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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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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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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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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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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함 계획17

DUMMY

자신은 그저 사과가 먹고 싶을 뿐이었다.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생각만 했었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의 손에 사과가 올려져 있는가, 서연은 슬며시 아사하라를 바라보았다.


“왜, 깎아 줄까?”


“아니... 어떻게 알았냐구요...”


그 말에 그녀는 풋 하고 웃으며 답했다.


“눈이 사과를 보면서 초롱초롱 하던데 그걸 모르겠니?”


“그... 랬어요?”


“그랬어.”


그렇다면야.


서연은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아삭하면서도 달콤한 느낌이 즐거웠다. 이게 식도락이라는 걸까?


“근데... 언니”


“응?”


“이 사과 어디서 난 거에요? 생각해보니 지금 사과 철도 아니지 않나...?”


사과는 가을에 나는데 지금은 여름이 찾아오지도 않았다.


설마 한국에는 없던 사과도 만들어내는 기술이 있는 것이었을까?


“그거 부군께서 직접 만드신 거에서...”


“...? 사과를 만들어요?”


무슨 신화에나 나올 법한 웃기지도 않는 소리란 말인가.


물론 자신의 남편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은 어느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다.


아니, 상식적으로 저게 어딜 봐서 오십 가까이 먹은 사람이라는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신과 만날 때만 해도 이십대 중반? 그 정도로 보였던 사람이었고 지금이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눈빛이 조금 변했다는 거 정도?


사람이라면 어지간해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었다.


“아니, 아니... 그 사시사철 사과를 제배할 수 있는 곳을 만들었다던데...”


“뭔... 별...”


서연은 그게 무슨 개똥 뿌지직 싸는 소리냐고 묻고 싶었지만 선명한 붉은색을 사방으로 뿜어내는 사과가 떡하니 있으니 부정하기도 뭣했다.


사과를 제배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면 지금 자신이 먹은 사과는 뭔데?


“보러가요.”


“응...?”


“그거... 보러가자, 언니”


“안 돼. 몸도 제대로 가누기 힘든 애가 무슨...”


아사하라의 단호한 반응에 서연은 잠시 혀를 차고서는 가불기를 시전했다.


“아이고~ 아이가 사과나무를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는데 언니란 사람이 무작정 안된다고만 하고 이거 서러워서 어쩌나~ 세상사람들 여기 좀 보..”


“... 알았어, 가자.”


어째선지 십 년은 늙어버린 듯한 그녀였지만 어쨌건 그 사과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아닌가. 서연은 신이 나서 몸을 일으켰다.


“애가.. 나 닮아서 사과를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 그치?”


“그냥 네가 먹고 싶은 게 아니라...?”


“아이가 먹고 싶어하니까 내가 먹고 싶어지는 게 아닐까?”


평소에 그녀가 사과를 들고 다니면서 아삭아삭 베어물던 걸 생각하면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애 가진 사람한테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아사하라는 그냥 작게 고개만을 끄덕였다.


사실 그녀가 추측하기로 그 사과 자라는 공간도 서연 때문에 만들어진 이유가 컸다.


워낙에 사과를 좋아하다 보니 임신했다는 소리 듣고서는 만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하녀들은 그 사과농장을 가르켜 부인사과, 고구려사과 등으로 부르고는 했다.


“아”


“왜요, 언니?”


“생각났어”


“... 뭐가?”


“그거, 온실이라고 했던 것 같아.”


둘이서 그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걷다 보니 이윽고 그 온실 앞에 도달했다.


“꽤... 크네?”


“사과 나무를 심으려면 커야 하지 않을까... 싶었긴 했는데”


하지만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흙이 있긴 했는데 그걸 보고 보통 무언가 있다고 하질 않으니까.


“... 아무것도 없는데요?”


“그럼 이 사과는 어디서 온 거야...”


“아이고, 왕비님들께서 여기는 어쩐 일로...”


안에서 부시럭대던 남자가 접근하자 이 사람이 관리인이다 싶었는지 서연은 곧장 물어보았다.


“사과... 어딨어?”


“... 사과요?”


“... 여기서 기르는 거 아냐?”


“엄... 아니요. 아니, 뭐 굳이 기를 순 있긴 한데 연료 아깝죠. 사과는 아마 저장고 쪽에 있을 겁니다.”


“저장고...”


“예, 냉동 저장고요. 보통 과일들은 거기다가 보관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냉동 저장고에 가 보니 과연, 사과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진짜 있었네...”


서연의 그 말을 냉동 저장고 관리인은 웃으면서 받았다.


“아이고, 왕비님. 사과가 드시고 싶으셨으면 하녀를 보내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러면 직접 움직이실 필요도 없이 바로 가져다드렸을 텐데...”


“사과가 자라고 있는 줄 알았지...”


아직까지 싱싱함을 유지하고 있는 사과를 보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긴 했다.


거기에 온실이 있다는 이야기와 왕실에 납품한 것이니 그 품질이 얼마나 좋겠는가.


“하하, 그만큼 싱싱하게 잘 보관되었다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여튼 사과 좀 드립니까?”


“응... 한 바구니만.”


“예, 그럽죠. 거기! 아무나 사과 한 바구니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에 둘러진 사과들이 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관리인은 능숙하게 한지를 벗겨내고서 사과 하나를 슥삭 깎더니 반을 갈라서 확인하고서는 그대로 먹어버렸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먹기 전에 꼭 반 갈라서 확인해 주십시오. 이게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보관했다고는 하지만 작년 구월인가 시월인가 들어온 사과입니다.”


“그게 지금까지 싱싱해...?”


