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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환생자와 8명의 아내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완결

나무램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5
최근연재일 :
2022.11.01 20:3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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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1
추천수 :
266
글자수 :
732,747

작성
22.09.0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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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귀환(2)

DUMMY

***


아벨이 콜드헬름에서의 공무를 마치고 프로즌아크로 돌아왔다.


그간 정이 많이 든 침실의 문을 여니, 타냐와 라네즈가 책상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필체가 예쁜 라네즈가 의자에 앉아서 펜을 잡고, 타냐가 책상에 몸을 기댄 채 자신의 요청을 추가하는 식이었다.


“다녀왔어. 둘이 뭐해?”


“오라버니!”


“오빠!”


몸을 돌리고 아벨을 반긴 그녀들이 쪼르르 달려와 연인의 팔에 매달렸다.


“언니들이랑 만나면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만들고 있었어요.”


타냐가 방금까지 책상에 있던 종이를 아벨에게 보여주며 방긋 웃었다. 라네즈는 기대감으로 눈을 빛내며 그에게 물었다.


“갔던 일은 잘 끝났어?”


“응. 내일 새벽에 철군을 시작할 거야.”


“그렇구나! 그럼 우리도 출발 준비를 해야겠네.”


아벨이 귀로에 오르는 사이, 타냐와 라네즈는 사우스쇼어에 있는 그의 고향집에 가서 지낼 예정이었다.


콜드헬름에 주둔시켜 놓을 인원을 제외하고도 10만에 가까운 대군을 이끌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것도 중간 중간 고향으로 돌아가는 지방군을 위해 환송식도 열어줄 것이기 때문에, 아벨이 수도로 도착할 때까지 소요될 시간은 최소 한 달이 넘었다.


그 기간 동안 그녀들과 떨어져 있는 게 아쉽긴 했지만, 아벨 입장에서도 사랑하는 연인들이 허름한 군막보단 제대로 된 집에서 머무는 게 마음이 편했다.


무엇보다 그녀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다른 자매들을 만나고 싶어 했다.


우선은 이리스, 카밀라와 둘씩 상봉하고, 나중에 나머지 자매들과 넷씩 상봉하여 대칭적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게 그녀들의 계획이었다.


“어머님한테 드릴 선물을 골라봤어. 아낙스 제국 황실에서 소유했던 다기 세트야. 우리 엄마가 가출할 때 챙긴 거래.”


라네즈가 흑단 재질의 고급스러운 상자를 열어서 아벨에게 보여줬다. 그 안에는 청량한 물결이 섬세하게 채색된 도자기 주전자와 찻잔들이 들어있었다.


“어머님이 마음에 들어 하실까?”


“정말 기뻐하실 거야. 사치를 별로 안 좋아하시지만, 다기는 늘 아름다운 걸 고집하시거든.”


“나는 우리 마을의 명물, 요술 고양이 카페트를 드릴 거예요.”


타냐가 늘씬한 체형의 고양이들이 수놓아진 카페트를 품에 안고 자랑했다.


“무늬도 예쁘고 성능도 최고. 온도와 습도를 최적의 상태를 조절해주고, 심심할 땐 타고 날아다닐 수도 있어요.”


“오오, 그거 선배님이 갖고 계신 거랑 같은 거지? 혹시 내 건 없어?”


선물 준비까지 마친 세 사람이 프로즌아크의 정문으로 이동했다. 젤리두스와 레베카가 배웅을 위해 나와 있었다.


“시골 마을이라 이것저것 부족한 게 많을 텐데 걱정이구나.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렴.”


“알았어, 아빠! 자주 편지할게.”


“그··· 가면 내가 너희 둘을 정말 열심히 키웠다고 꼭 말씀드려야 한다. 알았지? 응? 부탁할게.”


“알았어요. 스승님도 우리 없다고 엄마랑 싸우지 마세요. 아빠랑 젤리 아저씨가 걱정하잖아요.”


