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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환생자와 8명의 아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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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나무램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5
최근연재일 :
2022.11.01 20:3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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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글자수 :
732,747

작성
22.08.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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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매듭짓다(4)

DUMMY

***


아벨이 손속에 사정을 둔 덕분에 벤젤이 입은 부상은 생채기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공황 상태에 빠진 벤젠은 자신이 죽기 직전이라고 믿었다.


‘저건 절대로 이길 수 없어! 지금 당장 도망쳐야 해!’


드래곤의 모습으로 돌아간 벤젠이 아벨로부터 머리를 돌리고 필사적으로 날갯짓을 했다.


아벨이 멀어져 가는 벤젠을 향해 던질 생각으로 망치를 들어올렸다.


그때 갑자기, 거대한 그림자가 벤젠의 머리 위에 드리워졌다


그림자의 주인을 본 벤젠이 두 눈을 부릅떴다.


“아, 아버···”


벤젠이 단어 하나를 내뱉는 것조차 기다려주지 않고, 검은 비늘에 덮인 거대한 앞발이 그 목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추락하듯 하강하여 벤젠을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쿠우우우우웅-!


난데없는 땅울림에 전투 중이던 모든 군대가 움직임을 멈췄다. 모두의 시선이 모인 자리에 비슷하게 생긴 드래곤 둘이 있었다. 다만 둘의 덩치는 현격하게 차이가 났다.


50m를 훌쩍 넘는 거체를 가진 드래곤이 기절한 벤젠의 머리를 지그시 밟은 채 고개를 돌렸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폭발하는 화산을 방불케 하는 존재감이 아벨을 제외한 모두를 압도했다.


“키이이익···”


“케르르르···”


가장 먼저 드래고닉 레기온이 혈족의 진정한 주인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브, 블랙메이즈 공작···”


“인간끼리의 전쟁에 모습을 드러내다니··· 설마 참전할 셈인가?!”


“여기서 저 괴물과 싸우면 전멸이다! 당장 콜드헬름으로 돌아가야 해!”


경악한 아낙스군이 허둥지둥 콜드헬름으로 퇴각했다. 아카드군은 살아있는 전설의 도래에 정신이 팔려 적들의 도주를 그냥 내버려뒀다.


아벨이 피식 웃으면서 투구를 벗었다.


“······”


노회한 드래곤의 눈이 그를 통찰하여 영혼의 본질을 꿰뚫어보았다.


“정녕 폐하께서 돌아오신 게 맞을 줄이야···”


드래곤의 몸이 빛에 물들고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이윽고 머리에 드래곤의 뿔을 달고, 턱수염을 멋지게 다듬은 사내가 아벨과 마주섰다.


“알현이 늦어 송구합니다, 폐하. 지웰시의 영주 알카인 오브 블랙메이즈, 이렇게 강녕하신 모습을 다시 뵈어 실로 감개가 무량하군요.”


알카인이 오른손을 심장부근에 올려놓고 정중히 예를 올렸다. 아벨이 공식적으론 무황제의 환생임을 부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서 무릎을 꿇지는 않았다.


아벨이 신하의 인사에 살갑게 답했다.


“알카인, 반짝이에 환장하는 내 수전노 친구. 다시 보니 정말 반갑군. 휴면 중이라 들었다. 벌써 움직여도 괜찮나?”


“버르장머리 없는 아들놈이 멋대로 제 보물을 들고 날랐단 소리를 듣고 일찍 일어날 준비를 했습니다. 이놈도 꼴에 드래곤이니 어디 가서 얻어맞고 다니진 않을 거라 여겼는데···”


알카인이 여기저기에 흩뿌려진 황금갑옷의 파편을 보고 한껏 속 쓰린 표정을 지었다.


“덤벼도 왜 하필 폐하께 덤빈 건지. 좀 더 일찍 깨어나 이놈을 족치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로군요. 그나마 마누라한테 자식의 시체를 들고 가는 일만큼은 면하여 다행입니다.”


알카인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폐하의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적국으로 완전히 전향한 거라면 모를까, 용병으로 참전한 놈을 죽일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그나저나···”


아벨이 이전보다 훨씬 강대해진 알카인의 기세에 흥미를 보였다.


“지나간 세월을 감안해도 엄청나게 강해졌군.”


“혼자 지상에서 늘어져 있으니 영 무료해서 말입니다. 승천을 앞당겨 보려고 수련에 매진했지요. 이번에 휴면기에 들었던 이유도 그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서입니다.”


위업을 쌓은 인간이 데우스들로부터 불멸의 서품을 받는 것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경지를 이룩한 드래곤은 용신 우로보로스로부터 프라임의 작위를 받고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었다. 그것을 흔히 승천이라 불렀다.


“폐하를 따라 엘리시움에 오른 놈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까?”


