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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치 님의 서재입니다.

불의 꽃 : 조선판 어벤져스 불꽃궁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전쟁·밀리터리

완결

눈먼치
그림/삽화
눈먼치
작품등록일 :
2022.05.12 06:04
최근연재일 :
2023.01.18 21:03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10,630
추천수 :
794
글자수 :
446,770

작성
22.10.22 18:30
조회
78
추천
8
글자
10쪽

3부_6화 : 내 꿈 속을 여행하는 사람들

DUMMY

■ 드잡이의 결론


궁주가 화난 표정으로

건문제의 멱살을 잡았다.


"네 놈의 할애비는

조선을 핍박하고

우리 조선의 땅을 빼앗으려 했다.


그로 인해 아버지는 밤잠을

설치고 고통스러워 하셨다."


"고려 아니 조선이 두려워서

벌인 일이라 들었소!


할아버지의 죄를 용서하시오!

반드시 우리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그 보상을 받게 될게요*"


분이 덜 풀렸지만, 다음 사람에게

양보했다.


이번에는 국춘이 멱살을 잡는다.


"나의 원제국 황실은

네 놈 할애비 때문에

풍지박산이 났다."


태선이 말린다.


"모두가 선황제 홍무제가 한 일이네.

이 분이 무슨 잘 못을 했나!"


"원수의 자식은

원수가 아니라던가?"


이번에는 만득 차례다.

멱살을 잡아 공중으로 올렸다.


"아버지는 만주에서 원나라의

천호를 하셨지.


니 할애비의 홍건적 때문에 우리 집안은

박살이 나고


나와 아버지는

모든 가족을 잃고 함흥까지 피난해야했다.

이를 두고 불구대천의 원수라 하지

않겠는가?"


바닥에 내 팽겨치고 칼을 뽑았다.


궁주와 박진사는 급히

만득을 말리고


막금이

건문제를 일으켜 세우고

옷 매무세를 고쳐 준다.


"잘 오셨소!"


모두가 의문의 표정으로

돌아 보자,


"쫒겨 온 사람이오.

다 지난 일이고 돌이킬 수가 없는데...

이자를 죽인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고


일회성이자 일방적인

화풀이 밖엔 더 되겠소?


게다가 내가 기다리던 사람이

이 곳에 오게한 원인이자


은인인데....

따지고 보면..."


그리고 태선에게 다가가서

태선의 멱살을 잡는다.


"따지고 보면.... 넌 내꺼야!"


박진사가 놀라며


"막금아, 니가 기다린 사람이

저 사람인줄 어찌 아느냐?"


"아버님!

오래전부터 제가 지독한 불면증으로

잠을 못 잤어요. 그런데,

제가 아버님의 호적에 들고 부터는

밤에 잠을 잘 수 있었지요.


그리고 밤마다 꿈에

꼭히 나타나는 사람이 있었어요."


막금의 말을 더 들어 보니

애들 장래를 위해

박진사의 죽은 아들에게

막금이 시집을 가고(문서상)

아이들이 박씨성을 가졌었다.


그날부터 꿈에 보이는 사람이

박진사의 아들이라 여겨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어제 매번 꿈에서 보던 태선을 만나고

자신이 그토록 기다리던 운명의 사람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저사람은 오랫동안

'내 꿈속을 여행하는 사람'

이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노스님이

용과 함께 온다했으니...

그 예언과도 일치하고..."


"너는 내 딸과 같다!

하지만 여자가 보쌈을?

너무 멀리 갔구나!"


"보쌈은 우리의 '미풍양속(?)'의 일종으로

과한 것이 아닙니다."


태선은 중얼 거린다.

"뭐가 이리도

뒤죽박죽이란 말인가"


집안 정리를 하고 들어온 소비가

"여는 와이리 *선더그리하노!"


모두가 이제 자리에 앉는다.

주지스님이 입을 뗀다.


"스승께서 그런말을...

이젠, 명나라로 돌아 가지는 못할것이고..

여기에서 스님으로 살아야 겠군요."


태선이 덪붙인다.


"선황제 홍무제께서도

'죽림사'까지 황제가 피난하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니

스님으로 살라고 했답니다."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의견을

내는 동안 막금이 물밑 작업을

걸고 있었다.


맞은 편에 앉아서 발로 태선의

허벅지를 건드리자

태선이 막금을 봤다.


막금이 눈을 찡긋하며 추파를 던지자

태선은 예쁜 막금의 얼굴을 보고는


탁자 간격을 생각하니 다리가

얼마나 길까를 상상하다가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그리고 의자에서 일어나지를

못했다. 오랫동안...


그러던 차에

커다랗고 날카로운 갈고리가

문고리를 잡아 당긴다.


다른 사람들은 본체만체하는데

태선과 황제는 기겁을 한다.


소비는 어슬렁 걸어 오는 범의 볼따구를

주욱 잡아 당기며


"이놈의 짐승, 몇일을 안오더니

산에 살림이라도 차렸드나?"


범식이는 낮게 그르렁 거리며

궁주에게 가서 머리로 비빈다.


