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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치 님의 서재입니다.

불의 꽃 : 조선판 어벤져스 불꽃궁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전쟁·밀리터리

완결

눈먼치
그림/삽화
눈먼치
작품등록일 :
2022.05.12 06:04
최근연재일 :
2023.01.18 21:03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10,629
추천수 :
794
글자수 :
446,770

작성
22.10.17 21:03
조회
64
추천
6
글자
9쪽

3부_4화 : 혹독한 세상의 겨울 벌판을 건너다.

DUMMY

■ 쇠미골이 어디인가?


쇠미골 앞 강에

두터운 모자를 쓴 스님으로

변장한 건문제와


두터운 도포를 입은

태선이 강 건널 궁리를 하고 있었다.


황궁을 떠난지 벌써 8개월이

되어 가고 있었다.


한 여름에 떠나 겨울이 서서히

물러나는 초봄에 쇠미골에 닿았다.


두서너번 노상강도와 산적을

만났지만 태선의 옷깃하나 건들지

못했다.


눈보라를 뚫고 전진할 때

지칠대로 지친 건문제는

몇번이나 삶을 포기하려 했다.


그럴때마다

태선은 울면서


"폐하께선

고작 이런 눈보라 따위에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하십니까?


포기 하시려거든

저를 이칼로 베고 포기하십시오!"


그들의 겨울은 혹독했으나

그 겨울은 건문제를 강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혹독한 세상의 겨울 벌판을 건너

드디어 쇠미골 앞에 선 것이다.


떡쇠 칠성이가

검둥이가 짖는 소리를 듣고

배를 대었다.


대뜸 어설픈 명나라 말로

"대인들 어디에서 오시오?"


명나라 말을 하는 뱃사공에 깜짝 놀라

고려말로


"명나라에서 오는 줄 어찌 아시오?"


"조선에서는 그런 검은 만들지 않소!

그리고 손잡이의 문양은 중국스럽고.......

댁의 고려말도 물빠진듯 하시니..."


태선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자신들 나름대로 훌륭한 잠행을

했다고 믿었으나


이런 궁벽한 산골 사람에게 조차

자신들이 간파당했다고 생각하니

등골에 식은 땀이 났다.


"이런 과격한 쇠미골엔

무슨 볼 일이오?"


"과격? 어째 이곳이 과격하오?"


"무기를 들고 들어 왔다가

살아 돌아 간자가 별로 없소!"


이번에는 머리와 얼굴에 땀이

흘렀다.


"여긴 여자들이 드쎄서 남편들이

맞고 산다오! 내 얼굴이 그 증거요!"


농땡이 부리다

대장장이 아버지에게 맞은

푸른 눈두덩이를 보고는 경악했다.


"소나무 밭쯤 가면 누런개가

검문을 하오! 그 개에게 사정을 하거나

부탁을 해야 마을에 들어가오.


우린 그걸 '개검사'라 부르고

누렁이를 '개나리'라 높여 부릅니다."


나룻배에서 내리자 검둥이가

냄새를 맡아 보고는 따라 오라는 듯

짖었다. 칠성이가 소리친다.


"그 개를 따라 가시오!

조금만 이 길에서 벗어나면

물지도 모르니

착실히 따라 가시구려!"


솔 밭 앞에 도착하자 과연 누런 개가

검문을 시작했다.


태선이 공손하게 두손을 모으고


"'개나리님' 우린 위험하지 않으니

통과 시켜 주시오!"


칠성이 장난 친것을 알리 없는

왈숙이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태선이 찬 검을 보고는 의심을 했지만

숨긴 검보다는 안전한 것으로 봤다.


개가 아니라 요물이었다.


옷과 몸에서 다른 위험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고는


말은 뗏목에 싣지 않고

건너편 나무에 매어 두었고


나귀는 데리고 왔는데

나귀 등에 올라가서는 싣고 있는 짐의

냄새를 맡았다.


금이 들어 있는 보따리 냄새를 맡고는

태선을 처다 보았다.


"통과! 통과!" 라 짖었다.


"이 동네는 알다가도 모르겠어!"


검둥이의 안내하고

누렁이가 따라 온다.




■국춘의 집은 어디인가?


소나무 숲이 끝나고

마을이 시작 되는 곳이

시끌 벅적하다.


그 곳에는 삼십대 쯤 되어 보이는

여자들이 냇물에 빨래를 하고 있다.


치마를 걷고 바지 마저 걷어 올리고

음담패설을 섞어 웃고 떠들고

난리가 났다.


물이 차가워 모두의 손들이

발그래했다.


"말씀 좀 여쭙소"


모두가 말 소리가 나는 곳으로

머리를 돌렸다.


야한 얘기에 얼굴이 붉어진 잘생긴

사내와 초췌하고 늙은 중이 두손 모아

인사를 한다.


