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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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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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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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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8,262

작성
21.06.0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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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2쪽

나는 코딱지를 파기 싫었다.11

DUMMY

혁제는 한성에서 온 서신을 굉장히 난감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모든 전투 경과를 기록하라고? 이런 미친...'


물론 전투를 기억했다가 분석하는 일은 으레 있어왔지만 지영이 직접 명령한 것이니만큼 그 무게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십제... 아니 한국의 명가와 호족의 7할 이상을 모조리 죽여버린 그 사실을 들은 후에는 더더욱 죽간의 무게가 무거워졌다.


'그나마 난 다행이군...'


이제는 육군장관이라는 사혁의 말을 듣자마자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가문의 모든 이권을 포기한다는 서신을 즉시 한성으로 보냈다. 그 덕에 가문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땅이야 좀 잃었다지만 목숨에 비하면 그깟 땅은 그다지 중요치 않았다.


'다행인 점은 전투에 관여하지는 않고 있다...'


이제 막 왕위에 오른 젊고 패기있는 왕. 이전의 소문으로만 의하면 직접 와서 군을 통솔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그가 이렇게 장군들에게 전적으로 위임한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었다.


다만 한 가지 문제라면...


'전사자 명단을 조사하라고? 그게 그리 쉬운 게 아닌데...'


하려면 할 수야 있다. 전투가 끝나고 안보이는 인원들 위주로 작성해서 보내주면 되니. 하지만 전투가 끝나고 병사들의 피로를 생각하면...


"장군님! 적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음... 상관 없다. 최대한 현 위치를 고수하도록"


"엣... 하지만..."


"적의 창칼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목책과 성벽 뒤에 숨은 우리를 찌를 순 없다. 병력의 피로를 풀고 12월 즈음에 공격을 시작하겠다."


혁제도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모든 백성들에게 땅을... 만약에 소문이 더 널리 퍼진다면 저 반란군 놈들은 그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다. 조금만 더 기다린다면...'





"음... 별로 좋아하는 기색이 아니라고요..."


"그렇습니다, 전하. 임시구호청장이 직접 순찰을 돌고는 있지만..."


"있지만...?"


"성격이 좀 까칠하다보니... 별로 기대가 안 됩니다."


그 말에 지영은 피식 웃어버리고야 말았다.


"하... 그래도 능력 하나는 좋은 사람이니 문제점을 찾아 오기는 하겠지만..."


"음... 찾아와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말이죠."


"...예?"


"아니, 잘 생각해 보세요. 지금 몇 월인가요?"


지영의 그 말에 설차는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빠르게 순회한다고 해도 한 달은 걸릴거고, 그 해결책을 강구하는데도 시간이 걸릴거고... 그 강구한 해결책을 다시 지방에 전달하고 적용하는데도 만만찮은 시간이 흐르겠죠. 그 시간이면 집은 이미 다 복구가 될 것 같은데요."


"... 과연..."


"아무렴 어떤가요. 이 이상의 해결책은 없어요. 있다 해도 그걸 실행할 능력과 시간은 없겠죠. 이게 지금 한국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이었으니까요."


나는 머리를 살짝 쓸어서 뒤로 넘기고는 육군장관, 사혁을 바라보았다.


"반란군의 세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요, 장관?"


"그 말씀대로 입니다, 전하. 아군의 공격이 시작되었고 적은 서서히 밀려나고 있습니다. 남부지방의 민심이 돌아선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합니다."


"좋아요. 당연한 말이겠지만 반란군을 제압하면서 희생당한 병사들의 명단 역시 가져오길 바랍니다. 이미 명령이야 다 전하셨겠지만요."


"예, 전하. 이미 전해두었으니 안심하시길 바랍니다."


"전하, 신에게 대략 4만 석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하신 것이 이런 것이었습니까?"


설차의 물음에 나는 빙그레 웃어보이기만 했다.


어차피 한 달쯤 지나면 알게 될 거 굳이 지금 말할 필요성은 없었으니까.


그걸 위해서도 나 역시 준비할 것이 있었다. 시간에 맞추려면 조금은 빠듯히 움직여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로부터 약 한달 반 이 지난 2월 초순.


똑똑똑


"계십니까?"


"...."


"계신가요?"


한 번 더 문을 두드리려 할 때 문은 경첩이 삐그덕 거리는 소리를 내며 힘겹게 열렸다.


"누구... 십니까."


"아, 혹시 장옥희 씨 맞으십니까?"


병사의 질문에 장옥희라는 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병사들 여럿이 나타나자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엄마, 무슨 일이야?"


"들어가 있으랬지!!"