아벨이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군. 지금 내겐 엘리시움에 있었던 시절의 기억이 없다. 전생의 기억을 되찾기 시작한 것도 최근 일이지. 내 현명한 약혼녀의 도움을 받아 조사해 보니 죄를 짓고 유배를 당한 결과 같은데, 여기에 대해 아는 바가 있나?”


수백 년의 세월을 살아온 드래곤 알카인이라면 인간들이 알 수 없는 다양한 정보를 손에 쥐고 있을 것 같아서, 아벨은 줄곧 그의 휴면이 끝나면 바로 만나보려고 벼르고 있었다.


“소신이 잠든 시기가 폐하께서 환생하시기 이전인지라··· 아는 게 전혀 없군요. 하지만 아즈라엘의 사령관이셨던 폐하께서 유배를 당하셨다면 여기저기 소문이 파다할 겁니다. 저쪽의 사정을 알만한 자를 찾아보겠습니다.”


“고맙군. 그런데 사령관이고? 짐이 말인가?”


“그렇습니다. 무신, 투신과 함께 데우스의 군대를 통솔하는 사령관, 게헨나의 고룡들이 비늘을 곤두세우고 발작할 정도로 쟁쟁한 위명을 떨치고 계셨지요. 무신과 투신이 아직 이 사실을 공표할 생각이 없는지 인간들은 전혀 모르더군요.”


새로 알게 된 사실에 아벨의 근심이 깊어졌다. 그 정도 요직에 있었는데 유배형을 받을 정도면 대체 얼마나 큰 죄를 지은 것일까?


“그랬군··· 고맙다. 덕분에 중요한 단서를 얻었어.”


“그리 여겨주시니 황송할 따름입니다.”


“그건 그렇고 알카인, 혹시 옛 패배를 설욕해볼 생각은 없나?”


모처럼 전력을 다해 싸워볼만한 적수를 만난 아벨이 박진감 넘치는 전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자 알카인이 다급히 손사래를 쳤다.


“무슨 그런 무서운 말씀을. 폐하께 처맞는 경험을 살면서 두 번이나 하고 싶진 않습니다. 차라리 평화의 도살자를 술통째로 비우는 게 낫지요.”


평화의 도살자가 무얼 가리키는지 파악한 아벨이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것의 정식 명칭은 평화의 기수다.”


“지금이니까 드리는 말씀인데, 그걸 그 이름으로 부른 놈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폐하께서 심기가 불편하신 날 술창고를 터셨다는 소문이 들리면, 혓바닥을 인두로 지지고 입궐하는 걸 진지하게 고민했던 놈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짐의 부덕함이 하늘을 찔렀군.”


“프리드리히가 그 정신고문용 맹독의 명맥을 유지시킨 건 아십니까?”


“얼마 전에 알았다··· 좀 말리지 그랬나.”


“말은 해봤습니다만 들어야 말이죠. 프리드리히야 원래 혓바닥이 돌아간 놈이니 그렇다 쳐도, 다른 놈들도 폐하께서 만드신 술이니 아무리 맛이 쓰레기여도 뭔가 대단한 의도가 담겨있을 거란 식으로 합리화해서 퍼마시더군요.”


알카인이 낄낄거리며 첨언했다.


“그 역사가 쌓이고 쌓이니 요즘은 애주가들 사이에서 나름 전통 있는 명주로 대접받고 있답니다. 아무튼 인간은 재미있다니까요.”


아벨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


그가 조심스럽게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는 아카드군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만 전쟁을 끝내고 싶다. 도와주겠나?”


알카인이 다시 극진한 예를 차리고 대답했다.


“삼가 지엄하신 황명을 받들겠습니다.”


얼마 후, 아카드군에 합류한 알카인이 아낙스군 쪽에 서한을 하나 보냈다. 아들의 일탈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본인이 직접 이번 전쟁이 끝날 때까지 참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것만으로 아낙스군은 전의를 완전히 상실했다.


“이젠··· 모든 게 다 끝이군.”


“마도제국의 명운도 여기까지인가···”


천붕전쟁 시기 이미 500세가 넘었고, 300년이 더 흘러 프라임급에 근접한 드래곤은 벤젠 따위와는 차원이 달랐다. 작은 나라 한두 개쯤은 홀로 지워버릴 수 있는 전력이었다.


본국에 있는 황제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대책을 논의한 끝에, 아낙스군의 총사령관 발터는 콜드헬름을 넘겨주는 대가로 종전을 요구했다.


아벨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군과 함께 콜드헬름에 입성했고, 양측은 콜드헬름의 두 성채를 하나씩 점거하고 종전 협상에 들어갔다.