"지금 내가 열받아서 덥다.

아저씨에게 가라"


범식이는 알아 듣고는 국춘과 만득에게

가서 인사를 하지만 밀어 낸다.


둘다 열받아있다.


"덥다 이 놈의 짐승!"


만득이 소리쳤지만,

못들은 체하며 의뭉하게 새로운 얼굴로

향해 가서는 까칠한 혀로

두명을 번갈아 가며 핥는다.


두명은 이미 초죽음이 된 상태이고,

소름이 돋아 모든 털이 바늘처럼 곤두서고

실신직전이다.


소비가 웃으며..


"걱정 마세요. 두 분다 바로 먹진 않아요.

누가 더 맛있는가를

일단 가죽 맛만 한 번 보고 있답니다."


냉정하게 앉아 있던 박진사가

덪붙인다.


"일단 침을 발라 두는 것이기도 하지.

이 놈이 말을 안해서 그렇지....


기름기 없는 단백한 중을

먼저 먹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이 녀석 기분에 따라서

낮에 맛 본 사람중에 가장 좋을 분으로......


두 분 주무실 때... 찾아가는 장례업을

산중에서 개업한듯도 하더라고!


아마도 낮에 맛을 봤던 사람중에

그날 기분에 따라 적당 분으로 골라서······"


그말에 둘다 입에 거품을 내며

기절했다.


범식이가 나가자 오상궁이

시원한 물을 가져와서 마시게 했다.


물을 마시고는 혼이 빠진 얼굴로

의자에 앉았다.


건문제가


"대사님!

오늘 저 좀 재워 주시오!"


"중은 세속의 모든 것을 끊었는데

어찌 사내가 사내를 재우겠는가?"


아무도 웃지 않자, 헛기침을 하고는


"게다가, 절간의 승방도

마구 열어 제치는 놈인데...

절간이라고 안전하겠는지요?


어쨋든 승려의 행색을 하셨으니...

궁주님, 폐주 건문제를 정식 스님이

되는 게 어떠하리까?"


"좋소! 동의합니다. 영락제의 과오를

손자인 건문제가 참회하시오!


박 부사님 의견은 어떠하온지?"


"저도 찬성입니다.

명의 황제가

조선의 승려가 되는 것이 현재로써는

가장 현명한 조치입니다.


그리고 암자로 올려서

완전히 세상과 단절시키시지요.

주지스님!"




■ 보쌈이 조선의 미풍양속이라!


그렇게 건문제는 처음으로

태선과 헤어졌다.


태선은 국춘과 소주한잔을

하며 범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밖에서 궁주의 말소리가 명랑하다.


"두분 밝은 날 얘기하시고

여보 얘기 좀 하시자요!"


"날 두고 어딜 가는 겐가!"


"자게! 문걸어 두면 될걸쎄"


그렇게 혼자 앉아 검을 옆에 두고

술을 마신다.


범은 걱정안하는데

그 예쁜 막금이 들어 올 것만 같아

꼬박 밤을 세웠다.


막금은 오지 않았다.

다음날, 오상궁은 박진사를 따라

회령부로 갔다.


그날따라 동네가 조용했다.

막금도 태선을 본체 만체

혼자 빨래를 하고 있다.


태선이 뻘쭘해서 얘기라도

붙이고 싶어 헛기침을 했지만


여전히 새침하게 빨래 방망이만

두들기고 있다.


태선이 작은 돌맹이를 물에

던져 넣자... 예쁘게 화장을 한

막금이 쳐다봤다.


태선은 그 아름다운

막금의 얼굴을 보자

심장이 쿵하며 내려 앉았다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물이 세차게 흘러 목소리가

전달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입모양으로

'오시오!' 했다.


막금은 못본척

또 다시 빨래 방망이를 두들겼다.


태선이 무안해서 소나무 밭을 지나

강쪽으로 사라지자 숨어 있던

궁주와 소비가 나타나자

막금이 숙인 얼굴을 든다.


미소가 만연하다.


"흐흐흐 지가 나의 이 매력에서

벗어 날 줄 알았던가?"


"가시나 역시!"


"언니 축하해요!"


그렇게 밤이 되어

마을의 모든 개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궁주가 개 우두머리인

왈숙에게 명령을 내려

모든 개들이 강변을 지키라고 했다.


새벽 한시가 다 되었으나

기척이 없자 태선은 실망하여

혹시 자신이 너무 튕긴 것은

아닌지


너무 정색을 한 것은 아닌지

이 생각 저 생각 중이었다.


막금은 막금대로 태선이 자기의

처소로 어제 밤부터

올 것으로 기대했다.


참다 못한 막금이 복면을 하고

(다른 사람들 다 알아 보는데도)


문을 나서서 객사 쪽 담을

넘었다.


태선은 기다리다가 한 잠이

들었나 보다.


문을 열어 보니 잠그지도

않았다. 오기를 기다린 것이다.


숨 막히는 달밤이었다.


자고 있는 태선을 흔들었다.

