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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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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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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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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땅을 파면 돈이 나와요?11

DUMMY

"호오... 이것이 그 신형 용광로입니까."


조금은 납작하게 생긴 고로를 보며 내가 눈을 반짝였다.


"그렇습니다, 전하. 전하께서 말씀하신 물질을 만드는 곳이옵니다. 저희는 이놈을 열풍로라고 이름붙였습니다."


열풍로... 열풍로라... 딱히 틀린 이름도 아니지.


어쩌면 딱 알맞는 이름일지도...?


"헌데... 고의 착각일까요? 커다란 가마솥을 보는 듯한..."


"허허.. 석탄을 쪄버리기엔 저만한 것이 없었나이다."


"뭐... 형태야 어찌 되든지간에 상관 없지요. 성능만 확실하다면야..."


"성능이야 확실합니다. 이미 수백 번의 실험을 거쳤고 전하께서 명하신 물건들을 만들어내는데도 성공했습니다."


"이미 입증이 되었다면... 좋아요. 제철소의 건립을 준비해야겠네요. 헌데... 고로는 어찌 되어가고 있습니까?"


코크스가 있다면 당연히 그걸 써먹을 고로가 있어야 했다.


"죄송합니다... 전하. 최선을 다하고는 있사오나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허나 이미 열풍로의 설계와 시험이 끝났으니 보다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뭐... 고는 그대들의 실력을 믿고 있으니...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예, 전하!"


전로를 만들지 못한다 하더라도 코크스와 고로만 있어도 고품질의 선철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철강사업은 크게 부흥하겠지.


"다들 고생했으니 상이라도 주어야겠지요. 고의 내탕고에서 여기 있는 전원에게 쌀 이십 섬을 꺼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전하!"


유현철을 비롯한 장인들은 기뻐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전하, 다음은 임시상업회에 가실 시간입니다."


임시상업회


특산품을 개발하고 내 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기관이었다.


굳이 내 회사를 세울 이유가 있느냐 라고 물을수도 있지만 어딜 가더라도 돈은 권력이고 힘이다.


그리고 내가 앞장서서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 국가 재정에도 나쁜 일은 아닐테고.


"그래... 회사의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전하. 여러 철제 농기구들과 쌀, 비단, 면포 등의 여러 물건들을 구비하였고 전하께서 명하신 조치도 잘 해놓았습니다."


"아주 좋군요"


그리고 내 회사의 존재는 또 하나의 개혁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바로 화폐의 보급


이 회사는 오로지 화폐만을 사용해 거래할 것이고 세금 역시 화폐만을 사용할테니 이렇게 되면 신뢰성을 의심하는 자들도 사라지겠지.


"인삼도 잘 기르고 있군요."


"그렇습니다, 전하. 또한 도공들도 고용하여 지금 아름다운 백자와 청자를 만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나는 임시상업회장의 어깨를 두들겨주었다.


"좋아요. 그대에게 이 일을 맡긴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었군요"


"망극합니다, 전하"


그 외의 부분에서도 우리는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었다.


내 지식을 기반으로 한 교과서 제작 논의도 한창 열띠게 진행되어가고 있었고 학교의 건물 역시 한땀 한땀 지어지고 있었으며 농림수산부의 여러 밭에서는 각각 다른 작물들이 열심히 싹을 틔워가고 있었다.


나, 잘 하고 있는 것 같지?







784년 여름, 한국 수도 한성


"후... 올해 여름은 지나치게 덥군요."


"장마가 예상보다 일찍 지나간 탓에 그러합니다, 전하"


박 내관... 아니지, 이제는 박수한 비서실장은 내 곁에서 조용히 답했다.


"올해... 농사가 걱정이군요."


"농림수산부와 국토부에서 저수지의 물을 조절하며 사태를 이겨나갈 것이라고 하오니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그래요... 잘 이겨나가야겠지요."


모두 밝은 미래를 꿈꾸며 황무지를 개척했을 텐데 그 얼굴들이 일그러지는 것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다.


거기에 세금 역시 그다지 가벼운 편이 아니었다.


