 따라줄게!”


그녀의 기세가 지나칠 정도로 씩씩한 게 의아했지만, 지크는 무던하게 그녀의 호의를 받았다.


“고마워, 라네즈.”


라네즈 반대편에서 비슷한 기회를 노리고 있던 타냐도 나섰다.


“지크, 이 빵은 버터를 바르면 더 맛있어요. 내가 발라줄게요.”


“그래? 고마워, 타냐. 잘 먹을게.”


지크가 타냐가 내민 빵을 받아서 한 입 먹었다. 그리고 뒤늦게 식탁 위가 조용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


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타냐와 라네즈를 제외한 여섯 자매들이 한껏 경악한 채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입까지 떡 벌리고 있던 루나가 제일 먼저 말을 쏟아냈다.


“뭐야? 뭐야? 왜 너희만 인간 지크 씨랑 친해? 왜?”


“후후, 이제 우리는 같은 공방 식구거든.”


라네즈가 으스대는 목소리로 아까 있었던 일을 언니들에게 얘기해줬다. 타냐도 우쭐한 얼굴로 가슴을 쭉 내밀었다.


“치사해요.”


라네즈의 말이 끝나고, 드물게 심통이 난 엘렌이 지크에게 말했다.


“왜 타냐랑 라네즈만 특별대우인가요? 인간 지크 씨는 제 순찰대 동료이기도 하잖아요.”


옆에서 루나가 열심히 맞장구를 쳤다.


“맞아, 맞아!”


이리스도 슬쩍 손을 들고 끼어들었다.


“예술적 동지들 사이의 관계도 지금보다 더 말랑말랑한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카밀라가 그 옆에서 수줍게 자기 의견을 보탰다.


“인간 지크 씨랑 더 친해지면··· 진혼곡의 완성도가 더 높아질 것 같아요.”


가만히 있던 디아나도 겸연쩍게 한마디 했다.


“대련으로 사귄 칼친구도 일단 친구 아닐까요?”


그런 동생들을 보고 레이나가 큰 충격에 빠졌다.


‘서, 설마··· 나만 지크한테 아무것도 아닌 거야?’


살짝 풀이 죽은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차별은 나빠···”


그리고 지크를 향하여, 무언가를 기대하는 여섯 쌍의 눈빛이 여름 햇살처럼 강렬하게 쏘아졌다.


“어, 음··· 무슨 뜻인지 알겠어.”


결국 그는 그 자리에서 8명의 자매들을 똑같이 친한 친구로 대하겠다고 선언했다.


***


지크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상쾌한 기분으로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문 앞에서 레이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지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레이나가 그를 서재로 데려갔다.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푹신한 소파 한 쌍을 하나씩 차지했다.


“지내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궁금해서 불렀어.”


레이나의 물음에 지크가 옅은 미소부터 지었다.


“불편한 건 전혀 없어. 오히려 하루가 짧게 느껴질 정도로 즐거웠지.”


지크가 오늘 하루 레이나의 동생들과 함께 쌓은 추억을 그녀에게 이야기해주었다. 레이나는 품위 있는 자세로 그 이야기를 경청하며 속으로 발을 동동 굴렀다.


‘지크가 푹 쉴 수 있게 도와주자는 계획을 세운 건 난데, 내가 지크를 제일 오래 알았는데··· 내가 제일 쓸모없잖아. 나도··· 나도 뭔가를 해야 해.’


그때, 지크가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했다.


“디아나한테 들었어. 그대는 투신을 도와 아즈라엘을 선별하는 일을 하는 발키리라면서.”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있던 주제가 나오자 그녀가 살짝 당황했다. 그렇지만 애써 태연한 척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사실 어제 숲에서 만나기 전부터, 난 당신에 대해 잘 알고 있었어. 당신은 내게 있어 무척 중요한 주시 대상이니까. 업무에 관한 부분이라 굳이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야.”


“역시 그랬군.”


처음 만나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자신을 친근하게 바라보는 레이나의 눈빛을, 지크가 비로소 납득했다.


“그렇다고 오해하진 마. 그 업무 때문에 의도적으로 당신에게 접근한 건 아니야. 나는 어디까지나 휴가 중이고, 업무랑 상관없이 여기에 있는 거니까.”


의도적으로 접근한 건 맞았다, 다만 업무가 아니라 사심 때문이었을 뿐. 레이나가 그런 식으로 교묘하게 진실을 감추면서 조마조마하게 지크의 반응을 살폈다.


다행히 지크는 그녀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그쪽엔 딱히 관심이 없었다.


