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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램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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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환생자와 8명의 아내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완결

나무램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5
최근연재일 :
2022.11.01 20:3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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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8
추천수 :
266
글자수 :
732,747

작성
22.09.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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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전생의 자매들(2)

DUMMY

***


소파에 드러누워서 멍한 눈으로 천장만 보던 루나가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 벌떡 일어났다.


“언니!”


그녀가 곧장 디아나에게 달려갔다.


“어떻게 됐어? 잘 해결된 거야?”


“큰 고비는 넘겼어.”


디아나가 가서 있었던 이야기를 루나에게 간략히 설명해줬다.


루나가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 방긋 웃었다.


“의자매가 되어 동시에 시집간다니, 이건 역시 운명이네! 내가 뭐랬어? 다 잘 될 거라고 했잖아. 그럼 이제 바로 레이나 아가씨를 만나러 갈 거지? 빨리 가자!”


“가긴 어딜 가. 챈슬러 공녀를 설득하는 게 먼저라니까? 일단 챈슬러 가문에 정식으로 서한을 보내고 일정을 잡아야지. 사죄의 선물도 제대로 준비해야하고. 그리고 또···”


“자매끼리 만나는데 그런 게 뭐가 중요해!”


“아직 자매가 아니고, 자매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니까 중요하지. 챈슬러 공녀 입장에서 생각해 봐. 나 때문에 그런 수모를 겪었는데 갑자기 자매가 되자고 말하면, 곱게 들어주겠어?”


“아우우···!”


답답해서 발을 동동 구르던 루나가 무언가 퍼뜩 생각난 얼굴로 디아나에게 물었다.


“맞다 계시! 언니, 혹시 아나히타 님이 계시를 내려주시지 않았어?”


디아나가 놀라서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가 그걸 어떻게···?”


“계시가 왔구나! 뭐라고 하셨어? 빨리 말해봐 언니! 어서!”


“보채지 마. 이번처럼 모호한 계시는 스스로 그 의미를 깊이 헤아려본 뒤에 입 밖으로 내는 게 원칙이란 말이야.”


“빨리 말 안 해주면 나 운다? 바닥에 드러누워서 막 울 거다?”


눈가에 손을 대고 잉잉 소리를 내는 루나를 보고 디아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 참, 아까부터 왜 그렇게 호들갑이니? 네가 궁금해할 정도로 대단한 내용은 아니야. 그냥 나보고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으라고 하셨어. 그게 전부야.”


디아나와 달리, 루나는 아나히타가 말한 잃어버린 것들이 뭘 의미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만세!”


루나가 디아나를 와락 끌어안고 번쩍 들어 올린 다음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드디어 이날이 왔어! 나 정말 속 터져서 미치는 줄 알았다고!”


“뭐야? 뭔데? 뭔지 모르지만 내려놓고 말해! 어지럽잖아!”


루나가 디아나를 소파에 던지다시피 내려놓고 언니 옆에 바짝 붙어 앉았다. 그리고 아벨과 발키리 자매들을 둘러싼 전생의 인연에 대해 속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그렇게 된 거야. 이제 다 알겠지?”


루나가 한껏 후련한 얼굴로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반면 디아나는 극심한 혼란 때문에 엉망진창이 된 머리를 한 손으로 부여잡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 사람이 전생에 무황제였던 게 맞고. 나랑 너랑 챈슬러 공녀는 원래 자매였고. 심지어 그 숫자가 총 8명? 게다가 전부 그 사람의 아내였다고?”


루나가 생글생글 웃는 표정으로 일어나서 디아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 믿겨져? 그럼 바로 레이나 언니랑 엘렌을 만나러 가자. 둘을 만나면 언니도 바로 납득이 갈 거야.”


자신을 끌어당기는 루나의 손을 디아나가 흠칫하면서 쳐냈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 일단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


“안 돼. 더는 못 기다려. 절대로.”


당장이라도 자신을 들쳐 메고 챈슬러 공작저로 달려갈 것만 같은 루나의 기세에 눌린 디아나가 결국 항복을 선언했다.


***


사실 디아나는 이렇게 대뜸 찾아가 봤자 레이나와의 만남이 성사될 리 없다고 생각했다.


‘황실과 챈슬러 가문 사이에 갈등의 골이 아직 깊은데 문전박대나 안 당하면 다행이지.’


그런데,


“두 분 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아가씨와 엘렌 님께서 금방 내려오실 겁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공작저의 정문을 통과하여, 집사장의 안내를 받아 접빈실에 도착한 디아나가 뒤늦게 현실감을 되찾았다.