온갖 잡세를 제하고 그저 소득의 3할을 거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것은 흉년에는 가볍지 아니하리라.


"수박 좀 드시겠습니까"


"하하... 이 수만 두고 하겠나이다."


비서실장과 나는 한가로이 수박을 뜯으며 체스를 두고 있었다.


내가 여기에 와서 느낀건데... 정말 할 게 없다는 것이었다.


아니, 왕인 나조차 이렇게 놀거리가 없어서야?


지금 틀어주면 지루하고 퀴퀴한 뉴스라도 진짜 재밌게 볼 수 있는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짬짬히 시간을 내어 간단한 여가거리를 만들고 있었다.


이를테면 이 체스라던지?


말만 깎고 판만 만들면 되는 놀이라 그다지 어려울 것도 없었다.


난 바둑은 잘 모르겠더라고.


배우고는 있지만 영 흥미가 가지 않았다.


"비서실장 어디 갔습니까"


그는 침음성을 흘리며 수박을 한입 가득 베어물었다.


"흐으으으음... 이것을 이리 하면은..."


"머리 좋네요, 비서실장"


"전하만 하겠습니까, 어찌 이런것을 만드셨는지"


아차, 생각해보니 그렇네. 보통 사람들 눈에는 이런 규칙을 모두생각해내고 만든 내가 더 대단한거구나.


"자아... 이리 하면 어떻습니까?"


"..."


졌다.


내 킹 주변에는 나이트와 비숍이 이빨을 들이대며 위협하고 있었다.


"하아... 이리도 쉽게 지다니요"


"전하께서 봐주신 것이 아닙니까"


"쩝... 그랬으면 오죽 좋아요. 내기는 내기이니 고가 나중에 상을 하나 내리겠습니다. 기대해도 좋아요"


"허허... 전하의 선물이라니 벌써 기대가 됩니다."


별 기대 안 하는 것 같은데?


하지만 진짜 기대하는 게 좋을걸? 맛의 신세계를 보여 줄 테니까


"전하... 이것이 무엇입니까?"


나는 내 눈 앞의 그릇을 슬쩍 내밀었다.


"한 번 먹어 보시죠. 깜짝 놀랄테니깐"


"허어... 마치 눈이 가득 쌓인 것 같습니다."


"팥빙수란 것입니다. 먹으면 깜짝 놀랄 겁니다."


내가 전에 놀 거리가 없다 했지?


거기에 하나 추가해서 먹거리도 진짜 더럽게 없다.


물론 궁궐의 숙수들이 해준 밥이 맛 없다는 게 아니다. 최상의 재료로 최상의 조리를 했으니 맛이 없는 게 이상하겠지.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여러 먹거리들이 그리웠다.


시원한 탄산이라던지, 바삭한 치킨이라던지 하는 것들


특히나 이번같이 더운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이 정말 절실했다.


그래서 나는 만들었다.


아이스크림까지는 무리여도 팥빙수 정도야 가능했다. 이래뵈도 요리좀 하던 남자였던지라.


"...음!"


한 수저를 퍼먹은 그의 눈동자가 동그래진다.


"허어!"


꿀꺽


"허어어..."


진짜 복스럽게도 먹네.


저렇게 좋아해주니 만들어준 사람 입장에서도 기운이 솟는다.


"천천히 드세요. 좋은 거 먹고 체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아닌게 아니라 진짜 귀한 몸이다. 우선 얼음에 우유가 들어간것만 해도 '어지간히 잘 사는' 정도여도 먹기가 힘든 음식이다.


거기에 '왕이 직접 만든' 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붙었으니... 경매 내놓으면 잘 팔리지 않을까 싶은데


"신, 오십 평생 이런 음식은 본 적도 먹어본 적도 없습니다! 이건 정말이지...!"


"맛있지요?"


"그렇습니다! 이런 걸 도대체 어디서..."


나는 빙그레 웃으며 그의 말을 받았다.


"깜짝 놀라게 해준다 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정말이지..."


극대기쁨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나는 결심했다.


훗날, 경제가 나아지고 생활수준이 올라가면...


수도에 유흥거리를 만들겠노라고.