이어서 그녀들이 아벨과 작별 키스를 나눴다.


“먼저 가볼게요, 오라버니. 나중에 봐요.”


“매일매일 기다릴 거니까 빨리 와야 해, 오빠. 그리고 수도에 있는 언니들한테도 안부 전해줘.”


“그래. 조심해서 가.”


그녀들이 세 마리의 와이번이 끄는 수레에 탑승했다. 와이번들의 날개가 펄럭이는 움직임에 맞춰, 수레가 우아하게 공중으로 떠올랐다.


아벨이 하늘 저편으로 멀어지는 그녀들을 향해 한참동안 손을 흔들어주고, 젤리두스와 레베카에게 하직 인사를 올렸다.


“두 분께 큰 신세를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도 덕분에 여러모로 즐거웠소. 아이들을 잘 부탁하오.”


“잘 가, 후배님. 결혼식 날 다시 보자.”


“예. 안녕히 계십시오.”


마지막으로 정중히 허리를 한 번 숙이고, 아벨이 한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게일의 등에 올랐다.


“가자, 게일.”


“히이이힝!”


페가수스의 힘찬 날갯짓이 콜드헬름으로 향하는 바람을 잡아챘다.


***


그 후로 한 달 뒤, 완연한 봄기운과 함께 아카드 제국군이 임페리얼 로어에 입성했다.


대로 양옆과 건물 위쪽을 가득 채운 시민들이 꽃비를 뿌리며 그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기사의 제국 만세!!!”


“무적의 제국군 만세!!!”


아벨이 쉬지 않고 손을 흔들며 시민들의 환호에 답하고 부하들과 함께 대광장으로 진입했다.


펑! 펑! 퍼버벙-!


임시로 만들어진 높은 연단 위에서 황제가 성대한 축포로 그들을 맞이했다.


“어서 오라, 제국의 영웅들이여-!”


제국군 전원이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황제 앞에 도열했다. 오늘 그들에겐 누구에게도 몸을 낮출 필요가 없는 특권이 주어졌다.


게일의 등에서 내려온 아벨이 연단 위에 올랐다. 곧바로 황제의 시종장이 다가와 붉은 공단에 금실로 태양을 수놓은 망토를 그에게 둘러주었다.


이어서 연회신교의 대표로 이 자리에 참석한 마리아가 산호의 형상을 본 따 만든 금관을 들고 아벨 앞에 섰다.


“축하드립니다, 아벨 경.”


“감사합니다, 주교님.”


아벨이 마리아와 반가운 눈인사를 나누고 고개를 숙였다. 마리아가 자랑스레 웃으며 조카의 머리에 금관을 씌워주었다.


그렇게 아벨이 황제보다 훨씬 눈에 띄는 차림새로 황제의 옆에 서는 영예를 누렸다.


“정말 잘 어울리는군. 원래부터 경의 것인 것 같소.”


“황공한 말씀입니다, 폐하. 시골뜨기 출신인 소신이 언제 이런 걸 가져봤겠습니까?”


황제가 아벨과 가볍게 농담을 주고받고 제국군의 활약을 칭송하는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리버앤빌부터 플랫헤드 평원을 지나 콜드헬름까지, 제국의 내로라하는 문장가들이 지은 장엄한 서사시가 이미 고조되어있던 수도의 분위기를 하늘 끝까지 날려 보냈다.


주인공은 물론 아벨이었지만, 나머지 조연들도 비중 있게 다루어져 그의 부하들도 충분히 만족했다.


그리고 마침내, 황제가 전쟁의 진정한 종결을 선언했다.


“지금부터 열흘 간 그대들을 위한 축제가 열릴 것이다! 다들 마음껏 승자의 기쁨을 누리도록 하라!”


“와아아아아아-!!!”


***


그간 자신의 수발을 드느라 고생한 부사령관과 친위대, 참모, 기타 지휘관들을 따로 치하한 다음, 아벨이 게일을 타고 곧장 서쪽날개 궁전으로 달려갔다.