눈을 뜨는 태선의 입을 막았다.


"오라고? 건방진....!

니가 오면 안 되는거야?"


"난 당신이

어느 방에 자는 줄 몰랐소!"


"닥쳐!" 입에 재갈을 물리고 검은

보자기에 넣었다.


"아! 보쌈 당하는 것만 꿈꾸다가

정작 내가 보쌈을 하다니!"


급히 태선을 어깨에 메고

담을 훌쩍 넘었다.


집으로 오며 이야기 했다.


"좀 보쌈하는 기분이라도

제대로 느끼게

좀 발광을 좀 해보라!

뭐가 이리 밋밋해"


그제야 태선이 오도방정을

떤다.


"가만히 있어!

나만 좋으라고 이러는 거 아냐!

둘이 좋아 보자는 거지!


내가 네 어깨에 지랄발광 하는

꿈 꾸었거늘 뭐냐 이 생경함은?"


그렇게 막금의 방으로 오니

호롱불이 갸날프다.


막금이 태선을 마대 같은

보자기에서 풀어 주니


재갈을 아직 물고 있다.

막금이 재갈을 풀며


"니 손으로 재갈을 풀 수도

있었을 텐데, 너 설마 즐기는 거냐?"


뜬금없이 "강간이다!"


태선의 아랫도리를 잡으며


"지랄하네. 이 지경인데?

이 지경의

사내가 할 말은 아닐거 같은데!"


"그 다음 절차는 뭐요?"


"절차? 이심전심의 도(道)를 행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자 다음 절차임을

모르지는 않겠지?"



태선이 막금의 저고리를 벗기고는

"너무 밋밋하오!"


"닥쳐!

니가 감히 그딴 이성적 판단을?


다시 입으랴?"


"그건 안될말! 낙장불입!"


태선이 입을 맞추자


몽골몽골한 느낌이 들었고

돌을 뚫고 나오는 맑고 산뜻한

느낌이 온 세상을 뜨겁게 휘감는 듯 했다.


보라! 그대는 보라!


저 거대한 불덩어리가 세상의 처음 부터

쏫아 올랐다가


종국에는 세상의 끝자락까지 몰아 붙이는

그 아찔함을, 그 장대함을 보라!


막금의 방 옆으로는

냇물이 시끄럽게 흘러서

방중의 대화는 오롯이

둘만의 것이 되었다.


작가의말

* 이 때문인지 명나라는 임진왜란 때 

파병해서 돈을 물쓰듯 하다가

청나라 즉 만주족에게 망했답니다.


** 선더그리 - 싸늘하다는 경북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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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불꽃궁주 후기 +6 23.01.18 72 4 4쪽
103 4부_18화 : 대단원_그들의 처음_下 +10 23.01.17 75 6 4쪽
102 4부_17화 : 대단원 _쇠미골 사람들 中 +4 23.01.16 46 4 10쪽
101 4부_16화 : 대단원 - 쇠미골 사람들 上 +4 23.01.15 59 5 10쪽
100 4부_15화 : 만나서 더러웠다. +2 23.01.12 59 5 11쪽
99 4부_14화 : 드디어 결전의 순간 +4 23.01.10 55 5 9쪽
98 4부_13화 : 앙금을 털어 내는 막금과 먹쇠 +2 23.01.09 42 6 10쪽
97 4화_12화 : 건문제와 영락제 +4 23.01.05 55 6 9쪽
96 4부_11화 : 가짜황제 진짜 황제 +2 23.01.05 50 5 10쪽
95 4부_10화 : 조공 무역의 진실 +4 23.01.01 65 6 10쪽
94 4부_9화 : 양떼에 들어 간 늑대와 같이 +2 22.12.30 67 6 10쪽
93 4부_8화 : 풀밭 이상 +4 22.12.29 73 5 9쪽
92 4부_7화 : 태종과 영락제의 과거 +6 22.12.27 71 6 9쪽
91 4부_6화 : 압록강을 두고 조선과 명 대치하다 +4 22.12.26 60 6 9쪽
90 4부_5화 : 막 나가는 명나라 +4 22.12.25 54 5 7쪽
89 4부_4화 : 조선이 어떤 나라 인가 +6 22.12.22 73 6 9쪽
88 4부_3화 : 지랄도 정도껏 해야 +2 22.12.21 68 5 9쪽
87 4부_2화 : 전투의 전개 +6 22.12.15 72 6 9쪽
86 4부_1화 : 자식을 포기하는 부모는 없다. 나라도 그렇다! +2 22.12.13 68 5 10쪽
85 EP05 : 쇠미골 짐승들의 패기 +2 22.12.13 62 5 3쪽
84 3부_22화 : 쇠미골에서 살아 남기 +2 22.12.13 69 6 10쪽
83 3부_21화 : 관찰사의 패악질 +3 22.12.11 67 6 12쪽
82 3부_20화 : 결혼식과 어느 이별 +4 22.12.07 78 5 10쪽
81 3부_19화 : 꾹쇠 왜국 무사와 결투하다 +6 22.12.04 84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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