여러 종류의 술병과 맛난 음식들, 여러 놀거리가 어우러진 그런 거리를 꼭 만들어야겠다.


반드시 말이다.






"전하"


"외무장관, 무슨 일입니까"


한참을 거친 숨을 몰아쉰 뒤에야 그는 겨우 입을 열었다.


"전하, 큰일입니다!"


"큰일... 도대체 무슨 일이지요?"


"그것이... 고구려의 왕족이 찾아왔습니다!"


"...에?"


내 입에서는 바보같은 소리만 흘러나왔다.


뭘까, 도대체?


고구려의 왕족이라니... 도대체 왜?


아니,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것보다는 '고구려' 라는 나라가 있었다고?


이건... 말 도 안 된다.


그녀는 분명히 이렇게 말했다. '지구의 카피행성을 받아서 키우고 있다' 라고.


그리고 그 가운데 내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좋아, 그렇다고 치자. 지형이나 기후 이런거야 뭐 다 똑같겠지.


근데... 사람, 국가, 문화권까지 같을 수는 없다.


그래, 백 보 양보해서 어느정도 문화가 비슷하다고 치자?


근데 내 생각에는 딱 거기까지다.


이렇게까지 유사하고 흡사할리가 없다.


생각해보면 이 나라의 전신도 '후십제' 라는 나라다. 거기부터 이상하다 생각했어야 했는데


그저 카피행성에 언어, 문화, 심지어는 국가까지 어지간히 비슷하다?


'우연' 따위로 넘길 일이 아니다.


하나가 아니라 이렇게 많은 증거가 나오면 분명하고도 확실히 의심해야 한다.


'... 이곳은 어디인가?' 를


과연 이곳은 카피행성이 맞나?


나는 품 속에 손을 넣어서 디아나가 준 구슬을 매만졌다.


그녀가 자신을 보고 싶으면 이것을 쓰랬지... 지금이 그 때다.


나는 망설임없이 구슬을 사용했다.


"뭐야? 포기? 하아... 뭐, 기대도 안 했지만"


이 싸가지 밥 말아먹은 여신님의 옥언은 내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뭐야? 도대체? 이거 카피행성 수준이 아닌데?"


"무슨 소리야? 이제는 본 것마저도 기억 못 하는 거야?"


"아니, 확실히 지구가 아닌 것은 알았어. 하지만 딱 거기까지야. 지구와의 연결점... 이건 그저 똑같은 행성이라는 말로 해명이 안 되"


역사에는 IF란 존재하지 않는다.


기존의 역사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다만 그것이 현실이 되지 않았을 뿐


"내 추측인데... 내가 있는 곳은... 과거의 지구가 아닐까 싶은데"


다만, 변수가 하나 있다면 과거의 지구를 복사해서 다시 시작하면 역사는 변할 수도 있다.


"혹은 과거의 지구를 그대로 복사한 행성이거나?"


어느 쪽인지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상하잖아? 어떻게 지명까지 똑같은데?


"... 아주 멍청하네. 네가 그걸 알아서 뭐 하게?"


그녀의 몸에서 나오는 기운만으로도 온 몸이 짓눌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입을 닥치고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가설이 맞다면 나는 그녀에게 아주 유용한 존재일테니


"윽... 난... 이래뵈도 한 나라의 최고대학교에서 역사학과 석사 과정까지 마친 몸이야. 만약... 지구와 일치점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 일치하는 부분이 크면 클수록 난 너에게 도움이 될 거야, 분명히"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 거짓말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겠지.


아니, 잘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하잖아?


그녀의 말대로라면 그녀는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능을 준비하는 인간 같은 존재다, 적어도 신들 사이에선


그런 그녀에게 한 세계의 통제권을 온전히 준다고?


내 가설은 이렇다.


'그녀는 이미 입증받은 지구의 과거 행성(일종의 평행세계)를 부여받았다. 다만 그녀의 미숙으로 어떠한 사태가 발생했고 그로 인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혹은 그녀가 세계 운영이 처음이라 도우미를 필요로 한다...'


"진실을 말해줘. 난 분명 너한테 도움이 될 거야. 확실해"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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