정문에서 연인을 기다리고 있던 루나가 멀리서 나타난 그의 모습을 보고 힘차게 뛰어나갔다.


“아벨~!”


그녀가 가뿐한 몸놀림으로 도약하여 게일의 등 위에 있는 아벨의 품에 안겼다.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 우음···”


루나가 준비한 환영 인사를 끝내기도 전에 아벨이 그녀와 입술을 겹쳤다. 그녀가 방긋 눈웃음을 지으며 떠나기 전보다 많이 거칠어진 키스가 평소대로 돌아올 때까지 그를 위로했다.


이윽고 아벨이 팔다리에 힘이 풀린 루나를 소중히 안아들고 안장에서 내려왔다. 게일이 친구에게 좋은 시간 보내라는 뜻으로 투레질을 한 번 하고 알아서 마구간으로 향했다.


“루나, 정말 보고 싶었어.”


아벨이 입술을 떼자 루나가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대답했다.


“···나도.”


“별 일 없었지? 공주님은 안에 있어? 레이나랑 엘렌도 같이?”


아벨의 목에 팔을 두르고 헤실헤실 웃던 루나가 그 말을 듣고 흠칫했다. 그녀가 어색하게 웃는 표정으로 아벨과 얼굴을 마주했다.


“별 일은 없는데··· 으음···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별 일 없다면서 뭘 그렇게 머뭇거려?”


“그··· 놀라지 마. 알았지?”


아벨이 선뜻 고개를 끄덕였지만, 루나는 거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녀가 그의 팔에서 내려온 다음 심호흡으로 목소리를 차분히 다듬었다.


“큰언니가 가출했어.”


***


얼빠진 상태로 루나에게 끌려간 아벨이 디아나의 침실 앞에 도착했다.


“정신 차려, 아벨. 오랜만에 만나는 건데 디아나 언니랑 엘렌한테 이런 얼굴을 보여줄 거야?”


루나가 아벨의 뺨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리고 문을 열었다.


“아, 왔어요?”


테이블 위에 다양한 종류의 병을 늘어놓고 있던 디아나가 아벨을 보고 알은체를 했다. 그녀도 내심 루나처럼 살갑게 그를 맞이해주고 싶었지만, 부끄러움 때문에 아직은 그럴 용기가 안 났다.


“다녀왔어, 공주님. 그리고 엘렌··· 괜찮아?”


디아나의 맞은편에서 고개를 숙이고 축 늘어져있던 엘렌이 뒤늦게 그를 바라보았다.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주인님··· 언니가··· 레이나 언니가 없어졌어요···”


아벨이 황급히 엘렌의 옆자리에 앉아 그녀를 안아주었다. 엘렌이 훌쩍거리면서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아벨이 엘렌의 등을 다독여주면서 디아나에게 물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


“우리도 자세한 이유는 몰라요. 다만 당신이 콜드헬름에서 보낸 편지를 받은 다음날부터 언니의 상태가 좀 이상해졌어요.

멍하니 있는 시간이 잦고, 대화를 하다가 당신 이름이 나오면 은근히 불안해하고, 우리가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계속 대답을 피했어요.”


루나가 디아나의 옆에 서서 이야기를 이었다.


“그러다 나흘 전에 잠시 혼자 있고 싶다는 쪽지만 남기고 사라졌어. 걱정 되서 찾아보려고 해도 큰언니 수준의 마법사가 작정하고 잠적하니까 손 쓸 방법이 없더라.”


아벨이 턱을 감싸 쥐고 고민에 빠졌다. 아무래도 자신이 이번 사태의 원인인 것 같은데, 짚이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 사이 디아나가 얼음이 담긴 유리잔에 복숭아 향미가 첨가된 증류주 약간, 레몬즙과 설탕, 크랜베리 주스를 차례대로 붓고 잘 저었다.