"서 계시는 분들! 여쭈시오!"


또 박장대소가 일었다.


"이국춘의 집이 어디오!"


같이 빨래를 하던 궁주가 일어선다.


도랑같은 시내가 꽤 깊었으나

일어선 궁주가 워낙 거대해서

둘은 놀랐다.


둘이 두어발 물러서는데,

주근깨의 아낙이 다시 묻는다.


"이국춘은 저의 바깥 양반이오만?"


태선이 식은 땀을 흘리며


"아주머니를 처음 뵙습니다.

저는 국춘이와 열한살 까지 함흥에서

같이 자랐소.


제가 멀리 눌건너에 있다가 하도 옛 친구가

보고 싶어 왔습니다."


"보시다 시피 제가 빨래중이라

예의를 차리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별말씀을. . . !"


"이 길 왼쪽 첫번째가 저희 집이오니

가셔서 기다리시면 제가 가겠습니다!"


소비가 장난을 친다.


"그 맞은 편이 10년째 혼자사는

여자의 집으로


문이란 문은 다 열려 있는 것으로

유명하오! "


또 모두가 한바탕 웃는다.


더욱 붉어진 얼굴의 태선은

커다란 기와집이 있는 곳으로

건문제와 함께 걸었다.


마침 키는 2미터요

얼굴은 조막만한

떡대가 엄청난 예쁜 삼십대의

여자와 마주쳤다.


막금이었다.


막금은 깍뚜기를 담기위해 산에서

산삼을 가득 캐서 커다란 함지박에 담아

내려 오고 있었다.


태선을 보고 얼어 붙은 그녀가

그 거대한 함지박을 바닥에 떨어뜨리니

함지박이 박살이 나며 산삼이

바닥에 널부러진다.


그 소리에 빨래하던 모든 아낙들이

개울에서 올라왔다.


막금은 눈물을 흘리며

태선에게 다가 서서는 멱살을

잡아 올렸다.


태선은


"과연 과격한 동네로군!"


소비가 막금의 손을 잡고는


"국춘 대장의 친구라는데.........

왜? 어째 이러노?"


"왜 이제와! 왜!

더 늙거든 오지! 더 늙거든!

아예 늙어 죽거든 오지!"


"언니!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으나,

이거 놓고 말로 합시다! 말로!"


태선은 황당함은 둘째치고

어떻게 이리도 예쁜 여자가

힘이 이리도 셀까를 먼저 생각했다.


눈물을 흘리며 서러운 표정에서

무언지 모를 말 못할 사연이...느껴졌다.


태선의 입에서


"끅! 무엇인지.... 미안하오...

크극~~~~ 놓고... 큭!"


사람들이 말리자,

태선은 겨우 발을 땅에 디디고 서서

졸렸던 목을 잡고 벌개진 얼굴로

'켁켁' 거린다.


막금이 눈물을 훔치며 자신의 집으로

들어 가 안방에서 대성통곡을 한다.


소비가 막금 방에 들어 가서

사연을 들었다.


시녀 금이가 불룩한 배를 내밀고는

건문제와 태선을 데리고

경화전 의자에 앉히고 차를 내왔다.


둘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자니


밖에서 오상궁이 외친다.


"궁주마마 드시니 손님들께서는

의자에서 일어나

궁주마마에 대한 예의를 표하시오!"


이 산골에 궁주라니...하긴 경화전이란

현판을 보았으니.... 어쨋든,

그 말에 둘은 급히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건문제는 더 이상 황제의 의전을

고집하지 않았다.


아니 여기서는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며

자신이 누구라 밝혀 어떤 위험에

빠지고 시피 않았다.


"일어 나세요.

그리고 죄송합니다. 바깥 양반께서는

현재 회양부에서 군직을 수행중이라

제가 외람되나 접견합니다.


급히 사람을 보내었으니

저녁이면 도착할 터이니 객사에서

쉬고 계시기를 바랍니다."


평범한 옷을 입고 빨래터에서

음담패설로 웃고 떠들던 거인이

조선의 궁주라니...


궁주가 나가자

태선이 궁주에 대해 오상궁에게 물었다.


"태상왕 전하(태조 이성계)의

따님이시고


금상 전하(태종 이방원)의

여동생이십니다!"


종이 안내하여 객사에 들어

태선이 건문제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모든 것을

설명했다.


건문제는 벙어리 노릇을 하고

있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알자


건문제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자! 그럼 하나하나 정리를 하자면,


첫째, 함흥의 유력 가문의 이성계 장군이

현재 조선의 군주가 된 것은 내가 잘 알고 있고,


둘째, 함흥의 또 다른 가문의 아들이 국춘이고

자네 친구란 것도 내가 알고 있고,


셋째, 국춘은 그 조선의 군주 가문에 장가를

들었는데, 지금 그 들이 여기에 살고 있는거로군.