“하하, 사과가 잘만 보관하면 반년은 가더군요.”


보관만 제대로 잘 하면 상당히 오래 가는 과일이 바로 사과였다. 조금 오바하자면 보관만 잘 한다면 일년 중에 반은 사과를 먹을 수 있었다.


물론 수입산 사과가 없다고 해도 말이다.


아사하라는 사과 바구니를 챙기고 서연을 재촉했다.


“가자, 이제”


“응...”







“이게 다 뭐야?”


내 말을 설차는 아주 담담하게 받아쳤다.


“학교를 세워달라는 일종의 탄원서입니다.”


으음... 한반도 교육열이란...


하긴, 관료로 가장 빠르게 임명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은 총 세 개다.


첫째는 학교에서 배우고 추가적인 졸업 시험을 보거나 혹은 대학을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졸업하는 경우.


이러한 경우에는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관료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두 번째는 일정 기간마다 치루어지는 공채에 합격을 하는 경우.


현대 한국으로 치면 공무원 시험, 조선으로 치면 과거시험 같은 경우인데 역시 이 경우도 시험에서 합격만 하면 바로 관료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문제라면 학교가 정상 가동되면서 공채의 비율이 예전보다 줄었다는 게 문제지.


마지막은 입대를 하는 것이다.


훈련병, 이등병, 일병은 모르겠지만 상병정도 되면 관료의 최말단 취급을 해 주긴 하고 병장 정도 되면 정식으로 10급 관료에 준하는 지위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병장이 되었다는 건, 군 차원에서 이미 그 경력을 반 정도는 인정받은 것이기에 하사 진급이나 혹은 실력에 자신만 있다면 장교 시험을 치를 수 있다.


물론 그 위험부담으로 부상이나 사망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시간만 따지자면 어쩌면 가장 빠를지도 모르는 방법이기는 했다.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학교가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


우선 학교, 특히 대학을 무사히 졸업한 것으로도 갈 곳이 많아지게 된다.


그리고 어지간하면 학교의 학생들은 미래의 전문 인력들, 이들과 인맥을 쌓아두는 것도 결코 작은 게 아니다.


“총리, 지금 우리 사정에 추가적인 학교를 설립하기란 좀...”


“비용이라면 자신들이 댈 테니 제발 세워달라기까지 바라는 탄원서도 좀 많았습니다마는”


셧 업! 앤 테이크 마이 머니!


“아니, 학교 세우면 뭐합니까? 뭐, 선생은 땅 파면 나와요?”


여기가 소련이야? 땅 파면 사람 나오게?


“앞으로 삼 년은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때쯤 되면 교대에서 선생들 길러냈을 테니까 그 전까지만 조금 참으라 해야죠.”


“허나... 초등 교육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훌륭한 학자들을 모아서...”


“안 됩니다.”


“전하!”

“후... 제일 중요한 게 초등교육이에요, 총리. 그런 자리에 과거의 상식을 가진 유학자들이나 앉힐 생각입니까?”


나를 필두로 한 실용적 학문이 주류가 되긴 했다.


문제라면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유학으로 분류되던 학문이 죽었냐... 고 하면 그렇지 않다.


자기들끼리 유학 배워서 써먹겠다는데 내가 그것까지 말리지는 않았으니까.


다만 관료 생활을 하려면 유학 말고 실용적인 학문을 배운 사람을 우대했을 뿐이다.


그리고 애초에 실용적 학문이 등장한 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학자 중 열에 일고여덟 이상은 유학자라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총리”


“예”


“세상에서 가장 바꾸기 힘든 게 뭔지 아십니까?”


“... 잘 모르겠습니다.”


“관념, 상식. 이런 것들. 어릴 때부터 형성되어 자라고 나면 완전히 굳어져 쉽게 깨어지거나 녹지도 않는 그런 것들. 그게 가장 바꾸기 힘듭니다.”


내가 생각하기론 이런 것들이 세대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서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거든.


왜냐면 자신한테 박혀있는 이 상식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기에, 그렇기에 상식으로 불리우는 것이니까.


“한 세대의 어린아이들이 유학 기반의 사고를 하면 그걸 제가 미는 실학 중심의 사고로 바꾸는 데 몇 세대나 걸릴 것 같습니까? 그나마 지금 기존 관료들 싹 쳐내고 지방 호족들 싹 쳐낸 다음 제가 원하는 정부를 구성해서 실학이 주류 행세를 하고 그걸 배우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다시 유학 기반의 사고를 심어 놓는다?


그러면 이전과 같이 걸리적대고 방해될 가능성이 높다.


계속되면? 또 한 번 피바람이 불지도 모르고.


그러면 그때는 십만, 이십만이 아닌 더 많은 피가 흐르겠지.


“아... 물론 유학을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면 애초에 대학에 유학과를 아예 빼놓았겠죠”


개인적으로는 유학이 쓸모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 유학을 기반으로 나라 만들고 사농공상 시작하면 그때부터 나라 ㅈ대는건 한순간이지.


“여튼... 학교는 아직 짓지를 못 합니다. 선생이 없으니까요. 뭐, 계획 정도야 짜겠습니다마는.”


좀만 기다려라. 삼 년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니깐?

“아, 그리고 제 말 아직 기억하고 계시죠?”


“물론입니다.”


“어설프게 사설 학교 만들 생각하지 말라고 하세요. 그거 교육기관으로 인정해 줄 생각 추호도 없으니까.”


작가의말

조기 교육은 중요합니다, 여러분


수강신청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네요... 휴우
매 학기 때마다 이리 긴장해야 하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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