아벨이 그걸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야, 제대로 된 술도 만들 줄 알았어? 근데 저번엔 왜···”


“저번에도 제대로 만들었거든요? 아무리 창안자라고 해도 후대의 역사와 전통이 쌓인 임피리얼 칵테일을 무시하면 화낼 거예요.”


디아나가 아벨을 뾰로통하게 흘겨보고 루비처럼 영롱한 빛깔로 물든 잔을 엘렌 쪽으로 내밀었다.


“자, 엘렌. 한번 마셔봐.”


아벨의 품에서 빠져나온 엘렌이 와 하는 입모양으로 감탄했다.


“예쁘다··· 큰언니 머리카락 같아. 고마워, 언니.”


엘렌이 디아나의 선물을 홀짝이며 조금씩 기운을 차리자, 루나가 박수를 크게 두 번 쳐서 모두의 이목을 모았다.


“자자, 우중충한 분위기는 이제 그만. 모처럼 우리 낭군님이 돌아왔잖아. 큰언니 찾기는 내일부터 다시 하고, 오늘은 아벨을 위한 환영회를 하자.”


***


마침 술도 꺼내놓았겠다 제일 먼저 다함께 축배를 들었다.


“대체 왜 그렇게 혼자 나서는 걸 좋아해요? 당신이 전장에서 벌인 짓거리를 들을 때마다 우리가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알아요?”


“언니 말이 맞아요, 주인님. 가기 전에 자신의 안위를 우선하겠다고 약속까지 해놓고 너무하셨어요.”


“아니, 그··· 옛날에 비하면 되게 사리면서 싸운 건데?”


“옛날은 옛날이고 지금은 지금이야, 아벨. 네 손에 인생을 맡긴 여자가 8명이나 있는데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지.”


그 다음엔 궁정 요리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차린 만찬을 즐겼다. 레이나가 없는 동안 쌓인 봉사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엘렌이 아벨의 식사 시중을 자처했다.


여기에 루나가 재밌어 보인다면서 동참했고, 디아나도 쭈뼛쭈뼛 끼어들었다. 덕분에 그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녀들이 주는 음식만 받아먹으면 됐다.


식사가 끝난 뒤엔 디아나의 침실에 옆에 딸린 목욕탕에서 목욕을 했다. 당연하다는 듯 아벨을 따라 목욕탕으로 들어가는 엘렌과 루나를 보고, 디아나가 빨개진 얼굴로 무언가를 말하려다 그대로 도망쳐버렸다.


디아나는 세 사람이 나온 뒤에 혼자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목욕을 마치길 기다리는 동안 아벨은 요정 연인들과 함께 얼음을 띄운 차를 마시면서 주사위 게임을 했다.


오늘따라 운이 안 따르는 루나가 속옷 빼고 모든 옷가지를 잃었을 때, 디아나가 가운만 걸친 차림새로 나왔다.


“루, 루나 너 꼴이 왜 그래? 설마··· 오늘 밤은 네 차례였어?”


눈에 띄게 당황하는 디아나의 모습에 엘렌이 무언가를 눈치 채고 싱긋 웃었다.


“아니야, 언니. 얜 그냥 게임을 못해서 다 털린 거야. 하암~ 아까 술을 너무 마셨나? 졸려···”


엘렌이 입가를 가리고 곱게 하품을 하고 루나에게도 눈치를 줬다.


“너도 그렇지, 루나?”


“응? 아아, 그러네!”


루나가 배시시 웃고 바닥에 떨어진 옷가지를 재빨리 주워 입었다.


“나랑 엘렌은 옆방에 가서 먼저 잘 테니까 체력 좋은 두 사람은 더 놀다가 자. 안녕~”


“안녕히 주무세요, 주인님. 언니도 잘 자.”


두 사람이 그대로 옆방으로 건너가 버렸다.


아벨도 대충 상황을 짐작하고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가 얼굴을 잔뜩 붉히고 서있는 디아나에게 자리를 권했다.