이건 새로운 사실이로군.


그런데, 문제가 있네.

할아버지 홍무제께선 조선을

인정하지 않으셨지.


내가 인정해 주었으나


도적놈(삼촌 영락제)으로 부터

새로운 인정을 받았을 텐데......."


건문제는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을 생각한다.


"조선의 군주는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안다면


나를 죽이거나

도적놈(삼촌 영락제)에게

넘기려들겠지?


도적으로 부터 도망을 쳤지만

범의 아가리로 들어 온 꼴이로군!

아이고 머리야!"


"폐하! 폐하가 무사히 탈출하고

무사히 여기까지 온 것을 생각해 보면

분명 하늘이 우리를 돕고 있습니다.


하늘이 보살피고 있는데 무엇을 걱정

하십니까?"


걱정과 위로를 하며

둘이 방에 앉아 있는데

밥상이 들어 왔다.


"스님이 계셔서 고기를 넣지

않았습니다!"


눈치 빠른 건문제는 실망하는

눈빛이다.


그 걸 눈치챈 여종이 귓속말로

'밑에 깔았습니다요'


한 참을 걸었고 피곤했지만

둘다 몹시 배가 고픈 참이었다.


푸근하게 퍼진 보리밥과 된장찌개는

황궁에서 먹던

산해진미 못지 않았다.


게다가 보리밥 밑의 고기는

숯향이 나서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 였다.


소금에 절여진 인삼 깍뚜기는

독특한 향기를 풍기며

된장찌개와 이상하게 잘 어울렸다.


건문제는 이제 고려의 음식에 길들여져서

중국의 그 기름진 음식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폐하! 많이 드십시오.

*죽을 때 죽더라도

배부르게 먹고 죽는 게 낫다는

고려 속담도 있아오니!"


그렇게 큰 대접의 보리밥이 한 번 더 들어 왔고

된장찌개가 두번 들어 왔다.


작가의말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44 뾰족이언니
    작성일
    22.10.18 00:14
    No. 1

    ㅋㅋㅋㅋㅋㅋㅋ아 ㅋㅋㅋㅋ 작가님 ㅋㅋㅋ 너무 웃겨요. 자려고 누웠다가 ㅋㅋㅋ 잠 다 깨버림 ㅋㅋㅋㅋㅋㅋ 통과 통과 라니 ㅋㅋㅋ 아... 배아파... ㅠㅠ 재밌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눈먼치
    작성일
    22.10.18 15:03
    No. 2

    아이고 언니 때문에 글 쓰는 힘이 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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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4부_18화 : 대단원_그들의 처음_下 +10 23.01.17 75 6 4쪽
102 4부_17화 : 대단원 _쇠미골 사람들 中 +4 23.01.16 46 4 10쪽
101 4부_16화 : 대단원 - 쇠미골 사람들 上 +4 23.01.15 59 5 10쪽
100 4부_15화 : 만나서 더러웠다. +2 23.01.12 59 5 11쪽
99 4부_14화 : 드디어 결전의 순간 +4 23.01.10 55 5 9쪽
98 4부_13화 : 앙금을 털어 내는 막금과 먹쇠 +2 23.01.09 42 6 10쪽
97 4화_12화 : 건문제와 영락제 +4 23.01.05 55 6 9쪽
96 4부_11화 : 가짜황제 진짜 황제 +2 23.01.05 50 5 10쪽
95 4부_10화 : 조공 무역의 진실 +4 23.01.01 65 6 10쪽
94 4부_9화 : 양떼에 들어 간 늑대와 같이 +2 22.12.30 67 6 10쪽
93 4부_8화 : 풀밭 이상 +4 22.12.29 73 5 9쪽
92 4부_7화 : 태종과 영락제의 과거 +6 22.12.27 71 6 9쪽
91 4부_6화 : 압록강을 두고 조선과 명 대치하다 +4 22.12.26 60 6 9쪽
90 4부_5화 : 막 나가는 명나라 +4 22.12.25 54 5 7쪽
89 4부_4화 : 조선이 어떤 나라 인가 +6 22.12.22 73 6 9쪽
88 4부_3화 : 지랄도 정도껏 해야 +2 22.12.21 68 5 9쪽
87 4부_2화 : 전투의 전개 +6 22.12.15 72 6 9쪽
86 4부_1화 : 자식을 포기하는 부모는 없다. 나라도 그렇다! +2 22.12.13 68 5 10쪽
85 EP05 : 쇠미골 짐승들의 패기 +2 22.12.13 62 5 3쪽
84 3부_22화 : 쇠미골에서 살아 남기 +2 22.12.13 69 6 10쪽
83 3부_21화 : 관찰사의 패악질 +3 22.12.11 67 6 12쪽
82 3부_20화 : 결혼식과 어느 이별 +4 22.12.07 78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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