그리고 아벨은 부사령관 알렉스에게 협상의 전권을 위임하고 자리를 비웠다. 전쟁이 끝났으니, 이제 타냐와의 약속을 지켜야했다.


***


아벨이 게일을 타고 타냐와 헤어졌던 장소에 도착했다. 그가 타냐가 준 보석을 꺼내 손에 쥐고 그녀와 재회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파아앗-


아벨의 의지에 반응하여 보석이 밝게 명멸하고, 그 빛이 한데 모여 새의 형태를 이루었다. 푸른 새가 아벨의 머리 위를 한 바퀴 돌더니 어디론가 날아가기 시작했다.


“쫓아가, 게일.”


게일이 마법 날개를 펼치고 아벨의 말을 따랐다.


장엄한 협곡 사이로 쉴 새 없이 불어 닥치는 돌풍을 뚫고 한참을 날아가니, 깎아지른 낭떠러지 위에 작은 석조건물 한 채가 세워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규모는 작지만 그 양식은 아벨이 크로우빌에서 본 처형신교의 신전과 유사했다.


그곳의 앞뜰에 있는 바위에 걸터앉아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던 타냐의 앞에 푸른새가 날아와 펑 하고 터졌다. 타냐가 귀를 쫑긋 세우고 두 팔을 벌려 소리쳤다.


“오라버니!”


게일이 착륙하고 아벨이 안장에서 내려오기도 전에, 타냐가 뛰어올라 아벨의 품에 쏙 파고들었다. 그가 웃으면서 그녀를 꽉 안아주었다.


“안녕, 타냐. 잘 지냈어?”


“아뇨. 오라버니가 보고 싶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약속을 지키려고 얌전히 기다렸어요. 그러니까 많이많이 칭찬해줘요.”


아벨이 기꺼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때 저쪽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나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오오, 드디어 왔네.”


기묘한 여인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서른을 넘기지 않은 것 같은데, 눈빛에선 깊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연륜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그녀의 느슨한 분위기 속에 스며있는 예리한 투기가, 아벨마저 약간 긴장시킬 정도로 범상치 않았다.


‘버질보다 최소 두 배는 강한 자다. 누구지?’


아벨의 의문에 답하듯, 그녀가 친근하게 손을 흔들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내 이름은 레베카, 결혼 전엔 카인이란 성을 썼어. 그쪽에 있는 타냐의 스승이자 라네즈의 엄마야. 잘 부탁해.”


“레베카 카인? 설마 그···”


아벨이 전생에서부터 이름을 들어봤던 어떤 위인에 대한 정보를 떠올렸다.


레베카 카인. 약 600년 전 활동했던 처형신교의 사제.


아낙스 제국의 방계 황족 출신으로 20살의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대산맥을 넘어 팔리아스에 도착했고, 사제 서품을 받은 뒤엔 전 대륙을 방랑하며 수많은 모험담을 남긴 순례자.


후세의 연구 결과 처형신교의 비공식 성녀였음이 확실시되는 그녀는, 아벨 입장에선 까마득한 대선배였다.


“이렇게 만나 뵈어 영광입니다, 선배님. 미욱하나마 현재 처형신교의 성자를 맡고 있는 아벨 레버넌트입니다.”


아벨의 공손한 인사에 레베카가 낯 뜨겁다는 듯 얼굴에 손부채를 부쳤다.


“영광은 무슨. 이름값을 따지면 그런 소리는 내가 해야지. 일단 들어와. 타냐, 너도 어리광 그만 부리고 손님에게 대접할 차부터 끓여와야지.”


아벨이 들어선 건물은 캐트시 부족들이 모리유에게 예배를 드리기 위해 지은 작은 신전이었다. 레베카가 응접실의 테이블 앞에 먼저 앉고 맞은편 자리를 아벨에게 권했다.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을 거야, 후배님. 뭐든 편하게 물어봐. 그렇다고 너무 기대하면 곤란하고. 나도 아는 게 많지는 않거든.”


아벨이 우선 자신의 속을 가장 답답하게 만드는 의문을 꺼냈다.


“제가 어쩌다 유배형을 받았는지 아십니까?”


“아아, 그거야 알지. 진짜 엄청난 대사건이었으니까. 아즈라엘의 사령관이 투신을 상대로 일으킨 반란, 그 때문에 아피아크가 완전히 박살나고 엘리시움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던데?”


충격적인 진실에 아벨의 턱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반란? 장인어른이자 직속상관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켰다고? 내가?’


전생이든 현생이든, 아벨이 생각하는 스스로는 어지간한 불만으론 그런 과격한 짓을 저지를 성격이 아니었다.


“대체 왜? 무슨 명분으로 반란을 일으킨 겁니까?”


“그건 나도 몰라. 신들께서 그 일을 은폐하고 계시거든. 유감스럽게도 나도 후배님처럼 유배살이를 하는 처지라 내부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어 있어.”