“이, 이건 아니야. 설령 챈슬러 공녀가 진짜 내 언니여도, 사과하러 왔는데 빈손으로 올 수는 없는 법이라고. 나 잠깐 황실 수장고에 다녀올게.”


루나가 사용인들이 갖다준 과일절임을 오물거리면서 말했다.


“여기까지 와서 어딜 내빼려고? 이미 늦었어, 언니. 그냥 포기해.”


디아나와 달리 마치 자기 집에 온 것처럼 편해보였다.


“그런 거 몰라!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단 말이야!”


불편함을 참지 못한 디아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향했다. 루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본인도 소파에서 엉덩이를 뗐다.


“언니, 기다려~ 손님으로 와놓고 인사도 없이 사라지는 거야 말로 실례잖아.”


그때, 접빈실의 문이 열렸다.


“아···”


디아나가 새로 나타난 두 사람을 보고 멍하니 입술을 벌렸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느낌, 다시는 떨어지고 싶지 않은 그리움. 루나와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감정이 2배가 되어 디아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적셨다.


“그··· 안녕하세요? 처음 뵈어요, 챈슬러 공녀. 저는··· 그러니까 그게··· 아무래도 당신이 제 언니 같은데···”


“미안해.”


감정의 격랑에 휩쓸려 횡설수설하는 디아나를, 따스한 미소를 지은 레이나가 꼬옥 끌어안았다.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가까이에 있었는데도, 오랫동안 널 혼자 내버려둬서 정말 미안해.”


신들의 안배를 어그러트릴 것을 염려하여 디아나에게 진실을 감추자고 주장한 레이나였으나, 마음 한구석엔 힘들어하는 디아나를 진작 돕지 못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이 가득했다.


“흐윽··· 언니···”


마침내 잃어버린 것을 되찾은 디아나가 이제 더는 필요 없는 것을 흘려보냈다.


“나 있지··· 흑, 정말··· 흐끅, 힘들었어···”


레이나의 품에 얼굴을 묻고 서럽게 울고 있는 디아나를 보며, 엘렌과 루나도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


***


한바탕 눈물바다가 끝난 뒤, 좀 더 차분한 상봉이 이어졌다.


“좀 진정됐어?”


엘렌이 차가운 물에 적신 손수건으로 디아나의 눈가를 닦아주며 물었다.


“응. 고마워, 엘렌.”


루나가 슬쩍 레이나 옆으로 다가가 헤헤 웃었다.


“큰언니~ 나도 한 번만 안아주라.”


“그래. 이리 와, 내 동생.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레이나가 기꺼이 자기 품을 루나가 만족할 때까지 내어줬다. 엘렌이 그 광경을 보고 쿡쿡거렸다.


“너, 생각보다 응석을 잘 부리네. 편지에 쓴 문장만 봤을 땐 더 의젓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언니들한텐 언제나 귀염둥이이고 싶으니까.”


뻔뻔함과 당당함으로 언니들을 미소 짓게 만든 루나가 엘렌을 쳐다보고 입술을 둥글게 말았다.


“넌 진짜 메이드구나. 그 옷이 잘 어울리는 정도가 취미의 영역을 아득히 벗어났어. 여러모로 굉장하네.”


“네 옷도 곧 완성되니까 기대해.”


“정말? 히히, 나도 그거 입고 주인님이라고 부르면 아벨이 기뻐해주려나?”


“그럼. 네가 이제 그만 용서해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사랑해주실 거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디아나가 가벼운 헛기침으로 자매들의 주목을 모았다.


“언니, 할 말이 있어.”


그녀가 황실과 챈슬러 가문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자신이 가져온 방안을 레이나에게 설명했다. 레이나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아주 좋은 해결책이네. 그 정도 명분이면 우리 가문의 어른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거야.”


그제야 디아나가 마음 속 근심을 완전히 내려놓고 밝게 웃었다.


“고마워, 언니. 그리고··· 이따가 나랑 같이 황궁으로 가주지 않을래? 어머니도 언니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어 하시거든.”


“태후께서? 알았어. 그럴게.”


디아나가 챈슬러 가문의 통신기를 빌려 황궁에 연통을 넣었다. 그리고 한동안 다시 만난 자매들과 즐겁게 웃고 떠들다가 태후가 보낸 답신을 받았다.


“어머니가 만남을 수락해주셨어. 이제 출발하자.”


“언니, 나랑 엘렌도 따라가도 돼?”


“당연하지. 이제부터 우리 자매는 어딜 가든 함께야.”


“와아, 나 황궁 구경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어.”


곧 네 자매가 챈슬러 가문의 마차를 타고 서쪽날개 궁전의 후원에 도착했다. 그녀들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어, 어머니?! 어째서 여기에···”


장식 하나 없는 수수한 옷을 입고, 시녀와 호위를 멀찍이 물린 채 서있는 테레사를 보고 디아나가 새된 소리를 냈다.