“그대가 주시했던 수많은 영웅 중엔 훌륭한 왕과 황제들도 많았겠지. 그들과 비교하면, 내가 가진 군주의 자질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해?”


고귀한 혈통을 타고난 것도 아니고 좋은 교육을 받지도 못했다. 그런 자신이 남들보다 강하다는 이유로 왕이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면 황제가 되어 네메아 왕국보다 훨씬 거대한 제국을 다스려야 했다.


그것이 과연 자신의 깜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일까?


줄곧 지크를 지켜봐온 레이나는 그러한 고민을 바로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자질만 놓고 보면 내가 보았던 그 어느 군주 못지않게 우수해.”


예상 밖의 답변에 지크의 눈매가 둥글어지자, 레이나가 마음속으로 몰래 웃었다.


“당신은 그저 강하기 때문에 왕이 된 게 아니야. 그 강함을 자신이 아닌 나라를 위해 쓸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증명했기 때문에, 로한 왕이 당신에게 왕관을 바친 거야.”


지크가 탐욕을 위해 검을 휘둘렀다면 네메아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하고 혐오했을 것이다. 나라의 법과 도덕으론 제어할 수 없는 자의 폭거는 재해와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지크는 그러지 않았다. 부와 명예에 관심을 두지 않고 일개 용병이자 기사로서 동포들과 어울리며 소탈하게 살았다.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진짜 힘을 세상에 내보인 건, 호루스 왕국에 대한 복수를 원하는 동포들의 바람을 이루어주기 위해서였다.


레이나가 그런 점을 지적하고 말을 이었다.


“단면적으로 보면 군주의 권력도 결국 강대한 힘이야. 권력에 취해 신민들을 하찮게 여기고 잘못된 길로 빠지는 군주가 하늘의 별처럼 많지. 하지만 당신은 달라.”


레이나의 양쪽 입꼬리가 미세하게 위로 올라갔다.


“수천수만 명을 말 한마디로 부릴 수 있게 되었어도, 별 감흥 없잖아?”


그녀의 맑은 눈동자에 감탄하는 그의 얼굴이 그대로 비쳤다.


“그대는 정말 나에 대해 잘 아네.”


그야 당연하지, 매일 너만 보는 게 내 일이니까. 레이나가 목구멍까지 치솟은 그 말을 가까스로 삼켰다.


“권력을 손에 쥐고도 의연할 수 있는 그 심지는 군주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만큼 희귀한 자질이야. 그래서 내가 당신을 군주로서 높이 평가하는 거야.”


“하지만 내가 가진 장점이라고 해봐야 그게 전부잖아. 그것만 가지고 나라를 제대로 다스릴 수 있을까? 정치고 행정이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군주의 본질은 나라의 총의를 모으는 구심점이지 정치가나 행정가가 아니야. 그런 건 정치와 행정을 잘 아는 신하를 부리면 돼. 조금 극단적인 예시긴 한데··· 과거엔 이런 왕도 있었어.”


수백 년 전, 발루스 산맥 서쪽 작은 왕국에 무능한 왕이 하나 살았다.


그는 국정을 완전히 내팽개치고 매일 주색에 빠져 살았지만, 그의 나라는 멀쩡하게 굴러갔다. 왕이 무척 유능한 인물을 재상으로 삼아 나라의 전권을 맡겼기 때문이다.


그걸 듣고 지크가 반색하며 말했다.


“그럼 나도 그냥 맥스웰한테 전권을 맡기면 되겠네?”


그러자 레이나가 바로 그의 희망에 찬물을 뿌렸다.


“끝까지 듣고 판단해. 이건 당신이 반면교사로 삼으라고 해주는 이야기니까.”


평민 출신이었던 재상은 평민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다양한 개혁을 펼치다가 수많은 귀족들의 원한을 샀다.


재상을 증오하는 귀족들은 그를 제거하기 위해 모략을 꾸몄다.


우선 왕의 총희들에게 뇌물을 먹여 재상에 대한 나쁜 소문을 왕의 귀에 속삭이게 했다. 주로 재상이 왕을 몰아내고 자기가 왕이 될 야심을 품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왕이 자신의 수많은 자식들 중 가장 아끼는, 동시에 후계자로 점지해 놓은 아들을 암살하고 그 죄를 재상에게 덮어씌웠다.


귀족들의 이간질에 넘어간 왕은 결국 재상을 반역죄로 처형해버렸다.


“그 왕은 그러고도 정신을 못 차렸지. 곧 다른 자를 재상으로 삼고 다시 방탕한 생활에 빠졌어.”