“선배님도 유배를 당하셨다고요?”


아벨의 놀람 섞인 반응에 레베카가 멋쩍은 얼굴로 뒤통수를 긁적였다.


“뭐, 후배님에 비하면 피래미라는 말조차 아까운 잡범이지만. 난 원래 반시였어.”


반시. 에인헤랴르 중에서도 처형신 모리유의 직속 수하들로, 미련 때문에 제대로 안식을 얻지 못하고 세상을 방황하는 망령들을 거두고 진혼하는 자들이었다.


“나랑 평소 좀 서먹서먹하게 지냈던 캐트시 출신 친구가 하나 있거든? 어쩌다보니 걔하고의 사소한 말다툼이 칼부림으로 번졌어. 근데 그 자리가 하필 모리유 님이 우리의 노고를 치하기 위해 열어준 연회였단 말이지~”


결국 그 일로 레베카와 그녀의 친구 도로테아는 불멸의 서품을 일시적으로 회수당하고 필멸자였던 시절로 돌아가는 형벌을 받았다.


“그래도 후배님에 비하면 형편이 널널해. 기억의 봉인도 없고 육체도 생전 그대로니까. 그리고···”


레베카가 말꼬리를 늘리다가 히죽 웃었다.


“조금 주책맞은 얘기지만 덕분에 생전에 못 해본 결혼도 했어. 원래는 돌아갈 때까지 산골에 처박혀 진혼곡이나 작곡할 생각이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순례할 때 같이 다니던 동료 녀석이 찾아온 거야.”


민망한 척하면서도 은근 자랑하는 어조였다.


“그리곤 뜬금없이 청혼부터 날리더라? 재수 없고 무뚝뚝한 녀석이 갑자기 열정적으로 치고 들어오니까 당황해서 그만 넘어가 버렸어. 도로테아가 비웃으면 어쩔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걔도 연하의 남자애랑 눈이 맞아서 살림을 차렸더라고.”


때마침 타냐가 차를 내왔다. 레베카가 칭찬의 의미로 제자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하지만 타냐는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벨 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나 참, 제자 키워봐야 소용없네.”


레베카가 아벨의 손길에 헤실헤실 풀어지는 타냐의 얼굴을 보고 키득거렸다. 그리고 다시 하던 말을 계속했다.


“뒷얘기는 대충 그림이 그려지지?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한 것까진 좋았는데 그 시점에서 우리의 형기는 이미 거의 끝나 있었어. 이대로 돌아가긴 너무 아까워서 모리유 님께 애원했더니 그분이 한 가지 임무를 내리셨지.”


“그 임무가 설마···”


레베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너와 함께 같은 벌을 받은 아나히타 님의 따님들을 한 명씩 맡아서 키우는 것. 스스로 뒤엉킨 인연을 매듭지을 때까지 말이야.

뭐, 실질적으론 둘 다 내가 키웠지만. 도로테아는 대책 없는 일중독자거든. 지금도 일족의 장로 노릇을 하며 쓸데없는 고생을 사서하고 있다니까.”


타냐가 뚱한 얼굴로 툴툴거렸다.


“엄마를 흉보지 마세요. 바빠도 꼬박꼬박 나를 보러 와준다고요. 엄마가 그랬어요. 날 스승님의 제자로 보낸 건 스승님이 너무 날백수처럼 생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그래, 그래. 그 계집애랑도 조만간 결판을 내야지.”


스승과 제자가 한담을 나누는 사이, 아벨은 새로 알게 된 사실을 정리하며 착잡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결국 그녀들이 벌을 받은 건 나 때문인가···’


타냐가 아벨의 기분을 읽고 등 뒤에서부터 그를 끌어안았다.


“복잡한 고민은 나중에. 우선 라네즈를 만나러 가요, 오라버니.”


그녀의 위로에 아벨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게 제일 중요하지. 고마워, 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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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꿈의 종막 22.10.31 46 1 12쪽
115 북쪽의 환란(4) 22.10.28 45 0 19쪽
114 북쪽의 환란(3) 22.10.27 48 0 14쪽
113 북쪽의 환란(2) 22.10.25 51 0 12쪽
112 북쪽의 환란 22.10.24 46 0 16쪽
111 어둠 속의 은둔자(2) 22.10.21 46 2 17쪽
110 어둠 속의 은둔자 22.10.20 60 0 14쪽
109 가족 나들이(2) 22.10.18 54 0 15쪽
108 가족 나들이 22.10.17 58 0 12쪽
107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4) 22.10.14 48 0 12쪽
106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3) 22.10.13 44 0 13쪽
105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2) 22.10.11 47 0 13쪽
104 외전: 호수의 요정과 이름 없는 기사(11) 22.10.10 4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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