“어서 와요, 레이나. 기다리고 있었어요.”


디아나 이상으로 당황해서 할 말을 잃은 레이나가 뒤늦게 예를 갖추려고 하자, 테레사가 고개를 저으며 만류했다.


“그러지 마세요. 지금 나는 그저 한 아이의 어미로서 그대에게 꼭 해야 할 말을 하러 온 것입니다.”


테레사가 그러곤 레이나를 향해 허리를 깊게 숙였다.


“미안합니다. 내가 내 자식의 행복에 눈이 멀어, 그대 또한 누군가의 귀한 딸이란 사실을 외면했습니다. 모든 원망은 내가 떠안아야 마땅하니, 아무 잘못 없는 우리 디아나와는 친하게 지내주세요.”


“고개를 들어주세요, 테레사 님. 원망이라니 당치도 않아요.”


고개를 들고 자신을 바라보는 테레사에게, 레이나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히려 감사하고 있어요. 덕분에 우리 자매가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그 말은···”


테레사의 멍한 시선이 레이나로부터 디아나에게, 이어서 엘렌과 루나에게도 차례차례 옮겨갔다.


“그렇구나··· 그런 거였어···”


테레사가 그녀들에게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당장이라도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던 시절, 홀연히 꿈에 나타나 자신에게 살아갈 버팀목을 선물해준 어떤 여신의 모습이었다.


“내가 드디어 아나히타 님께서 맡겨주신 소임을 완수한 거야··· 다행이다··· 끝까지 망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는 테레사의 손을 감싸 쥐고, 레이나는 그녀가 눈물을 그칠 때까지 곁을 지켜주었다.


***


이후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당사자인 레이나가 적극적으로 나서니, 챈슬러 가문도 군말 없이 황실이 내민 타협안을 수용했다.


레이나는 마리아의 공증 아래 테레사의 대녀가 됨과 동시에 디아나와 의자매를 맺었고, 그 사실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겸 아벨이 올 때까지 서쪽날개 궁전에서 지내기로 했다. 물론 엘렌도 함께였다.


그리고 이때쯤, 아벨이 마지막 남은 자매 2명을 찾았다는 소식이 임페리얼 로어에 있는 자매들에게도 전해졌다.


“우리 막내들 진짜 귀엽다! 빨리 보고 싶어.”


디아나의 침실에서 넷이 모여 앉아 각자의 앞으로 온 아벨의 편지를 읽는 자리에서, 루나가 말했다.


“고양이 메이드··· 드래곤 메이드··· 멋진 울림이야.”


엘렌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나 참, 혼자 있다고 쓸쓸해하는 줄 알았는데 괜히 걱정했네. 편지만 봐도 입이 귀에 걸린 얼굴이 선하잖아.”


장난스럽게 투덜거린 디아나가 가만히 미소만 짓고 있는 레이나에게 물었다.


“언니, 아무래도 내일부터 당장 결혼식 준비를 하는 게 좋겠지?”


아벨과 8명의 자매들이 꿈꾸는 성대한 결혼식을 제대로 준비하려면 최소 몇 달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 사실을 잘 아는 레이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 녀석이 돌아와서 작위를 받고 독립하게 되면 당장 결혼하자고 우리를 들볶을 게 뻔하잖아. 귀찮아지기 전에 우리가 선수를 쳐버리자.”


네 자매가 결혼식을 주제로 한참동안 신나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러다 맛있는 간식을 먹고, 다 함께 목욕하고,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큰언니, 언니, 엘렌, 모두 잘 자~ 오늘도 진짜 즐거웠어.”


“나도. 넷만 모여도 이 정도인데 여덟이 전부 모이면 얼마나 즐거울까? 빨리 다른 애들도 다 모였으면 좋겠다.”


“그러게.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하네. 근데 또 너무 꿈만 같으니까 갑자기 확 깨버리진 않을까 불안해···”


침대 한쪽 끝에 옆으로 누워서 동생들의 대화를 흐뭇하게 듣고 있던 레이나가, 나직이 웃으며 옆에 누워있는 디아나의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걱정하지 마. 이건 절대 꿈이 아니니까.”


그리고 그날 밤, 기이한 꿈이 레이나를 찾아왔다.


***


레이나가 고대의 신전이 떠오르는, 무척이나 장엄한 복도에 혼자 서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느낌이 드는 기이한 장소였다.


‘여긴 어디지? 난 분명 동생들하고 같이 있었는데?’