초가집에서 쪼르르 나오는 열네 살 정도 된 소년과 그를 말리는 엄마, 대충 무슨 상황인지 눈치 챈 관료는 쓴웃음을 지으며 앞으로 나섰다.


"아... 장옥희 씨가 생각하는 그런 것은 아니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전하께서 장옥희씨 가족을 초대했습니다. 지금 즉시 이동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전하께서요? 거짓말 하지 마세요, 나으리들."


"하하... 진짜입니다. 자, 여기에 인장도 똑바로 있지 않습니까. 전하께서 정중하게 모시라고 하셨으니 안심하십시오. 왕복 모두, 마차로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문 앞에는 말 두 마리가 이끄는 마차가 보이기 시작했다.


"꼭 협조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장옥희 씨. 결코 나쁜 일은 아닐 겁니다. 조금 한성유람을 하신다 생각하시고..."


"알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제 첫째만큼은..."


"그럴 일은 없을테니 안심하십시오."


그 말을 끝으로 장옥희는 간단한 짐을 싼 후에 아들과 함께 마차에 탑승했다.


비단 장옥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모두 오셨습니까?"


"그래도 전하의 명이라 하니 9할 이상은 오셨습니다."


"정중하게 예우하셨겠죠."


"물론입니다, 전하"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런 일을 하는 것보다 이 예산을 나라의 복구에 더 빠른 부국강병을 이루는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렇게 당연하게 넘어가기에는... 저들이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마지막 한 사람까지 모두 도착하자 식탁에는 음식이 나왔고 내 친위병력들이 단상 주변에 위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그 사이를 통과해 단상 위로 발걸음을 옮겨 그들을 바라보았다.


"먼저, 전하의 연설이 있겠습니다."


후읍-하아...


나는 떨리는 가슴을 가까스로 가라앉히고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한국의 백성 여러분. 드디어, 드디어 우리를 괴롭히던 적군이 사라졌고 우리는 비로소 통일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당분간 전쟁은 없으리라 단언할 수 있으며 우리는 다시 예전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 우리가 먼저 공격을 당하지 않는 이상 최소 10년간은 전쟁이 없으리라.


"밭은 다시 찬란한 황금빛으로 물들 것이며 시장은 다시 활기로 가득찰 것입니다. 아이들은 마을에서 뛰놀고 청년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괭이질을 할 것이며 어르신들은 한가로이 바둑을 두고 담소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평화를 되찾은 공신으로 누군가는 여기에 있는 육군장관을 뽑습니다. 누군가는 맨 앞에서 용맹한 모습을 보인 투사를 꼽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제 부친을 꼽을 것입니다. 혹은 적들의 계략을 막아내고 보급을 잘 유지해준 문관들을 꼽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당연한 이야기를 왜 하냐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건 당연하지 않다. 제일 먼저 들어가야 할 사람들이 완전히 빠져 있기에


"물론 이들은 영웅이 맞습니다. 그 누구도 그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며 마땅한 대우를 받아야 할 영웅들입니다. 하지만 정녕 저들만이 영웅이라 생각하십니까? 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평화를 되찾게 한 영웅들, 그 영웅들의 일선에 와야 하는 것은 바로 그대들의 자랑스러운 아버지이자, 남편이요, 아들이었던 그들입니다!!!!


신석휘! 박현호! 정위수! 백기락! 선후! 김전삼! 유기람!!! 고가 일일히 이름을 부르기도 힘들 정도로 이 죽간을 빽뺵하게 채우고 있는 바로 그들입니다!!! 최전선에서 죽음을 맞이한 채 용감히 싸우며 그대들을 그리워했을 바로 그들입니다!! 이 나라를 위해 한 몸 불사른 바로 이들이 영웅이 아니면 바로 누가 영웅이란 말입니까!!!!"


나 스스로 죽음을 맞이할 때에도 공포에 몸이 떨렸다. 하물며 그들은 도대체 어떤 느낌이었을까.


"이제는 절대 그들의 공적과 희생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세상이! 역사가!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다고 해도 바로 고와 국가는 이들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바로, 이곳 현충원에서! 그들을 영원히 기리고 추모할 것입니다! 국가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들을!!!! 결코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서서 눈물을 흘리는 이들, 대성통곡을 하는 이들, 아무것도 모른 채 뛰어노는 아이들...


저들의 가장 소중한 이를 앗아간 건 우리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최소한의 도리는 다해야 했다.


"통일전쟁 유공훈장 대표 수여자인 장옥희씨는 앞으로 나와주십시오."


얼마간 지났을까 한 여자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을 계속 닦으며 내게로 다가왔다.