“둘만 있는 것도 오랜만이네.”


“그, 그러네요.”


디아나가 그의 시선을 피한 채 자기 머리카락만 만지작거리다가, 입술을 움직였다.


“미안해요.”


“어? 미안하다니, 뜬금없이 뭐가?”


“내가 너무 늦게 전생의 인연을 깨닫는 바람에 당신이 이래저래 고생했잖아요.”


변함없이 착실한 성녀님의 마음가짐이 아벨을 피식 웃게 만들었다.


“난 또 뭐라고. 사과할 필요 없어. 내 목적은 공주님이 전생의 인연을 깨닫게 만드는 게 아니었으니까.”


그 말에 디아나의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아니라고요?”


“그래. 내가 진짜 원했던 건··· 공주님이 전생의 인연을 깨달은 뒤에, 그걸 이번 삶에서도 이어가고 싶도록 만드는 거였어.”


디아나뿐만 아니라 다른 연인들에 대해서도 같은 마음이었다. 아벨은 전생의 인연으로 그녀들을 구속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그녀들이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아벨 레버넌트란 남자의 곁을 선택해주기를 원했다.


“아나히타 님도 그걸 아시니까 바로 계시를 내리지 않으셨던 거 아닐까?”


“으음··· 당신의 말이 맞는 것 같네요. 명색이 연회신교의 성녀인데 당신보다도 그분의 뜻을 헤아리는 게 늦다니, 반성해야겠어요.”


비로소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디아나가 편안한 표정으로 아벨과 마주보았다. 아벨이 그런 그녀에게 예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전했다.


“정 미안하면 매번 나보고 호색한이라고 했던 거나 사과해.”


그러자 디아나가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고 고개를 갸웃했다.


“왜요? 그건 사실이잖아요? 하나도 안 미안한데?”


“···사실이어도 듣기 좋은 말은 아니라고.”


보이지 않는 검이 명치에 꽂힌 것처럼 고개를 숙인 아벨을 보고, 디아나가 쿡쿡 웃었다.


“나 참, 이제 와서 왜 그런 걸로 풀이 죽어요?”


그녀가 아벨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나직이 속삭였다.


“···그런 점까지 전부 사랑한다고요, 이 호색한.”


그 순간, 아벨이 무언가 큰 깨달음을 얻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디아나를 번쩍 들어 안고 그대로 침대에 뛰어들었다.


“으앗?!”


둘이 서로 끌어안은 상태로 한 바퀴 구르고, 디아나가 아래쪽에 오게 되었다.


“갑자기 뭐에요? 깜짝 놀랐잖아요.”


“공주님의 말을 듣고 나도 이제 당당해지기로 했어. 지금부터 진짜 호색한이 뭔지 보여줄게.”


“네···? 자, 잠깐!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으읍?!”


아벨은 디아나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그날 밤 자신이 내뱉은 말을 끝까지 책임을 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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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꿈의 종막 22.10.31 21 1 12쪽
115 북쪽의 환란(4) 22.10.28 24 0 19쪽
114 북쪽의 환란(3) 22.10.27 28 0 14쪽
113 북쪽의 환란(2) 22.10.25 24 0 12쪽
112 북쪽의 환란 22.10.24 23 0 16쪽
111 어둠 속의 은둔자(2) 22.10.21 25 2 17쪽
110 어둠 속의 은둔자 22.10.20 28 0 14쪽
109 가족 나들이(2) 22.10.18 31 0 15쪽
108 가족 나들이 22.10.17 35 0 12쪽
10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4) 22.10.14 27 0 12쪽
10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3) 22.10.13 26 0 13쪽
10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2) 22.10.11 27 0 13쪽
10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1) 22.10.10 22 0 14쪽
103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0) 22.10.07 37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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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8) 22.10.04 29 0 12쪽
100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7) 22.10.03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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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특별 공연(2) 22.09.20 57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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