그때 복도 저편에서부터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어두워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레이나는 그가 자신의 약혼자라는 것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가 지금 상황에 대한 의문을 잊고 옷매무새랑 머리를 다듬었다. 그리고 공작영애다운 품위 있는 몸가짐을 갖추고 그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동시에 그녀의 마음속에서 기대감이 몽실몽실 부풀어 올랐다.


모든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었다는 걸 알면 바보처럼 웃으며 기뻐하겠지? 늘 그렇듯 입 발린 소리로 한참 동안 날 칭송하다가 은근슬쩍 껴안으려고 수작을 부릴 거야.


무심코 올라가려는 자신의 입꼬리를 레이나가 황급히 붙잡아 내렸다.


‘안 돼. 이러면 내가 저 녀석을 좋아하는 것 같잖아. 그래도··· 저 녀석이 열심히 노력한 건 사실이니까··· 한 번쯤 못이기는 척 안겨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 순간, 그가 어둠 속에서 빠져나와 그녀 앞에 섰다.


그리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영혼까지 얼어붙었다.


그가 그녀를 볼 때마다 지었던 다정한 미소는 어디에도 없었다. 한 톨의 감정조차 버거워 보일 정도로 지친 얼굴을 한 그가 무심히 입을 열었다.


“그대는··· 질리지도 않고 또 날 속이는군. 나야 이런 것에 익숙하니 아무렇지도 않지만··· 이 부질없는 꿈이 끝난 뒤에 따라올 상실감을 그대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


음울한 눈동자 위로 흐릿한 연민을 내비친 그가, 그녀를 지나쳐 앞으로 나아갔다. 그 끝에 거대한 문이 두 팔을 벌리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레이나는 다급히 그를 쫓아가려고 했다.


‘안 돼··· 가면 안 돼··· 제발 가지 마···!’


하지만 아무리 목을 쥐어짜도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고, 아무리 달려도 그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기만 했다.


끝내 그의 모습이 문 너머로 완전히 사라졌다. 절망에 짓눌린 레이나가 무릎을 꿇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왜···?’


바닥으로 떨어진 눈물이 불꽃이 되어 이 끔찍한 악몽을 덧칠하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힘을 타고났어도 오만에 빠지지 않고 곁에 있는 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상냥한 사람.


끝없는 승리의 영광에 취하지 못하고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들 때문에 남몰래 우는 여린 사람···


당신이 행복해지길 원했어. 그리고 내가 그걸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기를, 그저 그러고 싶었을 뿐인데···


대체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넘실거리는 화마가 그녀의 마음을 비웃듯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


“······!”


눈을 뜬 레이나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상체를 일으켰다.


그녀가 눈물과 식은땀으로 얼룩진 얼굴을 소매로 한 번 훔치고, 곤히 잠든 동생들을 깨우지 않게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가 책상에 올려둔 아벨의 편지를 떨리는 손으로 집어 들었다.


······

······

사랑해, 레이나.


편지의 마지막 글귀를 몇 번이나 다시 읽은 뒤에야 그녀의 떨림이 진정되고 호흡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녀가 편지를 움켜쥔 손을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그랬구나··· 난 그 녀석의 애정이 필요 없는 게 아니었어···’


마침내 그녀가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숨어있던 감정의 정체를 깨달았다.


‘그걸 또다시 잃어버릴까봐 두려웠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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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꿈의 종막(2) -完- 22.11.01 35 2 16쪽
116 꿈의 종막 22.10.31 21 1 12쪽
115 북쪽의 환란(4) 22.10.28 24 0 19쪽
114 북쪽의 환란(3) 22.10.27 28 0 14쪽
113 북쪽의 환란(2) 22.10.25 24 0 12쪽
112 북쪽의 환란 22.10.24 23 0 16쪽
111 어둠 속의 은둔자(2) 22.10.21 25 2 17쪽
110 어둠 속의 은둔자 22.10.20 28 0 14쪽
109 가족 나들이(2) 22.10.18 31 0 15쪽
108 가족 나들이 22.10.17 35 0 12쪽
10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4) 22.10.14 27 0 12쪽
10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3) 22.10.13 26 0 13쪽
10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2) 22.10.11 27 0 13쪽
10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1) 22.10.10 22 0 14쪽
103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0) 22.10.07 37 0 16쪽
102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9) 22.10.06 24 0 13쪽
101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8) 22.10.04 29 0 12쪽
100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7) 22.10.03 37 0 12쪽
99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6) 22.09.30 33 0 12쪽
98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5) 22.09.29 31 0 14쪽
9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4) 22.09.27 34 0 12쪽
9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3) 22.09.26 35 0 13쪽
9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2) 22.09.23 36 0 13쪽
9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 22.09.22 43 1 15쪽
93 특별 공연(2) 22.09.20 57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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