어... 여자였어? 그럼 내가 직접 수여하긴 좀 그렇지. 이런 훈훈한 분위기에서 미망인의 가슴을 희롱한 군주로 남고싶지 않았기에 나는 뒤에 서있던 궁녀에게 급히 눈짓했다.


"훈장 수여. 성명, 신 석 휘. 위 인물은 근 4년간의 통일전쟁에서 국가를 위해 누구보다 용감히 싸워 아군의 귀감이 되었기에 이 훈장을 수여합니다. 781년 2월 27일 한국 국왕, 이 지 영. 훈장 수여자가 전사하였으므로 그 부인에게 대리수여하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궁녀는 그녀의 가슴에 반짝반짝 빛나는 훈장 하나를 달아주었다.


"... 정옥희 씨... 저희가 이런다고 소중하신 남편분의 자리를 감히 메꿀수야 없겠지만 조그마한 위로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흑... 크흑... 제... 제... 남편은... 흐흑..."


"... 국가에겐 그 누구보다 위대한 영웅이셨습니다. 아마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였을 테지요.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기억하겠습니다."


"흐윽...가, 감사 흑... 합니다."


나는 그녀의 거친 손을 살짝 잡아 주었다. 부디... 조금의 위로라도 되기를 바라며.


"이 훈장을 수여받은 자들에겐 다음과 같은 특권을 제공합니다.

첫째, 훈장 발행일부터 10년간 유공자의 가족에게 쌀 넉 섬을 제공하겠습니다.

둘째, 훈장 발행당년에는 모든 세금을 면세하겠습니다.

셋째, 국가 구휼사업의 조건과 일치한다면 무조건적인 우선권을 보장하겠습니다.

넷째, 성문을 통과할 때 우선권을 보장하겠습니다."


육군장관의 말이 끝나자 나는 말했다.


"더 이상 유공자들과 그 가족을 내버려두지 않겠습니다!! 국가가 나서 그들을 보호하고 예우하겠습니다!!! 유공자들은, 당신들은 마땅히 그 예우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기에!!!


근위대 전원 차렷!! 유공자와 그 가족들께 받들어----창!!!"


""""""""충!!!성!!!"""""""


근위대의 절도있는 동작이 끝나는 것을 본 나는 나 역시 군대에서 배운 방식대로 뒤로 돌아 경례를 했다. 한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 경례를


"충!!!성!!!"


내가 경례하자 일부는 울음을 터뜨리고 일반 참관자들은 경악했다. 그도 그럴게 무려 한 국가의 왕이 이름없는 자들에게 뭔지는 몰라도 예를 표한 것은 알았기에.


그리고 내 앞에는 익숙한 메세지 창이 나타났다.


[사건 발생-영웅에 대한 예우]

<서기 781년 2월 27일은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날입니다. 바로 한 국가의 왕이 이름없는 병사들과 그의 가족에게 경례를 하고 예우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하며 그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장소들까지 마련하였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백성들과 군사들은 왕을 믿고 따르며 자신을 희생할 것입니다.>

지지도+30%


[개인특성이 대체됩니다]


피폐한 영혼

<나는 겨우 심연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하였지만 심연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나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으며 몸과 마음에는 큰 상처가 그대로 있습니다.>

업무 효율- 30%

피로감+30%

대인관계-30%

추가적인 특성 비용+100%


작가의말

혜택이 적은 것 같다고요?

어쩔 수 없어요... 한국은 가난한 나라인걸...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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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건함 계획18 +2 22.08.12 380 8 11쪽
139 건함 계획17 22.08.09 389 8 11쪽
138 건함 계획16 22.08.07 390 7 11쪽
137 건함 계획15 22.08.05 392 8 11쪽
136 건함 계획14 22.08.03 385 9 11쪽
135 건함 계획13 22.07.31 388 11 11쪽
134 건함 계획12 22.07.28 394 9 11쪽
133 건함 계획11 +2 22.07.26 395 8 11쪽
132 건함 계획10 22.07.24 424 8 11쪽
131 건함 계획9 22.07.21 405 8 11쪽
130 건함 계획8 22.07.18 410 9 11쪽
129 건함 계획7 22.07.15 411 9 11쪽
128 건함 계획6 22.07.14 428 11 11쪽
127 건함 계획5 22.07.11 428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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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농업혁신73 22.06.28 389 8 11쪽
120 농업혁신72 22.06.27 400 9 11쪽
119 농업혁신71 22.06.10 403 6 11쪽
118 농업혁신70 22.06.06 404 9 11쪽
117 농업혁신69 22.06.02 386 8 11쪽
116 농업혁신68 22.05.29 410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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