너무 유능한 자를 재상으로 삼으면 위험하다고 여긴 왕은, 이번엔 무능하고 겁이 많은 자를 재상으로 임명했다. 당연히 국정은 엉망이 되었고, 귀족들은 중앙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전횡을 휘두르며 나라를 좀 먹었다.


결국 그 나라는 얼마 못가 아낙스 제국에게 정복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아무리 유능한 신하가 있어도, 군주가 중심을 잘 잡지 못하면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


“중심이라··· 대충 신하들을 조율하기 위해 군주가 취해야하는 입장 같은 거라 생각하면 될까?”


성실하게 자신의 가르침을 따라오는 학생에게, 레이나가 작은 미소를 포상으로 주었다.


“당장은 그 정도로만 이해해도 충분해.”


“어렵군···”


“어렵지. 그 중심의 위치는 시대에 따라, 나라에 따라, 그리고 군주가 누구냐에 전부 다르니까. 누가 당신 대신 당신 나라의 중심을 찾아줄 수도 없어.”


지크가 쓰게 웃으며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용병나부랭이에 불과했던 내가 그런 어려운 걸 할 수 있을까?”


그러자 레이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의 기분을 어루만져주었다.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지 마. 당신과 비슷하거나 더 나쁜 조건 속에서도 성군으로 거듭났던 이들도 꽤 있었으니까.”


그녀가 그에게 참고가 될 만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특히 자신이 멸망한 왕조의 후예인지도 모르고 일자무식 농사꾼으로 살다가, 갑자기 왕으로 추대되었던 소년 군주의 이야기가 지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내치를 안정화시킨 왕은 오랫동안 자기 나라를 괴롭히던 이웃나라로 눈을 돌렸어. 대담하게도, 그는 자신이 직접 첩자가 되어 그 나라를 정탐하려고 했지. 그런데···”


지크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레이나가 그걸 천장에 매달아 놓고 이야기의 막을 내렸다.


“시간이 늦었네. 오늘은 여기까지야.”


“어?”


“난 이제 가서 잘 준비를 해야 돼. 당신도 당신 방으로 돌아가.”


“잠깐만, 레이나. 방금 하던 이야기만 마저 해주고 가면 안 될까?”


레이나가 새침하게 고개를 돌리고 그의 간청을 무시했다.


“안 돼. 늦게 자면 아침 식사 시간에 못 일어난단 말이야. 당신이 나 대신 엘렌한테 혼나줄 것도 아니잖아.”


“그럼 어쩔 수 없지···”


지크의 얼굴이 시무룩해지자 레이나가 슬쩍 다시 그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뒷이야기가 궁금하면 내일 같은 시간에 여기로 와. 이 시간대는 나도 한가하니까 얼마든지 당신이랑 어울려줄 수 있어.”


뒷이야기가 궁금한 건 물론이고, 레이나의 조언을 구하고 싶은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지크에겐 무척 기쁜 소식이었다.


그가 그녀의 호의에 감사를 표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 자, 레이나. 내일 봐.”


“그래. 당신도 잘 자.”


지크가 서재를 나가고, 혼자 남은 레이나가 두 주먹을 움켜쥔 채 소리 없이 환호를 질렀다.


‘됐어! 이거라면 나도 지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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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꿈의 종막(2) -完- 22.11.01 98 2 16쪽
116 꿈의 종막 22.10.31 45 1 12쪽
115 북쪽의 환란(4) 22.10.28 44 0 19쪽
114 북쪽의 환란(3) 22.10.27 47 0 14쪽
113 북쪽의 환란(2) 22.10.25 50 0 12쪽
112 북쪽의 환란 22.10.24 45 0 16쪽
111 어둠 속의 은둔자(2) 22.10.21 45 2 17쪽
110 어둠 속의 은둔자 22.10.20 59 0 14쪽
109 가족 나들이(2) 22.10.18 53 0 15쪽
108 가족 나들이 22.10.17 57 0 12쪽
10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4) 22.10.14 47 0 12쪽
10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3) 22.10.13 42 0 13쪽
10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2) 22.10.11 46 0 13쪽
10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1) 22.10.10 44 0 14쪽
103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0) 22.10.07 59 0 16쪽
102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9) 22.10.06 41 0 13쪽
101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8) 22.10.04 45 0 12쪽
100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7) 22.10.03 54 0 12쪽
»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6) 22.09.30 54 0 12쪽
98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5) 22.09.29 55 0 14쪽
9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4) 22.09.27 51 0 12쪽
9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3) 22.09.26 58 0 13쪽
9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2) 22.09.23 58 0 13쪽
9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 22.09.22 64 1 15쪽
93 특별 공연(2) 22.09.20 82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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